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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비호 아래 성장했다 돌연 무너진 미얀마 '온라인 범죄'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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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코캉의 수도 라우카이. /사진=로이터/뉴스1

2024.08.02 14:52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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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중국 국경지역에 대해 이처럼 잘 취재한 기사가 있을까요? 워싱턴포스트 2024년 6월 22일자 기사는 이 미얀마 국경지대에서 일종의 군벌집단 내지 갱단이 등장해 수만 명의 사람들을 붙잡아와 일종의 노예처럼 부리며 불법도박, 온라인사기, 마약제조, 돈 세탁 등으로 우리돈 수십 조원 이상의 돈을 벌고 이 돈의 일부를 미얀마 군부 지도자에게 상납해 국회의원이 되고 재벌회장이 되고 또 군사조직을 만들어 국경지역을 군사적으로 통치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이 중국계 범죄집단이 그 자금력과 영향력을 이용해 중국과도 협력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인신매매와 온라인 사기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중국인들이다보니 중국 당국과 갈등을 빚게 되었고 지금은 강력하게 단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기사는 이 '강력한 단속'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이 중국계 범죄집단은 단순한 범죄집단이 아닙니다. 정치적인 의미에서는 하나의 군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명청(明淸)대에도 미얀마-중국 국경지역에는 중국계 군벌이 웅거하면서 중국의 중앙정부와 대치했던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 집단을 범죄집단이면서도 하나의 정치적 실체로 보면서 미얀마 정부, 중국 정부와 어떻게 거래를 하는지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최근 이들 군벌집단이 '반군'이라는 이름으로 민주화세력과도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미얀마 군부정권, 민주화세력, 반군이면서 군벌이기도 한 범죄집단, 그리고 중국과 미국이 어떻게 합종연횡해나가는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미얀마는 미 해군이 장악하고 있는 말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인도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중국은 꼭 확보해야 하는 교통로이며, 반대로 미국으로서는 중국봉쇄를 위해 꼭 막아야 하는 곳입니다. 지정학적 요충지 미얀마의 국경지대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 기사를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신매매와 노예화, 자금 세탁, 글로벌 사이버 사기와 연루된 범죄 가문의 후계자인 웨이칭타오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공개적으로 활동했다. 틱톡의 중국어 버전인 더우인에 있는 그의 계정은 중국-미얀마의 국경 인근 외딴 구석에서의 사치스러운 삶을 과시했다.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희귀 시가, 개인 제트기 등이 그것이다.


27세의 그는 코캉Kokang 지역에 유리벽으로 된 나이트클럽을 소유하고 있는데 파티를 열 때면, 비포장도로를 따라 운전기사가 모시고 온 국제 테크노 DJ들이 공연하는 동안 빳빳한 위안화 지폐를 군중에게 뿌리곤 했다.


2023년 11월, 호시절은 끝났다. 웨이는 SNS에서 사라졌다. 그는 곧 다른 종류의 영상에 등장했다. 중국 당국에 구금된 상태에서 자백하는 내용의 대본을 읽는 모습이었다.


"저희가 사이버 사기로 버는 돈은 평범한 중국 사람들의 연금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맞춤 제작된 블레이저 대신 헐렁한 회색 스웨터를 입은 웨이가 말했다. "이번에는 중국 정부가 마음을 굳혔습니다... 우리는 어떤 환상도 버려야 해요." 몇 주 지나지 않아 그의 삼촌은 경찰 수십 명에게 둘러싸여 수갑을 차고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중국 언론은 웨이를 비롯한 다른 범죄 가문의 고위급 구성원 최소 15명과 그들의 부하로 추정되는 이들의 구금을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다. 중국 관리들은 이것이 자국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초국적 범죄자들을 근거지에 상관없이 분쇄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결의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공식 뉴스 매체는 이번 체포를 가짜 투자 계획과 '로맨스 스캠' 등을 통해 사람들의 돈을 빼앗으려 한 사기 행각의 "종말"이라고 불렀다. "아무리 그들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법의 엄중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인민일보는 이렇게 보도했다.


하지만 이런 캠페인성 내러티브는 사건의 전말을 보여주지 않는다.


