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8 12:36
전쟁은 이른 새벽, 중국판 '충격과 공포1' 작전에 해당하는 대규모 폭격과 함께 시작되었다. 중국의 항공기와 로켓들이 대만 해군과 공군을 파괴하는 동안, 인민해방군 육군과 해군이 100마일에 달하는 대만 해협을 가로질러 대규모 상륙 공격을 감행했다. 중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 공약2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므로, 인도-태평양 방면의 미군과 동맹군 공군 기지와 함정도 선제공격했다. 미국은 보다 정교한 잠수함과 B-21, B-2 스텔스 폭격기들을 중국의 방공구역 내로 침투시켜 한동안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지만, 미국은 며칠 만에 주요 무장을 소진하고 네트워크 접근도 차단당했다. 미국과 그 주요 동맹국인 일본은 수천 명의 병력과 수십 척의 함정, 수백 대의 항공기를 잃었다. 대만의 경제는 황폐화되었다. 중국의 포위망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의 재건 작업은 훨씬 더 느려졌다. 중국에 비해 매우 위축된 미국의 산업기반을 감안하면 함정을 교체하는 데에만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중국은 우리를 압도했고, 우리가 행동하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전 합참 부의장 존 하이튼 장군이 사후보고서에서 한 말이다.
위와 같은 워게임3 시나리오는 지난 몇 년 동안 수십 종이 작성되었으며, 그 가운데 가장 최근에 작성된 것은 지난 4월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4의 워게임이다. 이런 워게임의 최종 결론이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은 어떤 워게임에서는 다른 워게임보다 더 양호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치러야 할 대가는 일관적이었다. 모든 워게임에서 미국은 며칠 만에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전부 소모했고, 상당수의 항공기가 지상에서 파괴당했다. 그리고 미국은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인이 흔히 기대하게 된 것처럼 3만 피트 상공에서 버튼을 누르며 벌이는 추상적인 전쟁 대신, 끔찍할 정도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겪어야 했다.
이는 미중 전쟁이 핵전쟁으로 비화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다.
[PADO '언더그라운드 엠파이어' 북콘서트가 11월 30일(토) 광화문에서 열립니다! (안내)]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의 워게임에서 중국 지도부의 역할을 담당했던 CNAS5(신미국안보센터)의 워게임 연구실 책임자인 베카 바세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모든 워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전방위적인 대규모 손실이었습니다. 그런 손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파괴적입니다. 이런 워게임의 요점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방면에 조치를 취해서 미래에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크게 뒤떨어져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울리는 경종이며, 지금이 우리의 분기점입니다."
이 문제는 최근 몇 년 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장기전으로 이어지며 미국의 무장 비축량을 소진시키고, 중국이 군비 지출과 대만에 대한 공격적 발언을 크게 늘리면서 더욱 부각되었다. 지난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게 제공할 안보 지원금으로 거의 500억달러의 국방예산을 돌렸는데, 이 조치는 중국에 대한 억제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많은 국방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막지 못한 것과, 이로 인해 미국 방위산업에 가해진 부담이 미국의 대만 방면 대응력에 대한 경고음과도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양당의 비평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방면의 재앙을 막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대응, 즉 중국에게 대만을 공격한다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신무기를 제때 비축하고 억제력을 강화하는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오바마 정권의 국방부 관리이자 CSIS6(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실시한 워게임의 보고서를 작성한 세스 존스 CSIS 수석 부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펜타곤의 최고위층들은 당면한 과제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행동보다 말이 앞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냉전 이후 미국의 제조업 기반이 극도로 축소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신속한 대응은 불가능할 것이다. 워싱턴은 필요한 탄약, 항공기, 함정들에 필요한 많은 부품이 중국을 포함한 외국에서 제조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식했다. 고체 로켓 모터, 포탄 가공, 공작기계, 신관, 작약, 폭발물의 전구체 부품 등이 대부분 중국과 인도에서 제조되고 있다. 숙련된 노동력은 그 이상으로 부족하며 이를 다시 확보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전미방위산업협회7(NDIA)의 데이비드 노퀴스트 회장은 미국이 방위산업 노동자를 1985년의 3분의1 수준으로 감축했고, 그 규모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약 1만7000개의 기업이 방위산업에서 철수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민간 기업들은 국방부의 복잡한 규칙과 제약을 경계하고 있다.
