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9 14:53
최초의 올림픽 경기 텔레비전 중계는 1936년에 이루어졌다. 당시 베를린 경기장 전송 범위 내의 약 16만 명이 시청할 수 있었다. 경기 장면은 카메라 세 대로 촬영되었는데 그 중 한 대만이 실시간 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고, 그것도 햇빛이 있을 때만 가능했다. 1948년 런던에서 열린 다음 하계 올림픽에서 BBC는 올림픽 중계권에 대해 주최 측에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 같다며 1000기니(현재 가치로 약 5000만 원)를 제안했다. 올림픽 위원회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오늘날 상황은 조금 다르다. 7월 26일 파리에서 시작되는 제33회 하계 올림픽은 수천 시간의 중계를 30억 이상의 시청자에게—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이다—전송하는 카메라들로 뒤덮일 것이다. 주최 측은 미디어 기업들에게 경기 중계권으로 약 33억 달러(4조1000억 원)를 청구할 것이다. 이는 올림픽 수입의 가장 큰 단일 부분을 차지하여 이 행사를 역사상 아마도 가장 값비싼 2주간의 엔터테인먼트로 만들 것이다.
대중매체는 스포츠 비즈니스를 변화시켰고 스포츠 또한 매체를 변화시켰다. 스포츠 마케팅-컨설팅 회사인 투서클Two Circles의 추정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부터 비디오 게임 'e스포츠' 리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스포츠 지적재산권 소유자들은 작년에 1590억 달러(199조 원)의 수익을 올렸다(차트 1 참조). 이 중 39%는 중계권 판매에서 나왔다. 한편으로는 미디어도 스포츠로 먹고 산다. 미국의 대형 미디어 기업들은 콘텐츠 예산의 5분의1 이상을 스포츠 중계권에 쓴다. 2023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방송 100개 중 93개가 NFL(미국 프로미식축구) 경기였다.
이제 대중매체는 스포츠 비즈니스를 다시 한 번 재편할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파리 올림픽 시청자의 3분의1은 일반 방송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시청할 것이다. 일부 부유한 국가에서는 스트리밍이 젊은 시청자들의 주요 시청 방식이 될 것이다. NBC유니버설의 텔레비전 및 스트리밍 책임자인 마크 라자러스는 올림픽이 오랫동안 방송사들의 '인큐베이터이자 혁신 실험실' 역할을 해왔다고 말한다. NBC유니버설의 파리 올림픽 중계에는 AI 생성 해설이 포함될 예정이다. 텔레비전이 팬들에게 경기장 뿐만 아니라 집 안에서도 경기를 볼 수 있게 해준 것처럼, 새로운 디지털 형식들은 새로운 시청자층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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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디지털 채널로 이동하면서 미디어 산업의 재편이 끝날 것이다. 스포츠는 대형 미디어 기업의 수익 상당 부분을 여전히 차지하며 지상파와 케이블 텔레비전의 시청률을 떠받치는 마지막 대형 콘텐츠 카테고리다. 약 10년 전 미디어 업계의 거물 존 말론은 스포츠를 "케이블 채널 번들 상품들을 묶어주는 접착제"라고 표현했다. 스포츠가 스트리밍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접착제가 떨어져나가고 있다.
