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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1 16:01
죽음을 '치료'하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샌디에이고 솔크생물학연구소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의 2016년 실험은 모든 것을 바꾼 결정적인 순간이 됐다. 실험은 조로증이 발생하게 만들어 놓은 쥐들을 대상으로 했다. 조로증이 발생한 쥐는 그대로 두면 몸이 회색으로 변하고 쇠약해며 약 7개월 후에 죽는다. 일반적인 실험실 쥐의 수명은 보통 2년 가량이다.
하지만 솔크연구소 과학자들은 이 쥐들의 운명을 바꿀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DNA를 재구성할 수 있는 유전자 네 개를 운반하는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이 유전자들은 쥐의 모든 세포를 다시 젊게 만들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심지어 외부에서 유전자를 제어하여, 유전적 변화의 안전성과 효능을 관리하기 위해 쥐의 몸 안에서 유전자를 켜거나 끌 수 있었다.
실험은 성공했다. 이 쥐들은 이후 30% 더 오래 살았는데 정상적인 쥐의 수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주목할 만한 개선이었다.
그리하여 '불로초'를 향한 골드러시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테크 업계의 거물들과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세포 재프로그래밍cellular reprogramming이라 불리는 이 기술을 탐구하는 연구소에 수십억 달러(수조 원)를 퍼붓기 시작했다. 다른 종류의 쥐뿐만 아니라 벌레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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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옹호하는 이들은 이 방식이 인간의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을 향상시키는 가장 유망한 과학적 접근법이라고 찬양한다. 옹호자들은 세포 재프로그래밍이 우리가 어떻게 늙는지, 심지어 늙을 것인지의 여부를 뒤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Life Biosciences라는 생명공학 회사는 올해 중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세포 재프로그래밍 기술에 대한 첫 인간 임상시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이 회사의 최고 과학 책임자 샤론 로젠즈웨이그-립슨이 말했다.
하지만 일부 동물 실험에서는 끔찍한 종양과 심지어 죽음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있었다. 연구계 일각에선 세포 재프로그래밍 연구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또한 그 안전성과 사람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고 우려한다. 건강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누가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까? 부유한 기부자들일까, 아니면 노화하고 있거나 만성 질환이 있는 모든 사람일까? 비용은 얼마나 들 것인가? 그리고 인간은 더 많은 생명의 가능성을 위해 어디까지 나아갈 의향이 있는가?
"솔직하게 말해서 그런 질문들 때문에 밤잠을 설칩니다." 쥐의 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연구한 하버드 의과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인 루시 쉬가 말했다.
세포의 노화 역전
세포 재프로그래밍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당신 잘못은 아니다. 세포 재프로그래밍은 비교적 새로운 분야로, 단 네 개의 유전자로 가장 오래되고 쇠약한 세포조차도 젊음과 유사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2006년의 경이로운 발견으로 시작되었다.
이 유전자들과 그 효과를 발견한 것은 일본의 과학자 신야 야마나카로 그는 이 연구로 2012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 유전자들은 그의 이름을 따서 '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s'로 알려지게 되었다.
세포에 투입되면, 야마나카 인자는 에피유전체epigenome로 알려진 DNA의 외층을 신속하게 벗겨낸다.
우리의 에피유전체는 세포 재프로그래밍의 열쇠이자, 솔직히 말해 생명 그 자체이다. 심장의 세포들이 어떻게 피부, 장 또는 다른 세포가 아닌 심장 세포가 되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는가? 에피유전체가 그 답이다. 에피유전체는 모든 세포에 각각의 정체성을 부여한다.
우리 DNA는 거의 모든 세포에서 동일하게 시작하지만 거의 즉시, 메틸기methyl group라 불리는 작은 분자 덩어리들이 다양한 유전자의 외부에 마치 연체동물처럼 부착하기 시작한다. 그 구성 방식은 세포마다 각기 다르다. 이 메틸기 분자들의 수와 패턴에 따라, 분자가 붙은 부위의 유전자들은 작동하라는 생화학적 신호를 받을 수 있게 되기도 하고 받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메틸화methylation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우리 에피유전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메틸화는 우리 삶 전체에 걸쳐 계속되며,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 삶을 반영한다. 흡연은 메틸화 패턴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운동도 마찬가지이지만 흡연과는 반대의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 영양, 양육, 질병, 대기오염 등등 다른 여러 가지 선택과 조건도 마찬가지이다.
