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미국 보수가 트럼프 행정부 2기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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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노바이에서 열린 오클랜드 카운티 공화당 링컨 데이 디너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3.6.2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3.07.21 12:45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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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은 각각 정치적 입장이 있어서 쉽게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제3자라고도 할 수 있는 영국 언론은 좀 더 냉정하게 미국 대선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이어 이코노미스트도 우려섞인 장문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2기'의 가능성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데, 7월 15일자 이코노미스트는 커버스토리로 트럼프 행정부 2기 준비상황을 상세히 다뤘습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1기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당선되었기 때문에 정책이나 인재풀 등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채 출범했지만, 트럼프 2기는 오랫동안 1기때 정부에 참여했던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공을 들여 정책을 준비하고 인재풀을 정비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생각을 더욱 효과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도 담겨있습니다. 미국 대선의 결과는 전 세계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특히 한국 정부의 정책 운영에도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그만큼 미국 대선은 면밀하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브룩 롤린스는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 있는 이름도 없는 낮은 건물 뒤편의 자기 책상에 앉아 있다. 레몬빛깔이 은은한 크림색 벽지, 짙은색의 목재 가구, 추종자들이 지켜보는 모습을 배경으로 법안에 서명하는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는 이 사무실은 묘하게도 백악관 사무실처럼 보인다. 단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벽에 기대어 있는 18세기 라이플총이다.


이 닮은꼴은 우연이 아니다. 여성인 롤린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백악관에서 일했고, 그의 국내정책위원회를 잠시 운영했다. 그는 백악관을 떠날 때 웨스트윙1에 있던 가구를 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날 무렵, 그는 두 번째 임기를 위한 정책의제 정리를 담당했다.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 실패한 후, 그는 이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를 설립했다.


미국우선정책연구소는 '대기중인 차기 행정부'가 구성의 컨셉이다. 172명의 구성원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장관 8명과 기타 20명의 임명직 공직자가 포함되어 있다. 롤린스는 "차기 공화당 대통령이 집권 즉시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말한다. 선거자금법 때문에 솔직히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녀가 말하는 '차기 공화당 대통령'은 트럼프를 의미한다.


미국우선정책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를 준비하는 가장 새롭게 만들어진 싱크탱크지만 가장 큰 싱크탱크는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의 "혁명"을 위한 준비 작업을 수행했다고 자부하는 헤리티지재단은 현재 자체적으로 대통령직 인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백악관 인사관리처에서 근무한 변호사 폴 댄스가 이끌고 있다. 1981년, 헤리티지가 제작한 정부 운영 매뉴얼이 레이건 정부의 첫 각료회의가 열리기 전 각료들의 의자 위에 한 부씩 놓여 있었다. 헤리티지는 이 아이디어를 업데이트해 내년 공화당 예비선거에 맞춰 350명의 보수적 전문가와 전직 행정부 관리들이 정부 운영 계획을 작성하는 작업을 조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의제를 비판한 사람들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댄스와 그의 동료들은 각 부처의 정책 초안을 작성하는 것 외에도 차기 공화당 행정부에서 일할 잠재적 인재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노력을 '보수의 링크드인2'이라고 표현하고 싶어한다. 행정부를 완전히 구성하려면 대략 4000명의 임명직 후보가 필요하며, 이 중 1200명은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헤리티지와 그 동맹 싱크탱크들은 지금 그 자리를 채울 사람들을 검증하고 있다.

모욕한 자들은 아웃

결격 사유는 무엇인가?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싸운 적이 있거나 실제로 각종 이슈에서 반대편에 섰던 경우"라고 댄스는 말한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게시물과 SNS, 긴 시간에 걸쳐 보여준 정치적 지지의 향방은 사람들에게 꽤 좋은 그림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1년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거나 그 후 며칠 사이에 탄핵을 지지했다면 인재 목록에서 제외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만약 다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잘 준비된 계획과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추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와는 매우 달라질 것이다. "아무도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을 관리하고 대통령 임기 초기 영향력이 있었던 스티브 배넌은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을 해고했지만, 이후 그가 이끌던 비영리 단체의 자금 오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배넌을 사면함으로써 배넌의 재판을 중단시켰다.)


배넌은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했던 인원구성 문제의 예로 국가안보회의(NSC)를 언급한다. 그는 필요한 정치적 임명직의 절반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기업의 PR담당이자 종말론적 정치 평론가인 마이클 안톤 같은 인물과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독재자에 대한 호의와 미국 동맹국에 대한 적대감에 불만을 드러낸 베테랑 외교정책 전문가들이 기묘하게 섞여 있었다.


