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6 16:09
알렉스 클라크는 장바구니를 들고 통조림 제품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병아리콩을 찾고 있지만 사려는 게 아니다. 그는 병아리콩이 우리를 병들게 만든다고 확신한다.
병아리콩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제초제에 들어있는 읽기도 어려운 성분인 글리포세이트glyphosate에 대해 그가 만들고 있는 SNS 영상의 소품이 될 것이었다. 환경보호청(EPA)은 글리포세이트 자체는 "인체 건강에 우려할 만한 위험이 없다"고 한다. 식품의약국(FDA)은 한 국제기구가 발암물질일 수 있다고 했지만 다른 기구들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고 언급한다. 어쨌든 클라크는 "세 글자 짜리 기관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와 영양사이자 '리얼푸돌로지Realfoodology' 팟캐스트의 진행자인 코트니 스완은 9월 말 월요일 오후에 이 건강식품 가게에서 힘을 합쳤다. 겉보기에 건강에 좋은 것처럼 보이는 식료품들에서 그들이 본 모든 의심스러운 것들을 팔로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 독성 화학물질이 당신의 음식 속에 들어있을 수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스완이 휴대폰으로 그들을 촬영 중인 프로듀서를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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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말이에요, 'non-GMO'라고 표시되어 있다고 해서 글리포세이트가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클라크가 끼어들었다.
두 인플루언서는 촬영을 위해 상점을 돌아다니며 실제로 장을 보려는 고객들의 길을 막게 될 때마다 사과했다.
"염증 대잔치예요!" 클라크가 카놀라유가 들어간 유기농 견과류 봉지를 보고 소리쳤다. 카놀라유는 옥수수유, 대두유, 해바라기유와 같은 '종자유seed oil'로, 팔레오 식단(구석기 다이어트) 추종자들이 2000년대에 오메가-6 지방산 함량이 높다는 이유로 기피하기 시작했던 기름이다.
그들은 리얼리티 TV프로 스타가 선전하는 젤리 영양제 진열대를 지나친다. 스완에 따르면 문제될 것이 많았다. 사탕수수 설탕("왜 사탕을 영양제라고 하면서 파는 거죠?"), 구연산("검은곰팡이에서 추출된 것으로 악명 높죠"), 그리고 아주 적은 양의 해바라기유("왜 비타민에 기름을 넣어서 마셔요?").
클라크는 젤리를 광고하고 있는 셀럽을 비꼬며 말했다. "구프Goop(기네스 펠트로의 브랜드)를 따라잡고 싶으면 좀 더 노력해보는 게 어떨까요?"
촬영이 멈췄다. "알렉스, 정말 좋아요. 아주 드라마틱했어요." 스완이 말했다.
[PADO 트럼프 특집: '미리보는 트럼프 2.0 시대']
"드라마!" 클라크가 허스키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들이 장보기용 의상을 어디서 구했는지 설명하는 영상을 찍으려던 그때...
"실례지만 지금 촬영 중이신가요?"
매장 직원 두 명이 다가와 사전 승인 없이는 촬영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알렸다. 그래서 인플루언서들은 매장을 떠났다. 주차장에서 클라크는 식료품을 교환하러 가게에 들어가던 팬을 만났다.
"직접수령 주문을 했는데 물건을 바꿔놨더라고요. 생우유 같은 거요, 아시죠?" 팬이 말했다.
"아, 네, 저도 그런 경험 있죠." 클라크가 답했다.
다른 시대였다면, 클라크를 히피 진보주의자로 볼 수도 있었으리라. 1970년대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팜 투 테이블' 운동의 대모 앨리스 워터스와 함께 유기농 정원을 가꾸며 조니 미첼의 '빅 옐로우 택시'를 흥얼거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024년의 미국 정치에서 클라크는 현대적인 우파 여성이다. 클라크는 도널드 트럼프 MAGA 캠페인의 친환경 보수주의 서브 브랜드라 할 수 있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의 주요 인물로 이 운동에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기업형 농업, 제약회사, 의료계에 대한 그의 투쟁도 포함된다.