메틸화를 통해 우리의 에피유전체는 사실상 우리 몸의 '일기'처럼 기능한다. DNA에 있는 작은 분자 낙서들이 우리가 스스로에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록한다.
하지만 노화만큼 메틸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 유아기의 메틸화 패턴은 아동기, 성인기, 노년기의 패턴과 확연히 다르다. 많은 수명 연구자들은 이러한 메틸화의 변화가 인간의 노화 과정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이를 주도한다고 본다. 이는 인간의 에피유전체의 진화가 노화 자체의 원인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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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히 성장하는 괴물 종양
실험실에서 세포 재프로그래밍은 예상대로 작동한다. 과학자들의 실험 결과, 주름진 백세 노인의 피부 세포에 야마나카 인자를 주입하면 많은 세포들이 메틸 표지를 벗어 버리고 새로 태어난 세포—과학자들은 다능성 줄기세포라고 부른다—로 되돌아간다.
이렇게 새로 태어난 세포에겐 자신이 피부 세포였다는 기억이 없다. 적절한 유도를 가하면 거의 모든 유형의 세포가 될 수 있다. 기증된 인간 세포에서 얻은 다능성 줄기세포는 오늘날 조직 공학tissue engineering 및 기타 의학·연구용으로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 과정은 효율적이거나 무해하지 않다. 노화된 세포 수백만 개가 담긴 샬레에 야마나카 인자를 주입하면 많은 세포들이 젊은 줄기 세포로 변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세포들도 많다. 그 이유는 아직 모른다. 일부는 과정에 저항한다. 일부는 죽는다. 그리고 거의 항상, 기형종teratomas 또는 괴물 종양으로 불리는 거대하고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가 나온다. 줄기세포가 무엇이 될지 모르고 잘못된 종류의 세포로 변할 때 생기는 일이다. 기형종이 되면 치아 세포가 골반에서 자라거나 안구에서 뼈 세포가 자라날 수 있다. 기형종이 악성인 경우는 드물지만 거대한 크기로 부풀어 오르는 경우는 잦다.
샬레에서 기형종을 제거하는 건 간단하지만 살아있는 생물에서는 이러한 세포가 실사판 공포영화로 이어진다. 스페인 연구자들이 초기 세포 재프로그래밍 실험을 위해 건강한 쥐에서 야마나카 인자를 활성화했을 때, 쥐 상당수가 몇 주 안에 죽었다. 온몸에는 기형종과 다른 암세포성 종양이 생겼다.
"세포 재프로그래밍 중에는 항상 기형종이 생깁니다." 에피유전체, 줄기세포, 암을 연구하는 UC데이비스 교수 폴 크노프플러Paul Knoepfler가 말했다. "과정의 일부입니다. 실제로 재프로그래밍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방법이죠."
따라서 연구자들은 사람들에게 재프로그래밍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포의 시간을 되돌리는 더 나은, 더 안전한 방법을 찾아야 함을 깨달았다.
보다 유망한 방향
몇 년 전 하버드대학교 실험실에서 과학자들은 원래는 건강한 쥐의 시신경을 압박하여 눈에 허혈성 시신경병증과 유사한 상태를 유도했다. 이렇게 되면 시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
그런 다음 과학자들은 종종 암을 촉발시키는 것으로 밝혀진 한 인자를 제외한 세 개의 야마나카 인자를 가진 바이러스를 쥐의 눈에 주입하는 혁신적인 세포 재프로그래밍으로 쥐를 치료했다.
남아있는 세 개의 인자는 항생제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 존재할 때만 활성화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됐다. 과학자들은 2개월 동안 약물을 이틀 투여하고 닷새 동안은 중단하는 통제된 일정으로 항생제가 포함된 물을 쥐에게 제공했다.
메틸화의 많은 부분을 제거하되 전부 제거하지는 않도록 해서 시신경의 세포를 부분적으로만 재프로그래밍하는 게 목적이었다. 이렇게 하면 세포들은 기능적으로 더 젊어지면서도 기본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리라는 게 연구진의 가설이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영향을 받은 세포들이 완전히 줄기세포로 역행하지 않기 때문에 기형종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동일한 세포이지만 더 활기차고 젊어 손상된 시신경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높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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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임상시험에 더 가까이
2020년 12월 네이처에 '시간을 되돌리기?'라는 커버 문구로 발표된 하버드의 쥐 실험 결과는 긍정적으로 보였다. 연구진은 치료를 받은 많은 쥐들의 세포에서 에피유전체의 변화와 손상된 시신경의 재성장을 관찰했다. 기형종은 없었다고 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었죠." 하버드 유전학자이자 쥐 시신경 연구 논문의 수석 저자이며 수명 연구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빚은 인물인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가 말했다.