상관을 대신해 공식적으로 발언할 수 없어 익명을 요청한 상원의 민주당 국방전문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불행하게도 더 깊이 파고들수록 더 많은 문제가 보입니다. 이 문제들은 주로 냉전 이후에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입니다. 걸프전쟁을 치른 뒤로 우리는 스마트 무기에 너무 많이 기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비축된 무장이 필요하지 않았고, 예비 부품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 처한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장의 비축량을 줄여 왔습니다." 올해 초에 있었던 군사 컨퍼런스에서 해군 정보국장 마이크 스터데만 제독(중장)은 이 문제를 '중국맹'이라 지칭하며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을 앞두고도 수많은 요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이라고 말했다.
2024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8(NDAA)을 포함한 일련의 대응은 바이든 행정부의 예산과 부채 상한에 대한 협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지연되었다. 상원 군사위원회의 민주당 위원장인 잭 리드 상원의원도 미국의 방위산업 기반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예산과 부채 문제 협상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 때문에 그 계획을 연기했다.
[PADO 트럼프 특집: '미리보는 트럼프 2.0 시대']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의장인 마이크 갤러거(공화당, 위스콘신) 의원은 미국의 대 중국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량의 미사일과 다른 하이테크 무장들을 제조하고 동아시아로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합동공대지미사일9(JASSM), 장사정대함미사일10(LRASM), 하푼 대함 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기타 다른 무장들이라고 주장했다.
갤러거 의원은 5월 초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문제는 국방장관 차원에서 최우선 과제로 지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청문회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대만 방어에 대해 질문했을 때, 오스틴 장관이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저는 오스틴 장관에게 '장관이 생각하는 우선순위는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는데 그는 준비태세에 대한 전문용어들만 늘어놓았습니다." 갤러거 의원은 국방부가 록히드마틴과 같은 주요 미사일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다년 계약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논평을 거부했지만 5월 3일 외교협회(CFR) 토론회에서 윌리엄 라플란트 국방차관은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플란트 차관은 나토(NATO) 회의에 참석한 직후, "우리의 산업 기반은 전환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사일이나 다른 무장들을 다년 계약으로 조달하는 국방 예산안을 최초로 제안했다. 이는 현재 항공기와 함정들을 계약하는 데 사용되는 방식이다. 라플란트 차관은 행정부가 일부 대형 무기체계들을 전례 없을 정도로 신속하게 해외 동맹국에 전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최근 나토 회원국이 된 핀란드는 2020년 2월에 65대의 F-35 전투기 구매 승인을 얻었으며 내년에 항공기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미국 정보·국방계통의 일부 관료들은 중국이 미국의 전비태세가 가진 결함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어서 앞으로 수년 내에 대만을 공격하거나 봉쇄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올해 초, CIA 국장인 빌 번즈는 미국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하도록 명령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번즈의 주장에 의하면 시진핑 주석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매우 저조한 성과"에 대해 "놀라고 불안해"했음에도 그렇게 명령했다.
지난 4월, 중국군은 대만 주변에서 3일에 걸쳐 도서봉쇄를 포함한 전투훈련을 마치고, 성명을 통해 "언제든 대만 독립과 외국의 간섭 시도를 단호히 격파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공언했다. 이 조치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제공 공약과, 미국에서 개최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간의 외교적으로 아슬아슬한 회담 이후 나온 것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여러 대의 중국 전투기들이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국 군용기들을 위협했다. 그러나 대만 문제를 둘러싼 대립을 제외하면, 시진핑 주석과 다른 중국 고위 관리들은 미국을 상대로 한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시진핑 주석이 지난 11월 발리에서 개최된 양자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했듯이, 두 강대국의 관계는 "한쪽이 다른 한쪽의 피해로 번영하는 제로섬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새로운 PADO 기사가 올라올 때마다 카톡으로 알려드립니다 (무료)]
지금까지 중국의 행동은 그들의 발언보다 더 강경한 것 같다. 라플란트 국방차관은 중국 정부가 조만간 대만에 대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매우 타당한 우려"라고 인정했다. "그것은 모두가 품고 있는 의혹입니다." 라플란트 차관은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전쟁 당시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11(DPA)을 급히 발동해 미국 내의 극초음속 미사일 산업을 재가동하고 확장한 데12는 이런 긴박감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극초음속 무기체계는 중국의 약진을 이루는 핵심 부문13이고, 미국의 관료들은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사용해 미국의 함정과 기지들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밀어내려 하는 것을 우려해 왔다.