유엔 관리들과 중국 법원 기록, 전문가들을 취재한 워싱턴포스트의 탐사에 따르면, 웨이, 바이, 류 가문이 주도하는 코캉의 범죄 네트워크는 10년 이상 중국 관리들—주로 이웃한 윈난성의 관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중국 정부와 미얀마 군사 정부의 지원도 받았다. 미얀마 군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은 2021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이 가문들의 정치적, 경제적 중개인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코캉의 범죄 가문들이 중국 국가 관리들과 깊이 협력했다는 증거는 중국 인터넷과 SNS에서 부분적으로 삭제되었지만, 일부는 워싱턴포스트가 보관하고 그 진위를 확인했다. 코캉 당국과 미얀마, 중국 정부의 공식 웹사이트와 SNS 페이지에 있는 성명, 보도자료, 사진들은 그들이 수억 달러 규모의 여러 경제 프로젝트에서 함께 일했음을 보여준다.


코캉은 사실상 언론인의 접근이 금지되어 있지만 동영상 자료와 사진, 그리고 코캉에서 일했던 20명 이상의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300개 이상의 사기 합숙소의 실상을 일부나마 살펴볼 수 있었다. 유엔은 이 지역에 수만 명이 인신매매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한다. 이로 인해 코캉은 온라인 사기 산업의 핵심 허브가 됐다. 전문가들은 세계 곳곳에서 운영되는 온라인 사기 산업의 규모가 수천억 달러(수백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곳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중국인이나 화교로, 사고 팔리고 거래되었으며 재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도망을 시도할 때 구타당하고 고문당하거나 살해당했다. 이는 직접 체험한 증언에 따른 것으로, 일부 사례는 확인된 동영상 자료와 사진, 피해자들이 제공한 문자 메시지 스크린샷으로 뒷받침되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또한 중국 법원 기록을 검토하여 지난 10년간 코캉과 연관된 형사 사건 1100건 이상을 발견했으며 그 중 일부는 구체적으로 세 가문이 운영하는 합숙소, 사업체와 관련이 있었다. 기록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사건이 불법 도박, 인신매매, 마약과 관련된 하급 조직원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가문의 수장들은 계속해서 중국 관리들과 일했다.


코캉의 범죄 가문들은 종종 같은 부지에서 합법적인 사업과 불법 사업을 동시에 운영했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국경과 그 너머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의 지역적, 세계적 영향력을 구축하려는 1조 달러(1300조 원) 규모의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이들은 유용한 파트너이자 안정의 보증인이었다. 기업 기록에 따르면 한족인 이 가문들은 중국에 회사를 설립하고 보통 중국 국민들에게만 발급되는 신분 증명서를 획득했다.


예를 들어 2023년 5월만 해도 류 가문은 미얀마 수도에서 열린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증진하는 고위급 중국-미얀마 국경 무역 박람회의 귀빈이었다. 류 가문의 회사는 화웨이, 차이나텔레콤 같은 중국 기업들과 나란히 부스를 차렸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와 윈난성 린창시 시장 같은 중국 관리들도 참석했다.


이러한 보호막은 범죄 가문들이 한족이 다수를 차지하는 코캉 지역을 지배할 수 있게끔 만들었고 이 지역을 정교한 범죄 네트워크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추정에 따르면 이 네트워크는 연간 수십억 달러(수조 원)를 벌어들인다.


"그들은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하고 수익성 높은 카지노 및 사기 운영사로 손꼽혔죠." UNODC의 동남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대표인 제레미 더글라스가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건드릴 수 없는 존재로 여겨졌죠."