국가안보회의에 대한 비판은 다른 기관들에도 적용된다. 배넌은 "제2기 정부 상륙작전에 3, 4000명 정도는 필요합니다"고 말한다. 댄스도 동의한다. "할리우드에서는 '이것이 저것을 만나고 저것이 다른 것을 만난다'고 표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맨해튼 프로젝트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만나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디데이를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침략군의 초기 목표는 정부관리들을 장악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첫 임기 동안 얻은 한 가지 교훈은 그 어떤 정책도 관료들을 장악하는 일보다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관료를 장악하지 않고는 어떤 정책도 실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특공대는 수많은 규제를 만들어내고 해석하는 300개 이상의 연방 기관으로 구성된 '행정국가'를 "해체"할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좀 더 철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방정부의 역할이 전쟁을 치르고 우편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의 기본적인 국가 기능에서 오늘날과 같은 리바이어던으로 성장함에 따라 선출되지 않은 관료들이 의회에 속해야 할 권한까지 맡게 되었다는 것이다. 트위터식으로 표현하자면, 트럼프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그를 방해하고 퇴임 후에도 그를 핍박해온 '딥스테이트3' 진보주의자들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트럼프의 특공대는 관료 집단으로부터 권력을 되찾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 '행정국가' 없이 국가가 어떻게 기능할지 상상하기 어렵다. 의회는 예산안을 제때 통과시키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책임을 다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회가 금융시장 규제기관 역할을 할 수 있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게 요점일 수 있다. MAGA(Make American Great Again) 운동은 자유방임주의 계열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연방정부가 지금보다 훨씬 적은 일을 하기를 원한다.


(턴베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턴베리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턴베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턴베리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 정부의 임명직을 노리는 사람들은 2020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령하고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 후 철회한 행정명령, 약칭 '스케줄 F'를 꺼내들어 관료들을 제압할 계획이다. 이는 그 규모에 상관없이 연방 관료 조직이 아무도 못 건드릴 정도로 막강한 권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관점을 반영한다. 미국 건국 첫 100년 동안 공무원은 엽관제(獵官制)로 알려진 개인적 인맥과 호의에 기반한 알고리즘에 따라 집권자가 일자리에 임명했다. 그러던 중 1881년 어느 광기어린 공직 희망자가 대통령을 암살하면서 펜들턴 법4이 통과되었고, 이 법은 정권이 바뀌어도 자리를 지키는 전문관료 계급을 탄생시켰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행정부 규모를 키우던 1940년대 이후 연방 관료들을 해고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졌다고 미국우선정책연구소는 불만스러워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많은 임명직들은 소수의 공무원들이 보호받는 지위를 이용해 대통령의 의사를 방해하거나 훼손했다고 믿는다. 트럼프 백악관의 정책 보좌관으로 현재 미국우선정책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제임스 셔크는 여러 정부 부처의 법률가들이 아시아계 미국인을 차별했다는 이유로 예일대학교를 상대로 한 소송과 간호사의 낙태 시술을 막으려는 소송 등 두 건의 소송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왔던 것을 언급했다. 스케줄 F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직 관리들에게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는 공무원들을 마음대로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관리예산처를 운영했던 러셀 보트는 "스케줄 F는 이제 공화당의 교리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공화당원으로서 공직에 선출되었으면 그것을 반드시 추진해야 합니다." 시행하는 것도 간단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래의 행정명령을 다시 발동하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이 아이디어에는 소수의 말 안 듣는 공무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합리적인 버전과 스케줄 F는 트럼프 대통령의 워싱턴 관료들에 대한 정의로운 숙청 도구가 된다는 선거용 버전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만 옆에 두기

충성스러운 사람들만 임명하고 관료들을 위축시키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제약을 없애고 그의 의사가 더 많이 실현되도록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자들은 트럼프 주변 사람들이 모두 진정한 트럼프 추종자는 아니라는 생각을 위안으로 삼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위험해 보이는 구상들을 멈춰 세우려 했다. 뉴욕타임스는 행정부 내부에 저항세력이 있고 이들이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고 있다고 주장한 어느 임명직 관리의 익명 기고문을 실었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에는 트럼프 반대파들이 "개중에 어른스러운 사람"이라고 부르는 관리들이 안보이게 될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료 조직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면 어떤 정책을 추진할까? 미국우선정책연구소, 헤리티지 등에서 작성 중인 부처별 계획이 어느 정도 지침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멕시코와의 국경을 따라 장벽을 완공하고 모든 연방 공무원에게 "자신이 인정한" 성별이 아닌 사람들의 '생물학적' 성별만을 고려하도록 지시하는 등 문화 전쟁에서 예상 가능한 몇 가지 공격이 포함된다. 그러나 예상되는 정책 의제 중에는 범위가 더 광범위하고 과거 공화당의 정통 노선에서 이탈하는 것도 일부 있다.