그러나 많은 비평가들은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수석 보좌관이자 지난 몇 년 동안 중국과 러시아의 군비증강에 대해 경고하던 '광야의 외로운 목소리'였던 크리스천 브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당장 국방예산에 연간 1조달러를 투입할 수 있다 해도, 앞으로 5년 동안 재래식 군사전력을 유의미하게 증강하지 못할 것입니다. 재래식 무기들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기를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중국을 비롯한 미국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다른 나라들이 다양한 부품을 제작하고 공급한다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평화로운 국제체계 하에서 우호적인 '이해관계자'로 만드는 것에 대한 양대 정당의 망상과, 미국이 중국과 그 밖의 나라의 값싼 해외 노동력에 넘겨 온 조선, 항공기 부품, 회로기판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예를 들어, 미국의 신형 F-35 전투기는 거의 독점적으로 중국에서 제조되는 합금을 사용하는 자석 부품을 사용한다. 중국은 미사일과 군수품 제조에 필수적인 공작기계와 희토류 금속은 물론,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과 코발트, 반도체에 사용할 알루미늄과 티타늄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포브스의 지난 3월 보도에 의하면 중국은 폭발물 생산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루었지만, 미국은 군용 폭발물 대부분을 여전히 테네시주의 낡은 육군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다.
브로스 전 보좌관은 이렇게 설명했다. "중국이 산업화를 하는 동안 우리는 산업을 해체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세계 조선업의 45~50%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점유율은 1%도 되지 않습니다. 이런 지표를 감안한다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전통적인 건함(建艦)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겠습니까?"
"핵심은 이 모든 문제가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됐다는 겁니다. 지난 몇 년새에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놀라게 한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너무 산만해졌다'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바이든 행정부에 묻기는 어렵다. 미국은 냉전 이후 수십 년 동안 국방분야에서 잠에 빠졌으며 여전히 완전히 깨어나지 못했다. 1990년대는 재래전의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미국 승리주의'의 시대였다. 1989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말에는 소련이 붕괴되었다. 대부분의 관료들은 '평화 배당금'을 기대했다.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는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미국의 경제적 조언을 구했고, 러시아는 넌-루거 프로그램14에 따라 핵무기 해체에 협력했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 주도의 국제체제에서 최소한 몇 가지 규칙을 준수하기를 기대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15시켰다. 이 정책은 양대 정당 모두의 지지를 받았다.
이 모든 것은 1993년 가을의 어느 날 저녁, 당시 국방부 부장관인 윌리엄 페리가 10여 명의 미국 방위산업체 대표들을 국방부로 모았을 때 분명해졌다. 페리 부장관은 그들에게 근사한 저녁식사를 대접한 뒤에 속을 뒤집는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냉전이라는 호시절은 끝났다. 군산복합체는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국방예산은 계속 급격히 줄어들 것이고, 많은 기업들이 곧 파산할 것이다. 페리는 그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그 상황을 그저 지켜볼 것이고. 방위산업체들은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겁니다." 차후 페리가 회고했듯이, 그 회의는 미래의 적수가 될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의존, 그리고 합병 및 퇴출을 포함한 일련의 조정과정을 촉발했다.
'최후의 만찬'으로 알려진 1993년의 만찬은 향후 30년의 방향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사고방식의 전환을 의미했다. 이후 9.11 테러까지의 기간은 국방예산의 지속적 감소와 방위산업에서 갑자기 이탈하는 기업들, 그리고 명확한 전략적 위협이 없는 평온한 미래를 마주하게 되었다는 안일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빌 클린턴 대통령의 국방장관이 된 윌리엄 페리조차 몇 년이 지난 뒤에는 미국의 냉전기 방어체계 해체가 과도했다고 인정했다. 이후 미국의 방위산업계는 전직 국방부 획득담당 차관보 폴 카민스키가 '과도한 수직적 통합'이라 부르는 현상을 겪게 되었다. 대규모 무기체계부터 비행 제어에 사용되는 프로세서나 센서와 같은 주요 구성요소 전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가 하나 혹은 두 개의 독점 공급업체 아래로 통합되었다.
