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트럼프 안보보좌관이 말하는 '트럼프 2기 외교'

기사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행정부에서 마지막 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로버트 C 오브라이언. /사진=로이터/뉴스1

2024.07.05 15:20

Foreign Affairs
icon 19min
kakao facebook twitter

6월 27일에 열렸던 바이든-트럼프의 미 대선 첫 TV토론에서 바이든 후보가 '참패'했다는 평가가 나온 상황에서 미국 안팎으로 바이든 후보의 사퇴 여론이 뜨겁습니다. 바이든 자신의 완주 의지가 흘러나오기도 하고 민주당의 유력 의원들까지 후보사퇴를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든이 완주하든 사퇴하든 트럼프에게는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이 일층 증가한 상황에서 PADO는 트럼프 백악관의 마지막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로버트 C 오브라이언이 기고한 '트럼프 외교' 해설(포린어페어스 2024년 7/8월호)을 소개합니다.


오브라이언 전 안보보좌관은 무엇보다 바이든의 외교가 초점을 제대로 못 맞춘채 행동보다는 워싱턴 엘리트들의 레토릭에 사로잡혀 있어서 수많은 혼란을 야기했다고 정면 비판하면서 트럼프는 많은 오해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핵심 문제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말보다는 행동을 중시한다고 트럼프 외교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브라이언은 바이든 외교가 중국과 이란을 정조준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합니다.


트럼프 백악관의 안보보좌관 출신답게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잘 옹호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로서는 이 긴 기고문을 통해 그가 수많은 문제를 짚어가면서도 유독 한국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립니다. 트럼프 외교 2.0에서 한반도, 즉 북한과 한국에 대한 정책은 어떤 것인지 불안과 기대가 교차합니다. 물론 미국이 그 어떤 한반도정책을 펼치더라도 우리는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동시에 수많은 시나리오를 준비해둬야 할 것입니다. 미국 대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시 비스 파켐, 파라 벨룸si vis pacaem, para bellum'은 4세기에 등장한 라틴어 표현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뜻이다. 이 개념의 기원은 2세기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로 더욱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그는 "힘을 통한 평화, 그것이 실패할 땐 위협을 통한 평화"라는 외교 공식을 처음 이야기 한 걸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이를 잘 이해했다. 그는 1793년 의회에서 "우리가 번영의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인 평화를 확보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항상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생각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유명한 표현인 "말은 부드럽게 하면서도 큰 몽둥이를 들고 다녀라"에도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 시절 로널드 레이건은 "힘을 통한 평화"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하드리아누스의 말을 직접 빌렸고, 나중에 그 약속을 이행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시대를 끝내고 이 '힘을 통한 평화' 정신을 다시 백악관으로 가져왔다. 오바마는 이른바 미국 외교정책의 죄악들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미국 군대의 힘을 약화시켰다. 이러한 시대는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9월 유엔 총회에서 "미국은 피스메이커(평화조성자)로서의 운명을 완수하고 있으며, 그 평화는 바로 힘을 통한 평화"라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피스메이커였다. 트럼프에 대한 잘못된 묘사로 인해 가려져 있지만, 실제 기록을 살펴보면 트럼프는 피스메이커였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다.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16개월 동안 미국은 아브라함협정을 촉진하여 이스라엘과 중동의 이웃 국가 세 곳과 수단에 평화를 가져왔고,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미국이 중재한 경제관계 정상화에 동의했으며, 미국은 이집트와 주요 걸프지역 국가들을 압박해 카타르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이 나라에 대한 봉쇄를 끝내도록 했고, 미국은 탈레반과 협약을 체결하여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해에는 아프간에서 미군이 전투 중 사망하는 일이 전혀 없도록 했다.



트럼프는 새로운 전쟁과 끝없는 대테러 작전을 피하기로 결심했고,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 새로운 전쟁에 참전하거나 기존 분쟁을 확대하지 않은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다. 트럼프는 또한 IS(이슬람국가)를 쓸어버려 조직된 군사세력으로 힘을 잃도록 만들고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함으로써 미국의 드문 승리와 함께 하나의 전쟁을 끝냈다.


