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14:10
중국의 정보요원들은 더 많은 걸 원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 기술자들과 진행한 회의에서 그들은 베이징에 위치한 대사관 지구에서 외국 외교관들과 군 장교, 정보요원들을 추적하는 감시카메라가 자신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평했다.
요원들은 감시지역 내의 모든 관심대상에 대해 즉시 파일을 생성하고 대상의 행동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요청했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내부 회의 메모에 따르면, 이 AI 프로그램에 차량 번호판, 휴대폰 데이터, 연락처 등이 포함된 데이터베이스와 수많은 감시 카메라의 정보를 입력할 경우, 중국의 정보요원들은 AI가 생성한 프로필을 사용해 목표를 선정하고, 목표의 네트워크와 취약점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었다.
본 기사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이 기술에 대한 요원들의 관심은 중국의 핵심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1의 거대한 야망을 부분적으로나마 보여준다. 이 기관은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국민들까지 대상에 포함하는 광범위한 구인 작업을 통해 조직을 강화해 왔으며, 동시에 보다 개선된 훈련과 보다 많은 예산, 그리고 첨단 기술을 사용해 스스로를 예리하게 갈고 닦으면서 중국의 지도자인 시진핑이 주창한 '세계에서 가장 우월한 경제강국이자 군사 강국으로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국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대사관 만찬 파티에 떠도는 소문을 주요 정보원으로 삼던 요원들이 득실대던 국가안전부는 이제 세계 곳곳에서 정보수집활동과 기만작전으로 미국의 CIA와 정면대결하는 존재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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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날 베이징의 중국 정보요원들은 그들이 요구했던 '미국 정보요원들이나 그밖의 다른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정부 관리들과 이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관련 계약 업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뉴욕타임스에 이 정보를 공개했다. 그리고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CIA가 대 중국 관련 지출을 두 배로 늘린 것을 포함해, 미국은 중국의 기업들과 이들의 기술 발전에 대한 첩보활동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 기사는 대부분 익명을 전제로 증언에 응한 20여 명 이상의 전·현직 미국 관료 인터뷰, 중국 기업의 내부 문서, 그리고 중국 국가안전부의 공개문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유령들의 게임
미국과 중국의 정보기관 사이에 벌어지는 경쟁은 냉전 시기 KGB와 CIA의 라이벌 관계를 연상시킨다. 당시 소련은 미국의 가장 엄중한 기밀을 훔쳐내고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강력한 정치지도자들을 배출하는 기관을 설립했다.
하지만 양자 간에는 주목할 만한 차이가 있다. 중국의 경제 붐과 산업 정책을 등에 업은 국가안전부는 소련은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AI와 같은 신흥 기술을 사용해 미국 정보기관에게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기술들은 중국과 미국 간의 정보전쟁에서 최고의 상품이기도 하다.
워싱턴에 위치한 스팀슨센터2 의 중국 프로그램 디렉터인 윤 선Yun Sun은 이렇게 설명한다. "중국의 경우 이미 개발된 기술이나 타인의 영업비밀을 이용하는 것을 선호하며, 동시에 정부가 이런 행위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 스파이 활동의 집요함과 심각성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가안전부는 군민겸용기술을 개발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정보수집을 강화했으며, CIA도 몇 년 전과 달리 AI, 양자컴퓨팅, 기타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 수집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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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보기관들도 장기간 경제 정보를 수집해 왔다. 그러나 방위산업체가 아닌 민간업계의 상업적 기술 발전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미국이 피해왔던 종류의 (산업)스파이 활동이었다.
