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31 14:34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지난번 임기에서 저지른 결정적인 실수를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착하게 굴었다는 게다.
우리는 4월 12일 팜비치에 있는 그의 궁전에서 한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잘 손질된 잔디가 내려다보이는 화려한 식당 주변에서 트럼프의 보좌진이 서성거렸다. 한 보좌관이 인터뷰를 끝내라고 눈치를 주자, 나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으나 이번에는 그를 지지하기를 거부한 전직 관리들에 대해 언급했다. 일부는 그가 미국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후보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 중 일부가 후보님을 신뢰하지 않는데 유권자들이 후보님을 믿어야 할 이유는 뭘까요? 나는 물었다.
언제나처럼 트럼프는 반격으로 답했다. 자신의 전직 최고 보좌관들을 비난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전형적인 비난의 이면에는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얻은 큰 교훈이 있다. "저도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그들이 그만두게끔 내버려뒀죠. 누구도 당황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트럼프가 말했다.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는 바로 해고할 겁니다."
2024년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는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미국 대선 결과를 좌우할 7개의 경합주swing state 중 몇몇 주를 포함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나는 선거나 지난 대선 후에 뒤따른 불명예에 대해, 또는 그가 어떻게 형사 재판에 직면한 최초의 전직—그리고 어쩌면 차기—대통령이 되었는지에 대해 묻기 위해 온 게 아니었다. 그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미국에 대한 트럼프의 비전을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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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본인과의 두 차례 인터뷰, 그리고 트럼프의 가장 가까운 보좌진 및 측근들과의 대화에서 드러난 것은 미국, 그리고 세계 속에서 미국의 역할을 재편할 제왕적 대통령제의 윤곽이었다. 1100만 명 이상을 미국에서 추방하기 위해 고안된 강제 추방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트럼프는 국경과 내륙 모두에 이민자 구금 수용소를 지을 용의가 있으며 미군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이 우세한 주에서 여성의 임신을 감시하고 낙태 금지를 위반한 사람들을 기소하도록 놔둘 것이다. 고위 보좌진에 따르면, 그는 대통령의 재량권으로 의회가 배정한 자금의 집행을 보류시킬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검사가 누군가를 기소하라는 자신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기꺼이 해고할 용의가 있으며, 이는 미국 건국 이래로 이어진 사법 독립성의 전통을 깨게 될 것이다. 그는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을 공격한 혐의로 기소된 자신의 지지자들의 전원 사면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 중 800명 이상이 이미 유죄를 인정했거나 배심원단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동맹국이 자국 방어에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유럽이나 아시아의 동맹국이 공격을 받더라도 그 나라를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 그는 미국 공무원 조직을 축소하고,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주방위군을 미국 도시에 배치하며, 백악관의 팬데믹 대비 부서를 폐쇄하고, 2020년 선거가 조작됐다는 그의 거짓말을 지지하는 추종자들로 행정부를 채울 것이다.
트럼프는 여전히 트럼프다. 똑같은 목표와 불만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직접 만나보면 그는 이전보다 더 단호하고 자신감 넘쳐 보인다. "제가 처음 워싱턴에 왔을 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죠." 그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해야 했어요." 이젠 그가 키를 쥔다. 소심한 공화당 기득권층과의 정략결혼은 끝났다. 공화당 구세력은 전멸했다. 남은 이들은 트럼프의 사람들이다. 트럼프는 그의 의제에 부합하는 상세한 계획을 마련한 충성파로 가득한 씽크탱크들의 지지를 받으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권력욕이 끝없어 보이는 한 남자의 손에 국가 권력이 집중될 것이다. "그의 의제가 무엇일지는 큰 수수께끼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의 측근 켈리앤 콘웨이Kellyanne Conway가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기민함에 놀라게 될 거예요."