젊은 여성들이 대거 민주당 편에 서고 있는 시기에, 클라크의 프로젝트는 노골적으로 정치적이지 않은 관심사와 불안을 자극함으로써 트럼프 운동에 특히 소중할 수 있다. 그는 친트럼프 청년단체 터닝포인트USA의 인플루언서이자 라라 트럼프와 조지아 주 공화당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과 같은 인물들이 참여해온 연례 컨퍼런스인 영위민스리더십서밋Young Women's Leadership Summit의 대표격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주 2회 방송되는 비디오 팟캐스트 '컬처 아포테커리Culture Apothecary'를 진행하는데 "병든 문화를 육체적, 정서적, 영적으로 치유"하는 게 목표인 방송이다. 이 방송은 9월 론칭 이후 애플과 스포티파이의 건강과 웰니스 팟캐스트 상위 10위권에 꾸준히 랭크되어 있다.
"MAHA는 정당을 초월하는 운동이지만, 여성 쪽으로 치우쳐 있어요." 터닝포인트의 설립자 찰리 커크가 성명에서 말했다. "알렉스는 보수주의자들이 엄마들, 젊은 여성들, 그리고 다음 세대와 함께 이 영역을 확실히 장악하도록 돕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는 정말 대단해요." 반GMO 단체 맘스어크로스아메리카Moms Across America를 설립한 민주당 출신 무소속 정치인이자 오랜 케네디 지지자인 젠 허니컷Zen Honeycutt이 말했다.
"그에겐 정치에 무관심한 여성들에게 다가가 우파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데 정말 재능이 있어요." (그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클라크를 팔로우해 온 민주당 상원 보좌관 출신의 진보 인플루언서 에밀리 애믹Emily Amick이 말했다. 클라크는 팔로워들에게 "기쁨과 커뮤니티, 삶의 목적을 매력적인 패키지로 제공하는" "진정으로 재능 있는 인플루언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건 교활해 보이잖아요." 클라크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저는 이렇게 보이고 싶어요. 알렉스 클라크, 건강과 웰니스를 사랑하고, 어쩌다 보수가 된 멋진 여자. 교활한 걸로 사람들을 강요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런 건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 아마도 그렇게 교활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컬처 아포테커리'를 듣는 것은 근본적으로 보수적인 영역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성간 결혼이 우선시되고, 모성이 칭송되며, 어린이집은 위험하고, 페미니즘은 악의적이며, 호르몬 피임약은 재앙이고, 여성해방운동은 이롭다기보다 해로운 것으로 이해된다. 신—특히 기독교의 신—이 그의 인터뷰 전반에 등장한다. 많은 여성들을 공화당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낙태 이슈에 관해서, 클라크는 확고한 낙태 반대론자이며 이 견해가 그의 웰니스 사명과 충돌한다고 보지 않는다. "낙태는 의학적으로 산모의 생명을 구하는 데 전혀 필요하지 않아요." 그가 이미 전문가들이 틀렸다고 지적해온 논점을 되풀이하며 말했다. "제가 틀렸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을 인용하실 거란 걸 알지만 이게 제 견해예요." 그는 여성들의 식단이 그들의 생식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더 우려한다.
"애초에 여성들이 임신을 할 수 없으면 누가 낙태에 대해 신경 쓰겠어요?" 그가 말했다. "우리가 관심 있는 모든 정치적 대화는 음식에서 시작돼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클라크는 '틴 보그Teen Vogue' 매거진에서 일하는 꿈을 가지고 패션과 저널리즘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대신 켄터키 루이빌의 한 팝 라디오 방송국에서 인턴으로 일하다가 아침 프로그램 공동진행자 자리를 꿰차게 되었다. 아침 방송 경험은 클라크에게 사생활에 대해 과하게 공유하고 짧은 농담을 즐겨 사용하게 만들었다. 논란이 될 만한 주제에 바로 돌진하는 본능도 생겼다. 최근 그의 일부 게스트들은 유방조영술이 방사선 노출의 가치가 없으며 스포츠 레깅스의 화학물질이 불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채소는 독"이라고 생각하는 게스트가 내년 초 출연할 예정이라 했다. 클라크는 그 입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의견이 다른 거예요."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래서 그냥 들어볼 거예요. 모든 사람이 동의하지 않고 어떻게 동의하지 않는지 이야기한다면, 그것도 좋겠죠. 그것도 방송에 대한 참여니까요."