새로운 경쟁
TV 비즈니스는 지난 5년 동안 시청자들이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스트리밍으로 이동하면서 뒤집혔다. 넷플릭스가 그 선구자 역할을 했고 다른 대형 미디어 기업 대부분이 서둘러 이를 따랐다. 그들은 최고의 프로그램들을 케이블에서 빼내 구독자를 유치하기 위해 온라인에 올렸다. 오늘날 스트리밍은 미국 TV 시청의 약 40%를 차지한다.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수의 가구가 더는 케이블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가 케이블 채널 가입을 유지하는 마지막 이유는 스포츠였다. 하지만 그것 역시 이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디즈니가 소유한 최대 스포츠 케이블 네트워크인 ESPN은 2025년에 기존에 케이블용으로 준비했던 모든 콘텐츠를 포함한 스트리밍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ESPN은 또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및 폭스와 함께 베뉴Venu라는 스포츠 스트리밍 벤처를 준비하고 있다. 케이블 제국 컴캐스트가 소유한 NBC유니버설은 케이블 번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스포츠 이벤트는 예외로 하면서도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피콕Peacock에 더 많은 스포츠를 올리고 있다. "우린 외줄타기를 하고 있어요." 라자러스가 말한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리서치 회사인 모펫네이선슨MoffettNathanson에 따르면 미디어 회사들은 스포츠를 온라인에 올림으로써 케이블 사업의 "마지막 젠가 블록을 뽑아내고 있다".
신생 스트리밍 기업들은 이 젠가 탑을 무너뜨리려 한다. 2021년부터 목요일 밤 NFL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미국에서 야구, 아이스하키, 그리고 곧 NBA 경기도 포함할 것으로 보이는 스포츠 메뉴를 갖추고 있다. 구글이 소유한 유튜브는 야구와 NFL 중계권을 구매했다. 애플은 2022년에 미국 최고의 축구 리그인 MLS의 독점 중계권을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를 위해 확보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한때 스포츠 중계권 구매에 가장 회의적이었던 넷플릭스가 입장을 바꿨다는 점이다. 라이브 스포츠는 넷플릭스가 2022년에 시작한 광고 사업에 대규모의 동시 시청자를 가장 빠르게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 준비 운동으로, 넷플릭스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메이저리그이팅Major League Eating이라는 단체가 주최하는 핫도그 먹기 대회와 전 헤비급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과 그의 절반 나이의 유튜버 간의 복싱 경기 같은 독특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곧 진지해질 것이다. 크리스마스 날에는 처음으로 NFL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WWE 프로레슬링 전체 시즌을 방영할 것이다. 이러한 계약들이 넷플릭스의 마지막 스포츠 계약이 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진입은 스포츠 미디어 중계권 비용의 급격한 상승에 기여했다. NBA는 미국에서의 향후 11년 중계권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이 계약은 디즈니, NBC유니버설, 아마존 사이에 경기를 분할함으로써 이전보다 거의 3배에 가까운 금액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중계권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콘텐츠 예산은 다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에서 멀어지고 있다. 모펫네이선슨의 추정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의 9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콘텐츠 지출의 20%를 스포츠에 할애했다. 2024년 그 수치는 24%가 될 것이다. 풋볼 경기가 더 많아지면 영화는 더 줄어들 수 있다. 넷플릭스는 NFL 경기 중계권을 구매하는 비용이 중급 예산 영화를 만드는 것만큼 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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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리그에게 스트리밍은 쉽게 벌 수 있는 돈보다 더 매력적인 것을 약속한다. 더 많은 팬들, 특히 더 많은 젊은 팬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상파와 케이블 TV의 스포츠 시청자 수치는 겉보기에 괜찮아 보이지만 젊은 시청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현실을 감추고 있다. 미국에서 18세 미만의 시청자들은 8년 전보다 TV로 중계되는 NFL 경기를 보는 시간이 25% 줄었다. 젊은이들은 일반적으로 지상파와 케이블을 외면하고 있고(한때 힙했던 음악 채널인 MTV의 평균 시청자 나이는 이제 51세다), 스포츠가 지방파와 케이블에 머무는 한 젊은이들에게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젊은 팬들을 잃는 것은 점점 더 큰 우려사항이 되고 있다. 또 다른 연구 회사인 앰피어애널리시스Ampere Analysis에 따르면 전 세계 35~64세의 40%가 올림픽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반면, 18~34세에서 올림픽에 관심 있는 이는 26%에 불과하다.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국제적으로