싱클레어는 2024년 3월 유명한 학회인 건강·수명연구아카데미Academy for Health and Lifespan Research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가 공동 소유한 회사에서 개발한 애견용 보충제가 개의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을 학회 내 다른 저명한 과학자들이 논박한 후 벌어진 일이다. 그 주장이 무책임하며 입증 증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자, 싱클레어는 표현을 수정했으며 보다 정확한 표현을 쓰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면서도 주장의 기초가 되는 연구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싱클레어는 그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2021년, 싱클레어와 하버드는 그의 실험실에서 개발한 부분적 세포 재프로그래밍 기법을 생명공학 회사인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에 라이센스했다. (싱클레어는 해당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4월,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는 안과학 학회에서 시신경 손상이 있는 원숭이의 눈에 이 부분적 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성공적으로 사용했다고 보고했다. 회사는 실험이 원숭이의 잃어버린 시력을 일부 복원하고 일부 신경 세포의 에피유전체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는 세포들이 더 젊은 동물의 세포와 유사해졌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영장류에서 부분적 세포 재프로그래밍이 시도된 최초의 사례였다. 회사는 발표에서 종양이나 다른 부작용이 없었다고 보고했지만 실험 결과는 아직 '피어 리뷰'(학계 검토)를 받거나 출판되지 않았다.
2023년 12월,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는 시신경 손상이 있는 사람들의 눈에 부분적 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사용하는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FDA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한다. 시신경 손상은 사람들에게 비교적 드물게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매년 약 6000명의 성인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한번 발병하면 그 영향은 크다. 영향을 받은 눈은 갑작스레 시력 상실을 겪게 되는데 시력을 완전히 잃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치유가 되지 않는다. 치료법은 없다. (워싱턴포스트 질의에 대한 응답에서 FDA는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와의 교신류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만약 FDA가 신청을 승인하면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는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했던 실험 방식을 반복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말했다. 연구진은 항생제 독시사이클린으로 끄거나 켤 수 있는 야마나카 인자를 자원자의 눈에 주입할 계획이다. 사람들의 손상된 시신경 세포가 에피유전체 수준에서 더 젊어지고 시력이 개선될 것을 희망한다.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는 그들의 프로토콜이 야마나카 인자 중 발암성이 가장 큰 것을 제외했기 때문에 부분적 재프로그래밍이 종양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동물 연구 결과에서 그랬던 것처럼, 남아있는 인자들이 안구에서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장수 골드러시
다른 과학자들도 인간 노화를 다스리는 최초의 과학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성공할 경우 의학적, 사회적, 재정적 보상은 엄청날 수 있다.
하버드 연구가 진행되던 시점에, 이미 여러 연구소에서 다양한 형태의 부분적 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사용하고 있었다. 솔크연구소 연구진은 DNA를 조작해 독시사이클린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야마나타 인자 네 개를 덧붙인 쥐를 만들어 조기 노화 쥐에 대한 후속 연구를 개시했다.
몇 개월 후, 완전히 재프로그래밍된 쥐 대부분이 죽었다. 부분적으로 재프로그래밍된 쥐들은 여전히 살아있었고 기형종을 겪지 않았다. 그리고 성체의 에피유전체 검사에 따르면 그들의 신장과 피부는 생물학적으로 "더 젊었다".
어떤 쥐도 정상보다 더 오래 살지 않았는데, 이것이 실험 결과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세포 재생이라고 부르는 이 기술의 전반적인 결과에서 희망을 보았다.
