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슈

트럼프의 후원을 받는 우스꽝스럽고도 진지한 '알파메일' 닉 애덤스

미국의 젊은 남성들에게 '강한 남자'가 될 것을 가르치는 애덤스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공직에 진출할 수도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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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애덤스가 2024년 1월 29일, 젊은 공화당원 모임의 초청으로 워싱턴DC의 캐피톨힐 클럽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Jahi Chikwendiu/The Washington Post

2024.07.26 15:18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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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에서 트럼프의 부상(그리고 부활)은 그동안 주류 정치에서 소외됐던 집단의 울분에 기반한 것이라고들 합니다. 그런 집단 중에는 '남성'도 있습니다. 옛날의 참정권 이슈부터 근래에도 지속되는 임금 격차, '유리천장' 이슈에 이르기까지 현대 정치·사회의 발전은 여성의 권익 신장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지표에서 여성이 겪는 격차는 여전히 엄존합니다만 그 과정에서 일부 남성들이 느끼는 소외감 또한 분명히 존재합니다. 단순한 남녀 이분법으로 규명하기에 사회는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러한 '불만에 찬 남성들'을 정치적으로 동원하려는 세력이 등장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한국에서도 근래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이슈를 가지고 이러한 시도가 이뤄진 바 있으며 미국에서는 소위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트럼프주의자들이 그렇습니다. 호주 출신으로 21세 때 호주 역사상 최연소 부시장으로 선출됐다가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강한 남자'(알파메일) 운동을 하고 있는 닉 애덤스는 그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인물입니다.


이런 인물들을 그저 '괴짜'로 취급하기는 쉽습니다. 과거 미국의 진보 성향 매체들이 취했던 입장도 비슷한데 워싱턴포스트는 뉴욕타임스와는 달리 최근 들어 미국 보수의 주변적인 흐름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는 미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 소개하는 닉 애덤스에 대한 2024년 4월 9일자 피처 기사가 그런 예입니다.


닉 애덤스가 방 안의 남성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절대 사과하지 마세요." 그가 말했다. "절대 마스크를 쓰지 마세요. 절대 게임기를 잡지 마세요. 게임기와 순살 치킨을 쥐기 시작하면 젠더 대명사1와 공산주의로 마무리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죠."


"옳소!" 주름 잡힌 카키색 바지를 입은 젊은 남자가 소리쳤다. "맞아요, 우리는 그걸 원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웃었다. 남자의 반응은 농담 같으면서도 진지했다. 행복한 문화전쟁 투사 애덤스에게 잘 어울리는 것이다. 애덤스가 선택한 무기는 게임기가 아니라 '닉 애덤스 (알파메일2Alpha Male)'이란 이름의 X(트위터) 계정이다. 그는 거기서 후터스3Hooters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이미 억만장자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NFL 스타 공격수 트래비스 켈시와 사귀는 이유가 그의 상금 약 7만 달러(9400만 원)를 원해서라는 식의 엉뚱한 주장을 하며, 엠앤엠즈M&M's 초콜릿이 포장지에 여성 캐릭터만 넣은 것이 "극악무도한 성차별"이라며 모회사 마즈Mars를 보이콧하자는 영상을 올린다. 그는 자신의 팬들을 '닉 애덤스의 제자들', 줄여서 '나즈Nads'라고 부른다.



이날, 새로 생겨난 '나즈'들은 젊은 공화당원들이었다. 그들은 캐피톨힐 클럽에 모여 값싼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도자기 코끼리 조각상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사진으로 장식된 방에서, 그들은 수염이 덥수룩하고 호주 억양을 가진 건장한 남자가 "'못된 여자들'이 여러분의 정신과 고환을 노리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있었다.


어떤 면에서 애덤스의 수법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이다. 그는 기독교인이며, 성별이 오직 두 가지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워우크woke'를 비난한다. 다른 면에서 그가 보여주는 독특한 트럼프 지지자 스타일의 남성성은 너무나 과장되고 기이해서 거의 행위예술처럼 보인다. 애덤스의 X 게시물이 성적인 의미가 담긴 듯한 중의적 표현을 쓸 때마다 혹시 이 계정은 패러디 계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는 자신 단골 정육점에 대한 글("마리오가 내 고기를 다루는 걸 보는 게 좋아요")이나 골프에 대한 글("남자들과의 포섬4foursome은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예요")로 적들의 비웃음과 팬들의 열광을 동시에 이끌어낸다.