클라크 본인은 식품과학이나 의학 분야에서 공식적인 교육을 받은 바 없다. 인터뷰에서 예방 심장병 전문의 대니엘 벨라르도는 종자유가 신체의 염증 퇴치 과정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들을 인용했다. (그는 또한 글리포세이트의 발암 가능성이 이를 섭취하는 소비자가 아닌 정기적으로 이에 노출되는 농장 노동자들과 연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유방조영술은 환자를 일정량의 방사선에 노출시키지만 정기검진을 받는 것의 이점이 일반적으로 검진을 안 받는 것의 위험보다 크다.
하지만 영양과학에는 해결되지 않았거나,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거나, 모호해서전문가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구연산이 실제로 검은곰팡이에서 추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을 할애해 이 문제에 대한 결정적인 연구를 찾아보아도, 찾을 수 있는 최선의 자료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2018년의 4개 사례 연구 분석 정도일 것이다.
"이는 소비자와 기자 모두에게 매우 조사하기 어려운 내용이에요." '푸드픽스Food Fix' 뉴스레터를 쓰는 베테랑 식품 정책 기자 헬레나 보터밀러 에비치가 말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지에서 무엇이 증거에 기반했고 무엇이 아닌지 알기란 정말 어렵죠." 그리고 MAHA 활동가들을 면밀히 관찰해 온 면역학자이자 미생물학자인 안드레아 러브는 "사람들이 정보를 외부 동료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기관에 대한 신뢰도 하락 문제를 지적했다. 여기서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한다. "알렉스는 이런 준사회적 관계 때문에 젊은 여성들과 신뢰를 형성할 수 있어요." 러브가 말했다. "완전한 헛소리를 퍼뜨릴 때조차도 말이죠."
식료품점 소동 다음 날 아침, 클라크는 피닉스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흰색으로 칠해진 방갈로의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이곳은 터닝포인트 본부에 새 스튜디오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임시로 사용하는 녹화 장소였다. 헤어스타일리스트가 그의 머리에 가발을 붙이는 동안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그의 속눈썹을 연장하고 있었다. 그의 이목구비는 때때로 과장되고 생동감 있어 보였다. 지나치게 표현력 있는 눈썹, 긴 갈색 웨이브 머리, 립스틱을 바른 넓은 입. 그는 과장된 말투로 이야기한다. "좋아요!" TMZ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가 여전히 사귀고 있다는 기사를 내자 그가 소리쳤다. "이 커플이 깨지면 전 마치 제가 깨진 것처럼 울 거예요." 프로듀서들이 게스트들을 위해 카메라를 설치하는 동안 스피커에서는 리한나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오늘의 게스트는 건강식품점에서 만난 인플루언서 동료 스완, 그리고 아칸소 주의 옛 보이스카우트 캠프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강남좌파 엄마" 출신 홈스쿨링 인플루언서 테일러 모란이었다.
모란과의 인터뷰는 세 아이의 엄마인 그가 어떻게 홈스쿨링을 실천하는 지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으로 시작했다. 수업 횟수(하루 한 번), 야외 활동 시간(매우 많이), 그리고 아이들이 누구와 어울리는지(부모, 그리고 형제들). 클라크는 모란의 정치적 변화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다. 모란은 팬데믹 동안 공급망 문제로 생활용품을 구하기 어려웠을 때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사회체제가 우리를 돌보지 않게 됐을 떄 우리가 우리 자신을 챙길 준비가 되어 있나요?" 모란이 말했다. 모란과 그의 남편은 그렇게 숲으로 이주하게 됐다.