스트리밍은 스포츠 리그들에게 해외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한다. 다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와 비교하면 스포츠의 세계화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이번 세기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수익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벌어들였고, 뉴욕과 내슈빌에서 녹음된 음악은 전 세계 차트 1위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미국의 스포츠는 거의 해외로 나가지 않는다. 영국, 독일 및 기타 잠재적 시장에서 경기를 개최함에도 불구하고 NFL은 미디어 중계권 수익의 98%를 본국 시장에서 벌어들인다. 미국의 다른 주요 스포츠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도 크리켓과 유럽 축구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자국에서 시청된다. 영국 축구의 최상위 리그인 프리미어리그(EPL)는 수익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올리는 드문 사례다(차트 2 참조).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 이를 바꿀 수 있다. 넷플릭스가 190개국 이상의 2억7000만 가입자에게 크리스마스 NFL 경기를 방송하는 것은 아마도 주요 스포츠 이벤트의 단일 생중계로는 가장 광범위한 방송이 될 것이다. 이는 NFL이 이 계약에 관심을 가진 주된 이유였다.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배포하는 방식, 콘텐츠를 표면화하는 방식이 분명히 글로벌하다는 게 이 계약 추진의 주된 근거였죠." NFL의 브라이언 롤랩이 말한다. "우리가 아는 한, 전 세계적으로 일관되게 배포될 수 있는 단일 파트너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유일한 게임이에요. 우리에게는 매우, 매우 흥미로운 일이죠."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콘텐츠와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NFL 스타인 톰 브래디의 코미디를 홍보하기 위해 전 세계 구독자들의 홈 화면에 이를 장식했다. 현지의 시청 트렌드를 좌우할 수 있는 넷플릭스의 능력은 2024년 4월 뉴질랜드에서 WWE 프로그램을 테스트했을 때 입증되었다. 프로레슬링이 그곳에서 큰 인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도에 따르면 해당 경기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넷플릭스 방송이 됐다.
WWE에 비해 역사가 짧고 영향력을 더 넓히려고 애쓰고 있는 MLS는 스트리밍에 모든 것을 걸었다. 지난 시즌 MLS는 여러 사업자들과 뒤섞인 TV 중계권 계약들을 애플과의 단일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교체했다. MLS의 미디어 권리 책임자인 카밀로 두라나는 이 계약으로 리그가 100개국 이상에서 방송 가능하게 됐다며 이는 과거에는 불만사항이었다고 한다. 해설은 영어, 스페인어, 그리고 캐나다 경기의 경우 프랑스어로 제공된다. 두라나는 애플 계약으로 집에서의 팬 친화적 경험도 개선되었다고 말한다. 갖가지 서비스에 가입하는 대신 시청자들은 한 곳에서 모든 경기를 볼 수 있다. 이전에는 경기가 다양한 배급사들에 맞춰 다른 시간에 열렸지만 이제는 미국 동부 시간대 기준 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 안정적으로 열린다. 평균 시청 시간은 56분으로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배급으로 스포츠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청자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포뮬러1(F1) 레이싱은 2019년에 첫 선을 보이고 6시즌 동안 방영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본능의 질주Drive to Survive' 덕분에 미국인들의 시청 습관에 들어왔다. 2017년 F1을 인수한 새로운 미국 소유주 리버티미디어Liberty Media는 기존의 팬이 아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길 원했다. 그래서 트랙 밖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전하기로 했다. "우리 스포츠는 장갑을 끼고 헬멧을 쓴 채 차 안에 있는 드라이버들이에요. 아무것도 알 수 없죠. 그래서 이를 매력적으로 만들려면 일종의 서사적인 방식으로 무대 뒤를 보여줘야 해요." F1의 최고경영자 스테파노 도메니칼리가 말한다.
이 도박은 성공했다. 이 시리즈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전형적으로 F1을 시청하는 나이 든 남성들에게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유고브YouGov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시청자의 4분의3이 55세 미만이며 40%가 여성이다. F1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이 미국에서 히트를 쳤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F1은 미국에서 경주 중계권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방송이 나오기 전 ESPN은 F1에 미국에서 연간 500만 달러(63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능의 질주' 이후 그 가격은 10배 이상 올랐다고 한다.