그러나 카터 대통령 임기 때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 아래서 미국의 적들은 평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선호를 악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이상 공격을 하지 않았고, 이란은 감히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으며, 북한은 미국이 외교적 노력과 군사적 무력시위를 동시에 진행함에 따라 핵무기 실험을 중단했다. 그리고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중국은 공격적인 태도는 유지했지만, 트럼프의 레드라인 수호 의지를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2017년 자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에 대해 미국이 제한적이지만 효과적인 공습을 명령했을 때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레드라인을 의식해 행동을 자제했다.


트럼프는 워싱턴의 주류 외교정책가들의 이익을 위해 '트럼프 독트린'을 공표하거나 한 적이 없다. 그는 도그마 보다는 자신의 본능을 따랐고 최근 수십 년간 지배해온 국제주의적 정통 외교 교리보다 더 뿌리 깊은 미국의 오랜 전통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우선' 주의는 '미국 홀로' 주의가 아니다"라는 말은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자주 반복하는 말이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트럼프는 성공적인 외교 정책을 위해서는 우호적인 다른 나라들의 정부, 국민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트럼프가 어떤 국가, 어떤 그룹과 힘을 합치는 것이 좋을지 재검토해봤다고 해서 비판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가 순전히 외교를 원칙 없이 거래로만 생각한다든지 동맹 자체에 적대적인 고립주의자인 것은 아니다. 나토(NATO)와 일본, 이스라엘, 아랍 걸프 국가들과의 협력은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때 모두 군사적으로 강화되었다.


트럼프의 외교정책과 무역정책은 1990년대 초부터 2017년까지 실행된 신자유주의 국제주의, 이른바 글로벌리즘의 단점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해해야 정확하다. 많은 미국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도 "자유무역"이 실제로는 전혀 자유무역이 아니었으며 많은 경우 외국정부가 높은 관세, 무역 장벽, 지적 재산권 도용을 통해 미국의 경제 및 안보 이익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막대한 군사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국가 안보 기구들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등 여러 곳에서 눈에 띄는 실패를 겪으면서 승리를 거둔 적이 거의 없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외교 선배라고도 할 앤드루 잭슨 대통령(1767~1845)과 잭슨의 외교정책에 대한 접근 방식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즉, 행동이 필요할 때는 집중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되 지나친 개입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에는 잭슨의 풍미가 가미된 현실주의가 돌아올 것이다. 미국의 우방국들은 더 안전하고 자립적인 나라가 될 것이며, 적들은 다시 한 번 미국의 힘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강해질 것이고 평화도 찾아올 것이다.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1990년대 초, 세계는 두 번째 "미국의 세기"의 정점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철의 장막이 무너지고 동유럽 국가들이 공산주의를 포기하고 바르샤바 조약을 탈퇴하면서 서유럽 등 자유세계에 합류하기 위해 줄을 섰다. 소련은 1991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중국과 같이 자유의 흐름을 거스르는 국가들도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자유화될 것으로 보였고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 되지 않았다. 1991년의 걸프전은 지난 10년간의 미국 군사력 증강을 입증하고 세계에는 이제 단 하나의 초강대국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 상황을 오늘날과 대조해 보라. 중국은 강력한 군사적, 경제적 적수가 되었다. 중국은 수시로 민주사회인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해경과 사실상의 해상 민병대는 미국의 조약상 동맹국인 필리핀과 장기간 저강도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남중국해에서 더 큰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 중국은 이제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의 가장 큰 적으로 미국 기업과 정부 네트워크를 정기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 및 비즈니스 관행은 미국 경제에 해를 끼쳤고 미국은 공산품과 일부 필수 의약품까지 중국에 의존하게 되었다. 중국의 정치적 모델은 20세기 중반 소련 공산주의가 제3세계 혁명가들과 서방 급진주의자들에게 가졌던 이념적 매력과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는 경제개혁을 뒤집고 홍콩의 자유를 짓밟으며 미국과 미국의 우방들과 싸움을 벌일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시진핑은 큰 인적 희생을 낳았던 마오쩌둥 이후 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지도자다. 그리고 중국은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책임을 아직도 지려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제 러시아를 헌신적이고 유용한 '주니어 파트너'로 데리고 있다. 부통령 퇴임 1년 후인 2018년, 조 바이든은 이 포린어페어스 지면에 '크렘린에 맞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동 집필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은 모스크바 지도부가 바이든의 센 발언 따위엔 신경도 안 쓴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 전쟁은 또한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 낮은 기술이지만 치명적인 드론, 그리고 수백 년 된 포병전술이 하나로 결합된 새로운 전투 환경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부끄러운 진실을 드러냈다.


