경제 테크

조용한 헝가리 농촌을 뒤흔드는 전기차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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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어 로이터=뉴스1) 한병찬 기자 = 19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그리어에 위치한 BMW 제조공장에서 한 직원이 일하고 있다. BMW는 미국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시설에 총 17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3.04.22 13:18

Finan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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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인 전기차 열풍의 수혜자 중에는 헝가리도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기업들이 이곳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2030년에는 한국을 앞질러 세계 4위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게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대규모 공장 유치에 대해 환경 문제부터 중국의 영향력이 과도해지는 것까지 많은 우려도 뒤따릅니다. 헝가리 전기차 붐에 대한 파이낸셜타임스(FT)의 2022년 11월 29일자 특집기사를 FT와의 협약 하에 전문(全文) 번역으로 소개합니다.



마리아스 산도르는 어린 시절 소련 전투기 소리로 잠을 설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는 공산주의 시절 헝가리 동부 데브레첸 외곽에 있는 공군 기지 옆의 작은 농장에서 살았다. 그의 집은 활주로 300m 옆에 있었다.


"전투기들이 '터치앤드고(활주로에 살짝 착지했다가 기수를 다시 들어올려 이륙하는 것)'를 연습할 때면 특히 심했죠." 마리아스는 회상했다.


농장의 집단 소유가 의무였던 시절이었지만 그의 가족은 사적으로 농장을 소유할 수 있었던 소수에 속했다. 1989년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한 후, 농장을 사적으로 소유했던 이들은 모두 땅을 팔았다. 하지만 마리아스 가족은 농장 운영을 계속했다. 최근 데브레첸에 녹색 기술 바람이 불기 전까지는 그랬다.


농장 주변의 흙길은 아직도 '마리아스 길'이라 불린다. 이 길을 따라가면 한국의 배터리 소재 제조기업 에코프로비엠의 공장 신축 부지가 나온다. 에코프로비엠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cathode) 생산을 위해 이곳에 7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 배터리 제조기업 CATL은 그 옆에 10배나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 유럽 최대의 기가팩토리(전기 모빌리티 분야에서 운용되는 대규모 공장)를 만들 계획이다.



헝가리가 데브레첸을 중심으로 잠재적 전기차 강국으로 떠오른 것은 최근 몇 년 새 벌어진 일. 2030년쯤이면 인구 20만 명의 이 도시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독일을 제외한 모든 유럽 국가를 능가할 전망이다.


이곳의 전기차 투자 붐은 독일 자동차 기업 BMW로부터 시작됐다. BMW는 현재 이곳에 20억 유로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이후 CATL 및 12개의 주요 공급 기업, 수십 개의 소규모 공급 기업들이 투자 합류했다. 현재 이 도시가 전기차로 유치한 투자 액수는 100억 유로가 넘는다.


헝가리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2030년 한국, 일본을 추월해 세계 4위가 될 전망이다. 도표는 세계 각국의 2022년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과 2025년, 2030년의 예상치를 도식화했다. /제공=FT

헝가리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2030년 한국, 일본을 추월해 세계 4위가 될 전망이다. 도표는 세계 각국의 2022년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과 2025년, 2030년의 예상치를 도식화했다. /제공=FT


헝가리의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의 SK이노베이션과 삼성이 각각 약 10억 유로 상당의 배터리 공장을 짓거나 증설 중이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는 헝가리에 세웠던 자동차 제조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 중이다. 유럽이 휘발유나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2035년쯤 헝가리 자동차 산업은 전면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헝가리 정부의 노력도 이러한 변화에 한몫했다. 우호적이고 효율적인 규제와 함께 굵직한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에 먼저 소규모 공장을 지었던 CATL은 배터리 기가팩토리 후보지로 처음엔 폴란드나 세르비아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데브레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CATL은 헝가리로부터 약 8억 유로에 달하는 세금 및 인프라 인센티브를 받게 될 예정이다.


