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계리사이자 학자인 에릭 스톨러드Eric Stallard는 미국 노년층의 치매 발병률을 조사하기 시작했을 때, 연구 결과에 너무 놀란 나머지 검증을 거듭하느라 이 주제에 관한 첫 논문의 발표를 2년 반이나 미뤘다. "완전히 확실하게 하고 싶었어요." 그는 수치가 모든 예상을 뒤엎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한다. 수치는 미국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치매의 재앙에 직면했다는 통념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치매에 걸리는 노년층의 비율이 실제로는 빠르게 줄고 있음을 보여줬다. "감소 폭에 충격을 받았어요." 스톨러드는 말한다.
스톨러드는 10년에 걸쳐 이 놀라운 발견을 입증해 왔다. 연구 결과는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한층 더 놀라워졌다. 스톨러드와 동료들은 2025년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40년 전에는 85~89세 미국인 10명 중 3명이 치매를 앓았지만 2024년에는 그 비율이 10명 중 1명에 그쳤다. 더욱이 이런 추세의 혜택을 보는 나라는 미국만이 아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의 프랑크 볼터스Frank Wolters와 그 동료들이 약 5만 명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1988~2015년 북미와 유럽 6개국에서 치매 진단을 받은 노년층의 비율은 10년마다 13%씩 감소했다.
일부 소규모 연구에서도 큰 폭의 감소가 확인됐다. 미국의 한 도시에서 3세대를 추적한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까지 약 40년 동안 치매 신규 발병건수는 10년마다 평균 20% 감소했다. 다프트 펑크의 '겟 러키Get Lucky'가 차트 정상을 차지하던 2013년에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은 스팅이 노래 '록산Roxanne'에서 록산에게 붉은 등을 끄라고 호소하던 1978년에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44% 낮았다.
대부분의 기존 연구가 노년층을 한데 묶은 뒤 나이에 따른 통계적 보정을 적용한 것과 달리, 스톨러드는 연령대를 세분해 50년에 걸친 서로 다른 코호트(집단)를 비교했다. 그는 연속되는 각 코호트 사이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출생연도가 1년 늦어질 때마다 치매율이 2.5~3%씩 낮아졌다고 계산했다. "제가 보기에는 이 분야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었죠." 스톨러드는 이 발견이 치매 확산에 관한 기존 가정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말한다. 유럽 여러 나라와 일본의 유사한 코호트 연구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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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만들기
치매율이 왜 떨어지는지, 또 이런 하락세가 계속될지를 두고는 여전히 큰 의문이 남아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노년층 인구가 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치매를 앓는 노년층의 비율이 낮아져도 전체 환자 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이런 희소식이 대체로 부유한 나라에 국한돼 있다. 그러나 치매가 곧 통제불능의 유행병처럼 번져 갈수록 많은 삶을 파괴하고 보건의료체계에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안길 것이라는 우려는 다행히도 과장된 것이었다.
치매의 가장 큰 단일 위험요인은 나이다. 유병률은 70세 이후 약 5년마다 두 배로 뛴다. 가령 2016년 미국에서는 70~74세 가운데 치매 환자가 4%에 불과했지만 75~79세에서는 9%로 뛰었고 80~84세에서는 다시 18%로 상승했다. 85세 이상에서는 4명 중 1명 이상이 치매를 앓았다.