법원, 헌법, 그리고 어떻게 구성될 지 아직 알 수 없는 의회는 모두 트럼프의 목표가 실현될지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의 정부 시스템에는 다양한 방어책이 갖춰져 있다. 자유 언론에 제보를 할 수도 있고 내부 고발자 보호 제도나 감찰관inspector general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과거에 트럼프 스스로를 옭아맸던 기질과 판단력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만약 그가 승리한다면 트럼프는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일부 지지자들의 제안과는 달리 그는 3선 금지에 관한 헌법 조항을 뒤집거나 무시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타임에 말했다. 여론 또한 강력한 견제자가 될 것이다. 여론의 반발로 트럼프는 이민자 가족 분리 정책을 포함해 1기 행정부의 가혹했던 정책 일부를 축소해야 했다. 조지 오웰이 1945년에 썼듯, 정부가 자신의 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은 "국가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달려 있다."
모든 선거는 열릴 때마다 국가의 운명을 뒤바꿀 것처럼 표현되곤 한다. 이번 선거는 정말 그럴 것처럼 들린다. 지지자들은 진정한 추종자들의 규율 잡힌 운동에 의해 뒷받침되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트럼프 2.0의 가능성에서 혁명적 약속을 본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미국 국민들과 세계의 다른 이들에게 그것은 우려스러운 위험을 의미한다. 대통령 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Douglas Brinkley는 트럼프 2기가 "우리 민주주의의 종말"과 "새로운 종류의 권위주의적 대통령제의 탄생"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는 황혼 무렵 마라라고Mar-a-Lago의 테라스에 나왔다. 그가 자리에 앉자 와규 스테이크와 구운 농어를 먹고 있던 부유한 군중들이 박수를 치기 위해 잠시 멈췄다. 이 아름다운 저녁, 이 클럽은 마가(MAGA)의 메카다. 억만장자 기부자 스티브 윈이 여기 있다.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도 여기 있다. 그는 미국 시민권이 없는 사람의 투표를 막기 위한 법안 발의에 대한 합동 기자회견 후 트럼프와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연방 선거에서 시민권이 없는 사람이 투표하는 것은 이미 불법이고 극히 드문 일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이에 집착하고 있고 공화당 내에서 곤경에 처한 존슨 하원의장은 트럼프가 제공하는 정치적 보호막을 얻기 위해 기꺼이 법안을 공동으로 발의하고자 했다.
하지만 지금 트럼프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그는 검지로 테이블 위 아이패드를 넘기며 레스토랑의 음악을 큐레이션하고 있다. 그의 플레이 리스트는 시네이드 오코너에서 제임스 브라운,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까지 다양하다. 트럼프만의 독특한 선곡도 있다.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으로 수감된 피고인 합창단이 부른 미국 국가와 트럼프가 취임선서를 낭독하는 녹음이 뒤섞인 곡이다. 국가 통합의 궁극적 상징을 파벌적 헌신의 무기로 바꾸어 놓은 이 노래는 트럼프의 집회에서 필수요소가 됐다.
[PADO 트럼프 특집: '미리보는 트럼프 2.0 시대']
평화로운 정권 이양의 전복을 기도하며 트럼프 지지성향의 폭도들이 미국 민주주의의 중심을 공격했던 1월 6일의 사건들은 그의 유산에 깊은 오점이 되었다. 트럼프는 폭동 사건을 애국 행위로 재규정하려 했다. "전 그들을 1/6 애국자들이라고 부릅니다." 그가 말했다. 내가 그들 모두를 사면하는 것을 고려할 것인지 물었을 때, 그는 답했다. "네, 물론이죠." 트럼프는 선거 개입, 미국 기만 음모, 국가안보 기밀의 고의적 보유, 그리고 입막음을 위한 돈 지급을 숨기기 위한 사업 기록 위조 등 수십 건의 중죄felony 혐의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사법 리스크를 명예의 배지로 바꾸려 했다.