중국, 러시아와 함께 새로운 반미 독재국가들의 축을 구성하고 있는 국가는 이란이다. 중국, 러시아의 정권과 마찬가지로 테헤란의 신정체제는 더욱 대담해지고 있다. 이란의 지도자들은 미국과 동맹국을 자주 위협하고 있지만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가장 믿을만한 추정에 따르면 이란은 마음만 먹으면 2주 이내에 기초적인 핵무기 하나를 만들 수 있는 농축우라늄을 거의 축적했다. 하마스를 비롯한 이란의 대리 세력은 미국인을 납치하고 살해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이란은 수백 대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해 사상 처음으로 중동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이란 영토에서 직접 공격했다.


미국 인근 상황도 좋은 것이 없다. 멕시코에서는 마약 카르텔이 일부 지역에서 독자적인 통치체제를 구축해 불법 이민과 불법 마약을 미국으로 밀반입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국가적으로는 완전히 기능부전이면서도 미국에 적대적이다. 그리고 미국 남부 국경을 보호하지 못한 바이든 행정부의 무능은 아마도 가장 크고 부끄러운 실패일 것이다.

중국에 대한 명확한 입장

미국은 약점과 실패라는 깊은 늪에 빠져들고 있다. 그리고 그럴수록 힘을 통한 트럼프식 평화 회복을 요청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러한 요청이 가장 크게 들린다.


바이든은 대통령 임기 초반부터 중국의 위협에 대해 엇갈린 메시지를 내보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제정한 관세와 수출 통제를 유지했지만, 각료급 관리들을 베이징에 연이어 파견하여 무역과 안보에 대한 단호한 경고를 전달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 존재했던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하며 평화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내실보다 겉모습에 치중한 정책이다. 회담과 정상회담은 활동은 될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 성과는 아니다.



한편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최고위 보좌진이 공개석상에서 하는 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바이든은 중국 경제를 "시한폭탄"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나는 중국을 봉쇄하고 싶지 않다"며 분명히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중국을 해치고 싶지 않다. 이것이 진심이다. 중국이 잘되면 우리 모두에게 더 좋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믿는다는 것을 보면 중국이 진정한 적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전기자동차, 태양광발전, 인공지능, 양자컴퓨팅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 기술 개발과 혁신의 글로벌 리더로서 미국을 제치고 자국의 힘과 안보를 확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은 막대한 보조금, 지적 재산권 도용, 불공정 무역 관행에 의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은 서울에서 도쿄, 디트로이트, 바이에른에 이르는 자동차 제조업체를 파산시킬 목적으로 수백만 대의 값싼 전기차를 미국과 동맹국 시장에 쏟아붓도록 장려하고 보조금을 지원한 비야디(BYD)같은 국가 챔피언을 후원해 왔다.


이러한 공격에 맞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국은 투자와 혁신, 그리고 사업하기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장소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반독점 집행을 포함한 미국 규제 당국의 권한이 커지면서 미국의 자유 기업 시스템이 파괴될 위험이 있다.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무너뜨리기 위해 중국의 부당한 지원을 받는 동안 미국과 유럽 동맹국 정부는 이러한 미국 기업의 경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는 국가 쇠퇴의 지름길이며, 서방 정부는 이러한 불필요한 규제를 그만 두어야 한다.


중국이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약화시키려 할 때, 미국은 냉전시대에 소련 경제를 약화시키기 위해 했던 것들을 중국에도 가해야 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완전한 경제적 분리는 실용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미국은 "우리 경제를 중국과 '디커플링' 해야 한다는 생각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과 경제적 '디커플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는 실제로 중국의 대미 수출 약 절반에 대해 더욱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사실상의 '디커플링' 정책을 시작했고, 중국에게 행동을 바꾸면 정상적인 무역을 재개할 수 있는 선택권을 남겨두었지만 중국은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금은 트럼프가 주장한 대로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유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더욱 압박을 가해야 할 때다.