"세포 재생을 통해 우리가 노화의 진행 속도를 변경하고 이로써 전반적인 건강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낙관합니다." 당시 쥐 세포 재프로그래밍 연구를 감독한 솔크연구소의 선임 과학자였으며 현재 알토스랩스 샌디에고과학연구소Altos Labs San Diego Institute of Science의 소장으로 세포 재프로그래밍 연구를 계속하는 후안 카를로스 이즈피수아 벨몬테Juan Carlos Izpisua Belmonte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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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역사상 가장 많은 펀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생명공학 스타트업인 알토스랩스는 2022년 1월에 아마존 창립자이자 워싱턴포스트 소유주인 제프 베이조스를 포함한 테크 억만장자들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약 30억 달러(4조3500억 원)의 초기 펀딩을 받고 설립되었다. (베이조스는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당시 언론들은 연구소의 설립을 신체의 모든 세포 내부의 노화를 역전시켜 수명을 연장함은 물론이고 심지어 불멸을 추구하는 하이테크 모험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연구자와 분석가들은 알토스나 다른 연구소에서 나온 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사용한 인간 실험의 범위가 제한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알토스의 대변인은 현재 연구 상태나 미래의 인간 실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연구진들은 노화 자체가 아닌 당뇨병, 관절염, 시신경 뇌졸중, 녹내장, 치매 등 노화와 관련된 특정 질병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FDA에 따르면 노화는 질병이 아니며 약물과 다른 치료법들은 이를 치료하기 위해 승인될 수 없다. 그러나 일단 승인만 받으면 약물은 '오프라벨' 즉 승인된 용도 외로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손상된 눈이나 아픈 무릎을 치료하는 것 정도로이 더 긴 수명을 위한 탐구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부유한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안전성 우려가 극복할 수 없는 상태로 남아있다고 걱정한다.
"저는 세포 재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캘리포니아 소재 시티오브호프 연구센터에서 당뇨병과 암을 연구하는 찰스 브레너Charles Brenner가 말했다. 그는 세포 재프로그래밍 연구를 자주 비판하는 연구자로 살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할 경우 부분적 재프로그래밍을 하더라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재프로그래밍된 세포는 빠르게 분열합니다. 암세포도 빠르게 분열하죠. 사실상 이 세포들에게 암세포가 되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다른 질문들도 있다. 왜 어떤 세포는 재프로그래밍에 반응하고 다른 것은 그렇지 않은지, 에피유전체 변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또는 재프로그래밍 노력이 특정 장기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아니면 신체 전체에 맞춰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2024년 3월에 발표된 스탠포드대학의 야심찬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노령의 쥐에게 부분적 재프로그래밍을 실시했다. 전신에 실시하기도 했고 뇌에만 실시하기도 했다. 두 경우에서 모두 뇌 건강이 개선될 것이라는 가설 하에서였다.
그러나 전신 재프로그래밍 실험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쥐의 뇌에 추가적인 염증을 초래했고, 신경세포에 유익한 변화는 거의 없었다. 좀 더 정밀하게 뇌에만 국한된 재프로그래밍 시도는 신생 신경세포의 증가로 이어졌지만 신경퇴행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뇌 염증도 함께 증가했다.
"(뇌 질환을 비롯한 증상을 치료하는 데) 세포 재프로그래밍이 잠재력은 있다고 봐요." 스탠포드 대학원 연구원으로서 해당 연구를 주도했지만 재프로그래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점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이 분야를 떠난 루시 쉬가 말했다. 그는 세포 재프로그래밍 연구자들이 인간 실험을 향해 움직이는 속도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는 성명에서 회사가 곧 FDA의 승인을 받고 올 연말 전까지 세포 재프로그래밍 치료의 "첫 인간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
노화를 되돌리겠다거나 죽음을 정복하겠다는 인간의 야망은 늘 비극의 소재가 되곤 했습니다. 최근에는 2025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영화 '서브스턴스'가 이를 잘 보여줬죠. 노화의 과학은 아직까지 많은 지원이나 관심을 받는 분야는 아닙니다만 '챗GPT 모먼트' 수준의 돌파구가 마련되면 오늘날 가장 각광받는 AI나 양자컴퓨터 분야의 위상을 빼앗을 수도 있습니다. 인류 개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사회, 종교까지 재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ADO는 재작년에 인구문제를 건강수명을 늘려서 해결하자는 독특한 제안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런 주장이 일각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은 이 분야에서 꾸준히 발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침 워싱턴포스트에서 3월초 가장 촉망받는 노화 역전 기술인 '세포 재프로그래밍'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기사가 나와 이를 소개합니다. 공교롭게도 오늘(3월 21일) 발행된 이코노미스트 또한 표지 기사로 수명 연장을 비롯한 '인간 향상human enhancement'을 다루고 있습니다. 비록 각종 허언과 사기가 난무하긴 하지만 이제는 인간의 삶을 연장하고 개선시키는 게 공상과학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이 이뤄졌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