그는 아내가 "유지비가 많이 드는" 여자라면 아무리 섹시해도 당신은 "패배자"라고 한다. 그리고 스테이크에 대한 그의 사랑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한다.


"알파메일은 시간 변경에 신경 쓰지 않아요. 우린 어떤 상황이든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나죠." 그는 지난 3월 서머타임으로 시간이 앞당겨진 지 며칠 후 X에 썼다. "빨리 64온스(1.8kg) 짜리 토마호크 립아이 스테이크를 먹어야죠!"


닉 애덤스는 진지한 걸까?


트럼프화된 공화당과 트럼프화된 워싱턴에서 그 답은 '그렇다'이다. 그는 워싱턴의 우드로윌슨센터 이사회에 대통령이 임명한 위원이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윌슨센터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초당파적 조언과 국제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임기 중 그에게 이 영예를 수여했고, 근래에는 백악관 재탈환을 위한 캠페인에서 트럼프의 공식 선거 대리인으로 애덤스를 임명했다.


한 가지는 확실해 보인다: 트럼프가 보수 정치에서 계속 힘을 발휘하는 한, 워싱턴 정가의 사람들은 닉 애덤스 같은 사람을 사상적 지도자로 인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들이 그를 웃음거리로 여기든 말든 상관없이 말이다.


"저는 그게 진심이라고 생각해요." 애덤스의 출연을 주최한 워싱턴DC 청년 공화당 이사회 멤버인 아이작 스미스가 캐피톨힐 클럽에서 말했다. "그는 실제 일들을 가져와 극한까지 끌어올리죠."


"그는 거의 천재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보수 성향인 리더십연구소Leadership Institute의 디지털 교육 매니저이자 해당 모임에 참석한 소수의 여성 중 하나인 베로니카 헤이스가 말했다. "그가 풍자를 구사하는 걸 보면 그가 100% 진심인지 알 수 없지만 거기엔 분명 일말의 진실이 담겨있어요."


"앤디 카우프만 기억해요?" 애덤스의 경호원이 나에게 말했다. 카우프만은 결코 캐릭터를 깨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던 코미디언이다.


애덤스는 진지하다. 최소한 스테이크에 대해서는 그렇다. 나는 그가 워싱턴DC의 캐피 힐 클럽에서 연설하기 전 저녁을 대접했을 때 이를 알게 됐다. 그는 고급 그릴 레스토랑을 선택했고, 우리가 자리에 앉은 후 남자 웨이터에게 예쁜 여자 웨이터로 바꿀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런 다음 그는 2인분용 42온스(1.2kg)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주문하고는 그것을 통째로 먹어치웠다.


우리의 첫 대면 만남을 앞두고, 나는 닉 애덤스와 '알파메일'의 경계에 대한 감을 잡고 싶었다. 취재 중 알게 된 사적인 대화에서 애덤스 자신은 그것을 하나의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의 답변은 명확했다.


"이건 캐릭터가 아니에요." 애덤스가 나에게 말했다. "연기도 아니고, 트롤링도 아니고요. 이게 진짜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내가 스테이크를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내가 얼음처럼 차가운 국산 맥주를 마시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내가 워우크 맥주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다 틀렸어요. 완전히 틀렸죠."


저녁 식사 후 애덤스는 친구 텍스 피셔에게 문자를 보내 내가 스테이크 대신 연어를 주문하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10년 가까이 애덤스를 알고 지낸 피셔는 그가 가식을 떨지 않는다고 말한다. 피셔가 내게 말하길, 한 번은 애덤스가 재규어를 인피니티로 바꿨다고 한다. 피셔가 그 이유를 물었을 때, 애덤스는 재규어에서 보낸 이메일을 보여주었는데 거기에는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한다.