이처럼 거의 기하급수적인 양상은 기대수명 증가와 맞물려 오랫동안 불길한 전망을 부추겼다. 2025년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연구에서 조지프 코레시와 마이클 팡, 그리고 공저자들은 미국의 연간 신규 환자가 2020년 약 50만 명에서 2060년에는 100만 명으로 두 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전 세계 치매 환자가 2019년 약 5700만 명에서 2050년 1억5300만 명으로 거의 세 배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아찔한 비용
이런 수치는 다시 향후 치매가 초래할 비용에 관한 두려운 추산을 낳는다. 2019년 전 세계 치매 돌봄의 직접비용은 가정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돌봄까지 포함해 약 1조3000억 달러(1950조 원),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0.8%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의 삶의 질 저하 같은 간접비용까지 고려하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자금을 지원한 추산에 따르면, 이런 간접비용은 2025년 미국에서만 약 7810억 달러(1171조5000억 원), GDP의 약 2.5%에 달했다. 인구위원회의 아린담 난디, 하버드대학교의 데이비드 블룸 등이 쓴 논문은 환자의 고통을 막기 위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을 추정해 그 고통에 가격을 매기는 한층 광범위한 척도를 사용한다. 논문은 전 세계 치매 비용이 2019년 2조8000억 달러(4200조 원)에서 2030년 4조7000억 달러(7050조 원), 2040년 8조5000억 달러(1경2750조 원), 2050년 16조9000억 달러(2경5350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적어도 서구 선진국에 관한 한 이처럼 무시무시한 전망은 십중팔구 틀렸다. 이런 전망은 거의 모두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연령을 보정한 치매율이 거의 또는 전혀 낮아지지 않는다는 모델에 기초한다. 향후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서 노년층이 늘고 이들이 더 오래 살게 되는 만큼, 이런 가정은 치매 환자 전망치를 엄청나게 끌어올린다. 그러나 치매율의 연간 변화가 비교적 작더라도 30년간 누적되면 훨씬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의 키아라 셀린 브뤼크Chiara Celine Brück와 공저자들은 네덜란드인 1000만 명을 정교하게 구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 치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봤다.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노화의 영향 외에 기저 치매 위험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그 결과 다른 주류 전망과 마찬가지로 네덜란드의 치매 환자가 2050년까지 두 배 넘게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연령을 보정한 치매 발병률이 10년마다 13%씩 감소한다는 공저자 볼터스의 연구 결과를 적용해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를 시뮬레이션했다. 노년층 증가로 치매 환자 수 자체는 계속 늘지만 2050년까지 두 배 넘게 증가하는 대신 2020년 수준보다 43%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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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망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연구자들은 훨씬 많은 사람이 인지 능력을 유지하는 이유를 밝혀내고, 이를 토대로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를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치매는 원인이 다양하고, 대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뒤에야 뚜렷하게 드러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치매에 유전적 요인이 있음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인구의 약 25%는 ApoE4로 알려진 유전자 사본을 하나 보유하고 있다. 이 유전자는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수십 가지 질병 가운데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을 보통보다 2~3배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유전자 사본을 두 개 보유한 인구 2~3%는 위험이 10~15배 더 높다.
하지만 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도 치매에 걸리는 경우가 많고, 유전자가 있어도 걸리지 않는 사람도 많다. 치매의 다른 원인을 찾는 연구는 1970년대 핀란드의 외딴 척박한 지역인 북카렐리야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당시 이 지역은 심근경색 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 가운데 하나였다. 이 재앙을 줄이기 위해 보건 당국은 금연을 장려하고 혈압을 관리하며 건강한 식생활을 권했다. 이 공중보건 캠페인은 결국 심근경색 사망을 84% 줄였다.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원의 티아 응간두Tiia Ngandu는 예상치 못한 이점으로 연구자들이 대규모 인구의 약 40년에 걸친 상세한 건강 기록을 살펴볼 기회를 얻었다고 말한다.

기억의 법칙
그 결과 획기적인 일련의 관찰연구가 나왔는데 중년기의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비만, 체력 부족이 모두 20년 뒤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치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정말로 바꿨죠." 이 연구 중 일부를 이끈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카롤린스카연구소의 미아 키비펠토 교수는 말한다. "치매는 예방할 수 없는 노년기 질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년기에 시작되고 적어도 진행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는 일련의 과정에 더 가깝다는 걸 확인했어요."
그러나 관찰연구는 연구자가 측정할 수 없거나 측정할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까지 고려할 수는 없다. 이런 변수를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임상 연구의 표준으로 꼽히는 무작위대조시험(RCT)을 이용하는 것이다. 참여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고 그중 한 집단에만 시험 대상 중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2009년 응간두 박사와 키비펠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건강한 식생활, 운동, 인지 훈련, 심혈관 질환 관리를 2년간 병행하면 치매 고위험 노년층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계 최초의 대규모 RCT를 시작했다. 예상대로 2015년에 발표된 '인지기능 저하 및 장애 예방을 위한 핀란드 노인 개입 연구'(FINGER) 결과는 건강한 생활방식을 실천하면 인지 저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 이뤄진 여러 유사한 RCT도 이 같은 생활방식 변화가 상당한 효과를 냄을 확인했다. 이 연구들은 서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를 통합하면 생활방식과 유전자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기에 충분히 큰 표본집단도 확보할 수 있다. 그 결과 ApoE4 유전자 보유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생활방식 개입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특히 희망적인 결과를 얻었다. "유전자는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질병의 발병을 늦추거나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있습니다." 키비펠토 교수는 말한다.
