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4 14:45
암살당하기 직전까지도, 하산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2024년 9월 27일, 나스랄라가 헤즈볼라의 지하 12미터 요새 안에 숨어 있을 때도 수하들은 더 안전한 곳으로 가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수집하고 후에 서방 동맹국들과 공유한 정보에 따르면, 나스랄라는 이를 일축했다고 한다. 그가 볼 때 이스라엘은 전면전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가 모르고 있던 것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그의 모든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었다는 것, 그것도 수년간 그렇게 해왔다는 사실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 F-15 전투기들이 수천 킬로그램의 폭발물을 투하해 벙커를 완전히 파괴했고, 그 폭발로 나스랄라와 다른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들이 매몰되었다. 이튿날, 나스랄라의 시신은 레바논에 주둔하던 이란 고위 장성과 서로 껴안은 채로 발견되었다. 정보 내용을 알고 있는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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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이스라엘과의 전투에서 레바논 무장단체헤즈볼라를 지휘해왔던 지도자의 죽음은 2주간의 공세의 정점이었다. 이스라엘의 작전은 마술 같은 은밀한 기술과 강력한 군사력을 결합했다.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수천 개의 호출기(삐삐)와 무전기에 숨겨둔 폭발물의 원격 폭발 작전과 이스라엘을 타격할 수 있는 수천 개의 미사일과 로켓을 파괴한 맹렬한 공중 폭격 작전도 그 일부였다.
이는 또한 많은 이들이 언젠가 다가오리라고 예상했던 전면전에 대비한 20년간의 체계적인 정보 작업의 결과였다. 기밀 작전을 논의하기 위해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한 전현직 이스라엘, 미국, 유럽 관계자 20명 이상을 기반으로 한 뉴욕타임스의 탐사는 이스라엘의 스파이들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헤즈볼라에 침투했는지를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벙커에 도청 장치를 설치할 사람들을 포섭했고, 한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과 그의 정부情婦 네 명의 만남을 추적했으며, 헤즈볼라 지도자들의 움직임을 거의 상시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본 기사는 2012년 이스라엘의 8200부대—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유사한 기관—가 헤즈볼라 지도자들의 은신처와 미사일 및 로켓 무기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포함한 대량의 정보를 탈취했을 때와 같은 획기적인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다.
2023년 말 헤즈볼라 기술자가 무전기의 배터리를 의심하게 된 것과 같은 아슬아슬한 순간도 있었다.
그리고 2024년 9월, 8200부대가 헤즈볼라 요원들의 호출기에 대한 우려가 커져 검사를 위해 일부를 이란으로 보내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을 때처럼 공작원들의 노력을 지키기 위한 긴급한 조치도 있었다.
작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한 고위 정보 관리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해 폭파 명령을 내리게 했고, 이는 나스랄라의 암살로 절정에 달한 일련의 작전을 개시하게 되었다.
[PADO 트럼프 특집: '미리보는 트럼프 2.0 시대']
헤즈볼라의 궤멸은 1년 전인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끄는 전투원들의 침공으로 1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50명이 인질로 잡히는 역사상 최대의 정보 실패를 겪은 이스라엘에게 중대한 승리였다.
레바논에서 사망자 수천 명, 난민 100만 명 이상을 발생시킨 광범위한 전쟁의 일부인 헤즈볼라 작전은 이스라엘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를 무력화시켰고, 이스라엘 파괴에 몰두하는 준군사 조직들을 무장시키고 자금을 지원하는 이란의 중동 전략에 타격을 가했다. 이란이 주도하는 축의 약화는 중동의 역학 관계를 재편했고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몰락에 영향을 미쳤다.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접근 방식의 차이는 뚜렷하고 충격적이다. 헤즈볼라에 대한 집중적인 정보 활동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레바논의 이 무장단체가 이스라엘에 임박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여겼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의도도 능력도 없다고 믿었던 가자지구의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준비되지 않은 이스라엘을 덮쳤다.
이스라엘은 수십 년 동안 나스랄라 등 헤즈볼라('신의 당'을 의미)의 최고 지휘관들과 대치해 왔으며, 이스라엘 정보 평가에 따르면 이들의 사망 이후 조직이 재건되는 데 수년, 아마도 10년 이상이 걸리리라고 결론지었다. 현재 지휘를 맡고 있는 지도자 그룹은 이전 세대에 비해 전투 경험이 훨씬 적다.