트럼프 2기에는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력이 사면권의 영역을 훨씬 넘어설 것이다. 친트럼프 세력은 '단일 행정부 이론unitary executive theory'이라는 교리에 따라 대통령제를 재구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보다 강력한 통수권자를 위해 입법부와 법원이 백악관에 부과한 많은 제약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법무부만큼 그 제약력이 중대한 곳은 없을 것이다. 건국 초기부터 미국 대통령들은 일반적으로 상원의 인준을 받은 사법부 관리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왔는데 이는 국민 자유에 대한 대통령의 엄청난 권한을 개인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기에 자신이 임명한 사람들이 지휘한 여러 수사로 타격을 입은 트럼프는 법무부와 일선 수사관 및 검사들에게 직접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데 대해 점점 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라라고에서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기소 명령을 거부하는 연방 검사를 해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다를 거예요." 그는 자신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적들에게 보복할 것이라고 지지지자들에게 말한 바 있다. 여기에는 선거 개입 혐의로 그를 기소한 애틀랜타 지역 검사 패니 윌리스Fani Willis나 스토미 대니얼스 사건을 맡은 맨해튼 지방검사 앨빈 브랙Alvin Bragg도 포함될까? 트럼프는 이전에 그들이 기소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는 말을 아끼면서도 확언은 하지 않는다. "아뇨,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는 말했다. "우리는 많은 걸 들여다볼 겁니다. 그들이 한 일은 끔찍한 일이에요."
트럼프는 또한 바이든을 수사할 "진짜 특검"을 임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바이든을 해치고 싶지 않아요." 그가 말했다. "저는 대통령직을 정말 존중하거든요." 그러나 몇 초 후, 그는 바이든의 운명이 대통령이 재직 중 저지른 행위에 대해 형사 소추될 수 있는지에 관한 대법원의 향후 판결과 연관될 수 있다고 시사한다. "만약 대법원이 대통령이 면책권을 얻지 못한다고 판결하면," 트럼프가 말했다. "바이든도 그가 저지른 모든 범죄에 대해 기소될 겁니다." (바이든은 어떤 혐의도 받지 않은 상태며,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바이든 탄핵 시도는 바이든의 중범죄나 경범죄의 증거를 발견하는 데 실패했다.)
학자들과 소속 정당을 막론한 전직 법무부 장관들은 이러한 조치들이 미국의 사법 신뢰성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그가 부적절하게 기소를 명령할 경우, 훌륭한 연방 검사들이라면 모두 이를 거부하리라고 예상합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명했던 전 연방 항소법원 판사 마이클 맥코넬은 말했다. "만약 대통령이 연방 검사를 해고한다면, 엄청난 논란이 될 겁니다." 현재 스탠포드대학교 로스쿨 교수인 맥코넬은 이런 식의 해임 조치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를 수사하던 특검을 제거하라고 법무부 고위 관리들에게 명령했던 '토요일 밤의 대학살'과 유사한 연쇄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대통령은 연방 검사를 해고할 헌법상의 권리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취임 시 전임자가 임명한 사람들을 교체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연방 검사를 해고하는 것은 거의 전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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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권력에 대한 트럼프의 급진적 계획은 미국 전역에서 걸쳐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초점은 남부 국경이다. 트럼프는 1기의 많은 정책들을 재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국적이 아닌 망명 신청자들을 법정 출두일까지 국경 남쪽 멕시코로 보내는 '리메인 인 멕시코Remain in Mexico' 사업이나 국경 관리들이 이민자들에게 망명 신청 기회를 주지 않고 추방할 수 있게 하는 '타이틀 42'와 같은 정책이 그 일부다. 보좌진은 그가 기록적인 국경 간 이동 실태, 펜타닐 및 아동 인신매매를 근거로 비상조치를 재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는 의회의 승인 없이 국방 예산에서 자금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국경 장벽 건설을 재개하도록 연방 자금을 배정할 것이다. 보좌진은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추방 작전이 이 사업의 정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트럼프는 1기에도 유사한 공약을 했다. 하지만 2기에는 더 공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추방되어야 합니다." 트럼프의 고위 보좌관이자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이었던 톰 호먼이 말했다. "누구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대규모 작전을 위해 트럼프는 주로 주방위군을 활용해 전국의 불법 이민자들을 색출하고 추방할 것이라고 말한다. "주방위군이 하지 못하면 전 다른 군대를 사용할 겁니다." 그가 말했다. 