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고위 관리들과 회의에 참석해 "겁박하는 강대국의 협상 요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시도가 아니라 자기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2025.03.09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5.04.11 14:46
미국과 이란이 12일에 고위급 협상을 갖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미국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에 맹폭격을 가했는데, 어쩌면 이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협상은 당근과 채찍을 함께 써야 하는데, 후티반군 폭격을 채찍으로 활용한 것일 수 있습니다. 네타냐후의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의 대이란 직접협상을 반대해왔는데,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반대를 물리치고 직접 협상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과 함께 이란과 '핵합의'를 이뤘습니다. 이란은 핵개발을 제한하고 미국 등은 이란에 대해 제재를 완화한다는 것이 합의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1기때 미국은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했습니다. 이후 이란은 핵개발을 재개하고 미-이란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역시 이란과 합의를 이루고 싶어하지만 오바마나 민주당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합의를 맺고 싶어한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트럼프는 중국이라는 주적을 견제하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 가급적 미국의 외교군사력을 소진하는 다른 일들을 정리하고 싶어합니다.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미국의 외교군사적 역량을 아껴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이란, 북한 문제 모두 남은 임기 동안 어느 정도 해결을 해놓고 떠날 생각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금년 취임하자마자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앞으로 핵문제 교섭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이란은 직접 교섭보다는 오만을 중개로 하는 간접교섭을 원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양국은 직접 교섭에 합의하게 되었고, 12일에 첫 고위급 회담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메네이는 미국에 대한 불신이 깊지만 이란의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고령이기 때문에 후계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최고지도자로 있는 동안 대미 관계를 안정적인 위치에 올려놓고 싶을 것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이란 직접 교섭 개시를 보면 북한과의 대화도 이미 추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북한 외교협의는 한반도 질서를 바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예의주시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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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복조치를 취하지 않은 나라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나라에 대해서는 기본 관세인 10%만 부과됩니다. 다만 보복조치를 취하기로 한 중국에 대해서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45%(중국 수입품에 대한 기본 관세율 20%+상호관세율 125%)의 관세를 유예 없이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를 둘러싸고 미 정부 안에서도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1호 친구'(First Buddy)로 불렸던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의 '관세 책사'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수석고문과 비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자유지상주의에 가까운 개방경제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테크 기업인으로 중국에도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고율 관세와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5일 머스크는 나바로의 하버드 경제학박사 학위를 겨냥해 "두뇌보다 에고(ego)가 크다"고 비난했고, 이에 대해 나바로는 "머스크는 자신의 사업적 이익을 위해 발언하고 있을 뿐"이라고 폄하했습니다. 또 나바로는 CNBC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자동차 제조업자가 아니라, 해외 부품에 의존하는 자동차 조립업자일 뿐"이라며 "테슬라 부품은 일본, 중국, 대만에서 온다. 그는 값싼 외국 부품을 원한다"고 조롱했습니다. 이에 머스크는 발끈하며 쇼셜미디어 X에 "나바로는 벽돌보다 멍청하다"고 비난했습니다.
내셔널리즘이 강한 MAGA 본진과 국경을 허물고 하나의 글로벌 시장을 만들고 싶어하는 실리콘밸리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전략가 중 한명인 스티브 배넌은 지난 1월 머스크에 대해 "사악한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에 쫓아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2기의 '개국공신'이라고 할 MAGA 본진과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사이에 권력투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르면 6월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6월 뉴욕의 UN에서 팔레스타인 관련 회의를 공동 주최할 예정입니다. 마크롱은 "우리는 국가승인을 향해 나아가야 하며, 앞으로 몇 달 안에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목표는 6월 중 사우디와 회의를 주최해 상호 승인 과정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에 대해 이스라엘은 반발했습니다. 현재 193개 UN회원국 중 147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승인했지만, 미국, 호주, 영국, 독일 등 서방 주요 국가들은 아직 국가승인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인 포로 2명을 붙잡아두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150명이 넘는 인원의 중국인이 참전했다고 합니다만 중국 정부는 '참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국인이 자발적 의용군으로 참전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중국 정부 차원에서 파병한 것이라면 러시아를 중국으로부터 떼어놓으려는 '역(逆)키신저' 외교전략을 구사하려는 트럼프에게 경계할 만한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북한군은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에서 전투를 벌인데 반해, 중국인 병사들은 우크라이나 땅인 도네츠크에서 전투를 벌였습니다.
일본의 이시바 정부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를 "국난"(國難)으로 규정하고 전 국민 1인당 '5만엔'(약 50만원) 지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10만엔(약 100만원)까지 올리자는 입장입니다. 한편 일본 야당에서는 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미국 관세 조치 대응으로 "소비세를 낮춰 국민 부담을 줄여주가"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