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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지하 터널은 이스라엘이 경험한 그 어느 전장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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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Bing Image Creator

2023.11.10 11:56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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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강을 자랑하는 이스라엘군이 지금껏 지상전 개시를 망설였던 것은 바로 하마스의 방대한 터널 네트워크 때문입니다. 독일의 전쟁사상가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방어가 강력한 전쟁방식'임을 여러차례 강조했습니다. 공격하는 자는 이동을 위해 몸을 드러내야 하지만 방어하는 자는 몸을 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어자가 이용하는 대표적인 것이 참호이며, 이 참호의 극단적인 형태가 마치 '개미굴'처럼 파놓은 지하터널입니다. 하마스가 바로 이 '방어의 힘'을 극단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터널 전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효과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효과를 보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만큼 하마스가 준비해온 터널망이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뉴욕매거진의 이 기사는 미 육군사관학교와 해병대의 군사전문가들을 취재해 작성한 것으로 터널 속 전투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터널을 활용한 방어전술은 재래식에서 열위에 있는 북한도 관심이 많으리라 예상됩니다. 또한 지하철 등 지하시설이 많은 서울도 미래의 외적 침략에 대비해 군사적 관점에서 활용법을 연구해둘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주간 하마스에게 납치되어 있다가 풀려난 요차베 립쉬츠(85)는 하마스에 의해 이끌려 수 킬로미터를 걸었던 일을 "마치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어마어마하게 긴 터널망"을 지나갔다고 묘사했다. 가자 지구의 층층으로 파인 터널망을 본 이스라엘인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제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이것을 직접 경험해볼 기회를 가질 것이다.


10월 27일부터 가자 지구 안으로 몇 킬로미터 진격해 들어간 이스라엘군(IDF)은 하마스가 수십 년 동안 조금씩 만들어온 정교한 지하 터널과 벙커의 미로와 싸워야 한다. 이 지하시설 안에는 하마스 전사들, 무기들, 그리고 아직 잡혀 있는 이스라엘 인질들이 있다. 이 정교한 지하터널은 그 길이가 수백 킬로미터이며, 어떤 지점은 깊이가 수백 미터나 된다고 한다. 하마스를 연구해온 군사전문가들은 이 터널망이 난공불락의 방어시스템이며 이스라엘이 수주간 이것을 겨냥해 미리 엄청나게 폭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으로 들어가 공격하는 것은 큰 비용을 요구할 것이라고 본다.


지형상 가자 지구는 군사적 방어가 어렵다. 평평하고 산이나 구릉이 없는 해안가 평지로 길이 40킬로미터, 폭 12킬로미터이고, 한 면은 바다와 접하고, 다른 면들은 삼엄하게 군사화되어 있는 이스라엘 및 이집트 접경지대로 둘러쌓여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에 대해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고, 하마스의 3만~4만 병력에 맞서 공군, 기갑, 야포와 함께 수십 만의 병력을 배치해놓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의 우위는 가자의 촘촘한 시가지에서 이스라엘의 첨단 군대가 가지는 장점이 희석됨에 따라 그 숫자의 차이만큼 크게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건물들과 건물 잔해 사이에 몸을 숨긴 채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하마스 전사들은 엄청난 규모의 이스라엘군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입구가 사방에 있는 방대한 터널망을 추가한다면, 작전환경이 너무 까다로워져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군사력을 파괴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 같다.



"공격을 계획하는 사람들과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것은 최악의 악몽입니다." 터널 전투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써온 미 해병대의 워커 밀스 대위는 말한다. 고전적인 게릴라전 방식대로 이스라엘군은 자신의 장점이 최소화되고 상대방의 장점이 최대화되는 전투로 끌려들어왔다. "당신은 적이 만들어놓은 환경으로 끌려들고 있습니다. 이곳은 당신이 들어오고 그들이 지켜내기 딱 좋은 곳이죠."