"우리는 CATL이 다른 후보지를 고려 중이던 2년 반 전부터 협상을 해왔습니다."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부 장관은 현지 언론 Haon.hu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는 여러 가지를 조정해가며 유치를 해낼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생산 시설을 다수 유치하려는 노력은 내연기관 탈피를 노력 중인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는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헝가리 수출의 5분의 1이 자동차 산업이고 자동차 산업이 경제 생산량의 8%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헝가리 및 유럽 경제의 존망이 달린 도전입니다." 오르반 빅토르 정부 출신인 카데르자크 페테르 헝가리배터리협회 대표는 말했다.


"이건 정말 치열한 경쟁입니다. 새로운 전기차 산업의 핵심은 배터리죠. 하지만 유럽은 이 산업의 가치사슬을 완성할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꽤 뒤처져 있습니다."


투자를 많이 유치했지만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헝가리가 중국 배터리 제조 기업에 너무 의존하게 된다거나 중국이 과도한 외교적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브레첸은 헝가리 동부에 위치한 소도시다. /제공=FT

데브레첸은 헝가리 동부에 위치한 소도시다. /제공=FT


데브레첸 주민들은 물 공급 부족을 걱정한다.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됐을 때 주택과 학교, 병원 등이 충분할지를 염려하기도 한다.


"데브레첸이 이러한 변화로 유럽의 산업 지형에 편입될 수도 있겠지만 에너지 수요와 물, 하수처리, 노동력 등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이 작은 도시가 업계의 거물들을 책임질 수 있을까요?" 데브레첸 주민이자 과거 헝가리과학한림원 원장을 지낸 물리학자 팔린카시 요제프(70)는 반문한다.



오르반 행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역임하고 2018년까지 정부의 연구개발 부문 최고 책임자였던 팔린카시는 헝가리의 배터리 프로젝트가 현 정부의 "과대망상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오르반 총리는 대규모 투자를 정말 좋아합니다. 가장 큰 것을 갖고 싶어 하죠."


폭발적인 확장... 일각에선 주민 반발 거세

CATL 임원들이 헝가리 동부 지역에서 후보지 물색을 시작한 건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이었다. 정부는 당시 치열한 기업 유치전을 치렀다고 하는데 정작 주민 대부분은 정부가 CATL 공장을 데브레첸에 유치하려 한다는 걸 몰랐다.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불과 올해 초였다. 그전까지는 배터리 관련 소규모 투자 유치에 대한 발표들만 있었다. 지난 5월 팔코비치 라슬로 산업부 장관은 데브레첸에 새로운 배터리 제조업체가 들어설 수 있어 수도 시설과 전력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지난 8월, CATL과 정부는 73억 유로를 투자해 데브레첸에 10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신차 200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현재 네바다에 있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보다도 다섯 배나 큰 생산능력이다.


"헝가리 그린필드 프로젝트는 CATL의 글로벌 확장에 커다란 도약이 될 것입니다." 쩡위친(曾毓群) CATL 회장은 성명에서 말했다. 헝가리 중부에 대규모 공장을 보유한 메르세데스벤츠의 마르쿠스 셰퍼 CTO는 벤츠가 "새로 지어질 공장의 최초이자 최대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투자의 자금은 중국건설은행의 대출로 조달할 예정이다. CATL은 자금 조달을 위해 여러 은행과 협의 중이며 아직 조달 계획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BMW도 총 20억 유로를 투자해 자사의 데브레첸 공장 부지에 배터리 조립 시설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BMW는 "인근에 세워질 배터리 셀 공장"이 계획을 추진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CATL은 유럽을 해외 시장의 핵심으로 봅니다. (자동차 제조) OEM 업체가 많기 때문이죠." 배터리 시장 조사 기업 로모션의 중국 리서치 책임자 유두의 설명이다. "CATL의 헝가리 공장은 BMW와의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지어지는 겁니다. 자동차 공장과 더 가까워지기를 원하는 거죠."


다른 중국 배터리 제조 기업 EVE도 올해 초 데브레첸 인근에 있는 45헥타르 규모의 용지를 매입했다. 아직 신설 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된 바 없다.


CATL은 아직 데브레첸 관련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외 발언권이 없는 관계자 3명에 따르면 CATL은 1공장 건설을 빠르게 시작해 2025년 5월부터 생산을 시작하고 33GWh 규모로 확대해 갈 계획이다. 공장은 1km 길이의 한 동짜리 건물에 약간의 부속 건물을 붙이는 식으로 지어질 것이라 한다.