걸프전과 1991년 '스마트 폭탄 시대' 도래 이후, 미국 국방부가 항공전력으로 적들을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안일한 기조가 확산되었다. 냉전 시대의 수출 제한이 계속해서 국방 기술의 대외국 공유를 방해하고 있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는 모두 방위산업의 세계화를 추진했다. 조지메이슨대학 머케이터스센터에 따르면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은 1990년 5.2%에서 2000년 3.0%로 감소했다.
오늘날의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라는 이중의 전략적 위협이라는 현실에 눈을 뜨게 되면서, 국방부는 잠수함부터 항공기, 지대공 미사일까지 전반적인 재무장을 추진하기 위해 허둥대고 있다. 국방부의 예산이 다른 모든 연방 기관의 '재량 지출' 합산보다 많고, 90년대 후반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많은 8850억달러의 예산을 운용 중임을 감안하면, 국방부의 다급한 태도는 다소 놀라워 보인다. 퀸시연구소16의 군사 예산 전문가인 윌리엄 하퉁 선임연구원은 8860억달러에 달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2024년 국방예산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국방예산은 한국 전쟁이나 베트남 전쟁의 절정기, 혹은 냉전의 정점보다도 훨씬 많은, 2차 세계대전 이래 절대적 규모 면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국방예산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국방예산은 중국의 약 3배이며, 중국을 포함해 미국 이하의 국방예산 지출국가 10개국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이 10개국의 대부분은 미국의 동맹국들입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예산의 상당 부분은 20년에 걸쳐 진행된 '테러와의 전쟁'의 결과물이다. 브라운 대학의 전쟁 비용 연구에 따르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침공과 점령, 반군 진압, 대테러 활동 등을 위해 펜타곤은 9·11 이후 거의 14조달러를 지출했다. 여기에 9/11 테러 이후 참전 용사들을 돌보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까지 더해졌다. (2023년 GDP 대비 국방비는 여전히 3%를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이는 주로 경제 규모의 급속한 성장이 반영된 결과다.)
예비역 공군 중장 데이비드 뎁튤라17는 이렇게 평가했다. "9.11 테러 이후 20년은 대혼란의 시대였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가 가하는 실질적 위협에 대해 지나치게 산만해졌습니다."
전쟁 비용 추정치 작성을 도운 하퉁 선임연구원은 국방부가 지난 10년 동안 일련의 전쟁을 마무리하면서 무기 현대화에 지출할 충분한 예산을 보유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 과장되었다고 주장한다. 하퉁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의 직접적 비용은 아마도 14조달러의 4분의1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비효율과 낭비였다. 많은 예산이 펜타곤에서 폐기하려 했지만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나 주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유지를 강요한 구식 무기체계들을 연명시키는 데 소모되었다. 하퉁 선임연구원과 다른 국방부 비평가들은 록히드마틴, 보잉, 제네럴다이내믹스, 레이시온, 노스롭그루먼의 5대 메이저 방위산업체가 자사주 매입과 임원들에게 과도한 급료를 지불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낭비했다고 말한다.
바세르 CNAS 연구원은 국회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사항에 대해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며, 현재 국방부가 방위산업계에 '수요가 계속 있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문제는 최근 미국 의회에서 매우 드물게 양당이 합의를 이룬 분야이기 때문에, 문제는 양당의 당파적 대립이 아니라 의회와 국방부 간의 소통방식에 있다고 봐야합니다."
국방분석가인 매킨지 이글런은 의회 내부의 분쟁으로 인해 무장 현대화 법안이 지연되면서, 현대 기술로도 업그레이드할 수 없고 어떤 전투에서도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운 낡은 차대, 선체, 항공기들이 군에 남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글런이 언급한 대상에는 아이젠하워 시절에 개발된 B-52 폭격기나 미니트맨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 '끔찍한 20년'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예산 전용으로 더욱 악화되었다.