그러나 그들의 사기 행각은 돈을 빼앗긴 중국인 피해자 수십만 명과 인신매매된 노동자들의 가족들 사이에서 커져가는 분노를 야기했다.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절도와 인신매매가 국내 정치 문제로 비화하면서 중국이 마침내 협력자들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반사기센터는 2021년 이래 경찰이 사기와 관련된 1570억 달러(210조 원)의 자금을 차단했다고 2024년 5월 말 밝혔다. 더 많은 사건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미얀마 국가행정평의회와 미얀마 군부의 대변인들은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와 윈난성 정부, 린창시 정부 또한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류 가문의 풀리 라이트 그룹, 고보 이스트의 자회사 워너인터내셔널, 웨이 가문의 한리 그룹 등 코캉 가문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에 웹사이트에 여전히 나와 있는 주소로 이메일을 보냈지만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범죄 네트워크들은 근절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체인애널리시스 회사의 암호화폐 지갑 분석과 미얀마의 상업 수도 양곤에 있는 가문들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한 결과에 따르면 코캉 가문들과 연관된 자회사들과 사업들은 여전히 온전히 남아있다. 경쟁 그룹들이 운영하는 사기 행각은 미얀마의 다른 지역과 동남아시아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코캉 가문들은 중국-미얀마 경제 관계의 엔진이었어요. 그들의 경제적 영향력은 [불법 사업]에서 나왔지만 중국 전역의 경제 및 정치 엘리트들과 구축한 이 거대한 인맥에서도 나왔죠." 미국 평화연구소 미얀마 프로그램 디렉터인 제이슨 타워가 말했다.


"중국은 이제 통제할 수 없는 '프랑켄슈타인 괴물'을 만드는 데 일조했어요." 그가 덧붙였다.

거대한 카지노

미얀마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코캉은 오랫동안 범죄의 대명사였다. 군벌 펑자성彭家聲과 그가 이끄는 반군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 아래에서 번성한 헤로인과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생산부터 도박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그러했다.


2009년, 미얀마 군은 MNDAA에 대항해 움직였고 펑자성의 최고위 인사들 일부를 포섭한 후 반군을 패배시켰다. 이 지역을 미얀마의 통제 하에 놓은 공로로, 당시 작전을 이끈 민 아웅 흘라잉은 2년 후 미얀마군의 총사령관으로 발탁되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향한 MNDAA 지도자들 —바이, 웨이, 류 가문의 구성원들—은 이 지역과 그 지하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보상으로 받았다. 그들은 미얀마 군의 하위 조직인 코캉 국경경비대와 코캉 지역 행정부의 지도자가 되었다.


코캉 지역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 반군 병사. 2015년 3월. /사진=로이터/뉴스1

코캉 지역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 반군 병사. 2015년 3월. /사진=로이터/뉴스1

이 가문들은 입법부 의원, 민병대 수장, 지방 행정관, 강력한 기업 임원 등이 되어 코캉의 모든 측면을 통제했다. "그들은 이미 그곳에 있던 모든 종류의 불법 사업에 관여했고 더 많은 것을 구축했죠." 국제위기그룹(ICG)의 미얀마 수석 고문인 리처드 호시Richard Horsey가 말했다.

같은 시기 시진핑이 인근 지역 투자를 장려하고 미얀마 군정과 중국공산당 사이의 유대가 깊어짐에 따라 그들의 중국계 정체성은 그들의 입지를 강화했다.


중국 공식 성명에 따르면, 윈난의 지방 당국은 항구 확장과 국경 간 경제지대와 같은 투자 기회에 대해 이 가문들과 협력했다. 2017년, 시진핑이 베이징에서 첫 일대일로 포럼을 위해 외국 지도자들을 모았을 때, 중국 국영방송은 윈난과 코캉을 연결하는 새로 확장된 칭수이허 항구를 모범 프로젝트로 소개했다. 곧이어 중국은 국경 무역지대에 600만 달러(80억 원)의 중앙정부 보조금을 할당했다. 중국 재정부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금 조달을 주선했고 2018년 4월 중국 관리들이 국경을 방문한 후 결국 도로와 기타 인프라를 위해 2억5000만 달러(3350억 원)의 대출을 승인받았다.


이는 불안정한 국경 지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반적인 접근법의 연장선이었다. 개발을 통해 안정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코캉에 대한 중국의 주요 목표는 국경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경제와 생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죠." 베이징 소재의 중국 싱크탱크 타이허연구소의 연구원 리우 윤이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의 대변인은 윈난-린창 프로젝트가 "중국의 해당 지역과 '주변 지역' 주민들의 경제성장 잠재력과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개발은행의 정책과 절차를 준수하며" 개발되었다고 말했다.