1공장이 완성되고 나면, 동일한 형태로 2동의 공장이 잇따라 지어질 예정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2030년쯤 전체 공장이 완성될 예정이다. 신설 공장이 데브레첸에 미칠 영향은 그때가 돼야 비로소 완전히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물 소비와 오염, 에너지 소비, 노동력 수요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다.


수자원에 대한 우려

배터리 제조업처럼 많은 수자원을 사용하는 산업의 관점에서 데브레첸은 이례적인 선택지로 보일 수 있다. 이곳은 헝가리의 주요 수원인 티서강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을 겪고 있는 헝가리 평원 농경지대 한복판이기도 하다.


지난 5월 의회 청문회에 나온 팔코비치 장관은 CATL 공장이 한 시간 동안 사용하는 담수의 양이 데브레첸 주민 전체가 한 시간 동안 쓰는 양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을 전공한 화학자인 파비앙 이스반 전 데브레첸 대학 총장은 처음 CATL 계획을 들었을 때 믿기 어려웠다고 했다. "(계획한) 그만큼만 쓰더라도 정말 엄청난 양의 물을 쓰는 겁니다."


파비앙은 수십 년간 데브레첸의 수자원 체계를 연구했는데 CATL의 수자원 충당 계획에 많은 의문을 표한다. 도시 아래에는 지하수가 많지만, 일부는 퍼 올리기가 어렵고 또 일부는 오염되기도 했다. 티서강에서 끌어오는 양을 늘린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많은 의구심이 제기된다.


파비앙은 기후 변화로 수자원 체계가 달라졌다며 지금보다 거의 3배나 많은 물을 썼던 공산주의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CATL의 계획에 정통한 이들에 따르면 CATL은 지역 수자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폐수를 정화해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CATL은 "현지의 급수 시스템이 당사 데브레첸 공장의 물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팔코비치 장관은 CATL 공장을 가동하려면 약 800MW 전력과 대량의 천연가스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둘 다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헝가리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비용 인상 및 가용성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 중에는 은밀히 우려를 표하는 일도 있었다. 에너지 시장이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마당에 이 공장으로 전기와 가스 사용을 늘리고, 여기에 또 다른 에너지 집약적인 공장 건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CATL도 에너지 공급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 취득한 땅의 일부를 태양열 발전에 사용할 계획이다. 필요한 경우엔 현지 시장에서 친환경 에너지도 구매할 예정이다.


파프 라슬로 데브레첸 시장은 수자원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며 정부가 돕는다면 데브레첸은 이를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작년에 가뭄이 들었지만 지하수 수위가 더 내려가진 않았습니다." 시장의 설명이다. "데브레첸의 물 공급은 위태롭지 않습니다. 기후변화가 발생하든 하지 않든, 전체 산업 시설이 들어서더라도 우리는 1980년대만큼 많은 물을 사용하지는 않을 겁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헝가리의 여러 정부 부처 및 개발 기관에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회신한 부처와 기관 모두 코멘트를 거부했다.


그러나 과거 시야르토 외교부 장관은 물과 에너지, 노동력에 대한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 투자는 가장 엄격한 환경 기준을 충족시켜야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시야르토 장관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데브레첸은 안심해도 됩니다. 수질과 공기의 질 보존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한·헝가리 외교장관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2.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한·헝가리 외교장관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2.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런 확언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 계획에 대한 데브레첸 주민들의 반발은 상당하다.


지역 주민들을 대상 설문을 진행한 NGO '시민포럼'의 리더이자 변호사인 곤돌라 졸트는 주민의 4분의 3이 대형 공장들이 도시에 들어오지 않길 바란다고 한다.


"대규모 산업 투자가 이뤄진 후 폐허와 파괴를 남긴 채 버려진 사례들이 많아요. 미국의 러스트 벨트를 생각해보세요." 곤돌라의 설명이다. "이건 경기 순환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리라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초보적인 자본주의는 아직 이를 겪어보지 못했어요. 큰돈이 들어오면 그 비위를 맞추기 위해 별짓을 다 합니다."