이글런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정부의 방침에 대응해 왔고, 이제 완전히 평시의 산업체계로 전환해 있는 방위산업에 급하게 적용할 미봉책은 남지 않았습니다. '자유의 대장간'이나 '민주주의의 무기고'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침공은 새로운 산업전쟁의 서막과도 같았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만 발 이상의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을 제공하면서 스스로를 억누르던 정책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무장들 가운데 대다수는 중국을 상대할 때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원 국방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2차대전 이래로 이만한 속도로 탄약을 소모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린 지난 20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방공망에 대한 걱정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눈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주요 목표는 전쟁이 아니라 중국이 전쟁을 시작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문제의 규모를 완전히 파악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미국기업연구소18(AEI)의 방위산업 기반 전문가인 빌 그린월트는 "그들은 이런 문제를 다루기를 원치 않는 상태로 집권했다."고 주장했다. 그린월트에 의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 의미에서 현실에게 습격당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측 상원 전문가도 이렇게 증언했다. "당연히 있어야 할 긴박감이 부족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이 문제를 생사가 걸린 위협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양치기 소년처럼 취급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전략적 위협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한다. 중국 경제는 기록적인 저성장을 겪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서 제작할 수 없는 고급 컴퓨터 칩의 획득을 막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절망적인 수렁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미 행정부는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부 핵심 영역에서 신속하게 행동했다고 주장한다. 태평양의 동맹국들과는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간의 오커스(AUKUS) 협정에 따라 2027년부터 4척의 미국 소속 버지니아급 공격원자력잠수함과 1척의 영국 소속 아스튜트급 공격원자력잠수함을 배치하기로 했다. 필리핀의 여러 기지에 대한 접근 권한도 확보했다. 그리고 정부는 국내 반도체 제조에 527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국방 관련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장차전의 첫 전투'라 명명된 워게임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CSIS의 마크 칸시안 선임 고문은 2024 회계연도까지 제안된 국방예산으로는 격차를 벌리기에 충분치 않겠지만, 2027년까지 계획된 국방5개년계획19(FYDP)에 따라 군수품 생산이 증가한다면 응급처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의 현대화 계획을 관리하는 캐슬린 힉스 국방 부장관도 대만에 대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국방5개년계획을 가속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 이후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역사상 처음으로 방위산업체 합병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022년 FTC는 엔진 제조업체인 로켓다인을 44억달러에 인수하려는 록히드마틴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합병 시도는 여전히 정부의 노력을 앞지르고 있으며, 특히 규모가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업체를 유명 계약업체가 인수하는 경우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기관 간의 협력은 거의, 혹은 전혀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3월이 되어서야 산업정책 담당 국방 차관보에 로라 테일러-케일을 임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20 등 소수의 주요 계약자들이 낡은 계약방식에 따라 다년 계약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기획과 개발, 제조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그들은 무장 비축을 줄이기 위해 냉전 이후 제정된 또 다른 효율화 조치인 보유 용량 규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직 공군 파일럿이자 미첼 항공우주연구소21의 선임연구원인 헤더 페니는 계약방식의 문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가 3년 내에 대만을 방어해야 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면 이미 2년이 늦은 것입니다. 플랫폼을 갖추기 위한 예산 책정에 2년, 공급 준비에 1년, 모든 것을 통합하는 데 3년이 걸리며, 숙련된 전투기 파일럿을 양성하는 데 약 5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항상 자신을 태평양의 강대국으로 여겨 왔지만, 대만은 말 그대로 중국의 뒷마당에 있으며, 중국은 대만의 소유권을 사활적 국익으로 간주하고 있다. 바세르 CNAS 연구원은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미국이 원정경기를 치르는 입장이라면 중국은 그 지역에서 홈 경기를 치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부담이 훨씬 크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중국 측은 소모전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련이 되었다'
정치가나 장군들은 항상 지난 전쟁의 교훈을 잊거나 오해한다.
미국인들은 항상 자신들의 국가를 '민주주의의 무기고'라 여겨 왔으며, 역사가들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군대가 단 몇 년 만에 급격히 증강된 사례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 독일과 일본이라는 강력한 두 적수를 동시에 물리친 적이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한 국가가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같은 일을 해내는 것이 왜 그다지도 어려운가?
하지만 평시 체제에서 전시 체제로 전환하는 데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30년대, 특히 일본이 아시아를 황폐화시키던 시기에 조지아 출신의 칼 빈슨과 같은 선견지명이 있는 의원들이 해군 증강을 위한 법안을 미리 추진했고, 그 결과 해군이 강화되었다. 1942년 당시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은 전쟁이 발발한 이후 연합군의 모든 노력이 '미국의 거대한 조선업'에 달려있었다고 말했다. 대공황에서 벗어난 후에도 미국의 제조업 기반은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부터 소규모 공구 제조업체까지 전반적으로 탄탄했다.
헤더 페니 선임연구원에 의하면 현대의 미국에게는 그런 능력이 부족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와 달리, 현재의 미국에는 더 이상 전시 생산체계를 가동하고 지원할 숙련된 제조기반이 없습니다."