이 가문들은 사업을 다각화된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기업 기록에 따르면 특히 류 가문의 풀리라이트 그룹은 부동산, 호텔, 보석, 농업, 담배, 농약 등 미얀마의 모든 수익성 높은 산업에 관여하게 되었고 중국과 캄보디아에 자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유엔 관리들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에 따르면 코캉 제국의 핵심은 카지노, 지하 금융, 자금 세탁이었다.


중국인 도박꾼들이 윈난과 코캉 사이의 허술한 국경으로 몰려들었다. 코캉의 수도 라우카이에 새로 지어진 대형 카지노들은 하루 24시간 문을 열었다. 코캉 가문들은 공항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외국 관광객들을 위한 마카오 같은 관광지로 자신들의 카지노를 홍보했다.


거대한 카지노 객장 뒤에서는 더 불길한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 법원 문서는 늦어도 2018년부터 "범죄조직들"이 연회장이자 호텔인 '크라우칭 타이거 빌라Crouching Tiger Villa'에 사람들을 밀반입해 온라인 사기꾼으로 일하도록 강요했음을 보여준다. 중국 관영 매체와 이 빌라에서 일했던 한 사람에 따르면 이 합숙소는 바이 가문의 심복인 밍 패밀리가 소유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경 폐쇄로 카지노로의 현금 유입이 중단되면서 이 새로운 온라인 사기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었다. 하지만 코캉을 정말로 강력하게 만든 것은 2021년 미얀마 군사 쿠데타였다. 민 아웅 흘라잉은 서방의 제재가 그의 정부에 가중되자 코캉의 범죄 가문들에게 대규모 세금 납부를 포함한 경제적, 정치적 생명줄을 의지했다. 코캉 행정기관의 SNS 게시물과 미얀마 국영 매체에 따르면 이 가문들은 대리석 불상과 탑 건립 같은 민 아웅 흘라잉의 애착 사업에 거액을 기부했고, 중국과의 유대를 활용해 양국 간 무역과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속했다. 가문의 수장들은 여러 상을 받으며 미얀마에서 가장 영예로운 시민이 되었고 주요 지역 정상회의에서 미얀마를 대표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호시는 이 가문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옥상의 저격수

중국 접경 지역에서부터 멀리는 말레이시아까지 여러 곳에서 끌려온 온라인 사기꾼들은 사실상 코캉의 특수 목적 합숙소에 감금되어 있었다. 콜센터를 닮은 큰 기숙사 같은 방에서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 그들은 사람들의 저축예금을 모두 빼앗을 수 있도록 훈련받았다.


크라우칭 타이거 빌라에서 발견되어 더우인에 게시된 메모에 따르면 온라인 사기꾼들은 "투자" 기회에 대한 "가벼운 논의"를 섞어 가며 출장과 노인 친척과의 유대를 과장해 이야기함으로써 "책임감, 친절, 존경의 이미지를 확립"하도록 되어 있었다. 한 온라인 사기꾼은 로맨스를 유도할 때 표적이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섹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걸 선호하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사기 사업을 운영하는 합숙소 상당수는 범죄 가문들이 오래전부터 설립한 동일한 호텔과 카지노 단지에 위치해 있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 외 합숙소들은 특별히 지어졌지만 창문에 쇠창살, 높은 벽, 심지어 옥상에 미얀마 군 저격수까지 있는 등 다른 건물과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


류 가문이 소유한 호텔 내 온라인 사기 합숙소에 방음 전화 부스를 설치하도록 고용된 한 수리공은 일하는 동안 비명 소리에 방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자가 손이 등 뒤로 묶인 세 남자를 납 파이프로 때리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라우카이로 인신매매된 한 대만 여성은 탈출을 시도했을 때 물고문을 당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연기자를 구한다는 공고에 지원했다가 칼을 든 남자들에 의해 강제로 코캉에 끌려온 한 중국인 남성은 자신이 있던 합숙소에서 다른 이들이 쇠사슬에 묶여 구타당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하루는 네 명이 구타 중에 반항하며 경비원들로부터 총을 빼앗으려다 총에 맞았다고 덧붙였다.


