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0 12:12
2018년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 '블랙 팬서'는 와칸다Wakanda라는 아프리카의 초현대적 문명을 배경으로 한다. 와칸다는 험준한 지형과 첨단기술로 구현된 차폐막으로 현대 세계와 유리된 곳이다. 와칸다의 국력과 안보는 세계에서 가장 단단하면서도 가벼운 금속 비브라늄에서 나온다.
와칸다는 기초 과학연구에 많은 투자를 해 자체적인 무기 체계, 항공기, 의료 기술을 개발했다. 영화에서 와칸다인들은 이 경이로운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이용해야 하느냐로 갈등을 겪는다. 엄청난 투쟁 끝에 영화는 와칸다가 후원하는 봉사활동 센터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빈민가에 열리면서 끝난다. 와칸다는 박애를 선택한 것이다.
2018년 봄, 사우디아라비아에 35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관이 생겼을 때 상영한 영화가 바로 블랙 팬서였다. "인종과 식민주의 문제를 다루면서 슈퍼히어로가 여성 전사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왕국을 위해 싸우는 걸 보니 정말 멋져요." 한 여성 관객이 말했다. 젠더에 대한 언급은 우연이 아니다. 사우디에서 여성에게 제한적으로나마 투표권이 주어진 것이 불과 3년 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여성이 운전도 할 수 있게 됐다. 2023년에는 법적으로는 여성의 지위가 여전히 종속적임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가 우주를 방문했다.
지난 몇 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있었던 거의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블랙 팬서 상영은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MBS)이 기획한 사업이었다. 2017년 왕세자 자리에 오른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를 다각화하기 위한 장기 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사우디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인이 됐다. 왕국의 실질적 통치자로 취임한 첫해에 그는 왕실 핵심 인물을 포함한 고액 자산가들을 부패 혐의로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했다. MBS가 자기 자신을 블랙 팬서의 주인공 트찰라처럼 핸들을 꽉 붙잡고 나라를 이끄는 인물이라 여겼으리라 추측하더라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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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으로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를 와칸다처럼 만들려 하는 듯 보인다. MBS가 권좌에 앉은 이후, 사우디 벤처기업의 보도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쓰면 무슨 SF소설을 쓰는 듯한 기분을 떨치기 어려웠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SF 팬을 자처하는 MBS는 새로운 국가 프로젝트를 설계를 위해 SF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문화학자 크리스 헤이블스 그레이Chris Hables Gray는 '솔라펑크'와 '포스트 사이버펑크'를 필두로 다양한 미학적 유형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규모는 SF소설보다 더 크다. 래리 니븐Larry Niven과 제리 포넬Jerry Pournelle의 디스토피아 SF소설 '충성의 맹세Oath of Fealty'(1981)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스카이라인을 능가하는 토도스산토스Todos Santos 또는 더 박스The Box라고 불리는 입방체 모양의 도시가 등장한다.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보다 두 배 더 큰 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뉴 무라바New Murabba'는 더 샤드1The Shard보다 모든 면이 100m 더 길다. 여기에는 탑과 함께 카나리 워프2Canary Wharf 전체 면적의 2배에 가까운 오피스 및 쇼핑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 '기가 프로젝트'조차도 블랙 팬서 개봉 몇 달 전에 MBS가 발표한 네옴Neom 도시 계획에 비하면 곁다리에 불과하다. 네옴은 사우디 반도 남서쪽에 계획된 500억달러 규모, 1만 평방마일 크기의 도시다. 번쩍이는 홍보 영상은 네옴 프로젝트를 "한 나라 크기의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한다. 현재까지 네옴의 가장 완전한 버전은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 전시된 것이다. '무중력 도시'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에서는 네옴의 중심 작품인 '더 라인'의 첫 모형을 볼 수 있다. 170km 사막을 가로질러 일직선으로 뻗은 도시 위에 500m 높이의 고층 빌딩 두 채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네옴의 건축에는 유럽중앙은행을 설계한 쿱 힘멜블라우Coop Himmelb(l)au, 스미소니언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문화 박물관을 설계한 아자예 어소시에이츠Adjaye Associates, 모포시스Morphosis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건축 회사들이 참여했다. 모형에서 더 라인의 외벽은 반사형 태양광 전지판으로 이루어져 내부의 도시를 충전한다. 두 건물 사이의 공간은 계곡과 같으며 60년 전 피터 쿡Peter Cook과 아키그램Archigram이 '플러그인 시티'를 설계한 이래 아방가르드 건축의 특징인 튀어나온 다각형, 직각, 작은 방울들로 채워져 있다.