또 다른 걸림돌은 냉전 후기의 사고방식이 여전히 펜타곤의 무기조달정책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PPBE22 시스템이 여전히 계약 과정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반세기 전인 냉전 시절에 훨씬 느리게 진행되는 국방력 강화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설계되었고 꽉 막힌 관료주의로 뒤덮인 상태다.
AEI의 방위산업 담당자인 그린월트는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당시 우리는 소련의 5개년 계획 시스템과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우리는 이 프로세스를 채택했을 때 소련이 된 셈입니다."
2021년, 구글의 전 CEO인 에릭 슈미트는 PPBE 시스템을 이렇게 평가했다. "신기술에 대한 죽음의 계곡을 만들고… AI와 같은 새로운 개념과 기술의 프로토타입, 개념과 실험 작업에 필요한 유연한 투자를 방해하는 낡은 산업 시대의 예산 프로세스입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회장도 PPBE 프로세스에 대해 '지나간 시대의 유물 중 하나'라 단언했다. PPBE 프로세스의 대표적 희생양으로 미국 국방부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인 JEDI의 구축 시도가 꼽힌다. JEDI는 계약 조달 과정의 장기간 일정 지연으로 무산되어버렸다.
현재 14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PPBE 개혁위원회가 기업 전략가들이 예산을 수령하기 훨씬 전부터 사업을 기획해야 하는 61년 전의 시스템을 수정하고, 정부의 노력보다 앞서 상용화된 현대적 기술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비평가들은 실질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업계의 우선순위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 국방부가 상황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스 존스 CSIS 부소장은 국방부가 독점적 지위에 있으며, 미국 정부가 유일한 구매자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가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규모 구매를 할 준비가 되었음을 수요로 드러내면 업계는 그 신호에 따를 겁니다."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갤러거 의원도 이와 같은 평가에 동의한다. 그는 산업기반에 보다 장기적 수정이 필요하지만, 국방부가 산업계에 신속하게 새로운 소요를 제기한다면 향후 몇 년 내에 동아시아에서 무장 격차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가장 분명한 우려가 '날짜변경선 서쪽에 배치된 장거리 무기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갤러거 의원은 로버트 게이츠와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급조폭발물(IED)과 지뢰에 의해 죽거나 다치는 미군이 대량으로 발생했을 때 지뢰에 대응할 지뢰방호장갑차(MRAP) 생산에 급히 초점을 돌렸던 사례를 상기시켰다. 그는 미국 국방부가 '맥가이버'처럼 생산라인을 신속하게 전환하도록 강제해 대만군에게 수백 발의 하푼 장거리 대함미사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갤러거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낙관주의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3차 세계대전을 막으려면 낙관주의자가 되어야 합니다."
'잠자는 거인을 깨워라'
분명한 것은 전쟁이 발발한 뒤에 중국과 함선 대 함선, 비행기 대 비행기로 맞붙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구도를 바꾸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국회는 2018년 국방예산법안(NDAA)에 따라 해군에게 '가능한 한 빨리' 전투함의 수를 현재의 300척 미만에서 355척까지 늘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함정건조 계획에 따르면 이 규모는 수십 년, 아마도 2050년대까지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 국방부의 2022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보다 독재적이고 덜 관료적인 체제 하에서 활동하는 중국의 인민해방군 해군은 2020년경 함대 규모에서 미국 해군을 추월하여 현재 340척의 전투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규모는 2025년까지 400척으로 늘어날 것이다. 반면 미국 해군은 매년 2척의 잠수함을 건조하라는 국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재 연간 1.2척의 잠수함만을 건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2024 회계연도 예산안 역시 단 9척의 새로운 전투함 건조 계획을 반영했을 뿐이다.
따라서 지금이 바로 국방 사고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다.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새로운 위협에 취약해진 항공모함과 같은 전통적 플랫폼에 집착하는 대신, 미국 산업이 지배하고 있는 차세대 드론 항공기나 함정, 여기에서 구동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인공지능 등, 미국의 첨단기술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혁신적인 인공지능 체계를 개발하는 업체인 앤두릴인더스트리의 최고전략책임자인 크리스티안 브로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저렴한 자율 시스템과 같은 비전통적 군사 역량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것뿐입니다."