그러나 새로운 헤즈볼라 지도자들은 창립자들이 그러했듯 '이스라엘과의 분쟁'이라는 핵심 원동력에 의해 움직인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전쟁 없이는 이란으로부터 계속해서 지원과 자금을 받을 수 없어요. 그것이 헤즈볼라의 존재 이유죠." 네타냐후의 군사 보좌관을 역임했으며 '헤즈볼라: 이란과 레바논 사이Hezbollah: Between Iran and Lebanon'의 저자인 시몬 샤피라Shimon Shapira 준장이 말했다.
"그들은 재무장하고 재건할 겁니다." 그가 말했다. "시간문제일 뿐이죠."
정보원 개발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쟁은 피로 물든 교착상태에 있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 2명을 납치하여 살해한 후 시작된 34일간의 전투 끝에 레바논에서 철수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 전쟁은 이스라엘에게 일종의 굴욕이었고, 조사위원회 구성과 최고위 장성들의 사임, 그리고 이스라엘 보안기관 내부의 정보의 질에 대한 재검토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정보 수집을 바탕으로 한 당시 전쟁 중의 작전들은 이후 이스라엘의 작전 방식의 토대가 되었다. 전직 이스라엘 관계자 3명에 따르면, 한 작전은 헤즈볼라의 파즈르Fajr 미사일에 추적 장치를 설치하여 비밀 군사기지, 민간 저장시설, 개인 주택 내부에 숨겨진 무기에 대한 정보를 이스라엘에 제공했다. 2006년 전쟁에서 이스라엘 공군은 이 장소들을 폭격하여 미사일들을 파괴했다.
전쟁 이후 몇 년 동안, 나스랄라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다시 전쟁을 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고, 이스라엘을 거미줄에 비유했다. 멀리서 보면 위협적이지만 쉽게 쓸어낼 수 있는 위협이라는 것이었다.
현직 및 전직 미국, 이스라엘 관계자 10명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재건하는 동안 이스라엘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는 헤즈볼라 내부의 인적 정보원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특히 모사드는 레바논의 사람들을 포섭해 전쟁 이후 헤즈볼라의 비밀 시설 건설을 돕도록 했다. 두 관계자에 따르면 모사드 정보원들은 은신처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이를 감시하는 것을 도왔다.
이스라엘은 보통 헤즈볼라에 대한 정보를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과 공유했다.
현직 및 전직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 및 유럽 관계자 5명에 따르면, 2012년 8200부대가 헤즈볼라 지도자들의 구체적인 소재지, 은신처, 그리고 헤즈볼라의 미사일과 로켓에 대한 대량의 정보를 입수하면서 중요한 순간이 찾아왔다.
이 정보작전은 네타냐후가 이란의 핵시설 공격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이스라엘 군이 헤즈볼라의 보복 능력을 무력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내의 자신감을 높였다.
네타냐후는 작전 직후 텔아비브에 있는 8200부대 본부를 방문했다. 총리의 방문을 앞두고 8200부대장은 대량의 정보를 출력하여 두꺼운 서류철로 만들었다. 회의 내용을 알고 있는 현직 및 전직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 2명에 따르면 그는 서류철을 옆에 두고 네타냐후에게 "이제 이란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공격하지 않았다.
이후 수년 동안,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헤즈볼라와의 전쟁 시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만들기 위해 과거 작전에서 수집한 정보를 정제하는 작업을 했다.
정보 내용을 알고 있는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 2명에 따르면, 2006년 전쟁이 끝났을 때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지도자, 요원, 무기 은닉처, 미사일 위치에 대한 "표적 포트폴리오"를 200개 가까이 보유하고 있었다. 2024년 9월에 작전을 개시했을 때는 표적 포트폴리오 수만 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죽음의 삐삐
결국 벌어질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또한 헤즈볼라를 내부에서 파괴할 계획을 준비했다. 현직 및 전직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 6명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8200부대와 모사드는 향후 폭발시킬 수 있는 부비트랩이 설치된 장치를 헤즈볼라에 공급하는 계획을 주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내에서 이 장치들은 이스라엘이 선택한 순간에 작동시킬 수 있는 "버튼"으로 불렸다.