목격자들은 크라우칭 타이거 빌라가 가장 잔인하게 운영되는 단지로 손꼽혔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팀을 이끌었던 한 사람에 따르면 규칙을 어긴 노동자들을 위협하는 데 우리에 갇힌 사자, 호랑이, 곰들을 사용했다고 한다.


가문들은 또한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보안요원들을 고용했다. 전직 에스토니아 해군 장교인 알렉스 클리세비츠는 "중국 사업가"를 위한 근접 경호원을 구하는 구인 광고에 응모한 후 코캉에 도착한 11명 중 하나였다. 클리세비츠는 일을 시작한 첫날 쇠사슬에 묶인 남자가 의식을 잃을 때까지 맞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그들이 사람들을 처벌하는 방식을 보고... '내가 대체 어디에 온 거지?' 라고 생각했어요." 클리세비츠가 말했다.

자백 영상

2023년이 되자 중국 정부에게 온라인 사기 사업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국내외의 압력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유엔은 2023년 보고서에서 12만 명 이상이 미얀마에서 강제노동을 당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구조단체들은 이것이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인신매매감시대응실에 따르면 코캉의 온라인 사기 센터에서 일하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미국, 우간다, 브라질을 포함한 최소 35개국에서 온 것으로 기록되었지만 대부분은 중국 출신이다.


이 온라인 사기 행각은 중국에서 매우 공개적인 문제가 되어 2023년 중국에서 가장 높은 흥행 수입을 올린 영화 중 하나로 각색됐다. 영화 '고주일척孤注一掷'은 북부 미얀마와 매우 유사한 곳으로 인신매매된 한 중국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사기꾼으로 일하도록 강요받는 이야기를 다룬다.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우려의 징후가 공개적으로 터져나온 것은 2023년 8월, 중국 대사가 미얀마 당국에 "중국인들이 깊이 혐오하는 도박과 사기의 암을 근절하라"고 경고했을 때였다.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합숙소들은 중국에서 온 경찰관들이 동행한 현지 경찰에 의해 급습을 받았다. 미얀마에서는 코캉 가문들이 자체적인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맹세하며 자신들의 지역에서 그러한 활동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관리들과 연구자들은 뒤이은 급습과 체포가 보여주기식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은 사전에 미얀마 군부에 많은 신호를 보냈어요." 미얀마-중국 국경 지대를 광범위하게 연구한 런던대학교 SOAS 박사과정생 수펑이 말했다. "[민 아웅 흘라잉]은 이러한 신호들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자신의 개인사 때문에 단속할 의지가 없었어요. 그에게 코캉은 자신이 정치적 출세를 시작한 곳이었죠."


중국이 그들의 귀국을 원한다는 소식이 노동자들에게 전해지기 시작했고 탈출 시도가 늘었다. 2023년 10월 20일 크라우칭 타이거 빌라에서 100명 이상이 떠나려 하자 경비원들이 발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몇 명이 사망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으나 코캉 주민들과 중국과 태국의 피해자 가족 및 당국과 협력하여 사기 합숙소에서 사람들을 구출한 독립 컨설턴트 새미 첸의 설명에 따르면 사망자 중에는 중국의 언더커버 경찰관 4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웨이칭타오와 다른 두 사람—류 가문과 밍 가문 출신 사람들—이 등장하는 자백 영상이 중국 언론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그들의 영상 진술은 거의 동일했다. 밍 가문의 두 사람은 미얀마에서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중국에 인도되었다. 미얀마 국영 텔레비전에 따르면 군부와 연계된 전직 국회의원이었던 가문의 수장 밍쉐창은 미얀마 경찰의 급습 중 "자신의 권총으로 스스로 총상을 입어" 사망했다. 2023년 12월, 중국은 바이, 웨이, 류 가문의 수장과 그들의 자녀 10명에 대한 체포 영장을 추가로 발부했다.


중국 정부의 단속에 고무된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은 다른 두 소수민족 무장 단체와 동맹을 맺고 쿠데타 군부의 거점을 전국 단위로 공격했다. MNDAA의 슬로건은 중국 정부에 호소하도록 설계됐다. "사기꾼들을 일소하고 우리 동포들을 구하자."