가자 사람들은 2000년대 초 이집트 접경지대에 몇 개의 터널을 만들었는데, 무기와 물품들을 밀반입하기 위한 용도였다. 하지만 하마스가 권력을 잡은 2006년 이후 지상과 지하에 방대한 참호 네트워크를 만들기 시작함에 따라 터널 공사의 규모는 완전히 차원이 달라졌다. '가자 메트로'라고 불리는 거대한 터널망은 길이가 수백 킬로미터이며, 아마도 뉴욕 지하철의 400킬로미터보다 더 길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하마스가 공습 방어와 무기 수송, 대원 이동 등을 목적으로 가자지구 지하에 파놓은 터널인 '가자 메트로(Gaza Metro)'가 실제 전장이 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5년부터 파기 시작한 가자 메트로는 총연장 약 483㎞로 깊이도 지하 30m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군 정찰과 탐지를 피할 수 있도록 입구는 주로 주택, 예배당, 학교 같은 건물 맨 아래층에 뒀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하마스가 공습 방어와 무기 수송, 대원 이동 등을 목적으로 가자지구 지하에 파놓은 터널인 '가자 메트로(Gaza Metro)'가 실제 전장이 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5년부터 파기 시작한 가자 메트로는 총연장 약 483㎞로 깊이도 지하 30m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군 정찰과 탐지를 피할 수 있도록 입구는 주로 주택, 예배당, 학교 같은 건물 맨 아래층에 뒀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하마스 터널 공사는 운이 좋게도 가자 지역이 지하수층이 매우 깊은 곳에 위치하고 지반이 단단하지 않아 손쉽게 진행될 수 있었다. "매우 유리한 지형이죠."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 현대전연구소에서 시가전 연구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존 스펜서의 말이다. 지반을 이루는 암석이 너무 단단해서 다이아몬드 코팅 드릴로 작업을 해야 했던 이스라엘 북쪽 헤즈볼라의 터널과 달리 가자 지역은 미숙련 노동자들로도 쉽게 터널 작업을 해낼 수 있다.


과거 여러 번의 무력분쟁에서 터널 작전을 펼쳤던 경험이 있는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지하 구조물이 어떤 모습인지 잘 알고 있다. 표준적인 터널의 크기는 높이 2미터 폭 1미터이고, 미리 만들어놓은 콘크리트 버팀재로 둘러싸여 있다. 많은 터널들은 지하 50미터에 만들어지지만, 어떤 것들은 70미터 깊이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런던 지하철의 가장 깊은 역보다도 깊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0.16킬로미터의 터널을 만드는데 보통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터널은 각 구간이 그 용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갖는다. 어떤 구간은 작은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전기 조명과 상하수도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어떤 곳은 습기로 눅눅하고 전깃불도 없으며, 겨우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또 큰 방들이 군데군데 만들어져 있어서 작업장, 발전기, 지휘소, 무기제작소, 창고시설을 수용한다. 지하 저장시설에는 수십만 갤런의 휘발유와 경유를 비축해두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의 10월 7일 기습에 허를 찔린 이스라엘을 보면, 터널의 실제 상황에 대한 이스라엘의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의심이 간다. "이스라엘은 지금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하마스의 터널망이 훨씬 더 방대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밀스 대위는 덧붙인다. "실제 상황이 어떤지 감도 안 잡히는 곳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군대에게 악몽과 같은 것입니다."


2014년 하마스가 하이킹을 즐기던 세 명의 이스라엘 사람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이 벌어진 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터널망을 파괴하겠다고 공언하고는 가자 지구로 진격해 들어갔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자신들이 지하에서 전투를 치를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가자의 터널 전투를 다룬 몇 안 되는 저작들 중 한 권에서 어느 이스라엘 병장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는 터널 파괴를 위해 한 터널에 자원해서 들어갔고, 좁은 터널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표준 사이즈의 소총과 방탄복을 밖에 놔두고 오직 손전등, 카메라, 권총만 휴대한 채 들어갔다고 한다. 터널 안에서 1시간 가량 작업한 후, 그 다음 날 다시 체크하기 위해 들어갔고, 그는 터널이 파괴되었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달 뒤 가자지구 공격이 종료되었을 때 총 34개의 터널이 파괴되었지만 하마스도 터널망도 여전한 움직임을 보였다.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터널망 일부의 위치와 구조를 새롭게 알아냈다. 스펜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현재 세계 최고의 터널 탐지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지하의 활동을 엿들을 수 있는 음성 센서와 지하까지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 등이 그런 첨단기술이다. 하지만, 하마스 터널망 중 가장 깊이 있는 것들에 대해 이런 기술과 장비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의문이다. "그 어떤 기술도 특정 깊이 아래까지는 탐지할 수 없습니다." 스펜서의 말이다. 2014년 이후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지하 전투 능력을 쌓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경주해왔다. 이스라엘은 지금도 모든 정규군 부대에게 터널 전투의 기본 개념을 가르치고 있고, 지하 터널망에 침투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무르'(족제비)라는 이름의 특수부대를 확대했다.