"버튼"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했다. 이스라엘 기술자들은 전자 기기의 배터리 안에 PETN1 폭발물을 넣어 소형 폭탄으로 만드는 기술을 익혔다.
더 어려운 작전은 모사드가 맡았는데, 거의 10년 동안 헤즈볼라를 속여 이스라엘의 위장 회사들로부터 군사 장비와 통신 장치를 구매하도록 했다.
2014년 일본의 테크 기업 아이콤iCOM이 인기 있는 IC-V82 무전기의 생산을 중단했을 때 이스라엘은 기회를 포착했다. 본래 일본 오사카에서 조립되던 이 무전기는 매우 인기가 있어서 이미 아시아 전역에서 복제품이 만들어져 온라인 포럼과 암시장 거래를 통해 판매되고 있었다.
이스라엘과 유럽 관계자 7명에 따르면 8200부대는 헤즈볼라가 모든 전선 병력에게 지급하기 위해 특별히 이 무전기를 찾고 있음을 발견했다. 헤즈볼라는 심지어 이 무전기에 맞춘 주머니가 있는 특수 조끼를 설계해 군인들에게 보급했다.
전현직 이스라엘 및 미국 관계자 8명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배터리에 폭발물을 넣는 등 소폭 개조한 무전기 복제품을 자체 제조하기 시작했다. 일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제작한 첫 복제품들은 2015년에 레바논에 도착했으며 나중에는 1만5000개 이상이 배송되었다.
2018년, 한 여성 이스라엘 모사드 정보 장교가 비슷한 기술을 활용해 호출기 배터리에 폭발물을 심는 계획을 입안했다. 관계자 3명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 지도부가 이 계획을 검토했지만 헤즈볼라가 호출기를 그렇게 널리 사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계획은 보류되었다.
이후 3년 동안 이스라엘의 휴대전화 해킹 능력이 증가하면서 헤즈볼라, 이란과 그들의 동맹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점점 더 경계하게 되었다. 8200부대 장교 2명에 따르면 8200부대는 SNS에서 봇을 사용해 이스라엘의 휴대전화 해킹 능력에 대한 아랍어 뉴스 보도를 퍼뜨림으로써 이러한 두려움을 부추겼다.
스마트폰이 해킹될 것을 우려한 헤즈볼라 지도부는 호출기 사용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호출기는 전투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면서도 위치 데이터를 노출하지 않았고 해킹될 수 있는 카메라와 마이크도 없었다.
전현직 이스라엘 관계자 8명에 따르면 이에 따라 헤즈볼라는 전투 상황을 견딜 만큼 튼튼한 호출기를 찾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정보 장교들은 호출기 작전을 재검토했고 자신들의 출처를 숨기고 헤즈볼라에 호출기를 판매하기 위한 위장 회사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스라엘 정보 장교들은 호출기로 잘 알려진 대만 브랜드 골드아폴로Gold Apollo를 목표로 삼았다.
2022년 5월, BAC컨설팅이라는 회사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설립되었다. 한 달 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린손 호세라는 노르웨이 사람 명의로 유한회사 노르타글로벌Norta Global이 설립되었다.
BAC컨설팅은 골드아폴로로부터 AR-924 러기드라는 새로운 호출기 모델을 제조하기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것은 기존의 골드아폴로 호출기보다 더 두꺼웠지만 방수 기능이 있고 경쟁사 제품보다 배터리 수명이 더 길다고 광고됐다.
이스라엘 관계자들에 따르면 모사드가 이스라엘에서 호출기 생산을 감독했다. 모사드 요원들은 중개인들을 통해 헤즈볼라 구매자들에게 호출기를 홍보하기 시작했고 대량 구매 시 할인가를 제시했다.
회의 내용을 알고 있는 관계자 2명에 따르면 모사드는 2023년 3월 회의에서 숨겨진 폭발물이 없는 호출기 한 대를 네타냐후에게 보여주었다. 네타냐후는 호출기의 내구성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모사드 국장 데이비드 바르네아David Barnea에게 호출기가 얼마나 쉽게 부서질 수 있는지 물었다. 바르네아는 호출기가 튼튼하다고 장담했다.