올해 31세인 클라크는 남편도 자녀도 없다—비록 둘 다 간절히 원하지만. 그는 결혼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 팟캐스트를 완전히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의 남편이 가족을 위해 무엇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터닝포인트에 있는 그의 사무실은 극도로 애국적인 남학생 사교클럽 같은 건물 뒤편에 위치해 있다. 영상 편집실들 뒤에 자리 잡은 분홍색과 버닝 오렌지색 장식의 폭발적인 조화로 여성스러움이 돋보인다. "이건 말하자면 제 옛 브랜딩의 무덤이에요." 그가 시나몬롤 무늬 벽지를 메탈릭핑크색 손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터닝포인트에서의 초반 6년을 '큐트서버티브cuteservatives'라는 시청자층을 구축하는 데 보냈는데 특히 '팝리틱스POPLitics'라는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를 이뤄냈다. (올해 초의 한 에피소드에서, 그는 게이 남성으로서 기독교 자녀를 키우고 싶다는 바람을 표현한 전 '배철러Bachelor' 스타 콜튼 언더우드를 비판했다. 그런 다음 시청자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섹시한 설치류 남자친구"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많은 보수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팬데믹을 거치면서 웰니스 문화 전사로 변신했다. "백신 접종이 의무화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가 말했다. 그는 베스 메이시가 미국에서 발생한 오피오이드 위기(**주석 필요**)에 대해 쓴 논픽션 '도프식Dopesick'을 읽었다. 클라크가 내린 결론은 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모자였다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그는 십대 때부터 복용해 온 호르몬 피임약에 대해 살펴보다 부작용을 발견했고—"혈전 발생 위험에 각종 질병들, 충격적이었어요"—이는 제약 산업에 대한 그의 불신을 키웠다. (CDC에 따르면 일부 호르몬 피임약은 특정 개인에게서 혈전 위험을 높일 수 있지만 실제 혈전 발생은 매우 드물다.)
대형 제약사 다음은 대형 식품회사였다. 예전에는 "내 혈관에는 닥터페퍼가 흐른다" 같은 말을 하곤 했지만 이제 클라크는 농약과 식품 공급의 대부분을 소유한 거대 기업들의 집중화에 대해 깨닫고 있었다. "저는 그냥 '국민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가 말했다.
여기서 그의 사고는 음모론적 전환을 보이는데 이는 트럼프에게 영감을 받은 우파의 '딥스테이트' 편집증과 일치한다.
"우리가 음식 때문에 너무 아프고 그들이 주는 약을 먹고 있어서 우리가 비판적으로나 명확하게 생각할 수 없는 거예요." 클라크가 말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그들이 우리를 통제하기가 훨씬 더 쉬워지는 거죠."
스콧데일에 있는 클라크의 원룸 아파트에 색상별로 정리된 책장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흉상과 젊은 터커 칼슨의 액자 사진이 있다. 그는 메리-케이트와 애슐리 올슨 자매가 그려진 재떨이와 올슨 자매의 커피 테이블북 한 권을 가지고 있다. 주방에는 캐비닛 하나가 죄다 영양제로 가득하다. 비타민 C와 비타민 D, 오레가노 오일, 유기농 버섯 가루, 그리고 여러 종류의 마그네슘 제제들. 조리대 위에 펼쳐진 요리책에는 무스moose 스튜 레시피가 펼쳐져 있다. (무스 스튜를 만들어 본 적이 있을까? "아뇨, 정말 만들어보고 싶지만 여기에는 무스가 없어요." 그가 말했다.)