그것이 민간인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금지하는 1878년 법인 포세 코미타투스법Posse Comitatus Act을 무효화하겠다는 뜻이냐고 내가 물었을 때, 트럼프는 그 법의 존재에 별로 동요하지 않는 듯했다. "뭐, 이들은 민간인이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합법적으로 우리나라에 온 사람들이 아니죠." 그는 또한 현지 경찰의 도움을 구할 것이며, 자신의 정책을 채택하기를 거부하는 지역에는 예산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참여를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죠." 트럼프가 말한다. "그럼 번영도 못 누리는 겁니다."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데 표를 던진 대법관 3명을 지명했고, 낙태에 대한 헌법상 권리를 종결시키는 데 자신이 한 역할에 대해 공을 돌린다. 한편으로는 연방 차원의 낙태금지법에는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함으로써 민주당의 강력한 선거 이슈를 무력화하려 했다. 마라라고에서의 인터뷰에서 그는 추가적인 연방 차원의 낙태 제한 법안이 자신의 책상으로 넘어 오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약속하기를 거절했다. 현재 20개 이상의 주에서 전면적 또는 부분적 낙태 금지를 시행하고 있는데 트럼프는 이런 정책들은—여성의 임신을 모니터링하는 것을 포함해—각 주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맡겨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가 말했다. 법이 허용하는 시점 이후에 낙태를 했다는 이유로 주 정부가 여성을 기소하는 게 괜찮은지 내가 묻자 그는 말했다. "제가 괜찮은지 아닌지와 무관해요. 완전히 무관합니다. 그런 결정은 주에서 내릴 테니까요." 그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주 정부의 낙태금지 조치에 대해 법정에서, 그리고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로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권좌에 돌아오면, 친트럼프 세력은 낙태 문제에 대해 수동적으로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헤리티지재단은 낙태약 우편 발송을 금지하는 19세기 법령의 집행을 요구했다.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의 80% 이상을 포함하는 공화당연구위원회(RSC)는 2025년 예산안에 생명권이 '수정fertilization의 순간'까지 확장된다고 명시한 '수정 시 생명법'을 포함시켰다. 나는 트럼프에게 그 법안이 자신의 책상에 오르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 물었다. "저는 거부권에 대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요." 트럼프가 말했다. "이제 그 권한을 주에 돌려주었으니까요."
일반적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중대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크지 않다. 트럼프 팀은 2기를 시작할 두 개의 법안을 주시하고 있다. 국경안보 및 이민 패키지와 2017년 감세안의 연장이다. 개인소득 구간별 감세, 사업비 100% 처리, 부동산세 공제 두 배 확대 등 2017년 감세안의 많은 조항들이 2025년 초에 만료된다.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 의제를 강화할 계획인데 모든 수입품에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중국 상품에는 심지어 100%의 관세까지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내게 말했다. 트럼프는 관세가 미국 경제를 외국 제조업의 지배로부터 해방시키고 미국에서 제조업 르네상스를 촉발할 것이라고 말한다. 정파적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들이 트럼프 1기의 철강, 알루미늄, 태양광 패널, 세탁기 등 수천 가지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분석했는데한 추산에 따르면 관세로 인해 미국 경제에 3160억달러의 손실과 3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잃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내가 지적하자, 그는 전문가들이 제대로 분석한 게 아니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보좌진은 트럼프 1기의 연평균 인플레이션이 2% 미만이었다는 점을 들어 관세가 물가를 올리지 않으리라고 주장한다.
퇴임 후 트럼프는 상원과 하원 선거에서 경선 후보에 대한 교통 정리를 실시하며 자신에게 순종적인 의원 그룹을 만들려 했다. 그의 희망은 극렬한 마가(MAGA) 신봉자들로 가득 찬 공화당 다수당이 그의 입법 의제와 지명자들을 거수기처럼 통과시키리란 것이다. 공화당연구위원회 전 위원장이자 공화당의 인디애나 주 상원의원 후보인 짐 뱅크스 하원의원은 2022년 8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자택에서 있었던 공화당연구위원회 기획회의를 회상했다. 뱅크스는 회의 참석자들이 도착했을 때 마라라고가 FBI의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한다. 그는 회의가 취소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잠시 후 트럼프가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도전적이었고 다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선되면 의회에 나의 동맹세력이 필요해요." 뱅크스는 트럼프가 그렇게 말했다고 회상한다. 트럼프 2기의 차이점은 "그가 이전에 갖지 못했던 의회의 지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이라고 뱅크스는 말한다.
