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을 떠난 시인이자 신비주의자들의 수호자인 패니 하우(Fanny Howe)가 했던 이 말을 자주 떠올린다
"신호를 보낸다고 해서 반드시 자신이 발견되거나 규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자신이 '찾아낼 수 없고'(Unlocatable) '숨겨진'(Hidden)것으로 알려지기를 바람일 수도 있다." 이 구절은 1998년에 강연으로 처음 발표된 그녀의 에세이이자 선언문인 「당혹」(Bewilderment)에서
나온 것인데, 나는 이 문장이 포착하고 있는 역설에 늘 특별한 매력을 느껴 왔다
의도적으로 "찾아낼 수 없고 숨겨진" 신호를 보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대중을 향해 열려 있는 장르인 시에서 그러한 신호는 어떤 형태를 띨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몸짓은 과연 누구를 향해 주어지는 것일까
모순과 은폐는 패니 하우의 글쓰기에서 핵심을 이루는 요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