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01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했습니다. 이란은 300여기가 넘는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을 했는데,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시리아의 시아파 무장단체를 이용해 간접 공격해오던 지금까지의 관례를 깨고 직접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강경 유대주의 우익 정권을 이끌고 있는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기습공격의 배후에 있는 이란에 보복하기 위해 시리아 주둔 이란 혁명수비대 지휘부를 완전히 파괴해버렸는데 이에 대한 보복입니다.
양국 사이에 보복과 보복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에스컬레이트'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으로 18명의 이란 혁명수비대 지휘관들이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이번 공습은 아이언돔을 위시한 이스라엘 방공망에 막혀 99%가 공중에서 요격되었고, 요르단이나 서방 항공기 및 방공체계의 도움도 있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도 막후에서 도왔다고 합니다. 물론 요르단 등은 국내외 여론을 의식해 이스라엘을 도왔다는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드론과 미사일이 자국 영공을 침범했기 때문에 요격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요르단은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있습니다. 요르단은 미국의 원조에 크게 의존하는데, 2022년의 경우 전체 국방예산의 약 20%를 미국 원조로 충당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을 도우면 원조 액수를 결정하는 미국 의회에 호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 국가들은 미국과 공식적 군사협정을 맺으려 하고 있어서 협력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신들의 협력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계속 미국에 어필하려는 것입니다.
이란은 이번 공습을 앞두고 3일간 공격을 예고했고, 공습이 끝났을 때는 공격의 종료를 알렸습니다. 이러한 사실과 함께 엄청난 수를 비축해두고 있는 탄도미사일보다는 속도가 느려 요격이 쉬운 드론을 많이 사용한 것은 보복의 시각적 효과는 극대화하지만 실제 사상자 발생은 가급적 줄여 이스라엘측과의 확전을 피하려 했던 것이었다고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보복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스라엘이 두려움 없이 이란 본토를 보복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후자의 분석이 옳았는지 4월 19일 이스라엘은 이란 본토를 공격했습니다.
[PADO '언더그라운드 엠파이어' 북콘서트가 11월 30일(토) 광화문에서 열립니다! (안내)]
한편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대이스라엘 강경노선을 비난하는 그래피티(벽낙서)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이스라엘이여, (이란 강경파를) 공격하라. 우리는 당신들 편이다"였습니다. 강경 유대주의 세력이 주도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현재 이란에서는 강경 이슬람주의 세력이 득세하고 있습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파이다리(Paydari) 전선'이라고 불리는 이 강경파를 대거 입각시켰는데, 라이시의 장인이 강경파 이슬람주의 사제로서 '파이다리' 사람들을 가르친 스승격이었다고 합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이란혁명수비대 원로들은 필요시엔 서방과 타협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고 늘 '전략적 인내'를 강조해왔지만, 현재 새롭게 힘을 얻고 있는 이들 '파이디리' 정파는 서방과의 그 어떤 타협도 '유화주의'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그 이후에 계속된 이스라엘 및 서방과의 대치정국은 라이시 대통령을 비롯한 이들 강경파의 작품일 수 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강경파가 외교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쩌면 이들은 자신들의 취약한 국내 권력 강화를 위해 상대방과 '적대적 공생'을 추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외교적으로는 적이지만 국내정치적으로는 동지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4월 18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15분간 전화회담을 가졌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의 설명으로는 기시다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고 대북 정책에서의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합니다. 15분간 회담이라면 중간에 통역 시간을 빼면 실제로는 7-8분 대화를 한 셈이어서 대통령실 설명처럼 많은 주제를 다루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다양한 주제는 외교부 등의 공식 채널을 통해 의견 교환을 했을 것 같고, 이번의 짧은 전화회담에서는 중요한 한두 개의 주제에 대해 기시다 총리의 설명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담은 기시다 총리의 요청으로 일정이 급하게 잡힌 것으로 보이는데, 긴급히 윤 대통령과 공유해야 할 사안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현재 기시다 총리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평양 정상회담에 관심이 많은데, 혹시나 모를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앞두고 뭔가 '불가역적인' 외교적 진전을 만들고 놓으려 할 것입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일본 열도를 향해 날리는 것은 '한참 협상중'이라는 의미로, 탄도미사일 발사의 상당 기간 중단은 '협상에서 진전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PADO 트럼프 특집: '미리보는 트럼프 2.0 시대']
싱가포르의 첫 총리인 리콴유의 아들 리셴룽이 20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납니다. 리셴룽 총리는 성명을 통해 "내달 15일 총리직을 사임하고 같은 날 로런스 웡 부총리가 차기 총리로 취임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인구 520만 명의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국가로서 1인당 명목 GDP가 8만7000달러(2023년, IMF기준)로 세계 5위로 평가되고 있는 부국입니다.
몇 년 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후 북한 방송을 통해 싱가포르의 모습을 상세히 보여줬다고 하는데, 김 위원장으로서는 싱가포르의 경제적 번영과 함께 리콴유-리셴룽으로 이어지는 안정적 '부자세습'에 관심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리콴유-리셴룽 부자는 총 51년간 싱가포르를 통치했습니다.
싱가포르의 4대 총리가 될 예정인 로런스 웡은 미국 위스콘신대, 미시간대 등에서 공부하고 상업통상, 재무, 보건부 등에서 일하다가 리 총리의 수석비서관을 지냈습니다. 의원내각제인 싱가포르에서는 집권당인 인민행동당(PAP)이 내부적 논의를 거쳐 총리를 결정합니다. 1984년 32세로 육군 준장 전역후 정계에 입문한 리셴룽은 이번에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선임장관으로 계속 총리를 조언하게 될 것입니다.
독일,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노르웨이 등 '북해' 인접 6개국이 석유 및 가스 파이프, 해저 인터넷망 등 동 해역의 인프라 보호를 위해 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해상 및 해저 위협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적대적인 국가들 사이에 해저 인터넷 케이블을 절단하려는 시도가 종종 벌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