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마녀도 있고 나쁜 마녀도 있다는 걸 아니?"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한 화가 거트루드 애버크롬비Gertrude Abercrombie는 어느 날 길에서 만난 한 소년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리고는 "나는 좋은 마녀야"라고 말했다.맨해튼의 카르마 갤러리Karma Gallery에서 8년 전 재조명된 이후, 애버크롬비(1909~1977)는 초자연적 분위기를 담은 소품 회화의 거장으로 뒤늦게나마 정당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린 SF 드라마 '환상특급Twilight Zone' 스타일의 풍경과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실내 모습은 고전적 초현실주의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특유의 냉소적이면서도 쓸쓸한 시선으로 그녀는 세계대전 시기의 불안감을 미국의 번영이
이어지던 전후 수십 년 동안까지 끌어왔다.현재 밀워키 미술관Milwaukee Museum of Art에서 열리는 두 개의 전시는 이러한 애버크롬비의 매혹적이면서도 기이한 예술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한다.그중 핵심 전시인 《거트루드 애버크롬비: 온 세상은 하나의 미스터리Gertrude Abercrombie: The Whole World is a Mystery》는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작가의 위상을 바로잡는 본격적인 회고전이다
이 전시는 애버크롬비가 미국 미술에서 흔히 아웃사이더로 분류되어왔지만, 국립미술관들이 근현대 미술을 도시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이라는 양 극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보완해줄 수 있는 중요한 작가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