바로 그 피터 쿡의 사무실이 더 라인의 한 부분을 설계하고 있다. 영상 조감도에서 스카이브릿지로 연결된 돌출형 발코니와 공중정원이 딸린 모듈형 아파트가 밀실공포증을 일으킬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관개에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할 것임을 암시한다. 영화에서 와칸다의 골든시티는 대중교통을 강조했지만 더 라인은 오래 전부터 선전하던 개인용 헬리콥터 택시를 위해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개인 헬리콥터 택시는 최근 리야드에서 첫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사우디가 제시하는 네옴의 구상에서 어느 정도가 현실적인지 분간하기란 어렵다. 많은 부분이 획기적인 기술에 의존하고 있고, 이 정도 규모의 벤처 사업에 대한 선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급여로 많은 돈을 투입하면서 발생하는 왜곡 효과도 있다. 많은 컨설턴트, 디자인 회사 및 건축사무소가 돈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장단에 맞춰주는 게 그들의 이익에 부합한다. 네옴의 채용 페이지에는 어류 복지 관리자부터 음악 교사, 금융 데이터 모델러에 이르기까지 300개 이상의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으며, 모두 급여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로소득을 계속 누리려면 왜 돈이 쉽게 벌리나 의문을 가지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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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톱bonesaw의 문제도 있다. 사우디에서 수년간 일한 한 사람이 말했듯이, 이 지역에 언론이 많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무시당하거나 혹은 더 나쁜 상황에 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와칸다를 연관지은 건 내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블랙 팬서 상영 당시 언론인이자 정계 인사였던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쓴 칼럼에서 그는 진정한 비브라늄은 "안정, 재정적 힘, 강력한 외교 관계"라며 사우디가 중동의 다원주의를 장려할 것을 제안했다.
"곧 국왕이 될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변 세계에 평화를 가져오는 데 자신의 권력을 사용할 것인가?" 그는 물었다. 6개월 후, 그는 그런 질문을 한 대가를 치렀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뼈톱으로 토막 난 시신이 돼 나온 것이다.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는 카슈끄지가 살해된 후 네옴 프로젝트를 떠났지만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남았거나 합류했다. 네옴의 건설 예정지에 살고 있던 주민 한 명이 죽었지만?압둘 라힘 알하웨이티는 자신의 강제 퇴거를 '국가 테러'로 고발한 후 2020년 4월 사우디군의 총격으로 숨졌다?스타 건축가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근 유엔 보고관들이 주민 셋이 추가로 처형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마찬가지였다. 7월에는 트위터에서 네옴을 비판한 한 여성이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심각한 인권 침해 소식도 세계 최고 스포츠 스타들이 사우디로 향하는 걸 막지는 못했다. 한 전문가는 작년 사우디에서 벌어진 일을 두고 "소프트파워의 쓰나미"라고 불렀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사우디의 골프 리그인 LIV와 PGA 투어의 수십억달러짜리 합병으로, 제시된 금액이 PGA 경영진의 반대를 극복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2021년 사우디가 뉴캐슬 유나이티드Newcastle United를 인수하면서 축구도 또 다른 소프트파워 확장의 무대가 됐다. 사우디 프로리그는 이제 스타 축구 선수들이 커리어의 마지막을 보내는 장소로서 중국,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등 많은 선수들이 최근 걸프 지역으로 이주했다.