예상대로 다른 이들도 서둘러 이를 모방하고 있다. 아마존, 애플, ESPN은 아이스하키, 축구, 여자 농구에 대한 관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와 같은 자체 쇼를 더 많이 제작했다. 넷플릭스의 논픽션 콘텐츠 책임자인 브랜든 리이그는 '본능의 질주' 이후 "거의 모든 리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후속작으로는 '언체인드 레이스'(사이클링), '쿼터백'(미식축구), 그리고 올림픽을 앞두고 단거리 달리기와 체조에 대한 시리즈가 있다.
넷플릭스는 성공적인 다큐드라마의 특징이 성공적인 스포츠의 특징과 같지 않음을 배웠다. 스포츠 팬들이 종종 선호하는 녹아웃 토너먼트는 서사적으로는 까다롭다. 넷플릭스의 테니스 다큐멘터리 '브레이크 포인트'는 주인공들이 탈락함에 따라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월드컵에서 미국 여자 축구팀을 따라간 '압박감을 이겨라Under Pressure'는 주인공들이 초반에 탈락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모든 경쟁자가 완주하는 이벤트—F1, 투르 드 프랑스, 또는 18홀 골프—가 시청자들에게 더 호응을 잘 얻는다고 리이그는 말한다. "자연스러운 시작, 중간, 끝 지점이 있어요."
스토리텔링으로서의 스포츠는 열성 팬에게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젊은 팬들이 스포츠를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을 가리킨다. 나이 든 시청자들보다 경기 전체를 볼 가능성은 적지만 그 외의 다른 모든 방식으로 스포츠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높다. 젊은 팬들은 나이 든 팬들보다 일주일에 30분 적게 실시간 스포츠를 시청하지만 판타지 스포츠1, 스포츠 팟캐스트, SNS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Z세대가 이전 세대만큼 스포츠에 관심이 없다는 일반적인 통념이 있어요." 젊은층 중심의 소셜 플랫폼인 스냅챗의 스포츠 파트너십 책임자 칼렌 맥컬리가 말한다. "우린 실상은 그 정반대라고 생각해요."
한 가지 차이점은 충성도가 팀에서 개별 선수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SNS는 팬들에게 스포츠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스타들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제공했다(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가진 계정은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계정이다). NFL의 롤랩이 말하듯이 SNS 계정은 선수들이 "헬멧을 벗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해준다. 그 결과, 유니폼 앞면의 이름(팀명)이 뒷면의 이름(선수명)보다 더 중요하다는 옛말이 뒤집히고 있다. 앰피어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5~34세의 41%가 팀보다 개별 선수에 더 관심이 있으며 이는 55~64세의 두 배다. 맥컬리는 이를 "유동적 팬덤"이라고 부른다. 젊은 스포츠 애호가들은 팀에 대한 충성도가 거의 없고 어디든 자신들의 우상을 따라간다.
이러한 팬 동원 능력은 스타 선수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주었다. 리오넬 메시는 MLS와 애플과 계약을 맺었는데 애플의 축구 스트리밍 패키지 구독 수익의 일부가 메시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대가로 그는 호날두에 이어 팔로워 수 세계 2위인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이를 홍보한다.)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는 최근 브로니 제임스를 영입했는데 그 자체는 평범한 농구 선수지만 그의 아버지가 레이커스의 가장 유명한 선수인 르브론이다. 일부 팬들은 불평했지만 아버지와 아들 모두의 후원사인 나이키는 이 둘을 중심으로 광고 캠페인을 만들었다.
