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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중 우위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방공 시스템의 발달로 서방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무력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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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뉴스1

2025.01.03 14:20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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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은 미래전의 전조를 여러 측면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선, 휴대용 맨패즈(대공미사일), 발전된 대공미사일과 레이더, 드론 등 서방이 지금까지 누려왔던 공중 우위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일반인들은 맨패즈와 드론을 주로 보겠지만, 러시아제 레이더의 성능도 주목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소련, 러시아는 서방의 공중 우위에 대항하기 위해 레이더 개발에 진력해왔습니다. 방공 미사일 시스템 개발에도 열심이었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방위산업 중 방공미사일 부문은 러시아 기술을 많이 흡수했습니다.) 미국의 제조업 붕괴도 문제입니다. 제조업 강국 중국은 첨단의 항공기와 드론을 미국보다 빠른 속도로 대량 생산할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제조업에서 열세인 미국은 IT를 위시한 테크 부문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에 맞서야 할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의 2024년 12월 19일 기사는 미국 등 서방의 공중 우위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선언합니다. 미래 전쟁의 하늘이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 이 기사는 약간의 힌트를 던집니다.


2023년 8월 26일, 우크라이나 상공은 230발의 미사일과 폭발물을 탑재한 샤헤드 드론의 굉음으로 가득 찼다. 이는 러시아의 최대 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이었으며, 큰 미사일들은 최대 700kg의 폭발물을 탑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타격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곧 러시아가 실패했음이 명확해졌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미사일의 87%에 해당하는 201발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80여년 만에 벌어진 유럽 최대 전쟁에서 공중을 통한 공격이 얼마나 효과가 없는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유럽 최대 공군력을 가진 러시아(약 600대의 전투기를 보유)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자유롭게 작전하지 못하는 상황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장군들뿐 아니라 서방 전략가들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서방 전략가들은 오랫동안 공중 지배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전쟁 계획을 세워왔다. 이러한 공중 지배는 아군을 보호하고 폭탄과 미사일로 훨씬 더 규모가 큰 적 지상 병력을 제압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예를 들어 걸프전에서는 연합군 항공기가 이라크의 통합 방공망을 돌파하고 미군과 영국군 지상병력과 교전하기도 훨씬 전에 사담 후세인의 기갑부대를 미리 파괴해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방공 미사일의 효과가 높아지고 소형의 저렴한 드론이 전장에 확산되면서 서방의 공중 우위가 끝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가 군복을 입은 지난 35년 동안 이처럼 도전적인 전략 환경은 본 적이 없습니다." 영국 공군(RAF) 참모총장 리처드 나이튼 경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공중 우위를 크게 누려왔지만, 앞으로는 그런 상황이 지속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특히 미국과 동맹국이 대만을 점령하려는 중국의 공격이나 나토(NATO) 회원국을 공격하려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야 할 경우 큰 우려를 자아낸다.


중국과 러시아는 다양한 첨단 센서와 지대공 미사일을 결합한 복잡하고 다층적인 방공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다층 방공망은 냉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1973년 욤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 전투기를 격추하며 효과를 입증했다―, 다양한 주파수에서 작동할 수 있는 최신 디지털 기술이 탐지 범위를 확대했으며, 스텔스 항공기에 대해서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더 나은 유도 시커seeker를 갖춘 장거리 미사일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항공기를 위협할 수 있다.



작고 기동성이 뛰어난 방공 시스템은 몇 분 만에 정지, 배치, 발사, 철수까지 가능하다. 서방 공군은 과거에도 이동식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1999년 세르비아의 분산된 지대공 미사일은 나토 항공기에 큰 걸림돌이 되었으며, 미군의 F-117 나이트호크 스텔스 전폭기를 격추하기도 했다. 런던 소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러시아나 중국의 방공망 규모와 체계를 고려할 때, 이들 방공망을 무력화하는데는 몇 주, 심지어 몇 달간의 전면적 공격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뚫리지 않는 방공 시스템은 없다. 예를 들어 2024년 10월, 이스라엘은 스텔스 전투기 F-35를 사용해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을 파괴했다고 추정된다. 태평양에서 전투가 벌어진다면, 미국은 대규모 "공격 패키지"를 구성해 중국의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패키지에는 전자 공격기와 F-35를 이용해 레이더와 지대공 미사일 체계를 교란하거나 해킹하면서 장거리 미사일이나 스텔스 폭격기(B-2, B-21)를 위한 일시적인 통로를 열어주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2024년 초 미 공군 참모총장 데이비드 올빈 대장은 "며칠 혹은 몇 주간 지속적인 공중 우위를 더는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 전략가들은 잠깐 동안 "우위의 창"을 열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중 우위를 잠시 확보하는 전략조차도 대부분의 서방 공군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들은 적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집중적인 훈련과 대(對) 레이더 미사일이 부족하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저스틴 브롱크는 "미국이 아시아 쪽의 일에 몰두해 있거나 유럽 지원을 거부한다면, 유럽의 공군은 러시아나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한 적국과의 분쟁에서 "공중 우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상에 발이 묶인 서방 항공기

똑같이 우려스러운 것은 서방 항공기가 전쟁 초기 적의 공격을 견디고 공중으로 이륙해 싸울 수 있을지 여부다. 러시아보다 공중 전력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는 저렴한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전투기를 우크라이나 영토로부터 약 600km 떨어진 곳에서 지상에 있는 채로 파괴했다. 10월에는 이란이 이스라엘 공군 기지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해 건물, 유도로, 활주로를 손상시켰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분산된 야외 기지에서 이착륙 작전을 수행하는 훈련을 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이 모델을 모방하기는 어렵다. 많은 나토 국가의 군용기는 잘 갖춰진 고정 기지에서 작전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취약성은 태평양 쪽에서 특히 심각하다. 미국은 일본의 가데나 기지나 괌의 앤더슨 기지와 같은 소수의 기지에 많은 항공기를 집중 배치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대만을 둘러싼 전쟁에서 중국의 미사일이 미국, 일본, 대만의 항공기 수백 대를 활주로에서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항공기를 분산시키길 원하지만, 이는 광대한 태평양에서 인력, 연료, 부품을 이동시키는 복잡한 물류 문제를 야기한다.