서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계획과 그 실현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비겁한 동기를 보면 웃음이 나다가도 몸서리를 치게 된다. 하지만 사우디의 행보를 이해하는 건 중요하다. 사우디의 독특한 지위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본의 저수지가 말라붙고 있는 시기에 돈이 샘솟고 있는 몇 안 되는 우물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자금 지원이 절실한 한 AI 전문가는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돈만 있다는 게 사우디의 장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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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기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우파 정치인과 광범위한 기업계의 투자처이자 안식처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석유로 부를 쌓은 사우디아라비아는 미래의 탈탄소 시대를 기획할 수 있는 수단과 추진력을 갖춘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일 수 있다. 만약 사우디가 민주주의 없이 번영하는 자본주의의 모범사례가 된다면 다가오는 사우디의 세기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블랙 팬서와 마찬가지로 현대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야기는 천연자원인 석유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 이전 시대의 석탄과 마찬가지로 석유는 태양에서 직접적으로 받는 에너지의 의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석유는 열을 한 곳에 고정시킬 수 있었다. 환경사학자 존 맥닐John McNeill은 석탄을 "얼려놓은 햇빛"이라 부른다. 석유의 톤당 에너지 생산량은 장작보다 1.5배 많았고 지금은 잊혀진 또 다른 에너지원인 토탄peat보다 3배나 많았다.
우리가 석유 시대를 맞이한 것은 겨우 5세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전 세계 석탄 사용량이 그보다 두 배나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석유라는 '액체 햇빛'에 추월당한 것은 1960년경이었다.
지하 깊은 벽에서 캐야 하는 돌덩이 대신 지표면에서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액체를 사용하게 된 것은 계급정치적으로도 하나의 사건이었다. 석탄을 채굴하려면 지역사회의 참여가 필요했다. 이들이 탄광에서 일하기를 멈추면 경제가 무너지는 것과 다름없었다. 반면 석유는 추출, 저장,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운송이 쉬웠다. 1938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석유가 발견되고 아라비안-아메리칸 석유회사(아람코Aramco)가 설립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이 생겼다. 노조가 금지된 걸프 지역의 왕족과 거래하면 되는데 뭣하러 잉글랜드 북부의 노조와 협상을 하겠는가?
1960년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베네수엘라와 함께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결성했으며, 다른 국가들도 곧 OPEC에 가입하게 된다. 1973년 아랍의 OPEC 회원국들은 미국을 비롯해 욤키푸르전쟁Yom Kippur War 당시 이스라엘을 지원했던 국가들에 항의하기 위해 석유를 무기로 사용했다. 이들의 불만은 유가가 4배로 상승하고 액체 탄화수소 매장량이 많은 국가들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누그러졌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아무리 풍부하고 바람직한 상품이라도 한 가지 상품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국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흔히 '네덜란드병'이라 불리는데 자원 횡재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대중이 아닌 소수 엘리트를 배불리고, 부를 국외로 빼돌리고, 국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원 마약은 너무 달콤해 끊을 수가 없다.
압도적으로 석유에 집중한 사우디아라비아는 그 수입을 해외 투자, 특히 미국산 무기에 투자하는 데 재활용했다. 1945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압둘 아지즈 이븐 사우드 국왕이 맺은 유명한 협정은 사우디 석유에 대한 접근권을 안보와 교환하는 것이었지만,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은 아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무기 수출의 주요 고객 중 하나로, 세계 군비 지출 상위 20위 안에 드는 국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와 무기에 집중하는 동안, 작은 이웃 국가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석유 매장량이 많지 않은 덕분에 독자적인 길을 개척했다. 35평방킬로미터에 불과한 두바이 토후국은 1970년대부터 자국을 무엇이든 짓거나 살 수 있는 빈 플랫폼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역사학자 고故 마이크 데이비스Mike Davis의 비유를 빌리자면, 두바이는 "법률-규제 버블돔3"을 만들었다.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맞춤형 법률을 갖춘 국제금융지구, 교육지구, 미디어시티 등 다양한 구역과 야자수와 대륙 모양의 인공 섬으로 이루어져 언론에 자주 소개되는 군도를 만든 것이다.