피셔는 몇 년 전, 그가 친트럼프 청년 단체인 터닝포인트USA에서 일할 때 애덤스가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강연했던 일을 이야기해줬다. "제 친구이자 행사를 주최한 사람이—그러니까 그곳 지부장이죠—우리와 함께 버팔로 와일드 윙스5에 갔어요." 피셔가 회상한다. "닉은 웨이트리스에게 이 친구가 대단한 포르노 스타라고 말하면서 그를 '야생마' 등으로 부르는 거에요. 우리가 거기 있는 내내 계속 그랬죠. 버팔로 와일드 윙스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게요."


애덤스는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걸 정말 좋아하고" 때로는 "일부러 사람들을 화나게 하려고 말한다"고 피셔는 말한다. 하지만 알파메일에 대해서는 진심인 것 같다.


"그는 무슨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에요." 그가 말했다. "그냥 그 자신이 캐릭터인 거죠."




닉 애덤스가 알파메일의 왕이 되기 전, 그는 비둘기 떼를 죽이고 싶어 하는 부시장이었다.


2005년, 당시 21세였던 애덤스는 호주 역사상 가장 젊은 부시장이었다. 그는 시드니의 교외 지역인 애쉬필드를 대표했고, 늘어나는 조류독감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비둘기를 없애자고 제안했다.


"애쉬필드는 비둘기들에게 적대적이어야 합니다." 그는 당시 말했다. 그는 "조류독감은 국경을 따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대론자들은 비둘기도 국경을 따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지역에서 그들을 제거하면 다른 곳에서 날아오는 비둘기가 없을 거라는 생각은 말도 안 돼요." 애덤스와 함께 시의회에서 일했던 마크 레르세레트남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진지했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그 사람은 바보라니까요."


하지만 그는 비둘기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기 전에 지역 쇼핑센터에 새 모이를 뿌릴 만큼은 영리했다. 애덤스에 따르면 그곳은 보통 비둘기들로 가득했지만, 그의 기자회견 당일에는 새들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슈퍼마켓으로 달려가 새 모이로 현장을 유인했고, 방송사 직원들이 도착했을 때쯤에는 비둘기가 너무 많이 몰려들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늘 어떤 것에 대해서는 일머리가 아주 좋았어요." 애덤스의 어린 시절 친구인 에반 안젤로풀로스가 비둘기 기자회견에 대해 말했다.



/사진=Jahi Chikwendiu/The Washington Post

/사진=Jahi Chikwendiu/The Washington Post


애덤스의 비둘기 살상 제안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그 제안을 한 사람은 자신이 큰 인물이 되리라고 믿었다.


"그는 총리가 되고 싶다고 제게 말했죠." 애덤스가 19살 때 시의회에 당선되도록 도왔다는 전 시의원 줄리 파사스가 말했다.


그리스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닉 아다모풀로스는 만성적으로 아픈 아기였다. 나중에 한 미국 의사가 그의 증상이 신경모세포종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한 덕분에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다. 그는 요즘 자신이 미국과 사랑에 빠진 계기에 대해 설명할 때 이 일화를 즐겨 사용한다. 호주에서 그는 엄격한 규율과 높은 기대치를 가진 집에서 자랐다. 애덤스는 아버지가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2021년에 사망한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는 아버지를 궁극의 '알파'이자 아들이 탁월함을 달성하도록 밀어붙인 위대한 아버지라고 부른다.


"내가 5살 때부터 아버지는 나를 어른처럼 대하기 시작했다." 애덤스는 썼다. "아버지는 내게 쉬운 말로 설명하지 않았고, 봐주지 않았다. 내가 단어를 잘못 발음하거나 문법 오류를 범하면 용납하지 않고 책임을 따졌다. 여러 가지로 나는 우리 세대의 뛰어난 연설 재능을 이런 양육 방식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애덤스가 "바보"라면 그는 가장 똑똑한 종류의 바보일 것이다. 재치있고, 세 개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청소년 시절 그는 학생들이 블레이저와 넥타이를 착용하는 남학교인 트리니티 문법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안젤로풀로스에 따르면, 그때도 그는 친구들에게 여자들이 그들의 사회생활을 통제하게 두지 말고 남자들과 시간을 보내라고 권했다고 한다.