이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거대하다.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협력체인 랜싯 치매위원회는 생애 여러 단계에서 14가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에 대응하면 전 세계 치매 사례의 최대 45%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아동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교육 부족은 치매 위험 60% 상승과 관련된다)부터 중년기에 청력 상실·고콜레스테롤·우울증을 치료하고 노년기에 사회적 고립을 피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위원회의 연구 결과는 치매 발병률과 비용을 줄이는 방법에 관해 정책결정자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첫 번째 교훈은 치료받지 않은 우울증처럼—치료받지 않은 우울증은 치매 발병 위험을 보통보다 120% 높인다—치매와 가장 강하게 연관된 요인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위험 증가 폭은 작아도 더 흔한 요인에 대응하는 편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가령 청력 상실과 고콜레스테롤이 있는 사람을 치료하면 전체 치매 사례를 14% 줄일 수 있다고 위원회는 분석한다.
마인드 컨트롤
이런 진전은 지난 40년 동안 치매 발병률이 그토록 빠르게 떨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육 수준 향상과 심장질환·뇌졸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성공도 뜻하지 않게 뇌 건강을 개선했다. "제가 의대를 졸업했을 때는 꽤 오래전인데, 그때는 치매가 우주에서 날아와 완전히 무작위로 사람을 덮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랜싯 치매위원회를 이끄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길 리빙스턴 교수는 말한다. "이제는 정책과 개인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아주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 대단히 긍정적이고 희망적입니다."
연구자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위험요인을 발견하고 있다. 가령 랜싯 치매위원회는 2024년 치료받지 않은 시력 상실과 콜레스테롤의 일종인 저밀도지단백(LDL)의 높은 수치를 위험요인에 추가했다. 연구자들이 검토하고 있는 어지러울 만큼 다양한 잠재적 추가 위험요인 가운데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정기적으로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그렇다. 감염된 잇몸의 염증이 뇌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 같은 요인은 근심 많은 불면증 환자에게 잠 못 이루며 걱정할 거리를 하나 더 안길 뿐일 수도 있다. 키비펠토 교수는 일부 위험요인이 양날의 검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의학 연구자나 (키비펠토 교수의 다소 후한 평가에 따르면) 언론인처럼 어렵고 몰입도가 높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두뇌의 민첩성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인지 훈련을 할 필요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직업은 스트레스가 더 클 수 있고, 스트레스 역시 위험요인으로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노화하는 두뇌의 예리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뜻밖의 요법도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가장 유망한 발견 가운데 하나는 스탠퍼드대학교의 파스칼 겔트제처 교수와 연구팀이 영국 웨일스에서 이뤄진 자연실험을 분석한 데서 나왔다. 2013년 웨일스는 공중보건체계를 통해 70~79세에게 무료 예방접종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제도 변화는 많은 사람이 거의 무작위로 두 집단에 나뉘었다는 점에서 RCT와 비슷했다. 한 집단은 제도 시행 몇 주 전에 이미 80세가 돼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사람들이었고, 다른 집단은 시행 후 몇 주 사이에 80세가 된 사람들로 이 가운데 약 절반이 예정대로 예방접종을 받았다.
연구 결과, 주로 노년층이 앓는 수두 바이러스성 질환인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접종 후 최소 7년 동안 치매 발병 위험도 20% 낮췄다. 호주와 캐나다의 유사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이 발견에 모두들 무척 흥분했었죠. 이렇게 간단하고 저렴한 개입으로 잠재적으로 치매 사례의 5분의1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줬으니까요." 겔트제처 교수는 말한다. 같은 연구진의 더 최근 연구는 예방접종 전에 이미 치매를 앓던 사람에게서도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의 진행을 늦춤을 시사한다.