2000년대 초, 두바이는 국영 물류 회사인 DP월드가 운영하는 세계 곳곳의 항구에 두바이의 미니어처 버전을 만들며 세계로 진출했다. 영국은 DP월드가 특히 집중하고 있는 시장으로, 사우스햄튼과 템즈 게이트웨이의 항구를 관리하고 있으며 P&O페리를 인수해 2022년 하룻밤 사이에 약 800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세 가지 측면의 변화로 인해 두바이 모델을 재검토하고 걸프 지역 최고의 자본주의 브랜드 지위를 두고 두바이 토후국과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첫째는 기술적인 변화다. 미국이 프래킹 공법4에 성공하면서 2019년에는 1949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석유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했다.
둘째는 지정학적 변화다. 중국의 경제력 상승과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무역 전쟁을 시작한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두 진영 사이를 오갈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동시에 OPEC은 미국의 힘을 상쇄하기 위해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국들을 가입시켜 OPEC+라는 그룹을 만들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는 때때로 국제유가를 변화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을 좌절시켰다.
셋째는 생태적 변화다. 기후변화에 대한 압도적인 증거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는 글로벌 투자 지형은 물론이고 심지어 도시 개발 패턴까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감지했다. 사우디가 화석연료 생산을 쉽사리 감축할 의향은 없다. 실제로 작년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에서 사우디는 모든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감축하자는 최종 문안에 대해 중국과 함께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미래가 밝지 않은 석유라는 자산에 모든 판돈을 거는 것은 현명하게 피하고자 한다.
2005년부터 압둘라 국왕 장학금 사업을 통해 해외로 유학을 떠났던 사우디인 수십만 명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리시 수낙과 에마뉘엘 마크롱이 공유했던 오바마 시대의 계몽된 자본주의적 기술주의 정신을 가져왔다. 경영 컨설턴트의 거버넌스 철학으로 볼 때,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일변도의 경제에서 벗어나서 다각화를 추구해야 국내 경제 기반을 확대하고 탄소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는 혼란스러운 미래에 대비해 국가 자급도를 높일 수 있다.
사우디가 두바이 모델을 얼마나 의식하고 있는지는 사우디가 관광 및 금융 서비스를 추진하는 모습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사우디의 저가 항공사 플라이나스Flynas는 에어버스에 새 항공기 120대를 주문하여 규모를 대폭 확장했다. 또한 에미레이트항공 및 카타르항공과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항공사 리야드에어Riyadh Air의 설립 계획을 발표했으며, 보잉으로부터 항공기 150대를 주문하고 에어버스로부터 더 많은 항공기를 주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비전 2030의 목표 중 하나는 사우디 사람들이 국내에 머물면서 돈을 쓰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비자 취득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30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것 같은 극적인 사건과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네옴에 유치하려는 이른바 '스포츠워싱'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보다 덜 화려한 산업에 걸린 돈이 훨씬 더 많다.
사우디가 LIV 골프에 지출한 20억달러는 사우디 정부가 연간 하지(성지순례) 주간인 6월 마지막 주에만 이 금액의 9배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리 많은 금액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현대건설은 아람코와 50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공장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이탈리아의 엔지니어링 그룹은 정유소에 또 다른 석유화학 시설 확장 공사를 위한 2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세 번째 계약은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 토탈에너지Total-Energies와 맺은 것으로 또 다른 석유화학 시설 건설을 위한 110억달러 규모다.
두바이와 달리 사우디아라비아는 서비스 및 물류에 집중하면서도 중공업과 '수입 대체 산업화'를 결합하여 선진국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 세계 최대 철강 업체인 중국의 바오스틸Baosteel은 새로 조성된 사우디의 경제특구 중 한 곳에 최초 해외 철강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니켈과 구리를 주력으로 하는 브라질 광산 회사의 10% 지분 매입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작년 11월에는 블랙록BlackRock과 인프라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존 자산 운용사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비전 2030의 또 다른 대표 프로젝트는 국내 전기차 산업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기차 회사 루시드Lucid에 80억달러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제다Jeddah에 연간 15만5000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착공했다.