"그는 항상 이랬어요," 그의 평생 친구가 말했다. "이게 정말 그의 본모습이에요."


신진 정치인으로서, 그는 호주 문화에 동화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하고 다문화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강경한 민족주의자였다. 그의 의회 시절 동료 몇몇에 따르면, 그는 반려동물 뒤처리를 하지 않는 가해자를 잡기 위해 거리의 개 배설물에 대해 DNA 검사를 시작하자거나, 할로윈을 공휴일로 만드는 등의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비둘기 살상 제안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새로운 묘기거리가 없으면 회의에 나타나지도 않았어요," 전직 의원인 마크 드루리가 말했다.


애덤스는 시의회 회의에 여러 차례 불참하고 미국으로 여행을 가서 동기부여 연설을 하곤 했다. 2009년, 호주의 중도 우파 정당인 자유당은 그가 자신의 해외 여행에 대해 취재하던 기자에게 욕설을 하자 6개월 정직 처분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는 정직 처분이 내려지기 전에 탈당했다고 한다.


닉 애덤스의 책 '알파 킹즈'. 도널드 트럼프가 서문을 썼다. /사진=Jahi Chikwendiu/The Washington Post

닉 애덤스의 책 '알파 킹즈'. 도널드 트럼프가 서문을 썼다. /사진=Jahi Chikwendiu/The Washington Post


"그는 과대망상증이 있었어요." 애덤스의 정치적 멘토였던 파사스가 말했다. 그에 따르면 그렇게 어린 나이에 선거에서 성공한 것이 "그의 뇌리에 박혀 그가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애덤스는 2012년 호주 정계를 떠났다. 자국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다른 곳에서 시도해볼 때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전 그에게 '호주가 너에게 호의를 베풀어준 거야'라고 해요." 안젤로풀로스가 말했다. "그의 대담함과 성격이 호주에겐 좀 과했죠. 하지만 미국은 어떻게 보면 그런 걸 포용해요."




플로리다 팜하버Palm Harbor에 있는 그의 거대한 집—면적은 공식 기록에 따르면 6884평방피트(약 640㎡)이지만 애덤스는 "8000평방피트(약 743㎡)를 조금 넘는다"고 추정한다—현관문 안쪽에는 그를 '올해의 알파메일'로 선정한 가짜 타임지 표지가 걸려 있다.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에서 포즈를 취한 애덤스의 실제 유화 초상화가 식당의 높은 천장 아래 걸려 있고, 애덤스와 트럼프가 엄지를 치켜든 사진이 식탁 옆에 걸려 있다.



/사진=Jahi Chikwendiu/The Washington Post

/사진=Jahi Chikwendiu/The Washington Post


벽은 미국 국기들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애덤스가 시민 교육과 미국의 "애국적 전통"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 교육 비영리 단체인 '자유와 미국의 위대함을 위한 재단Foundation for Liberty and American Greatness'을 시작한 후 받은 선물들이다. 이 재단은 2022년 100만 달러(13억5000만 원) 이상을 모금했고 애덤스에게 24만8251달러(3억30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2021년에는 31만 달러(4억200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이 집이 애덤스를 반영하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당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만드는 아내나 여자친구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으로 가득 차 있는 그의 최신작 '알파 킹즈Alpha Kings'에서 그는 자신의 집을 벽에서 벽까지 이어지는 '맨케이브'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함께 사는 여성의 취향에 따라 자신의 인테리어 계획을 타협하는 일은 절대 없으리라고 선언한다. 단, "그녀가 스크랩북을 만들거나 재봉틀을 놓을 작은 공간" 정도는 예외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지금의 애덤스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혼과 양육에 대한 그의 방대하고 비판적인 조언에도 불구하고, 올해 39세인 애덤스는 결혼한 적도 없고 자녀도 없다. 그는 현재 싱글이며 이 저택에 혼자 살고 있다.


