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9 15:10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많은 불법 이민자들과 펜타닐 같은 마약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데, 두 이웃나라가 이 문제를 제대로 단속할 때까지 25%의 고율관세를 유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트럼프가 직접 언급하진 않았는데, 최근들어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 '디리스킹'을 우회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은 특히 멕시코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이라도 멕시코에서만 생산하면 미국 시장에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멕시코는 인구도 많고 임금도 싸면서 지정학적인 이유때문에 중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생산지입니다. 게다가 현재의 멕시코 좌파 정부는 중국에 우호적입니다. 이번 트럼프의 공언으로 수출의 83%를 미국시장에 의존하는 멕시코와 77%를 의존하는 캐나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25%라는 고율관세는 자국 기업들에 큰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불법이민과 펜타닐은 멕시코쪽 문제인데, 왜 캐나다까지 문제 삼는가'라는 입장입니다. 멕시코 정부는 '눈에는 눈' 식으로 미국이 관세전쟁을 걸어오면 멕시코도 고율관세로 맞서겠다고 공언했습니다. 11월 27일 트럼프 대통령 당신인과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가졌고 두 사람은 불법이민을 막는데 협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트럼프는 회담이 "원더풀"했다고 말했지만, 그가 이 정도로 멈출 것 같진 않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 유권자들이 대거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었습니다. 관세를 통한 무역제한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도 무분별하게 관세 인상 기조로 일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경제 부문의 수석 각료라고 할 수 있는 재무장관에 관세에 대해 좀 더 온건한 입장을 갖고 있는 스콧 베센트를 임명한 것은 트럼프가 말과는 달리 속으로는 좀 더 제한된 관세 정책을 추진할 계획임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트럼프 재집권 초기의 레토릭은 예고한대로 매우 강경할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2기 동안 무역 및 관세 전쟁을 진두지휘할 상무장관으로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인 하워드 러트닉을 지명했습니다. 그는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인데, 앞으로 더욱 강화될 미 상무장관은 무역대표부(USTR)도 직접 지휘할 예정입니다. 무역대표부는 원래 대통령 직속이었는데, 이번에 상무장관 직속으로 변경된다고 합니다. 이로써 러트닉은 무역 및 관세전쟁에서 사용할 강력한 무기를 하나 더 가지게 된 셈입니다. 그는 관세와 관련해 '매파'라는 평판이 있는데, 이번 대선 유세 중에 "미국은 소득세는 없고 관세만 있었던 20세기 초 가장 번영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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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상무장관, 재무장관 등 주요 경제부문 장관 인선을 둘러싸고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보여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경제부문 각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는 재무장관직입니다. 최종적으로 트럼프가 월가 펀드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스콧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지명했는데, 원래는 지난 주에 지명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었던 것이 한 주 늦게 발표된 것입니다. 트럼프와 함께 트럼프 2.0 정부의 '투톱'이라고도 불리는 일론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자신과 가까운 러트닉을 재무장관 후보로 지지했습니다. 트럼프는 인수팀 공동위원장까지 맡고 있고 일론 머스크가 공개지지하는 러트닉을 재무장관 대신 상무장관으로 임명하면서 무역대표부(USTR)까지 맡겼습니다. 러트닉과 그의 지지자들(머스크 포함)이 서운해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번 재무장관 인선과정에서 보인 트럼프와 머스크의 미묘한 긴장은 향후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재무장관 같은 중요한 인사 사안에 대해 개인적 입장을 밝힌 것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을 침해한 것이고 트럼프 입장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머스크가 아무리 '일등공신'이었다고 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의 권력을 거머쥘 트럼프가 머스크의 '에고'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가 머스크를 신설한 정부효율부에 단독 수장으로 임명하지 않은 것도 언젠가의 '결별'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식의 '마가'(MAGA) 포퓰리즘은 오히려 부통령 JD 밴스가 계승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머스크가 정치적 야심을 보인다면 그와 밴스(그리고 MAGA주의자들) 사이에 '트럼프 이후'를 놓고 치열한 권력 암투가 좀 더 일찍 시작될 수 있습니다.
브라질 경찰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보우소나루와 그의 동료 36인이 2023년 대선에서 당선된 룰라의 취임을 막기 위해 쿠데타를 계획했고, 심지어 룰라 대통령 당선인 등을 암살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보우소나루는 경찰의 기소 추진을 "창의적"이라고 비웃었습니다. 브라질은 지난달 지방선거를 치렀는데, 보우소나루의 지지를 받는 우파 야당들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룰라 대통령의 노동자당(PT)는 여러 당들이 난립한 지방선거에서 9위에 머물렀습니다. 보우소나루에 대한 경찰수사 및 검찰송치는 이러한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호주 의회(하원)는 16세 이하의 아동이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습니다. 구글과 메타(페이스북)는 연령확인을 위한 시스템을 갖출 시간을 달라고 호주정부에 요청했고, 일론 머스크는 이 법안을 "모든 호주사람들의 인터넷 사용을 통제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회고록이 11월 26일 독일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메르켈은 이 책에서 16년간의 총리 재임 시절을 회고했는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한 기술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메르켈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매료되어 있었다"고 자신의 첫 인상을 밝혔습니다. 또 메르켈은 "트럼프는 감정적으로, 나는 사실적으로, 우리는 두가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했다"면서 "트럼프는 제기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게 목적이 아닌 것 같고" "대화 상대가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려는 것 같았다"고 썼습니다. 또 메르켈은 트럼프가 모든 것을 부동산사업가의 관점에서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메르켈은 트럼프 1기 동안 여러 쟁점을 두고 트럼프와 마찰을 빚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