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실시된 캐나다군의 '나눅 작전' 훈련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2025.04.11 15:01
지난 25년 동안 캐나다 레인저1 상병 에마뉘엘 아담은 북극의 최전방에서 조국의 눈과 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툭토야크툭 출신의 72세 이누비알루크족인 아담은 적군 보다는 주로 기후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따뜻해요,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어요." 그가 3월 초에 실시된 군사 훈련인 '나눅 작전Operation Nanook' 중에 말했다. "이건 4월 봄 날씨에 더 가까워요."
아담에게 따뜻하다는 것은 영하 20도이다. 휴대폰 작동을 멈추게 하고 펜의 잉크를 얼릴 만큼 춥다. 밤에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진다. 거기에 바람까지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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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이 혹독한 툰드라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중국 지도자 시진핑과의 지정학적 경쟁에서 새로운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화하는 팽창주의적 발언과 기후변화로 인한 북극의 접근성 증가는 한때 접근 금지 구역이었던 이 지역을 중요한 군사적 의제로 만들고 있다.
캐나다 국방참모총장 제니 캐리냥 장군에게 이곳의 방어는 최우선 과제이다.
"북극은 변화하고 있고 이제 과거처럼 환경이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손 놓고 기대할 순 수 없어요." 그가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이 투자해야 하고, 더 나은 방어태세를 운용하고 북극에서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캐나다의 북극 방어 전략은 레인저 부대의 원주민 지식에 크게 의존한다. 반半직업군인 5000명으로 구성된 이 독특한 네트워크는 국토 면적의 40%를 차지하지만 인구는 15만 명에 불과한 광활한 지역에 퍼져 있다.
고위도 북극 지역에서는 2007년부터 미국과 유럽 국가를 포함한 동맹국들과 함께 "군사력을 투사"하기 위한 합동 군사훈련인 '나눅 작전'—'나눅'은 이누크티투트어로 북극곰을 뜻한다—이 매년 레인저 부대와 함께 실시된다.
툭토야크툭과 이누빅 사이 어딘가 눈 속에서 헬리콥터 옆에 세워둔 채, 캐리냥 대장은 이 척박한 국경에서 원주민 병사들과 몇 주 동안 함께 생활한 캐나다, 영국, 미국 특수부대 혼성 부대를 만난 자리에서 레인저의 75년간의 국가 봉사를 치하했다.
"정말 제임스 본드 같군요." 캐리냥 장군이 소총이 장착된 스노모빌을 보면서 말했다.
임시로 군 식당으로 개조된 미드나잇선 농구장에서 앤드루 멜빈 소령은 북극을 방문해본 적은 커녕 고향을 떠나본 적도 없는 젊은 캐나다 예비군과 정규군 병사 백여 명에게 작전 환경의 혹독함에 대해 훈시했다.
"제군들은 밖에 나가면 죽을 걸세." 그가 말했다. "밖에서 죽는 것을 막아줄 유일한 존재는 레인저이니, 그들의 말을 잘 듣도록."
혹독한 자연환경이 적일 수도 있지만 '나눅 작전'의 초점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북극 경쟁에 맞춰져 왔으며, 트럼프의 이 지역에 대한 관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정부가 나토 방위비 2%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질책했고,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말했으며, "경제력"을 통해 캐나다를 합병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했다. 3월 28일 JD 밴스 부통령이 "안보 점검"을 위해 그린란드의 미군 기지를 방문하면서 미국의 위협은 강조되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은 극지방 얼음이 녹으면서 더 분주한 항로가 되고 있는 북서항로에 대한 캐나다의 주권에 명시적으로 도전했다.