만약 항공기가 공중으로 이륙하더라도, 미국의 전투기, 폭격기, 지원 항공기는 강력한 상대와 맞서야 한다. 중국 공군은 이제 미국보다 빠르게 스텔스 전투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종사의 조종 능력에 대한 논쟁은 있지만, 항공기에 장착된 레이더와 무기는 점점 더 최상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 공군 산하의 중국 항공우주 전력 감시센터인 중국항공우주연구소(CASI)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더 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더 발전된 능력을 계속 개발 중"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PL-17이라는 400km 사거리의 공대공 미사일은 전선 훨씬 뒤의 목표물을 공격하도록 설계되어 미국의 공중급유기나 조기경보통제기 같은 지원 항공기를 주요 표적으로 삼는다.



이 모든 위협이 서방 공군이 심각하게 약해진 시점에서 발생하고 있다. 나토 국가들의 공군은 냉전 종식 이후 축소되었다. 이론적으로는 항공기와 무기가 더 치명적이 되었기 때문에 동일한 목표를 타격하는 데 더 적은 항공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공군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이 논리를 지나치게 따랐다고 방산컨설팅 회사 '르네상스전략자문'의 데이비드 하일리는 말한다. "우리의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는... 항공기와 조종사가 모두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냉전 종식 이후 2022년까지 미 공군의 전투기 수는 4321대에서 약 1420대로 감소했다. 이는 필요한 수치에 훨씬 못 미친다고 미 공군 작전사령부의 마크 켈리 전 사령관은 주장한다. 미 공군은 비행 가능한 항공기 수를 보여주는 "준비태세readiness" 지표도 열악하다. 예산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동에서 오랜 임무를 수행해야 했기에 부품 확보를 위해 항공기를 해체해야 했다고 그는 한탄했다. "우리는 공군의 근육을 문자 그대로 소모해버렸습니다."


유럽에서도 국방 예산 축소로 공군 전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2023년 영국 의회 보고서는 "영국은 공격을 억제하거나 방어하기에 너무 적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공군은 고강도 임무 훈련에서도 인색하다. 나토는 최소 180시간을 요구하지만, 일부 조종사는 연간 80시간밖에 비행하지 않는다. 냉전 종식 이후 심각한 위협이 없었기 때문에 훈련은 종종 조종사, 항공기, 무기 시스템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것보다는 "비행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고 브롱크는 지적한다.


한편 첨단 항공기를 구매하고 운용하는 비용은 폭등하고 있다. 나토 및 동맹군 현대화의 핵심인 미국의 F-35 프로그램은 10년 이상 지연되었고, 소요 예산이 약 2090억 달러(약 306조원) 초과했다고 미국 회계감사원은 보고한다. 심지어 기존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전투기도 고가다. 1970년대에 설계된 F-15의 최신 모델 F-15EX는 대당 약 9000만 달러(약 1320억원)로, 1998년 당시 약 6000만 달러(현재 물가로 환산한 가격)였던 것에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 프로그램의 비용도 너무 높아 소수만 구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드론떼 전술

일부는 스텔스 전투기가 지나치게 비싸며, 이를 대규모의 저렴한 드론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덜 급진적인 대안으로는 유인 전투기를 지원하며 함께 작전할 수 있는 더 저렴한 무인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계획이 있다. 4월에 미 공군은 협력전투항공기(CCA) 프로그램의 첫 번째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1000대 이상의 첨단 드론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러한 드론은 군사 용어로 "소모 가능attritable"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는 대량으로 손실되어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저렴해야 함을 의미한다. 초기 버전은 정찰, 공중 급유, 공대공 미사일 운반 등 기본적인 임무를 수행하며, 공대공 미사일의 경우 무인 드론이 운반한 것을 유인 전투기가 목표물까지 유도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드론조차도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무인 협력전투항공기는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빠른 속도와 넓은 작전반경이 필요하다. 또한 탐지를 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스텔스 기능이 필요하며, 쉽게 교란되지 않는 강력한 통신 링크도 갖춰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현재 미 공군은 대당 가격을 3000만 달러(약 440억원) 이하로 유지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는 F-35 가격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소모 가능"하다고 간주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겨우 턱걸이 수준의 가격이다.



다른 이들은 서방이 소형 드론 혁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소형 드론이 전통적인 항공력 개념에 도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비록 낮은 고도에서이지만, 유인 항공기로부터 공중의 일부를 차지하며, 일부 전략가들이 "공중의 연안air littoral"이라고 부르는 개념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유럽의 좁은 전장이나 대만 해협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예를 들어 태평양을 건너는 데 필요한 작전반경은 부족할 것이다.


서방 공군은 여전히 세계 최고이지만,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과거 공군이 공중 우위를 바라보던 방식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습니다"라고 전략예산평가센터(CSBA)의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 그렉 말란드리노는 경고한다. "서방 공중 우위의 위대한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습니다."

1843년 창간돼 국제정세와 정치, 경제, 사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간지. 정통 자유주의 성향의 논평, 분석이 두드러지며 기사에 기자의 이름(바이라인)을 넣지 않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PADO가 가장 탐독하는 매거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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