개발도상국으로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내수의 회복탄력성이냐 수출 주도 성장이냐의 이분법을 거부한다. 그 대신 석유와 태양열 분야에서 누리고 있는 이점을 계속 활용하면서 현지 산업 역량을 구축하는 등 과거와 현재를 혼합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19세기 데이비드 리카르도David Ricardo가 '비교 우위' 개념을 설명하며 든 유명한 예는, 포르투갈이 그 일조량 덕분에 와인 생산에 집중하는 반면, 영국은 옷감 생산에 집중한다는 것이었다. 사우디보다 일조량이 더 많은 곳은 거의 없지만 사우디 사람들은 이참에 옷감도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 가지 접근법으로 얻는 수입을 다른 접근법의 재원으로 사용함으로써 가까운 미래에 스스로를 외생적 충격?기상이변부터 민주주의 위기까지 기존 세계 질서를 깨뜨릴 수 있는?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주도하는 주체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ublic Investment Fund (PIF)이다. PIF는 전 세계 국부펀드 중 10위권 안에 드는 규모이지만, 비전 2030 보고서의 목표 중 하나는 PIF의 자산을 10배 이상 늘리는 것이었다. 사우디는 PIF를 '세계 최대 국부펀드'로 만들기 위해 아람코의 소유권을 PIF로 이전할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 현재까지 아람코의 소유권 이전은 조금만 이뤄졌다. 최근 PIF에 넘긴 아람코 지분 4%의 가치는 800억달러에 달하지만 전체 소유권 이전은 매우 난망한 과제다.
2021년, PIF는 리야드에서 가장 높은 새 빌딩을 공식적으로 개관했다. 이 빌딩은 80층 높이로, 각진 표면은 사우디 사막의 마른 강바닥에서 발견되는 크리스탈을 본뜬 것으로 여겨진다. 메탈릭 다이아몬드 기둥은 와칸다와 매우 흡사하게 생겼다.
블랙 팬서는 아프로퓨처리즘5Afrofuturism이라는 문화적 전통의 이정표다. 그래서 영화는 아프리카 중심의 정치로 가득하다. 영화에는 왕좌에 도전하는 사람이 대영박물관에 들어와 무력으로 7세기의 전쟁 망치를 되찾는 극적인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제국주의와 탈식민주의 세계의 인종적 권력 구조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권력 구조에는 WEB 듀보이스6가 '어두운 국가들darker nations'라고 부르는 국가 중 하나가 맨 위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그와 비슷한 역할로 볼 수는 없을까?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1970년대 석유 무기의 사용은 식민지 경제 유산을 청산하고 제국주의 이후 보다 공정한 국민국가 공동체 형성을 추구했던 '신국제경제질서 선언'과 함께 이루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엔 총회에서 개발도상국 연합인 G77Group of 77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최근 포린어페어스의 기사에서 한 전문가는 사우디가 1970년대 '비동맹 운동'의 꿈을 되살리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중국은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22년 12월 시진핑 주석이 사우디를 사흘간 방문하면서 300억 달러에 달하는 일련의 계약이 체결됐다. 최근 정상회담에서 중국 정부 대변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탈미국화de-Americanize'를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당시 컨퍼런스의 핵심은 럭셔리 브랜드 HiPhi를 생산하는 중국 전기차 회사 휴먼호라이즌스Human Horizons와의 56억달러 규모 계약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또한 중국 동북부와 한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및 기존 정유 공장을 건설하는 등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탈미국화'하겠다는 생각은 어떤 의미에서는 모순이다. 이 나라에서 가장 값비싼 있는 기업은 '아랍-미국 석유회사'의 줄임말인 '아람코'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통치자 가문의 이름이 국명에 들어간 왕국의 부상은 미국의 후원 없이는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6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의 친구들' 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해 브릭스 투자은행 설립을 논의했다.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의 친구들 회의에는 이란도 참석했는데 그 다음주에 7년 만에 리야드에 대사관을 다시 열었다. 이는 유엔이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부른 예멘 사태를 악화시킨 사우디아라비아가 마침내 예멘에 대한 개입을 중단한 후 중동 지역 내 긴장이 냉각되는 조짐이었다.