물론 미국은 중국과 대화창구는 열어두고 있어야 하지만, 호주, 일본, 필리핀, 한국과 같은 동맹국, 싱가포르와 같은 전통적인 파트너,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같은 신흥 국가에 태평양 외교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비평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자국 방어에 더 많은 기여를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한다. 하지만 비평가들의 우려와는 반대로 내가 이들 정부의 관리들과 직접 만나 논의를 해보면, 그들은 동맹이 쌍방향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트럼프의 솔직한 이야기를 더 환영하며 그의 접근 방식이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가들과의 합동 군사 훈련은 필수적이다. 트럼프는 2018년 연례 환태평양(림팩) 연합훈련에 대한 중국 초청을 철회했다. 제대로 방어하려는 팀은 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대를 계획과 연습에 참관하도록 초대하지 않는 법이다. (중국은 당연히 정찰용 함정들을 보내 초대도 없이 몰래 참관했다.) 의회는 2022년에 미국이 대만을 이 훈련에 초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바이든은 이를 거부했다. 이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실수다.


대만은 연간 국방비로 약 190억 달러를 지출하는데, 이는 GDP의 3%에 불과하다. 이는 대부분의 미국 동맹국 및 파트너보다는 양호하지만 여전히 너무 적다. 점점 더 위험해지는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도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과거 미국 행정부는 대만에 무기를 공급하고 방어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의지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내보냈다. 차기 행정부는 미국의 지속적인 약속과 함께 대만이 국방비를 더 많이 지출하고 징병제 확대와 같은 다른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편, 의회는 미국이 오랫동안 이스라엘에 제공했던 원조, 차관, 무기 이전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에까지 확대하여 이들 국가의 군대 증강을 지원해야 한다. 특히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군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 해군은 필라델피아와 하와이에 예비로 보관하고 있는 프리깃함과 상륙함 등 퇴역 함정을 개장하여 필리핀에 기증하는 비상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해군은 또한 항공모함 중 하나를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하고 국방부는 전체 해병대를 태평양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병대를 특히 중동 및 북아프리카 임무에서 빼내와야 한다. 태평양에 있는 미군 기지는 종종 적절한 미사일 방어 체계와 전투기 보호 설비가 부족한데, 이는 국방부가 다른 곳에 쓸 재원을 신속하게 빼와 해결해야 할 심각한 결함이다.

'최대 압박'의 재개

바이든 행정부가 힘을 발휘하지 못해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 또 다른 지역은 중동이다. 바이든은 인권 침해 문제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배척하는 동시에 훨씬 더 심각한 인권 침해국인 이란과는 협상하는 오바마 시대의 정책을 재개하기로 결심하고 취임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중요한 파트너이자 에너지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소외시켰고,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게 더욱 폭력적으로 변한 이란을 길들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중동과 그 밖의 동맹국들은 이러한 행동을 미국이 약하고 신뢰할 수 없다는 증거로 간주하고 미국으로부터 보다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했다. 이란은 대리자들을 통하거나 직접 이스라엘, 미군, 미국 파트너를 맘대로 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반해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국가들에게 미국과 유엔의 대이란 제재를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등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을 벌였다. 이 결연한 의지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들을 결집시켰고 아브라함협정1을 위한 길을 열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테헤란의 이슬람 정권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새로운 결의를 보고는 에너지 시장과 글로벌 자본 시장의 중심축 중 하나인 이 중동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려는 미국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란 석유 수출에 대한 기존 제재를 집행하지 못한 바이든 집권 기간 동안 그 반대의 상황이 발생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이란의 석유 수출은 하루 150만 배럴을 넘어서며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재 집행의 완화는 이란 정부와 군부에 연간 수백억 달러의 수익을 안겨주었다. 트럼프가 제재를 복원하면 이란이 중동과 그 밖의 지역에서 테러리스트 대리 세력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 것이다.


바이든의 중동 정책 실패는 트럼프가 잘못된 것임을 알아채고 2018년에 탈퇴한 오바마의 이란 핵 협정을 되살리겠다고 시도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협정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거나 동결하기는커녕 이란이 원자탄 한 개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을 충분히 축적하는 데 사용했던 원심분리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기정사실로 굳혀버렸다. 트럼프의 최대 압박 정책으로 돌아간다면 이란 에너지 부문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이란뿐만 아니라 이란의 석유와 가스를 구매하는 정부와 기관들에도 적용하는 등 전면적인 제재를 시행할 것이다. 최대 압박은 또한 중동에 더 많은 해상 및 항공 자산을 배치하여 이란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들에게도 미군이 이 지역에서 이란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미국의 중동 안보전략이 마침내 지난 20년간의 대테러 작전 수준에 더이상 머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게 될 것이다.