그러한 분야 중 하나가 경제다. 뉴라이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해온 산업정책에 열광하고 있다. "오하이오 주에서는 월스트리트저널 편집부가 자유시장경제를 이유로 반도체 법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 공화당)이 최근 싱크탱크인 어메리칸컴퍼스의 한 모임에서 반도체 공장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언급하며 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더 나아가는 경우도 있다. 트럼프 지지파인 밴스 의원은 해외로 일자리를 이전하는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정책을 둘러싼 정당간의 의견 차이는 더 이상 산업정책 존폐 여부가 아니라 다양성 요구와 환경 목표를 정책 안에 몰래 집어넣는 민주당의 버릇에 관한 것이다.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더 노동계급에 가까운 정당이 되면서 밴스 같은 사람들은 '친(親) 노동'과 '반(反) 노조지도부'를 종합해 공화당의 새로운 입장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해 왔다. "워우키즘 헛소리"를 뺀 산업 보조금을 옹호하는 그의 주장은 아마도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 방식보다 더 인기가 있을 것이다.


적극적인 국가에 대한 이러한 지지는 빈곤을 줄이려는 선의의 노력이 대개 역효과를 내더라는 믿음, 그리고 세금을 낮춰야 한다는 전통적인 공화당 프로그램과 함께 공존한다. 미국우선정책연구소의 정책문건은 2017년의 '세금감면 및 일자리 법'에 따른 세금 감면(일부는 2025년에 만료될 예정)을 영구화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국우선정책연구소의 정책 전문가들은 또한 메디케이드(빈곤층을 위한 건강보험) 및 기타 정부 혜택에 근로 요건을 붙이는 것을 옹호한다. 메디케이드에 근로요건을 도입한 유일한 주인 아칸소에서는 메디케이드 가입자 중 4분의 1이 건강보험을 잃었는데도 그렇다고 고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개혁들이 최소한 비용 절감 효과가 조금 있을 수는 있지만 연방 재정적자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고비용의 산업정책, 세금인하, 복지혜택의 소폭 감소, 즉 재정수입은 줄이고 재정지출은 늘리는 것이 정부 예산의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정부 부채를 줄이거나 2030년대 초에 고갈될 것으로 보이는 메디케어(장애인 및 노인에 일부 보조해주는 의료 보험)와 사회보장(즉, 주 연금)을 위한 기금을 다시 채우는 것은 더더욱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정부의 수입과 지출 사이의 증가하는 격차를 메우기 위해 계속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연준의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면 투자자들은 불안해할 수 있다. 일부 트럼프주의자들은 선출되지 않은 관리들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넘겨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연준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아직 소수 견해이지만 향후 입지가 강해질 수도 있다고 보트는 인정한다. "그 토론이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열린다면 그가 당신을 집무실에서 쫓아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마이애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 법원 출석을 마치고 인근 레스토랑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불법 기밀 반출 등의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출석했다. 2023.06.14.

[마이애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 법원 출석을 마치고 인근 레스토랑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불법 기밀 반출 등의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출석했다. 2023.06.14.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는 환경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 과거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시행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많은 정책들을 뒤집었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감소했다. 투자자들은 정부 정책이 곧 친환경 기준으로 되돌아갈 것이고 석탄 화력 발전소의 수명이 수십 년에 달하기 때문에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행정부의 애정만으로는 새로운 발전소를 건설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점에서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때와 달리 더 체계적이고 더 잘 조직된 모습으로 치고 나올 것이다.

확정된 것은 없다

미국우선정책연구소의 정책보고서는 "화석연료에 대한 전쟁"을 끝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전쟁"이 없다면 경제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근거도 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우선정책연구소는 10년 뒤의 미국 GDP가 오바마 행정부의 배출량 감축 목표만 없다면 6%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이 주장은 실용적 측면과 도덕적 측면 모두에서 제시된다. 사우디 석유가 채굴되는 동안 왜 미국산 석유는 땅속에 남아 있어야 할까?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번영을 가져다줄 수 있는 연료의 사용이 왜 제한되어야 할까? 사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많은 석유 시추 허가를 내줬고, 미국이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고,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것이 국익에도 부합한다.


미국우선주의자들은 석유, 가스, 석탄을 좋아하고 이 화석원료들이 고졸 출신들에게 가져다는 주는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고 남성적인 일자리를 좋아한다. 이들은 또한 '녹색전환' 정책을 보통 사람들의 에너지 비용을 높이기만 할 뿐인 불필요한 정부 간섭이라면서 반대한다. 헤리티지를 운영하는 케빈 로버츠와 미국우선정책연구소를 설립한 롤린스는 과거에 풍력 발전소와 태양광 발전소에 반대하는 싱크탱크인 텍사스공공정책재단(TPPF)의 고위 인사였다.