거스 M 빌리라키스 하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의 비서실장이자 애덤스의 친구인 엘리자베스 히토스는 애덤스에게 자신의 친구—의사—를 소개했을 때 그가 완벽한 신사처럼 행동했으며 그가 실제로는 절대 여성에게 무례하게 굴지 않을 거라고 한다. 히토스는 내게 말하길, 관객들 앞에서 연기를 하지 않을 때 애덤스는 실제로 "매우, 매우 겸손하다"고 했다. ("전 세상에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에요." 애덤스가 나에게 말했다.)


확실히 그는 싹싹한 호스트다. 시종일관 미소와 윙크를 잃지 않고 등을 두드리는 등 친근하게 행동한다.


"스페셜 닉 애덤스 투어를 보여드리죠." 내가 도착했을 때 그가 말했다.


그의 저택에는 수영장, 온수 욕조, 홈씨어터, 애덤스가 카메오 출연이나 뉴스맥스Newsmax에 출연할 때 사용하는 임시 스튜디오, 그리고 액자에 넣은 트럼프의 트윗과 전 대통령의 손글씨 메모로 가득 찬 당구장도 있다.


트럼프가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 전, 애덤스는 그의 초기 팬 중 하나였다. 그는 그해 3월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완전히 박살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는 그 영상을 SNS에 공유했고, 백악관에 입성한 후에는 그 지지에 보답했다. 지금 애덤스의 맨케이브 벽에 걸려 있는 한 인쇄된 트윗에서, 트럼프는 애덤스의 책 '그린 카드 워리어: 불법체류자들의 시스템에서 합법적 이민을 향한 나의 여정'을 "필독서"라 불렀다.


애덤스는 202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는데 이민자 출신이 미국 대통령의 귀를 사로잡는 건 오래 전부터 있던 일이다. 비록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나 헨리 키신저가 권력자와 어떤 '록키' 영화가 최고인지를 논의하는 걸 상상하긴 어렵지만 말이다.


"전 '록키4'라고 말했어요." 애덤스가 마라라고에서 트럼프와 나눈 그런 대화를 회상하며 말했다. "그는 '그 영화에서 실베스터의 몸은 정말 완벽했지. 놀라운 몸이야'라고 말했죠."


이것은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란 말인가? 적어도 아메리칸 드림의 한 종류는 아닐까?



/사진=Jahi Chikwendiu/The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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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부하는 것보단 아작내는 걸 선호하는 사람입니다." 애덤스가 나에게 말했다. "전 도널드 트럼프도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둘 다 무언가를 전달하거나 주제를 부각시키는 도발적인 방법을 생각해내죠. 하지만 그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천재성에 가깝다고 봐요."


"닉도 나처럼 요점을 전달할 때 유머의 힘을 높이 평가한다." 트럼프는 '알파 킹즈'의 서문에 이렇게 썼다.


트럼프가 자신의 "선생님" 이야기—트럼프가 불가피하게 영웅 역할을 하는 욕망과 감사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애덤스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과해 믿기 힘들 정도다. 최근 그는 트럼프의 재선을 위한 목적에 맞춰진 것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이를 구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후 애덤스는 X에 이런 이야기를 올렸다. 그는 연설에 "너무 역겨워서" TV를 끄고 체육관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매력적이고 대학 교육을 받은 라틴계 직장 여성 두 명"을 만나는데, 그들도 바이든의 연설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립다고 말한다. 그런 다음 세 사람은 트럼프의 "성공적인 국경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여성들은 애덤스의 근육을 훔쳐본다. 알파메일 애덤스는 벤치프레스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모여 나를 응원하기 시작했어요." 애덤스가 썼다. "내 남성적인 신음 소리는 두 라틴 아가씨들이 일제히 내 프레스 횟수를 세는 소리에 의해서만 끊겼죠."


"그 이야기가 전부 사실이라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내가 그의 플로리다 저택에서 물었다.


"베니, 그건 논픽션이었어요."


별명 붙이기를 좋아하는 애덤스는 나를 "베니 T"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캐피톨힐 클럽의 '나즈'들에게 내 별명의 'T'가 '높은 T(테스토스테론)'인자 '낮은 T'인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하면서, 이 기사가 나오면 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드러날 거라고 말했다. (피셔는 애덤스가 "너무 존경해서" 별명으로 부르지 않는 유일한 사람은 트럼프라고 말했다.) 나중에 내가 그 두 명의 매력적인 라틴계 직장 여성들과 그의 이야기에 등장한 다른 사람들의 연락처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 그는 나에게 "꺼지라"고 말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내 명성과 성공 때문에 이 사랑스러운 여성들을 가짜 뉴스의 진흙탕에 끌어들이지 않을 거예요."


