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5 11:52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방한합니다. 12년만의 방한입니다. 한일관계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천황 방한'에 대한 부정적 언급 이후 급격히 나빠졌고 이러한 분위기는 문재인 정부 당시 펼쳐졌던 'No Japan' 운동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랬던 한일관계가 미중 패권 경쟁의 분위기 속에서 중국의 위협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복원의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한일관계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의 일상적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제적 협력의 틀을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협력 프로젝트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선 필요한 것은 신뢰회복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시다 총리가 12년만의 방한에서 어떤 선물을 가져오는지가 중요합니다. 경제와 관련된 선물도 좋지만 한국 국민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진심을 담은 말이 더 좋을 것입니다.
러시아는 자폭형 드론이 크렘린궁을 공격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의 목숨을 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자작극"이라고 즉각 반박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싸운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영토 안으로 전선을 확대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작은 나라가 특히 방어전쟁을 치를 때는 침략한 강대국의 군대와 그 나라 국민을 떼어놓아야 합니다. 과거 소련의 경우 2차 세계대전 같은 방어전쟁을 할 때는 국민의 적극적인 전쟁노력 참여가 있었지만 아프가니스탄전쟁 같은 침략전쟁에서는 국민이 왜 그런 전쟁을 해야하는지 몰라 지지가 약했습니다. 이번 전쟁도 가급적 러시아 국민에게 자신들과 무관한 전쟁으로 만들어야 하며 따라서 러시아 영토, 특히 러시아 국민을 공격하지 말아야 합니다. 러시아 국민이 공격을 받는 순간 이들의 방어본능이 살아나 전쟁이 러시아 정부의 전쟁에서 러시아 국민 전체의 전쟁으로 바뀝니다. 대국의 국민이 애국심을 가지면 그 군대는 무서운 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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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할 유인이 있습니다. 침략을 받은 후 이를 물리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현재 애국열이 매우 강한 상태일 것입니다. 특히 전선에서 승리의 소식이 연이어 들려올수록 더욱 애국열이 강해집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젤렌스키가 전쟁을 종결하는 협상에 나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전쟁에 피로감을 느껴야 젤렌스키도 협상에 나서기 쉬워질 것입니다. 러시아측은 전쟁에 대한 피로감 내지 혐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수도 키이우나 다른 대도시의 일반 시민을 표적 삼아 공격하려 할 것입니다.
어쩌면 러시아측이 크렘린에 대한 자폭 드론 공격 동영상을 올린 것이 곧이어 시작된 우크라이나 민간지역 폭격을 위한 명분쌓기용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러시아는 4일 새벽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를 미사일 등으로 공습했습니다. 키이우 시정부 관계자는 "이번 키이우에 대한 공격 강도가 올해 들어 가장 강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치열한 전쟁'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미얀마를 방문해 군사정권 수장인 민아웅 흘라잉을 만나 회담을 가졌습니다. 친강은 "미얀마 특색에 맞는 발전경로를 모색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민간정부를 무력으로 무너뜨리고 정권을 잡은 군사정권을 지지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의 핵심 프로젝트를 가속화"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중국은 미얀마 군사쿠데타 이후 외국 기업들이 미얀마에서 철수하는 와중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얀마는 중국의 지정학적 대전략인 '일대일로'의 핵심 파트너입니다. 중국은 미국 해군과 동남아의 친미 국가들에 의해 차단되기 쉬운 말라카 해협을 지나는 일반적인 해로 외에도 미얀마나 파키스탄의 항구를 통해 직접 인도양에 나가는 교통로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미얀마와 파키스탄은 중국의 대전략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서방의 '민주주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중국의 대전략 파트너로서 협력해주기 바란다는 것이 이번 중국 외교부장의 미얀마 방문 메시지일 것입니다.
세계 최대 석유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가 극빈상태에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차베스 대통령 사후 대통령직을 승계한 니콜라스 마두로는 벌써 10년간 베네수엘라를 통치해오고 있는데, 당분간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베네수엘라에 대해 유화적 태도를 취하고 있고, 베네수엘라 경제도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판 '고난의 행군' 시기는 이제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지난 10년간 베네수엘라 경제규모는 75%나 축소되었고 인구의 1/4이 해외로 나갔습니다. 700만명 이상이 나라를 떠나버렸습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17000배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도 마두로는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이제 경제도 회복하고 미국과의 관계도 최악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마두로는 금년 말쯤(날짜 미확정)으로 예상되는 대통령선거에서도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