확신하지 못한 네타냐후는 갑자기 일어나서 자신의 사무실 벽에 호출기를 던졌다. 벽은 금이 갔지만 호출기는 멀쩡했다.
모사드의 위장회사는 그해 가을 첫 호출기 물량을 헤즈볼라에 보냈다.
워 게임
2023년 10월 하마스가 주도한 공격으로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전면전을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촉발됐을 당시, 호출기 작전은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을 포함한 일부는 2023년 10월 8일 하마스와의 연대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한 헤즈볼라를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 내용을 잘 아는 이스라엘 관계자 5명에 따르면, 그는 이것이 덜 어려운 적으로 여겨지는 하마스를 잡기 전에 "강력한 적"인 헤즈볼라를 처리할 기회라고 말했다.
2023년 10월 11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후, 네타냐후는 새로 구성된 전시 내각과 함께 당분간 헤즈볼라를 상대로 또 다른 전선을 열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로써 수개월 동안 이 주제에 대한 고위급 논의가 사실상 종료되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군사 및 정보 관계자들은 결국 개시될 헤즈볼라와의 전쟁을 위한 계획을 계속해서 다듬었다.
기기들의 사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던 이스라엘 정보 분석가들은 작전의 잠재적 문제를 발견했다.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 3명에 따르면, 적어도 헤즈볼라 기술자 하나가 무전기에 숨겨진 폭발물이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2024년 신속하게 대응했다. 공습으로 그 기술자를 제거한 것이다.
이스라엘 관계자 2명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공군은 거의 1년 동안 나스랄라와 다른 헤즈볼라 고위 지도자들을 제거하는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워게임을 40회 가량 실시했다. 이스라엘은 그들이 같은 장소에 있지 않더라도 동시에 표적으로 삼을 수 있기를 원했다.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지휘관들에 대한 일상적이고 사적인 정보를 수집했다. 여기에는 미국 정부가 오래전에 미 해병대원 241명을 사망하게 한 1983년 베이루트 병영 폭파 사건의 주모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헤즈볼라 창립 멤버 푸아드 슈쿠르의 정부情婦 네 명의 신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스라엘 관계자 2명과 유럽 관계자 1명에 따르면 2024년 어느 시점에 슈쿠르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 듯 네 여성 모두와 결혼하기 위해 헤즈볼라의 최고 성직자에게 도움을 청했다. 종교 지도자 하셈 사피에딘은 슈쿠르를 위해 전화를 통한 네 번의 별도 결혼식을 주선했다.
긴장이 고조되던 분쟁은 2024년 여름 폭발했다. 2024년 7월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으로 골란고원의 마즈달샴스라는 마을에서 학생들을 포함 이스라엘인 1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며칠 후 베이루트 공습으로 대응해 슈쿠르를 살해했다. 헤즈볼라군의 최고 지휘관을 암살한 것은 도발적인 조치였다.
'못 쓰게 되기 전에 폭파하라'
공격을 주고받은 후, 헤즈볼라를 겨냥한 "북부 전선" 개설에 대한 논쟁이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이스라엘 관계자 4명에 따르면 이스라엘군과 모사드는 헤즈볼라 작전을 위해 각기 다른 전략들을 수립했다.
한 이스라엘 고위 국방 관계자에 따르면 2024년 8월 말 모사드 국장 바르네아가 네타냐후에게 비밀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헤즈볼라 미사일 능력의 절반 이상을 제거하고 이스라엘 국경으로부터 약 10킬로미터 이내의 시설들을 파괴하는 것을 포함하는 2~3주간의 작전을 제안했다. 동시에 고위 군사 관계자들은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을 강화하도록 네타냐후를 설득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시작했다.
새로운 정보가 계획을 방해했다. 여러 관계자에 따르면 헤즈볼라 요원들이 호출기가 조작되었을 수 있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2024년 9월 26일, 첩보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일부 호출기를 조사를 위해 이란으로 보내고 있었고 이스라엘 관리들은 비밀 작전이 탄로나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걸 알았다.