그러나 이제 중국의 신규 기술 개발에 대한 정보는 중국의 전통적 군사력이나 정치지도자들의 음모를 파악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CIA의 부국장인 데이비드 코헨은 바이든 정권 이래 CIA가 중국의 발전에 대한 정보수집 분야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와 조직 개편을 진행중이라고 주장했다. CIA는 중국임무센터와 기술정보센터를 개소했다. 코헨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그동안 우리는 반도체의 성능이나 AI의 알고리즘, 생명공학 장비에 대해 집중하기보다 전차의 수를 세고 미사일의 성능을 파악하는 데 더 긴 시간을 써 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정책 입안자들은 사석에서 일련의 노력들이 여전히 부족하며, 중국의 업체와 군대의 발전이 미국 정부를 놀라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국가안전부의 위상은 대담한 정보활동과 강력한 보안국가를 지향하는 시진핑 주석 휘하에서 계속 높아져왔다. 2022년 10월, 공산당은 국가안전부 수장인 천원칭陈文清을 당의 최고 보안책임자이자 24명의 정치국 위원 중 한 명으로 승진시켰는데, 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국가안전부장 출신으로 정치국 위원직에 오른 첫 사례였다. 천원칭의 후임으로 시진핑의 오랜 측근인 천이신陈一新이 임명되면서 국가안전부의 대외적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천이신은 군사적 기밀이나 인권침해 등의 문제로 중국 기업들을 조사하려 드는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기업들에 대한 단속권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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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부는 CIA의 대외적인 책임과 FBI의 국내 수사권이 결합된 기관이다. 여기에 권위주의적 힘까지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해외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공작을 수행하며, 중국 국내에서는 외국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이른바 '체제전복'적 활동을 단속한다. 이 기관의 임무는 모든 인지된 위협으로부터 공산당을 보호하는 것으로, 명백히 정치적이다.
현 국가안전부장인 천이신은 시진핑 주석에 대한 충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지난 6월, 그는 요원들에게 시진핑 주석의 '핵심적 지위'를 '온 마음을 다해 받아들이라3'고 강조했다.
천이신 휘하의 국가안전부는 강경론의 유포를 위해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전에는 신규 위챗 계정을 통해 "미국의 다양한 방해, 봉쇄, 억압은 중국을 더욱 용감하고, 더욱 자주적이고, 더욱 강하게 할 것이다4"라고 주장하기도 했다5.
지난 8월, 국가안전부는 두 명의 중국 국민이 CIA에 포섭되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되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은 일본에서, 다른 한 명은 이탈리아에서 포섭되었다. 10월에는 국가안전부와 중국중앙방송(CCTV)이 어느 중국 국내 방위산업연구소 연구원이 미국 대학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재직하던 도중에 미국 요원에게 포섭되었고, 중국으로 귀국한 뒤에 기밀 문서를 복사해 미국인에게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원은 2021년에 체포되었다. 이 발표들은 CIA가 10여년 전에 중국의 방첩 요원들에 의해 괴멸당했던 중국 내 정보 네트워크를 재구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CIA는 해외에서 스파이 혐의로 구금된 인물들이 미국을 위해 일하던 스파이인지 정식으로 확인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의 정보 브리핑을 받는 인물들에 의하면, (국가안전부 등에 의해) 구금된 중국 국민들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미국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 다만 국가안전부가 중국 국내의 미국 정보 네트워크를 파악했다는 증거는 없다. 이탈리아에서 포섭된 인물의 경우 (발표 시기와 별개로 체포 시기가) 최소 1년 이상 지난 사건이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해외에서도 극우 벨기에 정치인을 포섭하고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인 중국계 비평가들을 괴롭히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의 기소 내역에 의하면 한 국가안전부 요원은 미국 롱아일랜드의 연방 하원 후보였던 중국계 미국인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히기 위해 현지 사설탐정을 고용하기도 했다. 또다른 요원은 뉴욕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유인하기 위한 조직을 설립하는 것을 도운 혐의를 받았다.
공세에 나선 중국 정보기관
중국의 중앙 정부는 1983년에 정보부서들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국가안전부를 설립했다. 이후 수십년동안 국가안전부는 당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중국 내 경쟁자인 인민해방군 정보국6은 특히 사이버 스파이 활동 분야에 있어 훨씬 많은 자원과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국가안전부는 점진적으로 전술을 개선하고, 예산을 확충하며, 심지어 경제적 전문성까지 획득해 나갔다. 전직 CIA 분석가이자 중국 정보기관 활동에 대한 서적의 공동 저자인 피터 매티스는 기업가로 위장근무할 일부 국가안전부 요원들은 기관의 민간회사 사무실로 파견되어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요원들은 구인 대상을 미국 시민권자를 포함한 외국인들로 확대해 나갔다.