누나부트의 수도 이칼루이트에 잠시 경유하는 동안 마크 카니 총리는 이 항로가 캐나다의 "주권에 속하는 수역"으로 남아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월 18일 캐나다 레인저 기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일부 학자들이 북극해에서 첫 "얼음 없는 날"이 2030년 이전에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하는 가운데, 캐나다 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 스티브 헌터 소장은 기후변화에 따라 자원경쟁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위험과 더 큰 재난 가능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쪽의 잠재적 적들이 경제적 관심을 많이 보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위협이 전차가 북극권을 넘어오는 식으로 발생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을 것"이라며, 자원경쟁과 인프라 접근 확보가 이 지역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특수전부대는 지난 20년 중 많은 시간을 전 세계 사막에서 보냈기 때문에 이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다시 갖고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증가하는 위협에 직면하여, 카니 총리는 3월18일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현대화를 위한 새로운 레이더 시스템에 60억 달러(8조7000억 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카니는 또한 군대가 "더 큰 규모로 연중 내내 지속적으로" 북극에 주둔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캐나다 정부는 또한 방위력 강화를 위한 730억 달러(106조 원) 규모의 20개년 사업의 일환으로 잠수함 12척, 쇄빙선 8척, F-35 전투기 88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3월 초, 빌 블레어 국방부 장관은 이 계획의 일환으로 노스웨스트준주(NWT)의 이누빅, 옐로나이프와 누나부트의 수도 이칼루이트에 있는 캐나다 북극 군사기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누빅에서 지역 주민들이 아이스하키를 하는 것을 지켜보며, 명예 레인저 장교이기도 한 휘트니 라켄바우어 교수는 국가주권이 종종 단순히 지도 위의 선인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저는 항상 그 선들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으로 이해해 왔어요"라고 말했다.
"이 모든 압력에 직면하여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죠."
라켄바우어는 레인저가 캐나다 북극 방어의 기본이 되는 "공유된 주권"을 구현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데올로그 스티브 배넌은 주로 캐나다의 핵심 광물 때문에 북극에 대한 미국의 "반구 방어hemispheric defense"를 촉구했다.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디지털 경제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필수적인 희토류 원소와 핵심 광물은 우크라이나와 북극을 포함한 세계 다른 지역에 대한 트럼프의 관심의 중심에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10여 년 전에 이 지역이 전 세계 미발견 석유의 13%, 즉 900억 배럴과 미발견 천연가스의 30%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캐나다는 이 지역의 해상 석유 및 가스 활동에 대해 "무기한 유예" 조치를 취했지만 새로운 북극 정책에 따르면 리튬, 흑연, 니켈, 코발트, 구리와 같은 핵심 광물을 위해 이 지역을 "탐사할 의향"이 있다.
미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국 제109공수비행단 사령관인 로버트 도널드슨 미 공군 대령은 자신의 병사들은 북극 보호의 핵심인 동맹국들과의 "상호 운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비정치적" 입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누빅 공항에서 연설하면서 도널드슨은 '나눅 작전'과 같은 훈련 연습과 "캐나다와 나란히" 협력하는 것이 "만약 실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리가 협력하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북극 이니셔티브 책임자인 제니퍼 스펜스에 따르면, 캐나다와 미국이 북극에서 군사력을 투사하는 만큼 러시아와 중국도 마찬가지로 투사하고 있다.
러시아는 귀금속과 석탄 채굴뿐만 아니라 석유와 가스 채취에도 북극 지역에 크게 의존한다. 중국은 2018년에 스스로를 "근近 북극 국가"라고 칭했지만 북극 해안선이 없는 중국의 야망은 러시아와의 파트너십에 의존한다.
"(러시아와 중국 간의) '무제한 관계'는 무제한 관계와는 거리가 멀어요." 그가 말했다. "실제로 거기에는 많은 내부 역학 관계가 있어요. 복잡한 역사가 있고 사람들은 그것을 잊어서는 안 돼요."
"캐나다와 미국 인구의 대다수에게 북극은 여전히 주변적이고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지만, 러시아인들에게 북극은 경제, 문화, 역사의 필수적인 부분이죠." 그가 말했다.
이 세계적인 경쟁의 최전선이 아담에게는 그저 집같은 곳이다
"이것은 평생 제가 함께 해온 일상이에요." 그가 말했다. "이 땅을 즐기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죠."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지난 3월 북극의 해빙(海氷) 면적은 위성 관측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북극 항로 개척과 동토의 자원 개발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 '확보' 계획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러시아, 중국 같은 강대국 뿐만 아니라 그린란드(덴마크)와 캐나다 같은 '지역 세력'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캐나다의 경우,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미국과 최근 급격한 관계 악화를 겪으면서 고민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레인저 부대를 방문한 파이낸셜타임스의 3월 27일자 기사는 그런 캐나다의 고민을 잘 보여줍니다. 캐나다는 미국과 동맹이긴 하지만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로서 독자적인 군사력과 극지 작전능력을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극지가 열리면 캐나다의 전략적, 경제적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며, 강대국들은 캐나다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일 것입니다. 그만큼 캐나다는 안보 우려가 커질 것입니다. 캐나다는 어떻게 북극 지역을 지키고 또 경제적으로 활용할까요? 미국과는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할까요? 관심은 기회가 될 수도,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