이란에 대한 강력한 대응 정책은 다시 한번 중동 지역을 뒤흔들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보다 생산적인 접근방식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이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중동 지역 안보 개선의 열쇠라는 것이 통념이었다. 그러나 이 분쟁은 지역적 소란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증상에 불과하며, 그 진정한 원인은 이란의 혁명적 신정체제에 있다. 이란은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으로 현재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뿐만 아니라 레바논의 테러 조직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다양한 단체에 중요한 자금, 무기, 정보, 전략적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이란이 봉쇄되고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들이 유대 국가를 없애려는 시도를 멈출 때까지는 해결될 수 없다.


그 동안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제거하려는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 가자지구의 장기적인 통치와 지위는 미국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며, 미국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걸프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렇다고 미국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광범위한 분쟁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을 놓고 협상에 복귀하도록 압박해서는 안 된다. 중동에서 미국 정책의 초점은 궁극적으로 혼란과 살상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악의적 행위자 이란 정권에 맞춰져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우크라이나까지

바이든은 또한 아프가니스탄 철군이라는 치명적인 실책을 통해 미국의 국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전쟁개입을 종식시키는 협상을 협상했지만 트럼프는 결코 그렇게 혼란스럽고 부끄러운 후퇴를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2021년 여름 철군의 무모함과 6개월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로 결정한 것은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니다. 러시아가 바이든의 경고를 무시하고 결국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후, 바이든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는데, 하마트면 전년 여름 카불에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아슈라프 가니의 불명예스러운 탈출이 우크라이나에서 반복될 뻔했다. 다행히 젤렌스키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군사 원조를 제공했지만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는 데 필요한 무기를 보내는 데 자주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회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승인한 610억 달러(이미 승인된 1130억 달러에 추가)는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막기엔 충분하지만 승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바이든은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계획이 전혀 없는 것 같다.


반면, 트럼프는 전쟁을 협상으로 타결해 살상을 종식하고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의 접근방식은 유럽 국가들의 자금 지원 아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계속 제공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외교의 문을 열어두는 것, 즉 일정한 수준의 예측 불가능성을 유지하여 러시아의 주도권을 흔들어놓는 것이다. 트럼프는 또한 나토로 하여금 지상군과 공군을 폴란드로 순환배치하여 러시아 국경 가까이의 군사태세를 강화하고 나토가 외국의 침략으로부터 나토 관할 영토 전체를 방어할 것임을 분명히 하도록 할 것이다.


미국은 미국이 계속해서 유럽을 방어할 것인지 여부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럽이 제 역할을 다하는 데 달려 있다는 점을 유럽 동맹국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데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 평상시의 복잡한 가입 절차를 포기하고 우크라이나를 즉시 유럽연합(EU)에 가입시켜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푸틴에게 보낼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더 나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줄 것이다.