"내 이야기들은 진실된 이야기예요." 그가 플로리다에서 나에게 말했다. "잘 들어요... 베니! 왜 항상 나를 의심하는지 모르겠군요... 나는 열정적으로 전진해요, 친구여. 열정적으로 전진한다고요."




윌슨센터에서 애덤스는 조용한 존재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하지만 말을 거의 하지 않아서 일부 사람들은 그가 호주 억양을 가졌다는 것조차 몰랐다. 그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으로, 작년에는 윌슨센터의 이스라엘 방문에 동행하여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현직 이사회 구성원에 대해 익명을 조건으로만 발언할 수 있다고 한 윌슨센터의 한 직원에 따르면, 센터 직원들 중에는 "특히 젊은 여성들"이 이사회 내 그의 존재가 "창피하다"고 생각하며 "센터의 평판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 센터에서 최고의 리더들 중에는 여성도 있습니다." 그 직원이 나에게 말했다. "그가 쓴 글들을 읽어보면 그가 여성을 열등하고 부족한 존재로 여긴다는 게 분명하죠."


예를 들어 애덤스가 X에서, 그리고 그의 새 책에서 말한 이야기를 보면, 공항에서 그의 짐을 들어주기 싫어하는 '쉴라sheila'(여성을 지칭하는 옛 호주 속어)와 휴가를 간 이야기가 있다. "자기야, 내가 설명해줄게. 나는 알파메일이야,"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이끌고, 너는 따라와. 너는 조연이고, 나는 주인공이야. 나는 왕이고, 나는 그렇게 대우받기를 기대해."


애덤스는 '알파 킹즈'에서 진정한 남자는 여성을 신체적으로 보호한다고 썼다. 그러나 그는 말로 여성을 '교정'하는 것을 옹호한다. "알파메일이 여성을 교정하기 위해 말을 가로막는 건 '맨스플레인'이 아니다." 그는 이렇게 썼다. "그건 '교육'이다." 한 인상적인 대목에서 그는 자신이 만나고 있던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게 아닌 다른 요거트를 사주었을 때 "충실한 사과"를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날 그녀는 내 차 문을 세게 닫았다. 의도적으로 그런 건 아니었지만 차 문 속의 민감한 전자장비는 의도를 가리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썼다. "나는 폭발해 그녀의 뼛 속까지 뒤흔드는 교정을 개시했다. 그 다음 그녀의 사과는, 뭐랄까, 보다 충실했다."


내가 윌슨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애덤스에 대해 문의하기 시작한 후, 윌슨센터의 센터장 마크 그린은 직원들 사이에서 그들 가운데 있는 '알파메일'에 대한 우려를 달래려 했다.


참석자 여러 명에 따르면, 그린은 정기 회의에서 다른 직원들에게 많은 정치가 연극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에 대한 나의 질의에 윌슨센터의 공식 답변은 깐깐했다. "닉은 좋은 평판을 가진 이사회 구성원이며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참석합니다." 센터는 성명에서 말했다. "이사회와 관련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게 윌슨센터의 방침입니다."


윌슨센터에겐 애덤스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할 만한 이유가 있다. 센터 운영비용을 지원하는 연방 자금을 승인받으려면 의회와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 내년에 트럼프의 공화당이 워싱턴을 장악하면 애덤스는 가장 좋은 동맹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그가 스스로를 트럼프의 친구로 여긴다는 걸 알아요." 윌슨센터 직원이 말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이 모든 갑작스러운 이야기들로 인해 사람들이 닉 애덤스가 센터의 미래에 중요할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이 더 강해졌죠. 이상하게 들리겠지만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




닉 애덤스의 부상을 트럼프의 후원 덕분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던 시절 '미국에서 젊은 남성으로 사는 것이 무서운 시대'라고 말했을 때, 많은 좌파들이 이를 무시했죠." 브루킹스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미국 소년 및 남성 연구소American Institute for Boys and Men 소장인 리처드 리브스Richard Reeves가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은 정말로 공감을 얻었습니다."