이 결과는 그 자체로 고무적일 뿐 아니라 추가적인 효과에 대한 매력적인 가능성도 제기한다. 치매가 드러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가령 50세처럼—더 젊을 때 예방접종을 해야 할까? 노년층은 여러 해에 걸쳐 정기적으로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할까?
치매를 겨냥해 개발된 치료제에 관한 소식은 이보다는 덜 희망적이다. 최근까지 가장 유망한 약물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쌓이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해 이를 제거하는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같은 항체 치료제가 꼽혔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이 약물은 실제 치료 효과가 크지 않은 반면, 특히 ApoE4 유전자 보유자에게 뇌출혈이나 뇌부종을 일으킬 위험이 상당하다. 다시 말해 이 약물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이 약물로 피해를 볼 위험도 가장 크다. 일각에서는 이런 결과가 아밀로이드 엉킴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며 이를 제거하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설에도 의문을 제기한다고 본다. 다른 이들은 효과를 내려면 이 약물을 더 이른 나이에 투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거의 만병통치약으로 추앙받는 비만치료제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이 허리둘레를 줄이듯 뇌도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선 관찰연구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 사람이 애초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낮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한 RCT에서는 이미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사람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다른 질환을 치료하려고 개발된 약물을 비롯해 수많은 약물을 치매 치료제로 시험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핀란드 헬싱키 도심의 이지핏 체육관에서는 몸에 붙는 운동복을 입은 백발의 여성들이 이런 노력의 최전방에 서 있다. 여성들은 물리치료사의 부드러운 독려에 맞춰 준비운동을 시작한다. 이들은 한 시간 동안 역기를 들고 케틀벨을 휘두르며 장난치고 호탕하게 웃는다. 이는 RCT 실험의 일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정말 심각한 문제죠." 리타(77)는 말한다. "사람들을 돕는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저도 꼭 참여하고 싶어요."

리타와 친구들은 건강한 생활방식과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을 병행해 여러 유형의 치매를 예방하거나 적어도 발병을 늦출 수 있는지 살펴보는 'MET-FINGER 연구'에 참여한 3개국의 약 600명 중 일부다. 다른 연구들은 정신을 예리하게 유지할 방법을 찾기 위해 사우나부터 얼음물 목욕까지 다양한 활동을 살펴보고 있다.
당분간은 가장 낙관적인 전망에서도 노년층이 늘면서 향후 수십 년간 전체 치매 환자가 증가한다. 다만 증가 속도는 이전보다 훨씬 느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약물, 예방접종, 생활방식 변화, 정책 변화를 결합하면 이 증가폭을 더 낮출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심지어 선진국에서는 전체 치매 환자 수가 곧 감소하기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리빙스턴 교수와 키비펠토 교수는 치매율이 70세 이후 5년마다 두 배가 된다는 암울한 계산법이 동시에 엄청난 가능성도 제시한다고 지적한다. 치매의 평균 발병 시점을 5년 늦추기만 해도 전체 환자 수를 약 50%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능하다고 낙관해요." 리빙스턴 교수는 말한다. 헬싱키의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리사(66)도 낙관한다. 리사는 개인적 경험에서 일부 동기를 얻어 일주일에 다섯 번 웨이트리프팅을 하거나 운동한다. "자기 어머니가 다른 사람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건 괴로워요." 리사는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알아요. 그러니 할 수 있다면 이런 걸 하는 게 좋죠."
과거에는 불치병이라고 여겨졌던 암과 같은 질병들이 하나둘씩 어느 정도 예방과 통제가 가능한 질환으로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평균 수명도 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치매 같은 노화와 깊이 연관된 질환들에 대한 공포도 점점 더 커집니다. 특히 다른 병과는 달리 치매는 환자의 정체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고통이 되기 쉽습니다. 게다가 점점 암 같은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대신에 주변에서 치매를 앓기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더 많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 소개하는 이코노미스트 7월 9일자 기사가 보여주듯, 전반적으로 선진국에서 노령 인구 대비 실제 치매 발병률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규명이 되진 않았지만 전반적인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면서 그런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대상포진 예방백신이 효과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실 PADO는 이전부터 노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인구 문제에 대한 한 가지 해답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나 노화 그 자체를 해결하려고 하는 연구의 현황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들이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은 어떤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사회적인 대책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