이란과의 데탕트 협상은 중국이 중개했다. 냉소적인 사람은 사우디가 중국, 러시아, 브릭스 확대 그룹과 어울리는 걸 제3세계주의적 사상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단 단기적 책략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MBS의 SF적 비전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네옴과 뉴 무라바는 그저 MBS가 다이아몬드가 박힌 벤츠를 탄다는 도시전설의 5조달러짜리 버전에 불과한 걸까? 2022년 블룸버그는 'MBS의 5000억달러짜리 사막의 꿈은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사우디의 도시 계획이 이상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 사우디 정부는 6개 도시를 완전히 새로 건설하는 300억달러 규모의 계획을 발표했다. 건설이 된 도시는 단 하나 뿐이었고 그마저도 인구는 7000명으로 2035년까지 200만 인구를 자랑하리라는 예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냉소적인 사람은 네옴에서 가장 먼저 개장할 예정인 것이 이탈리아 디자이너가 '큐레이팅'한 골프 코스, 3개의 고급 호텔, 쇼핑 단지, 최대 75m 길이의 요트를 위한 86개의 정박소를 갖춘 신달라Sindalah 섬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수도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탄소 발자국이 가장 큰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건 아이러니다. 인구 밀도가 높고 팽창하는 도시와는 거리가 먼 이 새로운 하이테크 요새에서는 주민들이 기존의 라이프스타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 매사추세츠 서부의 계곡을 드라이브해 보라. 공장이었던 곳이 콘도나 도자기 공방으로 바뀌거나 혹은 그냥 무너진 채로 방치되어 있는 이곳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베이직 인더스트리 코퍼레이션SABIC의 공장을 만날 수 있다. 2002년 SABIC은 벨기에와 독일에 공장을 둔 네덜란드 석유화학 회사 DSM을 인수했다.
자본이 희소한 상황에서 사우디 머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관련 수치를 비교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사우디에 10억 달러 규모의 펀드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영국에서 조용히 일을 처리하고 있다. 2007년 SABIC은 잉글랜드 동북부에 위치한 오래된 헌츠맨Huntsman 화학 공장을 인수해 운영을 확장하고 있으며, 영국 보수당은 티사이드Teesside에 위치한 화학 공장에 대한 SABIC의 투자를 상찬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실린 SABIC의 1면 광고는 가정 생활과 지속가능성을 부드럽게 비추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스위스 시계와 불가리 재규어의 몰락한 세계와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SABIC은 역량과 혁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판을 얻고 있다.
SABIC의 티사이드 공장은 최근 레이싱 카트, 캐리커처 작가, "진, 라거, 와인, 사이다, 프로세코 등 다양한 무알코올 음료를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건전한 이벤트를 개최했다. 왜 영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문제를 기꺼이 외면하고 (최근 보도된 것처럼) 네옴 프로젝트에 영국 파트너를 내세우는지를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사우디는 전통적인 도덕성과 초자본주의의 강압적 결합을 이뤄내고 있으며, 이는 영국 보수당이 꿈에서나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또한 '그린 수소7'에도 진출했다.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는 84억달러를 투자해 그린 수소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플랜트의 엔지니어링, 조달 및 건설을 위해 67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그린 수소의 핵심인 전기분해 공정은 에너지 집약적이지만 태양광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 태양광 트래커는 스페인 공급업체가 공급하고 있으며,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저장장치는 인도의 다국적 기업 라르센앤투브로Larsen & Toubro가 공급하고 있다. 담수화 분야의 선구자인 사우디는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물 문제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평가들이 '걸프의 블레이드 러너'라고 부르는 것은 킴 스탠리 로빈슨의 '미래부The Ministry for the Future'에 나오는 에너지 유토피아와 매우 흡사하다. 재생 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성공하면 많은 사람들이 슈퍼 요트를 용서하게 될 것이다.
