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8 14:52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고, 상하 양원 선거에서도 한국 시간 11월 8일 현재 공화당의 과반 확보가 유력합니다. 트럼프는 7개 경합주 모두에서 이겼고 전국투표(popular vote)에서도 50%를 넘기면서 압승했습니다. 상하원 장악까지 확정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미국 정책을 주도하게 됩니다.
해외언론은 이번 선거를 결정지은 변수로 '인플레이션'을 지목했습니다. 자산이 많고 연봉이 높은 중산층 이상은 인플레이션에 덜 노출되었지만 일반 서민들은 인플레이션으로 큰 고통을 받아 현 바이든 행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이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러스트벨트의 쇠락에 더해 특히 이번 미시간주 선거에서는 이 지역에 모여 사는 아랍계의 표심이 민주당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해외언론이 이번 선거를 결정한 변수로서 인플레이션과 함께 특히 주목한 것이 '히스패닉' 표의 민주당 이탈입니다. 민주당은 '히스패닉'이라는 카테고리를 우호적인 것으로 간주해왔는데 향후 전략에 대한 전면적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히스패닉'으로 분류되는 중남미계 유권자들은 예상과 달리 자신들의 직계가 미국내로 이주해온 이후엔 오히려 '불법이민'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고, 종교적으로 가톨릭교도가 많아 사회문화적 이슈에서는 보수적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실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른 시일 내 날짜와 장소를 정해 윤 대통령과 회동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과의 첫 대화에서 '조선 협력'을 언급한 것은 그가 미중 간 해군 함정 수 격차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이 중국 해군의 함정 척수를 따라잡으려면 한국 조선업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양국간 '조선 협력'의 틀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한국 조선업에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신간) 미국은 어떻게 글로벌 경제를 무기화하는가? 트럼프 2.0 시대의 필독서 '언더그라운드 엠파이어']
중국의 대형 IT기업인 화웨이가 최신 스마트폰을 이번 달에 출시합니다. 메이트70이라는 이름의 신형 스마트폰은 화웨이가 중국산 반도체를 탑재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인 '하모니OS 넥스트'를 탑재할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의 98%는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 기반의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 두 운영체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중국의 화웨이가 제3의 운영체제를 중국 국내시장과 세계 시장에 보급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만약 화웨이의 이번 운영체제 론칭이 성공하면 이후 퍼스널컴퓨터의 MS윈도우와 iOS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의 화웨이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의 공개 코드와 글로벌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리눅스를 기반해 개발된 것인데, 새로운 '하모니OS 넥스트' 운영체제는 이런 해외 요소에 의존하지 않고 중국 국내개발한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 매체들은 "순수혈통"의 운영체제라고 부르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새 운영체제가 성공하려면 수많은 개발자들이 이 새 운영체제를 이용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앱을 만들어 출시해줘야 하는데, 기존의 운영체제 생태계에 익숙해져 있는 개발자와 소비자들이 새로운 운영체제로 과연 '갈아타기'를 할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강합니다.
1990년대 이후 전 세계로 시장을 확장해나가던 화웨이는 2019년에 미국의 제재로 구글 모바일 서비스(앱스토어 포함)로부터 차단되었고, 5G 구현에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해외매출에 큰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운영체제와 첨단 반도체의 국내 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왔는데, 이번에 출시되는 신형 스마트폰을 보면 노력의 결과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서 중국이 기술적 독립을 달성한다면 세계 IT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 변화는 중국의 지정학적 입지도 강화할 것입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1월 8일~10일간 중국을 국빈방문합니다. 그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로서 미국 등 서방에서는 일찌감치 수하르토의 후계자로 점쳐왔습니다. 하지만 수하르토의 실각 이후 오랫동안 집권 기회를 갖지 못하다가 올해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이번 중국 국빈방문은 프라보워가 대통령 취임후 가지는 첫 해외방문입니다. 이번 방문중 중국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약속하고, 양국간 무기 구매 계약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라보워는 중국 방문후 미국 워싱턴으로 가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며 이후 페루(APEC)와 브라질(G20) 방문하기 전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면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긴 순방기간 동안 영국을 방문해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인도네시아로 돌아오는 길에 몇몇 아랍 국가들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 외교관들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취임 직후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브릭스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는 등 전임인 조코위 대통령의 '비동맹' 외교를 버리고 '친중'으로 방향 전환한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조코위 대통령 재임기간에도 니켈 등 자원개발과 교통 등 인프라 개발에 중국의 투자를 대거 유치했는데,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경제적 의존이 심화되었습니다. 2014~2023년간 인도네시아에 대한 외국인 투자액에서 중국이 미국에 2배 가량 앞섭니다. 군 출신인 프라보워는 과거 수하르토 정권 기간에 자행된 반정부 인사들 납치 사건(일부는 실종되었습니다)에 책임이 있다는 혐의를 미국 정부로부터 받았고, 이에 따라 클린턴 행정부는 2000년 프라보워에게 비자발급을 거부했습니다. 프라보워는 국방장관에 임명된 후인 2019년이 되어서야 미국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과 악연이 있는 셈입니다. 다만 인권문제, 민주주의 등 타국의 내정에 덜 민감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미국과 프라보워의 관계가 좀 더 매끄러워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방산협력을 시도했지만 이후 협력관계가 순조롭지 않았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친서방, 친중, 비동맹 사이에서 우왕좌왕했기 때문으로 보이며, 만약 프라보워 대통령이 좀 더 적극적으로 친중 외교를 선택하게 된다면 한국과의 방산 협력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한국 방산, 특히 KF-21같은 한국산 항공기는 미국산 기술 및 부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PADO 트럼프 특집: '미리보는 트럼프 2.0 시대']
영국의 보수당이 새 대표로 케미 베이드녹(44) 전 기업통상부 장관을 선출했습니다. 베이드녹 대표는 영국 주요 정당의 첫 흑인 대표이자 보수당 역대 여성 대표로는 마거릿 대처, 테리사 메이, 리즈 트러스에 이어 네 번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