현재 텍사스 전력의 4분의 1 이상이 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데, 텍사스공공정책재단은 이로 인해 텍사스 전력망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전파하는 데 일조했다. 재생에너지 투자자들은 텍사스의 전력 규제 당국이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적대적이라고 말한다. 한편 텍사스공공정책재단은 뉴욕, 로드 아일랜드, 매사추세츠 등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재생에너지와 싸우고 있으며, 어민들을 대신해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 단지에 대한 소송을 시작했다. 연방 환경보호청과 법무부가 이러한 사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운영된다면 재생에너지 투자자들은 석탄발전소 소유주와 같은 종류의 정치적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될 경우 큰 격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세 번째 분야는 외교 정책이다. 미국우선주의자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견 차이가 심하다. 미국우선정책연구소의 정책문건에서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배넌은 "나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신경 쓰지 않습니다. 내가 신경 쓰는 것은 미국의 남쪽 국경 침범입니다"라고 말한다. 보이트는 좀 더 전문가적으로 같은 주장을 펼친다: "우크라이나는 우리 납세자들의 보조금을 받아 싸우고 있으면서 우리가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했을 전략적 계산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분쟁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물론 그는 그렇게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다른 동맹국들은 미국이 18개월 뒤에 더 이상 그들과 함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중국에 대한 정책은 덜 논쟁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 어떤 전임자보다 중국에 대해 더 대립적이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도 선동적인 수사가 덜하고 좀 더 신중한 정책을 펼쳤지만 정책 기조는 같았다. 터프츠대학의 댄 드레즈너는 "중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차이점은 바이든 행정부가 유능하다는 점뿐입니다"라고 말한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수출 규제를 완화하기보다는 바이든 팀이 해온 일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2025년에 대한 헤리티지의 계획에 따르면, 틱톡과 공자학원에 대한 즉각적인 금지가 예견된다. 또, 미국 연기금은 "문제가 있는" 중국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부는 민감한 부문에 대한 대중(對中) 투자와 중국의 대미 투자를 막기 위해 "징벌적 정책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매우 중요하다고 간주되는 부문에 대한 대규모 대중 투자를 고려하는 미국 기업은 투자하기 전에 거래 상대방과 예상 자금 사용처에 대한 정보를 미국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데, "거부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제출해야 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사용을 승인할지 여부는 말하기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던 일부 사람들은 중국에 대한 강경 정책을 채택하려고 할 때마다 미국 대기업의 경영자들이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이러한 조치가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물러났다고 지적한다. 두 번째 임기에도 같은 역학 관계가 적용될 수 있다. 존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안보 보좌관 시절을 회고하면서 전임 대통령이 대만의 안보에 그다지 관심이 있지 않았다고 말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가 바이든보다 "더 강경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예상밖의 대우를 받게 될 수 있다. 그는 보좌진에게 나토를 탈퇴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정책에서 구 공화당 정통 노선에 더 가까운 미국우선정책연구소 조차도 GDP의 2% 이상을 국방에 지출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군사 지원을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일본과 나토 회원국 대다수가 이 2% 기준에 못 미친다. 현재의 미국 우선주의 운동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미국 우선주의 운동처럼 진정한 고립주의자들도 일부 포함하고 있지만, 국방부 출신으로 강경한 외교정책을 신봉하는 엘브리지 콜비 같은 영향력 있는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미국이 유럽과 중동에 대한 방위 약속을 철회하고 태평양에 집중해야 할 정도로 중국이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위한 계획이 아무리 잘 짜여 있더라도, 그리고 그 계획을 실행할 사람들을 아무리 철저하게 검증하더라도, 결국엔 트럼프가 결정할 테니 그 계획이 얼마나 체계적일 수 있는지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2017-2021년 버전(트럼프 행정부 1기)보다는 훨씬 더 강력할 것이다. 후보자 자신은 자신을 위해 계획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공공 정책의 세부 사항에 흥분한 적이 없다. 이 운동에 참여한 전문가들에게는 기회가 된다.


"이코노미스트는 포퓰리스트들이 국가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죠?" 보트가 묻는다. "우리는 그런 관점에 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종의 포퓰리즘인 미국 우선주의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국가운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체계적으로 보려 합니다. 거기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우리는 정부의 내부작동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내년 대선의 승자는 18개월 후에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뉴라이트 진영의 기관들은 트럼프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1843년 창간돼 국제정세와 정치, 경제, 사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간지. 정통 자유주의 성향의 논평, 분석이 두드러지며 기사에 기자의 이름(바이라인)을 넣지 않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PADO가 가장 탐독하는 매거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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