미국 정보공동체는 국가안전부 상하이 지부가 미국인 중국 유학생인 글랜 더피 슈라이버를 포섭하고 그를 CIA와 국무부에 채용 지원하게 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슈라이버는 스파이 혐의로 2011년에 4년형을 선고받았다. 전직 정보분석가인 존 컬버는 이 사건을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국가안전부가 비중국계 미국인을 공작 표적으로 삼아 미국 정보기관들에 침투를 시도하는 '향상된 첩보기술'이 확인된 최초의 결정적 사례였습니다."
이 사건의 반향은 매우 컸다. 미국의 방첩요원들은 중국에서 공부를 했거나, 중국과 접촉한 기록이 있는 미국 정부기관 구직자들을 더욱 의심하게 되었고, 동시에 국가안전부의 지부들에 대해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북서부 시위안西苑 복합단지 내에 위치한 비밀스러운 국가안전부 본부 바깥에 설립된 지부들은 독자적인 영지領地 같은 곳들이다. 시진핑 정권 이래 지부들은 해외 작전 분야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그 가운데 일부는 미국 내에서 정보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데 특화되었다.
미국 관료들의 증언에 의하면, 상하이 인근에 있는 장쑤성 지부는 미국의 기밀, 특히 국방 기술을 확보하는 데 특화된 곳이다. 이 지부의 요원들은 시카고의 일리노이 공과대학에서 공학을 배우기 위해 2013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려던 지차오췬纪超群을 포섭했다. 법무부와 법원의 문서에 따르면 지차오췬을 담당한 요원 쉬옌쥔徐延军은 그를 통해 국가안전부가 항공우주기술과 위성기술을 빼오는데 필요한 최소 9명 이상의 미국 내 공작 대상자 명단을 얻었다.
지차오췬은 미육군 예비군에 입대한 후 보안허가를 얻어 CIA나 FBI, NASA에 취직하려 했으나 2018년 시카고에서 체포되었고, 올해 8년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담당요원이었던 쉬옌쥔도 2018년 브뤼셀에서 FBI가 주도하는 작전에 걸려들어 체포되었으며, 미국으로 송환된 최초의 국가안전부 요원이 되었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국가안전부 요원들은 러시아 요원들과 달리 미국 내에서 직접 위장근무를 하는 대신 미국 밖에서 대리인이나 정보자산을 움직이고, 중국과 명백한 연관성이 없는 채용광고를 통해 현지인원을 온라인 모집하기를 선호하는 성향을 보인다.
미 국가방첩보안센터7(NCSC)의 국장인 마이클 C 케이시의 설명에 따르면 2018년경, 중국 국가안전부의 싱가포르인 요원은 "유명한 미국 컨설팅 회사와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가짜 컨설팅 회사를 만들고, 그 회사의 이름으로 온라인 채용 광고를 게시해서 사람을 모집하기도 했다."
기술확보를 둘러싼 정보전쟁
국가안전부가 게재한 30건 이상의 온라인 구인 광고들을 검토해 보면, 이 기관이 특히 핵심적인 인재들을 대학에서 직접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채용 분야의 전문가 두 명의 증언에 의하면, 국가안전부는 최근 몇 년 동안 해커를 포함한 IT전문가들을 물색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중국의 경제와 군사적 성장에 필수적인 기술적 노하우로부터 중국을 격리시켜버리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미 이와 같은 위험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국가안전부장 천원칭도 2023년 9월에 쓴 글을 통해 "핵심 기술"이 여전히 다른 나라들의 통제 하에 있으며, "기술적 자립"에 도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의 전문가들은 미국 정보기관들의 정보수집능력과 기술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의를 표한다. 중국의 정보 저널에는 종종 미국의 작전을 검토하는 연구들이 게재된다. 국가안전부 산하 핵심 연구소인 현대국제관계연구원8(CICIR)은 최근 미국의 국가안보업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미국의 접근법에 대한 심층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중국은 효과적인 방안을 채택하고 효과적이지 않은 방안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국가안전부는 미국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올해 초, 주요 미국 분석가들 중 한명이었던 CICIR 원장 위안펑袁鹏이 위안이쿤 袁亦鲲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국가안전부 부부장직에 임명되었다. 경력 초기에 위안펑은 종종 미국 학자들과 교류했는데, 그들 중 일부는 위안펑을 워싱턴의 냉정한 관찰자라고 평했다.