트럼프는 미국의 대외 관계를 재구성하려고 한다. 이는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건국 이래 정치적, 경제적 자유라는 공유 가치를 기반으로 동맹을 구축하고 유지하려 노력해 왔다. 트럼프는 전임 대통령들보다 훨씬 더 이해타산을 따지는 방식으로 국제관계를 다룬다. 그가 무임승차자라고 여기는 이들에 대해서는 경멸을 표하면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 브라질의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같은 권위주의 지도자들은 오히려 좋게 평가한다.
그것이 트럼프가 최근 선거 유세에서 집단방위에 충분한 돈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에 대해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이 경악한 이유 중 하나다. 그건 허풍이 아니었다고 트럼프는 내게 말했다. "돈을 내지 않으면 혼자서 알아서 해야죠." 트럼프는 오래 전부터 나토가 미국을 등쳐먹고 있다고 말해 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가 1기 시절 나토를 탈퇴하겠다고 위협한 것이 다른 회원국들로 하여금 국방 예산에 1000억달러 이상을 증액하도록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불안정한 나토는 미국의 이익만큼이나 러시아의 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과 미국의 많은 이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은 소련 제국을 재건하려는 광대한 계획의 테스트처럼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의 초당적 합의 아래,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1000억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오르반이 2024년 3월 마라라고를 방문한 후, 그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1페니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우리와 똑같이 돈을 내기 시작하지 않는 한 안 줄 겁니다." 트럼프는 우리 인터뷰에서 말을 돌렸다. "유럽이 내지 않는다면, 우리가 왜 내야 하죠? 그들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받아요. 우리 사이에는 큰 바다가 있어요. 유럽은 그렇지 않죠." (유럽연합 국가들도 우크라이나에 1000억 달러 이상의 원조를 제공했다.)
트럼프는 역사적으로 푸틴을 비판하거나 적대하는 걸 꺼렸다. 그는 미국의 정보기관이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할 때 자국 정보기관보다 러시아 독재자의 편을 들었다. 지금도 트럼프는 푸틴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방패로 사용한다. 내가 트럼프에게 근거 없는 혐의로 1년 넘게 모스크바 감옥에 부당하게 구금된 상태인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에반 거시코비치Evan Gershkovich의 석방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을 때, 트럼프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다른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거시코비치는 석방되어야 하지만 대선 전에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거시코비치 기자는 석방되어야 하고, 석방될 것입니다." 트럼프가 내게 말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그가 석방될지는 모르겠어요. 저라면 그를 석방시킬 수 있을 겁니다."
유럽 동맹국들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도 트럼프 아래서는 홀로 서야 할지 모른다. 대만 외교부 장관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시진핑이 대만을 침공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그런 일이 쉽게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라고 트럼프는 말하지만 자신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나설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현재 미군의 아시아 배치 상태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은 보다 명확하다. 만약 한국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는 북쪽의 김정은 정권의 억제를 위해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지원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고 시사한다. "우리는 불안정한 지역에 4만 명의 병력을 두고 있습니다." 그가 타임에 말했다. (실제 숫자는 2만8500명이다.) "이건 말이 안 돼요. 왜 우리가 다른 나라를 방어해야 하죠? 그것도 매우 부유한 나라를 말이죠."
거래적 고립주의가 트럼프 외교 정책의 주된 기조일 수 있지만 모든 곳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대결에서 이스라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네, 우리는 거기에 있을 겁니다." 그가 내게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가 이스라엘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오늘날 이스라엘에서 널리 퍼진 믿음이기도 하다—에 동의하게 됐다고 말한다. "2국가 해법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죠." 그가 말했다. "이제 2국가 해법은 매우, 매우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그의 지지조차도 절대적이지는 않다. 그는 가자 지구에서 3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이스라엘의 하마스 전쟁 처리 방식을 비판했고, 이스라엘이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해왔다. 내가 이스라엘이 전쟁을 끝내도록 압박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 원조를 보류하는 것도 고려할지 물었을 때, 그는 그렇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도 않았다. 그는 한때 가까운 동맹이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나는 비비1와 좋지 않은 경험이 있어요." 트럼프가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20년 1월 이란 고위 장군을 암살하기 위한 미국의 작전은 네타냐후가 마지막 순간에 발을 빼기 전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작전이 될 예정이었다. "그 일은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그가 말했다. 그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에 잠입해 일가족 전부를 살해하고 여성과 소녀를 강간하는 등의 잔혹 행위 속에 거의 1200명을 살해한 10월 7일 공격을 막지 못한 데 대해 네타냐후를 비난한다. "그의 임기에 일어난 일이에요." 트럼프가 말했다.