충성도가 팀에서 개인으로 옮겨가는 것은 스포츠가 더 쉽게 새로운 팬을 확보하게 만든다. 스타 농구 선수 케이틀린 클라크에 대한 화제로 2024년 4월 미국 여자 대학 농구 결승전의 시청률이 급증했는데 사상 처음으로 남자 경기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ESPN의 새로운 대학 스포츠 중계권 계약은 여자 농구의 가치를 연간 6500만 달러(820억 원)로 평가하며, 이는 이전 가치의 10배다. 스타 파워가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축구 리그는 호날두를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를 열광시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와 팀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팬들은 점점 더 전자를 따르고 있다. 시장 조사 기업 닐슨은 작년에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야구팀이 더는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라고 보고했는데 이는 일본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한 후의 결과다(그는 이후 다저스로 이적했다).
팀과의 유대는 새로운 스트리밍 계약으로 인해 더욱 약화되었다. 미국의 TV와 케이블은 팬들이 먼 지역의 팀 경기를 보기 위해 일반적으로 '지역 외' 패키지에 가입해야 하는 것과 달리, 지역 팀의 경기를 더 쉽게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지역 팀에 대한 충성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렇게 되면 뉴욕 사람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팬이 되는 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MLS와 애플의 계약과 같은 중앙집중식 계약은 어떤 경기든 똑같이 쉽게 볼 수 있게 만들어 팬들을 지리적 제약에서 해방시킨다.
팬들이 자신의 홈팀만 시청할 것이라는 생각은 판타지 스포츠와 베팅의 인기 상승으로 인해 약화되고 있다. 이 둘 모두 플레이어들이 리그 전체를 주시해야 한다.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미국의 38개 주에서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되어 베팅 붐이 일어났다. 미국 게임 협회는 미국 성인의 4분의1이 올해 슈퍼볼에 베팅할 계획이며 230억 달러(약 29조 원)를 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보다 44% 증가한 수치다.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에 따르면 젊은층이 가장 열성적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4분의1이 정기적으로 스포츠에 베팅하는 반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6%에 불과하다.
경기, 베팅, 승부
미디어 기업들은 젊은 팬들의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도박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때 베팅이 가족 친화적 브랜드 이미지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던 디즈니는 작년에 카지노 운영사인 펜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하여 도박 벤처인 ESPN벳을 출시했다. 곧 출시될 ESPN 스트리밍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쉽게 베팅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스포츠 리그들도 도박을 좋아한다. NFL은 베팅하는 팬들이 다른 팬들보다 더 오래 경기를 시청한다고 보고한다. F1은 예전에는 베팅을 거의 유치하지 못했지만(부분적으로 경주 결과가 팀 순서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경기 중 이뤄지는 단기성 베팅이 도박의 여지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미디어 기업들과 스포츠 단체들은 이러한 부가적 활동에 대한 관심 증가가 결국 젊은 팬들을 핵심 상품으로 다시 이끌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여전히 스포츠에서 가장 많은 돈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우리가 타개하려는 상황은, 스포츠를 '팔로우'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모두가 스포츠를 시청하진 않는다는 거죠." 라자러스가 말한다. 판타지 게임과 베팅이 급성장하고 있고, 선수들은 SNS에서 그 어느 때보다 큰 스타가 되었으며, 스포츠는 여전히 만국공통의 대화 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특히 젊은 사람들이 앉아서 전체 경기를 시청하도록 만드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한다. 스포츠가 그 엄청난 가치를 유지하려면 오늘날의 젊은 팔로워들이 언젠가는 팬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스포츠 업계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소식은 미국 프로농구연맹 NBA가 40년간 리그를 중계해왔던 TNT(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소유)를 버리고 아마존을 포함한 타 기업들과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일입니다. 스포츠에도 스트리밍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스포츠 업계가 직면하게 될 변화는 단순한 미디어의 변화(지상파·케이블→스트리밍) 그 이상입니다. 보다 젊은, 그리고 보다 글로벌한 팬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한편, 팀 중심의 팬덤보다는 스타 선수 개인에게 집중되는 '유동적 팬덤'이 떠오르면서 전통적인 방식의 팬 관리 기법이 더는 잘 먹히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새로운 스포츠 경제를 조망하는 이코노미스트의 2024년 7월 25일자 분석기사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