2024년 1월 6일, 코캉의 수도 라우카이가 MNDAA에게 함락되어 15년 만에 처음으로 이 지역의 완전한 통제권이 반군 단체에 돌아갔다. MNDAA는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이는 미얀마 독립 이래 미얀마 군이 겪은 가장 중대한 영토 상실이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명시적 또는 암묵적 지원 없이는 이것이 불가능했으리라고 말한다. MNDAA는 이후 중국과 협력하여 코캉에서 외국인들을 송환시켰다고 당시 상황에 관련됐던 외교관들은 전한다. 공안부에 따르면 2023년 7월 이래 4만9000명의 온라인 사기 노동자들이 중국으로 송환되었다.


관리들은 여러 범죄 가문의 고위급 인사들이 현재 중국에서 사기 뿐 아니라 다른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대 무기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지만 대부분 도주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류 가문의 풀리 라이트 그룹과 그 자회사들, 온라인 카지노 운영자인 워너 인터내셔널을 포함해 연결된 암호화폐 지갑의 확인된 주소를 블록체인 분석 회사인 체인애널리시스에 제공했다. 체인애널리시스는 이 사업체들이 2024년 4월까지도 중개 지갑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계속 이동시키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이런 범죄조직들은 한 번의 조치로 무너뜨리기에는 너무 복잡합니다." 체인애널리시스의 선임 정보 분석가인 쉐인페가 말했다.


UNODC의 더글라스는 이들이 선호하는 암호화폐가 그 가치가 달러에 고정된 세계 최대의 스테이블코인인 테더Tether라고 말했다. 더글라스는 캄보디아의 고보 이스트 카지노와 같은 풀리 라이트의 자회사들이 여전히 테더로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 가문 기업제국의 핵심 부분들이 여전히 운영 중입니다" 그가 덧붙였다.

불은 꺼지고

유엔 연구원들과 인신매매 구조 단체들에 따르면 다른 중국계 갱단들이 운영하는 많은 사이버 사기 사업들이 세계 다른 지역으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와 라오스로 확장되고 있지만 그리고 두바이, 남아프리카, 조지아처럼 먼 곳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지역적 범죄로 시작된 게 이제 전 세계적인 인신매매 위기가 되었습니다. 사이버 사기 센터와 사기 대상 양쪽에서 피해자가 수백만 명입니다." 인터폴 사무총장 위르겐 슈톡이 2024년 3월에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단속은 온라인 사기 산업에 적어도 하나의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연구자들과 구조단체들은 중국계 갱단들이 운영하는 조직들이 이제 중국 정부의 분노를 피하기 위해 중국인 대신 미국인을 포함한 영어 사용자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코캉에서 벗어나 중국 사법부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반인신매매 NGO인 국제정의선교회 출신으로 현재 미국평화연구소의 객원 전문가인 제이콥 심스Jacob Sims가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캉에서도 불법 사업과 인권 침해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다만 중국 내부의 민감성을 고려하여 변화할 뿐이다. MNDAA는 2024년 4월 말 자군 소속 전투원 일부에 대한 공개 재판을 보여주는 영상을 게시했는데 이 중 셋은 납치와 살인 등의 범죄로 재판 후 처형되었다. 유럽연합(EU)은 이 처형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궁극적인 부정"이라며 비난했다.


"중국 정부에게 [코캉의] 문제는 불법경제가 아니라 중국 국민을 표적으로 하는 불법활동이죠." 미얀마의 분쟁을 연구하는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연구원 모건 마이클스가 말했다.


코캉 범죄 가문들이 소유한 카지노와 호텔들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불은 꺼진 상태다. 웨이의 클럽인 한리 인터스텔라는 버려진 상태다. 크라우칭 타이거 빌라 역시 마찬가지로 진위가 확인된 동영상들을 보면 벽들이 무너져 내리고 총알 자국으로 얼룩져 있다.


그러나 일부 동물들—호랑이 한 마리와 곰 다섯 마리—은 살아남았다. 그들은 여전히 우리 안을 돌아다니며 반군 병사들이 가져다주는 닭고기에 의존하고 있다.


1877년 창간돼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로 손꼽힙니다. 닉슨 대통령의 사임으로까지 이어진 1972년 워터게이트 스캔들 보도로 유명합니다. 2013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인수한 이래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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