트럼프의 뉴욕 재판 이틀째인 2024년 4월 17일, 나는 139번가와 브로드웨이에 있는 사나Sanaa 편의점의 붐비는 계산대 뒤에 서서 트럼프가 법정 출두 후 짤막한 선거운동을 위해 이곳을 들를 때까지 기다렸다. 그가 미니 선거운동 장소로 이 편의점을 선택한 것은 그 역사 때문이다. 2022년, 이 가게의 점원 하나가 자신을 공격한 손님을 칼로 찔러 죽였다. 맨해튼 지방검사 브랙2은 그 점원을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그 점원이 정당방위로 행동한 것처럼 보이는 영상이 공개되자 대중은 분노했고 기소는 나중에 취하되었다.) 계산대 뒤에 있는 야구 방망이는 여전한 치안 우려를 암시한다. 트럼프가 도착하자, 그는 예멘 이민자 출신의 편의점 공동 소유주 마드 아흐메드에게 치안에 대해 물었다. "총을 가질 수 있어야 해요." 트럼프가 아흐메드에게 말했다. "총이 있었다면 절대 강도를 당하지 않았을 겁니다."
선거운동 현장에서 트럼프는 범죄 문제를 무기로 활용한다. 최근 몇 년간 폭력 범죄가 감소했고 FBI에 따르면 2022년 살인이 6%, 2023년에는 13%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도시를 야만적인 지옥으로 묘사하는 것이다. 내가 이 점을 지적하자, 트럼프는 주 및 지방 경찰서에서 수집한 데이터가 조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건 거짓말입니다." 그가 말했다. 그는 자신이 다시 집권하면 범죄로 어려움을 겪는 도시에 주지사의 요청 없이도 주방위군을 보낼 것을 공약했고, 무작위 신체 수색 같은 자신이 선호하는 치안 방식을 채택한 도시에만 법무부 보조금을 승인할 계획이다.
트럼프를 비판하는 이들은 범죄에 대한 트럼프의 집착 속에 인종차별적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본다.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백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이제는 오랫동안 흑인 미국인들을 괴롭혀 온 제도적 인종차별보다 더 큰 문제가 됐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내가 이에 동의하는지 물었을 때, 트럼프는 이러한 입장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나라에는 분명한 반백인 정서가 있어요." 그가 타임에 말했다. "그건 용납될 수 없죠." 보좌진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다양성과 인종적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고안된 바이든의 행정명령을 폐기할 것이라고 말한다.
대선 후보가 형사 재판을 치르고 있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는 성공적으로 선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내분으로 지리멸렬했던 과거의 트럼프 캠프와는 달리 보다 전문적으로 선거운동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선거팀은 매우 기강이 잘 잡혀 있어요." 뉴욕 하원의원 엘리스 스테파닉Elise Stefanik이 말했다. "2기 행정부가 얼마나 규율 있고 집중적일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죠." 캠프의 통제력은 이제 공화당 전체로 확장된다. 2016년, 트럼프의 선거운동을 좌초시키지 못한 공화당 기득권층은 트럼프를 누그러뜨리려는 참모들로 그를 둘러쌌다. 오늘날 골수 공화당 지지자들은 마가(MAGA)의 복음에 헌신하거나 아예 손을 들었다. 트럼프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지도부를 숙청하고 자신이 직접 고른 사람들을 앉혔다. 그렇게 뽑힌 지도부에는 트럼프의 며느리도 있는데 그는 공화당 당직자를 채용할 때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는 거짓 주장을 믿는지 묻는 충성도 테스트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전국위원회는 그런 테스트의 존재를 부인했다.) 트럼프는 자신이라면 바이든이 이겼음을 인정하는 사람을 고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게 말했다. "기분이 좋지 않겠죠."