도지코인doge coin이나 NFT 같은 암호화폐 기술이 제로금리 정책 시대의 병증이라면, 사막의 전기차 공장은 스마트 머니가 빠른 수익과 함께 산업 역량과 공급망 탄력성을 원하는 시대의 상징일 수도 있다. 체결된 계약 중 얼마나 많은 계약이 실현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사우디 사람들이 스스로 이야기하듯 엄청난 노력의 일부만 실현되더라도 큰 승리가 될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자본이 인내심을 배우고 있다는 것. 사우디아라비아는 시간이 누구의 편도 아닐지라도 이 나라가 대부분, 어쩌면 그 어떤 나라보다도 더 좋은 패를 쥐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지리학자 제프 만Geoff Mann과 조엘 웨인라이트Joel Wainwright는 2018년 저서 '기후 리바이어던Climate Leviathan'에서 기후 붕괴 조건에서 가능한 다양한 미래를 설명한다. 한 가지 가능한 상황은 '기후 리바이어던'으로, 각국이 집단 생존과 공동 행동을 위해 자국의 자율성을 일부 포기하고 국제적으로 구속력 있는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후 베헤모스Climate Behemoth'로, 각국이 무질서한 세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자기구에 대해 흔한 립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기후 베헤모스로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사우디는 전통적인 민주적 정당화 방식이 필요하지 않다. 왕실의 내분이 극심하더라도 리더십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자는 세습적인 혈통으로 국한돼 있다. 국민들의 선의는 사우디 주민의 약 60퍼센트를 차지하는 시민들을 위한 각종 혜택으로 매수한다. 걸프 지역의 한 전문가가 내게 "숨겨진 빈곤"이라고 표현한 지속적인 문제는 MBS 정권이 시민들에게 고용 기회를 확대하는 이유 중 하나이며, 이는 막대한 국부 펀드가 계획한 장기적인 일정의 일부다.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된 후, 기후 베헤모스처럼 행동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어 온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에 균열을 내는 나쁜 행동으로 여겨졌다. 국제 정상회담에서는 여전히 고상한 수사와 공허한 약속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재고하고 있다. 구속력 있는 합의가 나오지 않고 세계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바다는 더 높아지며, 만년설이 줄어드는 걸 고려하면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주권 국가 간의 공개적이고 뻔뻔한 충돌이 의외로 모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전직 영란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디 할데인Andy Haldane은 최근 "글로벌 산업 군비 경쟁은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는 글을 썼다.
지금까지 미국과 같은 부유한 정부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보조금이나 투자를 제공하도록 유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만약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중국 및 러시아와의 지정학적 투쟁을 인식하는 것이 그동안 결여돼 있던 요인이라면 어떨까? 기후 베헤모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길을 선도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관건은 누가 이를 따를 수 있는 수단이 있느냐다. MBS가 세상을 자국의 역사적 위상으로 판단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 다른 이들도 이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비전 2030은 두 가지 엄숙한 선언문으로 시작한다. 첫 번째는 "전능하신 알라께서 우리 땅에 석유보다 더 귀한 선물을 주셨다. 우리 왕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두 개의 모스크가 있는 땅이며, 10억이 넘는 무슬림이 기도할 때 향하는 카바가 위치한 곳이다." 비전의 두 번째 기둥은 무엇일까? "글로벌 투자 강국이 된다."
석유도 알라도 없는 이들은 이를 벙어리처럼 지켜보거나 경제 논리를 따라 메카로 향할 것이다.
퀸 슬로보디안은 웰즐리 칼리지의 사학과 교수로 최근 저작으로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극단적 자본주의를 다룬 'Crack-Up Capitalism' (2023)이 있다.
과거에는 끝물인 선수들이나 가는 곳으로 여겨졌던 사우디 프로 축구 리그에 요즘에는 네이마르 같은 여전한 스타플레이어부터 유망주까지 합류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작년에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케이팝 콘서트가 수도 리야드에서 열렸죠. 사우디가 엄청난 속도로 소프트파워를 끌어모으고 있는 겁니다. 20년 가까이 지속됐던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사우디 '오일 머니'의 위력은 더욱 막강해졌고, 이제 사우디가 전 세계를 상대로 그 돈을 굴리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부상은 서구 정치 지도자들이 그렇게 부정하고자 했던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가 번영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이미 현실로 다가온 기후변화 시대의 주도권을 잡고자 벌어질 치열한 쟁투의 서곡입니다. 여기 소개하는 뉴스테이츠먼 기사가 말미에서 읊조리듯 "석유도 알라도 없는" 한국은 사우디를 주시해야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