쇠락하는 군대

중국이 떠오르고 중동이 불타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난동을 부리는 동안에도 미국 군대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시작된 점진적인 쇠락이 다시 시작되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이 쇠락이 잠시 멈췄을 뿐이다. 작년에는 해병대와 우주군만 모병 목표를 달성했다. 육군은 현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6만5000명이라는 소박한 모병 목표에 무려 1만명이 부족했다. 이는 단순한 인력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이 군의 목적과 임무에 대해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미국 군대는 미국과 미국의 국익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다. 레이건 행정부 말기의 592척에 비해 현재 해군은 300척도 채 되지 않는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투 지휘관들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한 전 세계 18개 해양 구역에서 해군 배치를 통한 재래식 억제력 유지에 충분하지 않다. 의회와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설정한 2032년까지 355척의 해군을 보유한다는 목표를 재추진해야 한다. 지금보다 약간 더 커지는 이 335척의 해군전력에는 은밀성이 개선된 버지니아급 공격 잠수함을 더 많이 포함해야 한다. 또한 미국이 공중, 지상, 해상에서 핵무기를 전개할 수 있는 장비와 시스템인 이른바 '핵무기 3각체제'의 한 부분을 구성하는 콜럼비아급 '탄도 미사일 핵잠수함'(SSBN)도 더 많이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3각체제의 다른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의회는 노후화되고 있는 B-2 폭격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B-21 스텔스 폭격기 100대를 모두 구매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실제로 일부 분석가들은 공군이 경쟁국에 맞서 지속 가능한 캠페인을 수행하려면 이러한 침투형 폭격기가 최소 256대 이상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군이 당초 계획했던 132대가 아닌 21대만 보유하게 된 B-2 같은 무기획득 문제를 피하려면 공군과 해당 의회 위원회가 모두 안정적인 생산 과정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현대화하면서 이 '핵무기 3각체제'는 더욱 중요해졌다. 중국은 2020년 이후 핵무기 규모를 두 배로 늘렸는데, 이는 설명도 없이 진행된 대규모의 부당한 확장이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비축량을 합친 것보다 기술적, 수적으로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세계에서 새로운 핵무기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테스트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계속해서 선의의 군비통제 회담을 거부한다면 미국은 핵무기의 주요 핵분열 동위원소인 우라늄-235와 플루토늄-239의 생산도 재개해야 한다.


미국의 재래식 무기도 변화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되살려냈는데,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무기의 개발 예산을 대폭 삭감한 탓에 중국과 러시아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지구 대기권 내에서 기동할 수 있는 이 중요한 신무기 개발에서 미국보다 훨씬 앞서게 되었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에는 이 중요한 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문민 관료와 군인들이 국방부를 스스로 고칠 수 없기 때문에 군대를 되살려내려면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트럼프는 종종 국방부의 고위급 문민 관리들이 조장하는 관료주의적 관성에 맞서 혁신을 추진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더라도 한정된 예산이라는 현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채무로 인해 연방 예산은 감소할 수밖에 없으며, 어느 정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든 국방 지출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힘을 통한 평화라는 현대적 전략에서는 스마트한 지출이 대규모 지출을 대체해야 할 것이다.


군을 바로 세우려면 군 자체와 동맹군 모두를 위해 군의 무기획득 프로세스에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줌왈트 구축함, 연안 전투함, F-35 전투기, KC-46 공중급유기 등 중요한 프로젝트가 수년 늦게 실현되었고 예산이 크게 초과되었다. 반면 1950년대에는 록히드가 계약을 체결한 지 1년 반도 채 되지 않아 최초의 U-2 스파이 항공기를 납품했고, 예산 범위 내에서 완공했다. 오늘날에는 육해공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군대에 자리잡은 현상유지적 태도, 예산과 계획을 어렵게 만드는 의회의 기능 장애, 3군 장관2들의 비전 부족으로 인해 이러한 성과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군 획득 프로세스의 또 다른 근본적인 문제는 새로운 무기에 대한 개발 요구사항 관련 국방부의 비합리적인 시스템이다. 요구사항은 추가하기는 쉽고 제거하기는 어렵다. 그 결과 고도로 정교한 무기가 개발되긴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고 실전 배치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초중반에 해군은 현재의 항공모함을 설계할 때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인 전자기 항공기 사출 시스템에 대한 요구 사항을 추가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으로 인해 상당한 비용과 지연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국방부의 고위 문민 지도부는 필수 시스템 개발에 비용이나 소요시간을 늘릴 수 있는 설계의 중대한 변경은 반드시 자신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새로운 규칙을 제정함으로써 획득 프로세스를 개혁해야 한다.


미국은 호주와 같은 동맹국의 획득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어야 한다. 호주에서는 간결한 관료 조직이 미국의 획득과정을 방해하는 지연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고스트 배트' 무인 전투기와 '고스트 샤크' 무인 잠수정을 개발했다. 혁신적인 테크 섹터에 뿌리를 둔 안두릴(Anduril)이나 팔란티어(Palantir)와 같은 민첩한 신생 방산업체도 국방부가 21세기에 더 적합한 획득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적이 누구인지, 친구가 누구인지 파악하라