싱크탱크들은 충실한 신봉자들로 가득 찬 예비 내각을 꾸미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 2025'는 트럼프 2기를 위한 예비 인력을 교육하면서 법안과 행정명령 계획을 마련했다. 트럼프의 전 예산관리국장 러셀 보트Russell Vought가 이끄는 미국재건센터Center for Renewing America는 의약품 안전성 판단에서부터 학교 급식 내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통제할 권한을 가진 이른바 행정국가, 즉 관료 집단의 권한을 박탈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아메리카퍼스트정책연구소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는 친트럼프 우파 포퓰리스트들의 연구 안식처다. 트럼프의 이민 보좌관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가 이끄는 아메리카퍼스트리걸America First Legal은 바이든 행정부에 맞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들의 목표는 트럼프의 비전을 임기 1일차부터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대통령은 그가 실제로 원하고 공약했던 것을 주도록 고안된 정책 과정을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보트가 말했다. "우린 법적 권한과 메커니즘을 분류하고 차기 행정부에 추진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법무부 예산 삭감, 기후 및 환경 규제 축소 등 경계를 넘나드는 우파 정책들이 포함된다.
트럼프 캠프는 이들 단체가 제안한 정책 중 어떤 것을 시행할지는 최종적으로 트럼프 본인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들은 관료적 노하우를 트럼프의 반관료주의적 열정과 결합시켜 트럼프의 '딥스테이트deep state'와의 전쟁에서 최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에서 벌일 '워싱턴과의 전쟁'에 사용될 무기 중에는 별난 게 하나 있다. 대통령이 의회가 배정한 자금을 보류할 수 있게 했던 지출거부impoundment 권한을 복원하는 것이다. 지출거부는 닉슨이 좋아했던 술수로, 그는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보조금 주택과 환경보호청에 대한 자금을 동결했다. 선거운동 정책 고문들에 따르면 트럼프와 그의 동맹세력은 지출거부 조치의 사용을 금지하는 1974년 법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다.
또 다른 계획은 대통령이 비정치적 정부 관리를 해고할 수 있게 하는 '스케줄F'의 시행인데 트럼프는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보호받아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보호를 받고 있어요." 그가 말했다. 한 미국 고위급 판사는 이런 조치가 얼마나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를 제시한다.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때 하이드록시클로로퀸3hydroxychloroquine을 두고 했던 것처럼 검증되지 않은 약물 사용을 밀어붙이려 한다고 가정해 보자. 스케줄F에 따르면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심사관이 해당 약물의 사용 승인을 거부하면 트럼프는 그들을 해고할 수 있다. 트럼프 캠프는 관료가 유권자에게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만드는 권한이 대통령에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스케줄F를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관료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죠." 보트가 말했다.
때로는 트럼프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종종 질문을 피하거나 모순된 방식으로 답했다. 그의 에고ego와 자기파괴적 행동이 어떻게 그의 목표를 방해할지는 알 수 없다. 그가 많은 규범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도 넘지 않겠다는 선이 있다. 대법원이 인정한 모든 명령을 따를 것인지 물었을 때, 트럼프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어떤 정책을 선호하는지는 분명하고 일관적이다. 만약 트럼프가 그의 목표 중 극히 일부라도 성공시킬 수 있다면 그는 100년이 넘는 지난 세월의 그 어떤 대통령보다도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완전 '전쟁 모드'죠." 트럼프의 전직 보좌관이자 종종 그와 가까이 교류하는 스티븐 배넌이 말했다. 배넌은 트럼프가 현재 미국의 상태에 대해 "상당히 종말론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트럼프의 마음이 있는 곳입니다. 그의 집착이 있는 곳이고요."