남성들이 직면한 진정한 문제들이 있다. 증가하는 자살률과 감소하는 대학 등록률 같은 것이다. 하지만 리브스는 "유해한 남성성6toxic masculinity"과 같은 용어를 대중화함으로써 좌파가 남성을 "병리화"했고, 이로 인해 남성들을 민주당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리브스는 민주당이 남성을 돕는 중요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2022년의 인프라 법안은 노동자 계층 남성들에게 혜택을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민주당에서 꽤 고위직에 속하는 한 관계자가 제게 말하길, 화난 젊은 여성들의 표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면 화난 젊은 남성들의 표는 잃어도 된다더군요." 리브스가 말한다. "그게 정말일 수도 있죠. 하지만 그건 공화당이 많은 남성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들의 곤경을 인정하는 것 이상으로 뭔가를 하지 않아도 됨을 의미하기도 해요." 특히 민주당과 미국 좌파가 남성들의 어려움을 인정하기를 "꺼리는 것"은 "닉 애덤스 같은 사람들을 위한 거대한 시장을 만들어냅니다."


애덤스가 진지하든 아니든, 그는 심각한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다. 그리고 그가 뻔뻔스럽고 우스꽝스러운 과장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특정 청중들에게 더 많은 신뢰성을 얻게 만든다. "유머와 아이러니, 그리고 '선넘기'의 조합은 젊은 남성들에게는 마약과 같습니다." 리브스는 말한다.


트럼프 선거 운동의 대리인으로서 그는 전국을 다니며 대학 캠퍼스와 그들이 원하는 곳 어디서든 젊은 공화당원 그룹들에게 연설할 계획이다.


피셔는 그에게 언젠가 공직에 출마할 야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호주에서 애덤스의 정치 경력을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줬던 애쉬필드 시의회 의원인 파사스는 자신의 과거 멘티에 대해 신랄한 말도 많이 했지만 그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항상 건방진 녀석이었죠." 그가 나에게 말했다. "만약 그가 트럼프를 위해 젊은 층의 표를 얻으려고 노력한다면, 그는 그걸 해낼 거예요."


약점을 보이는 것은 애덤스의 원칙에 어긋나지만, 그가 공식적으로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말한 것들을 통해 그가 이 기사의 독자들이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매우 신경 쓰고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절 슬프게 하는 건 제가 늘 무슨 바보 같이 묘사된다는 거예요." 애덤스가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기사에 뭐라고 쓸지 모르겠어요. 아마 저를 바보라고 쓸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신이 공정하다면 제가 그것과는 가장 거리가 멀다는 걸 알아차릴 거라고 생각해요."


트럼프처럼, 그는 워싱턴포스트가 내가 닉 애덤스의 진정한 의미를 보도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그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닉 애덤스(알파메일)'가 아닌 '베니 T'로서 이야기를 구성했는데, 이 '베니 T'는 닉 애덤스에 의해 깨달음을 얻은 다른 미국 남성이었다.


"닉 애덤스는 끔찍한 것들을 대표하고 도널드 트럼프 같은 끔찍한 사람과 연결되어 있어요." 그가 나인 척하며 말했다. "이 기사를 쓰면서 닉 애덤스를 싫어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당신과 8시간을 보낸 후에 그렇게 하는 게 정말, 정말 어렵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워싱턴포스트를 읽고 있는 내 좌파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우리에게 뇌가 있다면 이 사람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해요. 왜냐하면 그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거든요. 그는 동기부여가 되어 있고, 엄청나게, 엄청나게 똑똑해요. 우리가 오목을 두고 있을 때 그는 바둑을 둔다고요. 그는 대단해요."


애덤스는 미소 짓지 않았다. 그는 진지했다.


1877년 창간돼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로 손꼽힙니다. 닉슨 대통령의 사임으로까지 이어진 1972년 워터게이트 스캔들 보도로 유명합니다. 2013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인수한 이래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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