2024년 9월 26일, 2024년 9월 16일 네타냐후는 최고 보안 책임자들과 만나 '잃어버리기 전에 써버리기use it or lose it' 작전으로 호출기를 폭파할지 여부를 검토했다. 몇몇은 이것이 헤즈볼라의 전면적인 보복 공격과 이란의 공격까지 유발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네타냐후는 작전을 지시했다. 이튿날 오후 3시 30분, 모사드는 수천 개의 호출기에 암호화된 메시지를 보내도록 명령했다. 몇 초 후, 호출기들이 폭발했다.
호출기가 폭발했을 당시, 모사드 위장 회사 중 하나의 대표였던 노르웨이인 호세는 보스턴에서 컨퍼런스에 참석 중이었다.
며칠 후 호세는 뉴스 기사에서 작전 참여자로 지목되었고, 노르웨이 정부는 그를 심문하기 위해 노르웨이로 송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관계자 1명과 미국 관계자 1명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계자들은 호세가 노르웨이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을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에 비밀리에 압박을 가했다.
이스라엘 관계자들은 호세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 이스라엘 고위 국방 관계자는 단지 그가 "안전한 곳"에 있다고만 말했다.
암살 승인
호출기 작전 이후, 네타냐후 정부는 고위 국방 관계자들의 찬동 아래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장하는 전면전을 선택했다.
호출기를 폭파한 이튿날, 모사드는 무전기도 폭파했다. 대부분은 헤즈볼라 지도자들이 아직 이스라엘과의 전투를 위해 전투원들을 동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창고에 보관 중이었다.
전체적으로 어린이 몇몇을 포함하여 수십 명이 호출기와 무전기 폭발로 사망했고 수천 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 대부분은 헤즈볼라 요원들이었고 이는 조직의 고위층에 혼란을 야기했다.
며칠 후인 2024년 9월 20일,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헤즈볼라의 정예부대인 라드완 부대 지휘관들이 벙커에서 회의 중이던 베이루트의 한 건물을 타격하여 헤즈볼라 군사작전 책임자인 이브라힘 아킬을 포함한 여러 명을 살해했다.
2024년 9월 26일, 이스라엘 공군은 대규모 작전을 실행하여 헤즈볼라의 중거리 및 장거리 미사일 저장소를 겨냥한 표적 2000개 이상을 타격했다.
가장 중대한 결정이 남아있었다. 나스랄라를 죽일 것인가 말 것인가?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들이 이를 논의하는 동안,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 2명과 서방 관계자 1명에 따르면 정보기관이 나스랄라가 타격하기 훨씬 더 어려운 다른 벙커로 이동할 계획이라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
2024년 9월 26일, 네타냐후가 유엔 총회를 위해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었던 가운데, 총리는 최고위 정치, 정보, 군사 보좌관들과 만나 암살작전 승인을 논의했다. 그들은 또한 미국에 사전에 알릴지 여부도 결정해야 했다.
네타냐후와 다른 최고위 보좌관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통보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들은 미국 관계자들이 공격에 반대할 것이지만 그와 관계없이 이란이 보복할 경우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를 도울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미국에게 작전에 대해 알리지 않기로 합의했다.
네타냐후는 이튿날, 뉴욕에 도착한 후 유엔 연단에 서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암살을 승인했다.
그는 연설에서 헤즈볼라가 레바논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나스랄라가 레바논을 심연으로 끌고 가게 해선 안됩니다." 그가 유엔 총회장에 모인 각국 지도자들에게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베이루트 상공에서 이스라엘 F-15 전투기들이 수천 킬로그램의 폭발물을 투하했다.
모든 화려한 작전 뒤에는 주도면밀한 계획과 정보수집 작전이 있습니다. 첩보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호출기 일제 폭발' 작전부터 헤즈볼라 리더십의 정점에 있던 하산 나스랄라의 암살까지, 이스라엘의 2024년 대對헤즈볼라 전쟁은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뉴욕타임스 2024년 12월 29일자 기사는 이스라엘의 화려한 군사 작전 이면에 숨겨진 정보작전들의 내막을 파헤칩니다. 전현직 이스라엘, 미국, 유럽 관계자 20여 명을 인터뷰한 탐사보도이면서도 워낙 내러티브가 좋아 마치 첩보소설을 읽듯 읽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이번 성과는 2006년 헤즈볼라에게 패배한 데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도 잊으면 안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