팔린카시는 정부가 신뢰를 잃고 있다는 사실을 방관해선 안 되며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을 일반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을 데브레첸 주민들에게 너무 늦게 전했죠." 그는 말했다. "투자자가 여러 선택지를 재고 있을 때는 보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일단 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보다 투명했어야 합니다.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에 의문점이 많거든요."


높아지는 중국 의존도 우려... '헝가리는 중국 2중대'

데브레첸에 대한 CATL의 대규모 투자는 또 다른 측면에서도 민감하다. 중국의 유럽 투자 및 중국과 헝가리의 관계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기업들은 2014년 세르비아 다뉴브강에 건설한 부핀 다리를 시작으로 중부 유럽과 동유럽에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중국 정부의 이른바 '일대일로' 구상의 일환이다. 하지만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파트너들은 이 프로젝트에 자금 조달 및 계획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 파견된 동유럽 국가 외교관들은 투자 협정이 기대만 크고 현실은 부진하다고 말해왔다. 또한 마치 구소련 시절처럼 자신들을 약소국 파트너처럼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해왔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경계심을 강화할 때, 헝가리는 중국의 투자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중국의 기업들은 오르반 행정부의 '동방 개방' 정책 하에서 화학 산업에 많은 투자를 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서 중부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을 위해 신설 베오그라드-부다페스트 철도에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상하이 푸단대학교는 부다페스트에 새 캠퍼스를 열려고 하기도 했다.


카데르자크 페테르 헝가리배터리협회 회장은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헝가리에 전기차 전환은 중요하고 전기차 배터리의 선두 주자인 중국은 원만한 외교 관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헝가리의 갓 피어나는 배터리 산업을 주도하는 건 중국과 한국 기업들이다. 카데르자크를 포함한 업계 관계자들도 이러한 관계가 유럽을 아시아 배터리 공급업체에 의존하게 만들 수 있음을 알고 있다.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의 연구원이자 국제앰네스티 헝가리 지부의 부대표인 츠구트프르지빌스카 에디트는 이번 투자가 유럽 경제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르반 빅토르는 유럽연합 국가 중 중국에 가장 많은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줬습니다. 중국은 이를 무기처럼 활용할 여지를 얻었고요." 그의 설명이다. "CATL의 투자는 오르반 정권이 10년간 몰두한 중국 친화 정책에 잘 들어맞습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중국의 2중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에서 중국에 비판적인 안건이 나오면 거부권을 행사하는 식으로요."


하지만 헝가리의 에너지 전문가 데악 안드라스는 기술 의존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한다. 배터리 기술이 매우 유동적이라 지금은 유일한 선택지로 여겨지는 리튬 기반 배터리의 대안이 향후 수년 안에 여럿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의 전환을 자동차보다 더 큰 차원에서의 녹색 전환에 초점을 두고 헝가리에서 가정용 및 산업용 배터리가 생산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의 기술 대부분을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지만 이것이 모두 중국의 기술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헝가리의 실수라면 너무 일찍 리튬 기술에 과하게 베팅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테이블 위에 각양각색의 요리가 가득한데 수프로만 배를 채우려는 것과 같아요." 그는 말했다. "저는 중국보다 기후변화가 더 두렵습니다. 중국에 대한 걱정은 너무 이릅니다. 지정학적 우려 때문에 전기차나 배터리 기술에 제동을 걸고 싶지는 않아요."


자신이 농부로서 사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변화에 대한 마리아스의 태도는 실용적이다. "도시가 개발되고 산업단지가 들어와야 해요. 우린 이미 변화를 받아들였습니다."


마리아스는 시 당국에 공정한 값을 받고 농장을 넘긴 후, 새 땅을 사고 근처에 새집을 마련했다. "옛날 땅에 대한 그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죠.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잖아요."


1888년 창간된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 경제지. 특유의 분홍빛 종이가 트레이드마크로 웹사이트도 같은 색상을 배경으로 쓰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도 자유주의 성향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지식을 갖고 있는 화이트 칼라 계층이 주 독자층입니다. 2015년 일본의 닛케이(일본경제신문)가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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