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4 13:27
북한이 발사한 정찰위성이 일단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두 차례 정찰위성 발사에서 실패한 이후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푸틴이 북한의 로켓 발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고, 이번의 세번 째 시도에서 일단 궤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로켓 관련 기술을 얻고 러시아는 그 댓가로 포탄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를 얻었던 것으로 관측되었습니다. 아직 완전한 성공인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궤도에 제대로 올라 한반도 상황을 정찰할 수 있다고 해도 카메라 장비의 성능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후 우리 당국이 잔해를 수거해 분석해봤더니 촬영장비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정찰위성의 발사를 볼 때, 우리는 두 가지를 나눠 봐야 합니다. 하나는 발사체인 로켓입니다. 로켓은 인공위성을 달고 날아오를 수도 있지만, 인공위성 자리에 탄두(彈頭) 즉 폭탄을 달고 날아오르면 탄도미사일이 됩니다. 발사체(또는 운반체)는 평화적 용도로도 군사적 용도로도 쓰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특히 연료 주입에 시간이 걸리는 액체연료 추진 로켓인지 발사에 시간이 별로 안 걸리는 고체연료 추진 로켓인지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정찰인공위성의 정찰능력입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정찰위성의 광학장비가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어서 해상도가 낮다고 말했지만, 낮은 성능의 장비라도 탱크나 항공기, 또는 해군함정의 움직임 정도는 식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북한이 각각 정찰위성을 우주에 배치해 서로 감시할 수 있다면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이 감시능력이 기습공격에 이용된다면 문제겠지만, 한국도 계속해서 우주 감시능력을 강화해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정찰위성 배치가 심각한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본의 기시다 총리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처리수와 관련해 일본 수산물의 전면금지를 해제해줄것을 요구했는데, 시진핑 주석으로터 즉답은 얻지 못했지만 향후 대화로 해결책을 찾아보자는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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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정상은 대만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는데, 기시다 총리는 "대만해협의 평화과 안정이 우리 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고,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일본측은 (양국간) 신의를 지켜 중일관계의 기초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언급한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서는 중국측에 덜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양안문제에 대한 미국의 발언과 일본의 발언 사이에는 무게의 차이가 클 것이므로 기시다 총리의 대만관련 언급에 중국측이 그렇게까지 예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심각한 현안도 없었고 해답도 없었던 중일 정상회담이지만 이렇게 만나서 의견을 교환했다는 것 자체가 양국관계의 긴장을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APEC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이 한국측의 정상회담 개최 요청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갖지 않은 것은 한국에 대한 중국측의 불만 표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아프리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외교전쟁입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아프리카에 공관을 여럿 개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프리카에서 외교전을 펼쳐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5월 2일 유엔(UN) 총회에서 예상과 달리 54개 아프리카 국가들 중 28개 국가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데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외교관들은 당연히 힘센 강대국의 무력침공을 아프리카 국가들이 함께 비난해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미 친러적 태도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난에 동참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만큼 러시아는 아프리카에 외교적 노력을 많이 해뒀던 것입니다. 러시아는 아프리카에 외교공관도 많이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원을 여러 군데 두고 있고, 현지 언론사들과도 연결고리를 갖고 있으며, 바그너그룹 같은 용병으로 권력자들을 돕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러시아편을 들게 된 것입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외교공관도 새로 개설하고 이번 전쟁에서 보여준 우크라이나의 군사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군사고문단도 파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혹시나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지원을 받아들여 러시아의 미움을 사는 것도 두려워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양국의 갈등에 휘말릴 위험성도 두려워하고 있다고 르몽드는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압력으로 우크라이나 외교공관 개설을 유보시킨 국가들도 많습니다.
대화형 인공지능의 최강자인 챗GPT를 개발운영하고 있는 오픈AI에서 쿠데타가 발생했고 곧 바로 진압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오픈AI의 리더는 샘 올트먼인데, 11월 17일 긴급 이사회가 개최돼 다수 이사들이 그를 방출해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자 오픈AI의 가장 큰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트먼과 오픈AI를 떠나오는 다른 스탭들에게 랩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고, 오픈AI의 직원 770명 거의 모두는 올트먼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자신들도 사직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성명에 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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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움직임에 의해 결국 올트먼은 11월 21일 원래의 자리로 복귀했고, 오히려 올트먼을 내쫓으려 했던 이사회 멤버들이 방출되었습니다. 이번 쿠데타는 AI개발 속도에 대한 '긍정론자'(boomer)와 '걱정꾼'(doomer) 사이의 논쟁에서 비롯된 것인데, AI개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샘 올트먼 등이 안전을 더욱 고려하면서 천천히 가야한다는 조지타운대 헬렌 토너 같은 '걱정꾼'에 결정적으로 승리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오픈AI는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구조가 경제적 이익에 휘둘리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고, 주주들보다는 '인류'의 '장기적 이익'에 봉사하도록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번 쿠데타와 쿠데타의 실패로 오픈AI는 향후 좀 더 상업적 관점에서 운영될 전망이고, 소수의 이사회를 좀 더 키워 확대된 이사회에는 서머스 전 재무부장관(하버드대 총장도 역임) 같은 거물급 인사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측 대표도 참여할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안전 문제에 대한 이사회 내부적 갈등으로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신제품들이 좀 더 신속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픈AI는 앞으로 자사의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구조의 개혁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지능(AI)의 규제 문제는 이제 회사 이사회 차원을 넘어 주로 국가차원이나 국제기구 차원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AI 안에서 개발속도를 견제하던 '걱정꾼'들은 일단 퇴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