CICIR 원장 재임 시기의 위안펑은 미국을 중국의 성장을 가로막는 주된 위협으로 여기는 시진핑 주석의 '총체적 국가안보관总体国家安全观'의 옹호자가 되었다.
위안펑은 2022년 초 발표한 CICIR 국제전략평가에서 다음과 같이 평했다. "바이든은 '미국이 돌아왔다' 고 말했지만, 세계는 예전과 같지 않다. 만약 국제적인 급변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이 변화하는 세계는 불가피하게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수십년 후에 현재 미국의 대전략을 평가한다면 그들의 가장 큰 실수는 중국을 적으로 지목했다는 것일 수 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처럼 생각하라'
CIA의 국장 윌리엄 J. 번즈가 부임 후 내린 최초의 중요한 결정 가운데 하나는 중국임무센터China Mission Center의 설립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CIA 지부에서 중국에 대한 정보 수집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번즈 국장은 직업 정보관인 마이클 콜린스가 주관한 전략 검토 과정을 거쳐 중국임무센터 설립을 추진했고, 이후 콜린스는 번즈 국장의 휘하에서 대 중국 업무 조정을 담당하는 전략본부장으로 임명되었다.
현재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위원회를 담당하게 된 콜린스는 미국이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는 생명공학과 반도체와 같은 중요한 영역에서 보다 스마트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CIA는 중국이 어떤 기술을 노리고 있는지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미국의 경영자와 학자들에게 중국의 기업들이 개발하려는 기술에 대한 통찰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의 투자자나 연구원들이 빈번히 접근하는 미국 대학이나 기업들은 특정한 기술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이런 관리들은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중국의 상업적, 기술적 야망에 대해 보다 깊은 지식을 지닌 인물을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정보기관들이 정책 입안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만큼 신속하게 정보를 획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캐나다의 기업인 테크인사이트는 중국 최고의 칩 제조업체인 SMIC9 가 7nm 칩 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랜드연구소10에 자문을 제공하는 중국 테크분야의 전문가 지미 굿리치는 그동안 중국의 기술적 진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신속한 기술적 도약에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구조적으로 중국의 경제나 기술 문제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나 시장조사원들처럼 생각하고, 공급망의 최상층과 최하층에 걸쳐 모든 사람들과 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미국 관리의 증언에 따르면, 캐나다 측의 리포트가 공개되기 전에 미국 정보기관에서 중국 업체가 더 집적도가 높은 칩을 생산할 능력을 획득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문제의 일부는 미국 정보기관들이 위성, 감청 프로그램, 인간 스파이의 정보를 여전히 선호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분석가들이 '기밀이 아닌 출처'에서 획득한 중국 정보에서 얻을 수 있는 귀중한 통찰들을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직 CIA 요원인 매티스는 이렇게 말한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촛점이 맞혀진 목표를 상대한다면 여전히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적 능력을 이해하는 것과 같이 광범위한 인식과 관련한 임무에서는 종종 어려움을 겪습니다."
근래 첩보의 세계에서 'MSS'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습니다. 중국 국가안전부의 영문 약칭인 MSS는 시진핑 정부 이후 공격적으로 해외정보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정보활동 뿐만 아니라 외국 정재계 인사들을 포섭하는 이른바 '영향력 공작'이 두드러집니다. 특히 최근에는 호주안보정보원(ASIO)에 의해 호주에 대한 국가안전부의 공작이 많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월말, 호주안보정보원장은 의원급 이상의 한 호주 정치인이 수년 전 중국에 포섭돼 '매국' 행위를 했다고 폭로해 호주 정계에 큰 충격을 안기기까지 했습니다.
미국과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이 해외 정보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한국의 정보역량 및 방첩역량입니다. 세상의 움직임을 더욱 잘 보겠다는 것이 정보역량이라면 타국이 내 움직임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방첩역량입니다. 우리는 보고 남은 못보게 하는 것이 국가 정보기관들의 역할입니다. CIA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 국가안전부에 관해 상세히 보도한 뉴욕타임스의 2023년 12월 27일자 기사를 읽으시면서 우리의 이웃국가 중국의 정보활동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 살펴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