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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評천하] 佛 사르코지 전 대통령 유죄 확정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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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AFP=뉴스1) 강민경 기자 =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파리 고등법원(2심)에서 판사 매수 및 부패 혐의로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최종심(3심)에서 유죄가 확정되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4.12.2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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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부패와 직권남용 혐의로 유죄를 최종 선고받았습니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2년이며, 교도소 수감 대신 1년간 전자팔찌 착용과 함께 가택연금에 처분되었습니다. 향후 3년간 공직에 취임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사르코지 판결은 물론 사법적 관점에서 봐야하겠지만, 프랑스 정치와 연결시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세기 유명한 정치사상가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과 앙시앙레짐'에서 프랑스는 1789년에 혁명을 했지만 부르봉 절대왕정이 구축해놓은 강력한 중앙정부를 혁파하지 못해 끊임없이 제왕적 지도자가 등장했다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프랑스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지적은 한국 정치에도 적용되는데, 87년 민주화가 대통령 직선제만을 가져왔을 뿐 강력한 중앙정부는 크게 약화시키지 못했습니다. 강력한 중앙정부를 가지고 제왕적 성격이 강한 정부의 행정수반은 검찰, 경찰 등 강력한 공안권력을 휘두를 수가 있는데, 이것은 양날의 칼로 작용합니다. 힘이 있을 때는 자신의 칼이 되지만 레임덕에 빠지거나 퇴임한 후엔 자신을 겨냥한 칼이 됩니다. 사르코지의 경우 몇 년 전 대통령 선거 출마를 내비친 이후 공안권력의 수사를 받기 시작했고 이번에 유죄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사르코지의 대통령선거 재출마 움직임과 공안권력의 수사 개시가 무관해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것은 '제왕적' 성격이 강한 국가들의 운명이고 구조적 약점입니다. 한국도 제왕적 성격을 약화시키지 않으면, 영국과 달리, 그리고 프랑스와 비슷하게, 끝없는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레고리 헨더슨의 '소용돌이의 한국정치'의 진단도 토크빌과 비슷합니다.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사회민주당 소속)가 16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불신임되었고, 이에 따라 조기 총선이 내년 2월 23일에 실시됩니다. 현재로서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주도하는 중도우파가 승리할 것이 점쳐지고 있는데, 강경우익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가 어디까지 약진할지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시리아 정권을 장악한 반군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 졸라니(본명 아흐메드 알샤라)가 시리아의 국민통합과 서방제재 해제를 목표로 유화적 정책을 하나씩 내놓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HTS 반군 소속 병사들을 국방부 소속으로 전환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HTS는 여러 반군들의 연합조직인데, 반군 조직들을 해체해 시리아 공식 정부 조직인 국방부 아래 놓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은 아직 시리아 신정부에 가담하지 않은 다른 반군들에게도 하나의 '초청'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졸라니는 자신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완전히 정치시스템이 구축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길 때까지는 총을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HTS 신정부와의 채널 구축해 골몰해 있고, 미국 바이든 정부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이 조건들을 충족시킨다면 제재해제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IS나 아사드 정부군 잔존세력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튀르키예(터키) 정부도 "요청이 있는 경우 군사지원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권력의 공백이 남아 있는 현 상황에서 아사드군이 버리고 떠난 군사시설이나 무기를 반이스라엘 세력이 장악해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들 시설과 무기를 점령하거나 폭격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1947년 '욤키푸르' 전쟁 휴전 이후 설치된 골란고원 서쪽 비무장 '완충지대'에 있는 헤르몬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네타냐후는 골란고원 지대에 이스라엘 정착촌 인구를 2배 늘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던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붕괴됨에 따라 이스라엘군의 항공 기습을 미리 탐지하던 레이더 등 '조기경보'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워져 안보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무기 등을 공급하는 육상 병참선이 차단되게 되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의 일부 강경파는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고, 반면 이란의 권위주의적 신정정치를 반대하는 자유주의 세력은 이번 시리아 붕괴가 이란 국내정치에 미칠 영향에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일본의 제2위, 3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혼다닛산이 통합을 추진하기로 발표했습니다. 공동으로 지주회사를 만들 계획이라고 하는데, 미쓰비시 자동차도 합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개의 회사가 합쳐지면 매년 800만 대 가량의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어 토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세계3위에 올라섭니다. 현재 3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은 4위로 떨어집니다. 최근 전기자동차(EV)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급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합집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가격경쟁력과 전기자동차 기술을 내세워 대약진을 보이고 있어서 기존 메이커들 사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도요타와 현대의 미래 자동차 기술에 관한 협력 강화도 이러한 위기를 맞서기 위한 것인데, 이번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통합 추진 역시 기술협력, 비용절감을 통해 위기에 맞서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쑹강(宋鋼) 상하이 기가팩토리 최고책임자가 갑자기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샤오미로 이적한다는 설도 있었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고, 중국현지매체들은 중국의 신생 자동차회사로 이적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의 공장 중 최대규모입니다. 여기서 생산된 자동차는 유럽이나 동남아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기가팩토리가 특히 주목되는 것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현재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강경 정책을 펼치는 경우 중국은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일종의 '인질'로 삼아 일론 머스크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4년부터 테슬라에 몸담아왔던 쑹강 대표가 갑작스레 사직한 것이 혹시 이러한 미중 외교와 관련이 있지는 않은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 인하했습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의 속도를 조정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그는 트럼프가 취임후 관세를 급격히 올리면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트럼프와 파월의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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