이와 같은 전환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프랭크 켄달 공군 장관은 차세대공중우세23(NGAD) 사업의 일환으로 수천 대 이상의 드론 '윙맨'들이 훨씬 적은 수의 유인 전투기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합동 전투형 항공기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4월 초에는 카를로스 델 토로 해군 장관이 무인 체계의 사용을 함대에 보다 폭넓게 확대할 준비가 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여전히 부진하다. 해군은 잠수함에서 운용하는 소형 무인잠수정(UUV)을 개발하는 '스네이크 헤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이를 탑재하고 발사할 수 있는 차세대 잠수함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켄달 공군장관은 최근 국회에 예산이 승인되기 전에 군이 새로운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는 권한을 촉구했다. 그는 4월 19일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우주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솔루션을 이해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상대에게 불필요하리만치 많은 것을 넘겨주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공군의 우주 부문 획득 및 통합 담당 차관보 프랭크 칼벨리는 개발에 평균 7년의 기간과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드는 대형 위성을 구매하는 대신, 더 작고 3년가량 쓸 수 있는 위성을 개발하는 계획을 미국 우주군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칼벨리 차관보는 대형 위성들이 대부분의 전쟁계획에 불필요하며, 오히려 '큰 표적'이 될 뿐이라고 단언했다. "우리의 경쟁자(중국)는 속도의 이점을 파악한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도 똑같이 해야 할 때입니다."
또 다른 부분적인 해결책은 호주와 같은 동맹국과 공동 생산을 추진해 사실상 산업기반을 통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선업의 경우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냉전 시대의 낡은 구조가 너무 많이 남아있다. 국회는 국제 무기 거래 규정과 수출관리규정을 개선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라플란트 국방차관 역시 "정보 공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커스(AUKUS)도 작동하지 않을 것"임을 인정했다.
미국이 이와 같은 수단(신속한 현대화, 공동 생산, 신속한 군수품 조달) 등을 통해 재래식 억제력을 강화할 수 없다면, 가장 무서운 세 번째 옵션인 핵 억제력에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1958년에 있었던 냉전 시대의 마지막 대규모 대만 위기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2021년 내부 고발자 다니엘 엘스버그가 공개한 기밀문서에 따르면, 1958년 당시 미국 장군들은 본토에 대한 핵공격으로 수백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며 중국 측에 위협을 가했다.
세스 존스 CSIS 부소장은 오늘날 주요 핵 강대국 간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벼랑끝 전술이 다시 한번 사용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이야기했다. 일본과 한국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 사이에서도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재래식 억제력을 충분히 강화하지 못할 경우, 핵무기를 개발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존스 부소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자국 영토 근처에서 핵강대국 간 직접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진주만 기습 이후 일본의 야마모토 이소로쿠 장군은 "잠자는 거인(미국)을 깨우고 무서운 결의로 채운 것"이 일본이 기습공격으로 얻은 전부였다고 경고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인용문은 조작된 것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었고, 미국은 일본의 군사력을 완전히 파괴했다. 하지만 존스 부소장은 지금 이 거인이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다"고 말했다. "눈은 뜨고 있고, 문제가 있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침대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마이클 허쉬는 뉴스위크에서 국제부 편집장과 수석 외교전문기자, 폴리티코 매거진에서 사회부 에디터로 일했다.
'글로벌 자유무역'의 시대가 저물기 시작하면서 새삼 뚜렷해지는 교훈 하나는, 여전히 한 국가를 떠받치는 데 제조업 기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안보의 문제에서도 그렇습니다. 폴리티코의 2023년 6월 9일자 기사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냉전 종식 후 미국의 안보 정책은 다른 강대국과의 경쟁보단 테러 조직의 소탕에 초점이 맞춰졌고, 이로 인해 기본적인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미국 경제에서 제조업의 비중은 꾸준히 감소해왔고 현재는 GDP의 10% 가량입니다. (한국은 25% 가량)
이는 방위산업을 새로운 산업동력으로 삼으려는 한국에도 시사점이 큽니다. 한국의 풍부한 제조업 기반은 미국 방위산업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미국과 대결하는 중국에 너무 가까워 쉽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오커스(AUKUS) 급의 안보협정을 통해 호주 같은 '후방'으로 생산기반을 분산하는 것도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폴리티코가 미국의 방산획득체계가 매우 낡았다고 지적하는 것 못지 않게 한국의 획득체계도 많은 개선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