최근에 입양한 페키니즈 종 애견 '모치'가 소파 옆 쿨패드 위에서 코를 골고 있다. 알고 보니 강아지를 입양하기에 좋은 시기는 아니었다. 자신의 방송 외에도, 클라크는 선거로 그 어느 때보다 바빴다. 그는 지난 9월 이곳의 MAHA 타운홀에서 연설을 했다. "좌파, 중도, 우파 여성들"에게 가족의 건강을 위해 트럼프에 대한 어떤 의구심도 제쳐둘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한 위스콘신 주 공화당 상원의원 론 존슨이 주최한 '미국의 건강과 영양: 2차 소견'이라는 제목의 라운드테이블 위해 워싱턴으로 갔다.
클라크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그 어느 때보다 영향력이 커질 수 있는 MAHA 인플루언서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대형 식품회사들을 통제하는 것, 세 글자 짜리 기관들의 부패를 일소하는 것, 정부가 '사자lion 다이어트'(고기, 소금, 물만 먹는 식단이다)의 치료 효과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존슨의 주빈이었던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 의료 시스템이 국가에 치명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우리의 음식, 의약품, 환경의 유독성 화학물질"에 대처하기 위해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라운드테이블 장면에는 정말로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 같은 느낌이 있었다. 폭스뉴스의 션 해니티Sean Hannity가 아동 비만 퇴치를 위한 미셸 오바마의 '정크푸드 산업 통제' 노력을 "보모 국가적"이라며 비난한 게 불과 10여 년 전이 아니었던가?
"저는 계속 '혼란스럽다'는 말을 사용하고 있어요." 식품 정책 기자인 에비치가 말했다. 그는 이 그룹이 갖고 있는 핵심적인 불만이 정당하다고 한다. 식단 관련 질병이 악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는 강력한 연방 차원의 정책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면역학자이자 미생물학자인 러브는 유관 기관들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면서 실제로 피해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는 현재 정보 생태계가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정말로 부각시키고 있어요." 그가 말했다. "우리에겐 최고의 의료 기법과 과학, 기술이 있는데 팔로워가 많은 누군가가 음모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이를 내팽개치고 있는 겁니다."
클라크의 발언 차례가 되었을 때, 그는 젊은 여성들의 곤경—체중 감량, 임신, 건강한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는 밀레니얼 세대가 어떻게 우리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과학 실험의 모르모트가 되었는지에 대한 책임을 요구합니다." 그가 말했다. 그가 아동 예방접종 일정을 비판하자 실내는 흥분으로 술렁였다. "부모들이 인질로 잡혀 있어요." 그가 말했다. "부모들은 정부와 공동 양육을 하기로 동의한 적이 없어요. 우리는 정부와 이혼을 원합니다!"
이 발언에 실내의 참가자들은 길고 큰 박수를 보내며 기립했다.
미국의 '문화전쟁' 전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게 형성돼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움직임은 이른바 '웰니스', 그러니까 건강과 다이어트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야는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을 띠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 문화전쟁에서 두드러지는 '보수의 반격'이 웰니스 업계에서도 관측되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 정치 뉴스를 많이 읽어보신 분이라면 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운동에 대해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MAGA 운동의 서브 브랜드 격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유명하죠. 우리에겐 백신반대론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케네디는 그 외에도 친환경 식품 등에 대해서도 강한 입장을 갖고 있으며 트럼프 2.0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어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전부터 미국 보수의 새로운 인플루언서들을 조명해 왔는데(참조: 트럼프의 후원을 받는 우스꽝스럽고도 진지한 '알파메일' 닉 애덤스) 11월 4일자 기사에서 소개하는 알렉스 클라크는 문화와 건강 문제, 정치가 교차하는 흥미로운 지점을 보여줍니다. 주로 여성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웰니스 분야의 보수 인플루언서라는 점에서 상당한 정치적 자본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양약'(서구화된 제약산업)에 대한 의심과 함께 '대체의료'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MAHA와 비슷한 운동이 펼쳐질 토양은 충분히 있을 듯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운동이 어떤 정치적 입장과 연결될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