그러나 보다 효율적인 군사력만으로는 새로운 베이징-모스크바-테헤란 축을 저지하고 억제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 자유국가들 간의 강력한 동맹도 필요하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에서도 첫 번째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동맹 구축이 중요할 것이다. 비평가들은 종종 트럼프가 전통적인 동맹에 적대적인 것으로 묘사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동맹을 강화했다. 트럼프는 미군의 나토 파견을 단 한 번도 취소하거나 연기한 적이 없다. 트럼프는 나토 정부들에 방위비를 더 많이 지출하도록 압력을 가해 나토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립서비스를 하는 것을 좋아하며, 바이든은 미국이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라이벌인 독재 국가들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싸움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자이르 볼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 미국과 동맹을 맺은 국가의 보수적 지도자들의 민주적 신념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바이든 행정부가 스스로의 사명이라고 여겼던 것을 오히려 훼손하고 있다. 사실 이 지도자들은 국민들의 욕구에 부응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다보스에서 담소나 즐기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것과는 다른 정책을 추구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현실세계의 민주주의 동맹국과의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보다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와 같은 허구적 추상성을 옹호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 이러한 레토릭은 민주적 이상에 대한 지지를 가장한 국제주의적인 진보 엘리트주의를 반영한다.


이러한 민주적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과 권위주의 국가의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바이든 관리들의 관심이 얼마나 적은지를 비교해보면 화가 난다.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최고위 보좌진은 권위주의 체제의 억압을 폭로하고 양도할 수 없는 개인의 권리와 법치라는 자유 세계 모델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감금되어 있는 반체제 인사들을 세상에 적극 알렸던 전직 대통령들의 방식을 거의 따르지 않는다. 카터는 소련의 반체제 인사 안드레이 사하로프에게 직접 편지를 썼다. 레이건은 집무실에서 소련 반체제 인사 나탄 샤란스키를 만났고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다른 인사들과도 만났다. 반면, 바이든은 중국 당국이 가짜 혐의로 수감한 홍콩 언론인이자 민주주의 옹호자인 지미 라이 등 반체제 인사들에 대해서 공개적 언급을 거의 삼갔다. 국무부는 중국의 내부 인권문제에 대해 항의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심각한 인권 문제 제기 하나 없이 중국에 대한 무조건적 고위급 관여를 계속 진행했다.


트럼프는 외국 지도자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북한의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들이 정상적인 길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반체제 인사보다는 해외에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인들 문제에 더욱 집중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 적대적인 권위주의 국가의 반대 세력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2020년 1월, 내가 이란 국민들이 언젠가는 자신들의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자 트럼프는 SNS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그는 테헤란의 신정(神政) 지배자들에게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고 충고했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에는 미국의 적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반체제 인사 및 반체제 정치세력에 대한 대통령 차원의 관심이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다른 고위 관리들이 중국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활동가들을 만났을 때나 매트 포팅거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백악관에서 중국 국민들을 향해 중국 공산당의 억압적인 통치에 대한 우려를 중국어로 연설한 것과 같은 과거의 조치를 기반으로 계속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이 중국과 이란과 같은 일부 억압적인 정부를 비난하면서 비민주주의적 아랍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각국의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날 대부분의 아랍 군주국들은 10년 또는 20년 전보다 더 개방적이고 자유주의적인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미국과의 교류 덕분이다. 하지만 안으로 더욱 억압적이고 밖으로는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 중국이나 이란 정부에겐 이런 변화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완벽하지 않으며, 미국의 안보를 위해 지구상의 모든 국가에게 정치적으로 미국을 닮으라고 할 필요는 없다. 미국 역사의 대부분을 통틀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다른 나라에 정치 체제를 강요하기보다는 자신들이 다른 나라에 모범이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미국이 이룬 성과를 과소평가하거나 미국 안팎으로 사람들을 억압과 빈곤, 불안에서 벗어나게 한 실험의 성공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이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분열된 나라에서 이제 다시 미국의 부흥이 실현될 수 있을까? 1980년의 레이건 선출이 보여주었듯 미국은 언제든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11월에 미국 국민은 힘을 통해 평화를 회복했던, 그리고 다시 그렇게 할 수 있는 대통령을 한번 더 선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나라의 힘을 다시 키우고 자유를 지키며 다시 한번 인류의 마지막이자 최선의 희망이 될 수 있는 능력과 독창성,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


로버트 C 오브라이언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다.



1922년 창간된 격월간 국제정치 전문지. 미국의 국제정치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에서 발행하는데 국제정치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거진으로 꼽힙니다.
 
clos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