이러한 집착은 다시 한번 미국을 위기의 벼랑 끝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트럼프는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폭력 가능성을 일축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기지 못하면, 뭐, 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그가 타임에 말했다. "언제나 선거의 공정성에 달려 있는 일입니다." 내가 트럼프에게 그가 근거 없이 트루스소셜4에서 선거 조작이 "헌법에 있는 것들을 포함해 모든 규칙, 규정, 조항의 종료를 허용한다"고 주장한 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을 때, 트럼프는 자신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이어 뉴욕에서 치르고 있는 "바이든의 영향을 받은" 법정 소송에 대해 불평하며 미국 정부 내 "파시스트"들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시사했다. "많은 경우 내부의 적이 중국, 러시아, 그리고 다른 여러 외부 적들보다 우리나라에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그가 내게 말했다.
마라라고에서의 대화가 끝나갈 무렵, 나는 트럼프에게 그가 한 또 다른 문제적 발언, '하루 동안 독재자가 되고 싶다'는 말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션 해니티Sean Hannity와의 폭스뉴스 타운홀에서 나온 말인데 해니티는 트럼프에게 그가 재집권했을 때 권력을 남용하거나 정적에 대한 보복을 추구할 것이라는 우려를 누그러뜨릴 기회를 준 것이었다. 트럼프는 자신은 독재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첫 날은 빼고요."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국경을 폐쇄하고 석유를 마구 채굴하고 싶어요."
트럼프는 그 발언이 "재미로, 농담으로, 풍자적으로 한 말"이라고 한다. 그는 이를 2016년 선거운동 당시 러시아에게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해 유출하라고 부추겼던 악명 높은 사건에 빗댄다. 트럼프의 머릿속에서는 언론이 그 발언도 선정적으로 다뤘다. 그러나 러시아는 장난이 아니었다. 러시아가 그해 미국 민주주의의 핵심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여러 활동을 했는데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서버를 해킹해 위키리크스를 통해 내부 이메일을 유포했다.
그가 248년에 걸친 미국의 민주주의 실험을 독재정치로 끝장내버리는 데 대해 농담을 했든 아니든, 나는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많은 미국인들이 그런 독재에 대한 언사를 우리의 가장 소중한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보는 이유를 알겠냐고. 트럼프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주장했다. "제가 보기엔 많은 사람이 좋아하던데요."
트럼프의 2016년 첫 대선 본선, 2020년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 치렀던 대선, 그리고 이번 2024년 대선 중, 수치만으로 볼 때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지금이 가장 높습니다. 미국 정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잘 아시다시피, 미국 대선은 전반적인 지지율보다는 주요 경합 지역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관건인데 현재 경합주 6~7곳에서 트럼프가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2.0'은 어느덧 성큼 현실에 더 가까워졌습니다.
PADO는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다뤄왔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해서도 아니고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확신해서도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바이든 2기 행정부와는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1기가 실제로 미친 영향이 우려에 못 미쳤다는 지적을 들어 2기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2024년 4월 30일자 독점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시면 트럼프 2기는 1기와 많이 다를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1기에서는 당시 공화당의 아웃사이더로 백악관에 입성해 당(의회)부터 내각까지 충분히 장악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당시 충성파들이 구축한 여러 싱크탱크에서 면밀한 정지 작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선거운동부터도 1기 선거 캠프가 잦은 내분과 잡음 속에서 굴러갔던 데 반해 2기 선거 캠프는 제대로 기강이 잡혀있다고 합니다.
기성 리버럴 언론을 극도로 혐오하여 인터뷰 요청에 잘 응하지 않는 트럼프를 두 차례 만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그의 비전을 육성으로 듣고 정리한 타임의 이 기사는 발행되자마자 한국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인용됐습니다. 인용보도의 주초점은 대부분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변하지 않은) 견해였습니다만 이 기사는 그 외에도 풍부한 맥락과 배경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전문을 읽을만한 가치가 차고 넘칩니다.
트럼프의 주장에 논리적인 정합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은 늘 있어 왔습니다. 여기 소개하는 타임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타임은 그 이면에 일관된 불만, 분노 등의 '정념'이 담겨 있음 또한 지적합니다. 그가 시시각각 뒤집는 말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깔린 정념에 집중해보면 앞으로 4년간 펼쳐질지도 모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내다보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