(키수핌 로이터=뉴스1) 김성식 기자 = 2018년 1월 이스라엘 남부 키수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땅굴이 발견돼 이스라엘군 장병이 경계 작전에 들어간 모습이다. 2018.1.1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키수핌 로이터=뉴스1) 김성식 기자 = 2018년 1월 이스라엘 남부 키수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땅굴이 발견돼 이스라엘군 장병이 경계 작전에 들어간 모습이다. 2018.1.1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터널이 하나 발견되었다고 하면, 그 다음 문제는 어떻게 파괴할 것인가이다. 그 전술 중 하나는 5000파운드 짜리 GBU-28 일명 "벙커버스터" 같은 대형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이고, 실제 이스라엘은 이 "벙커버스터"를 2011년의 '11일 분쟁' 동안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항공기 공습으로 100킬로미터 이상의 터널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습은 민간 거주 지역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또 다른 방법은 터널 입구를 확보한 후 밖에서 막아버리든지 안쪽을 폭파시켜 봉쇄해버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스라엘군이 복잡한 시가지를 뚫고 지나가야 하는데, 이런 곳에서는 적들이 사방에서 공격할 수 있다. 하마스는 터널 등을 이용해 전사들과 무기를 자유롭게 가자 지구 전반에 걸쳐 이동시킬 수 있고 전혀 짐작도 못 한 곳에서 튀어나와 이스라엘군을 공격하도록 할 수 있다. 이스라엘군이 깨끗이 '청소'했다고 믿는 곳에서도 하마스 전사들이 튀어나올 수 있었다. "이런 식의 전투에서는 당신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완전히 무력화되었음을 육안으로 확인한 곳조차 사실은 무력화된 것이 아닙니다." 스펜서는 말한다. "병사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병사들이 어느 집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고 해도, 나중에 그 집에 들어가는 병사는 또다시 무력화시켜야 합니다. 그들은 24시간 내내 사주경계를 늦출 수 없습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에 진입함에 따라 하마스와 그 동맹세력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전사들은 터널에서 튀어나와 총을 쏘고는 다시 지하로 사라지는 '히트 앤 런' 스타일의 공격을 펼쳤다.


어떤 터널이든지 가장 취약한 부분은 입구다. 이스라엘은 입구만 확보하면 터널을 무력화시킬 여러 방법을 갖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입구를 콘크리트를 막아버렸다. 하지만, 가자와 같은 방대한 터널망에 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시멘트를 싣고 움직이는 레미콘 트럭이 적의 공격에 노출되기 쉽다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이 "스폰지 폭탄"이라는 신형 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액체 화학복합물인데 터널 입구 속으로 부으면 아주 큰 거품덩어리로 팽창한 후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이것은 운반하기에 매우 가벼워 터널 속 깊이 주입할 수가 있는데, 이렇게 깊이 들어간 후 팽창해 굳어지면 가까이에 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입구들까지 막아버릴 수 있어서 이 입구들을 이용해 매복공격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인질 구출이 최우선 목표라면 이러한 전술은 쓸 수가 없다. 스펜서에 따르면, 이 경우 "이스라엘 병사들이 직접 터널 안에 들어가 싸울 수밖에 없다." 터널에 들어가 싸우는 것은 단지 지하로 들어가면 되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싸운다는 것은 물 속에서 싸우는 것과 비슷해서 특수 장비와 특별한 전술이 필요하다고 밀스 대위는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지상에서는 당연한 것, 예컨대 무전기 같은 것이 지하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며, 고가 장비인 야시경(夜視鏡)도 사실 주변에 빛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어야 그것을 증폭시킬 수 있는 것인데, 지하는 칠흑같이 어둡기 때문에 이 역시도 무용지물이 된다." 그리고 소총도 공간이 너무 좁아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총열이 짧은 총을 사용하고 밀폐된 공간에서는 총소리가 너무 크게 울리기 때문에 소음기(消音器)를 달아야 한다. 또, 거추장스러운 방탄복 대신 병사들은 방탄 방패를 들고 다닌다. 특수한 무전 장비가 필요한데, 이것은 터널을 둘러싸고 있는 땅을 뚫고 밖과 통신할 수 있다. 심지어 공기도 문제가 된다. 깊은 터널 속은 산소가 부족할 가능성이 많고 연기나 유해 가스가 위험할 정도로 많아 병사들이 산소호흡 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터널전투를 펼치는 군대는 이러한 상황에 맞춘 전술을 훈련하는데, 들어가기 전에 부비트랩(숨겨놓은 폭발물)이나 매복조가 있는지 사전 정찰하는 것이 그 전술 중 하나다. "지하 환경에 들어가기 전에 당신은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가져야 합니다." 밀스 대위의 말이다. "드론이나 로봇을 이용하든, 아니면 카메라를 단 수색견을 이용하든, 당신은 지하로 내려가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봐야 합니다." 지하 전투에 대한 미 육군 전술교본에 따르면, 부대는 절대로 "직선의 터널 구간에 일렬로 서 있어서는 안된다." 이 직선 구간에서는 부대가 적의 공격에 쉽게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부대가 교전에 돌입하게 되면 방탄용 방패를 이용해야 하며 "도비탄에 맞을 위험을 줄이기 위해" 터널 벽이나 바닥에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키수핌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지 키수핌 지역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공격용 땅굴을 파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곳의 내부 모습. 2023.10.2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키수핌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지 키수핌 지역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공격용 땅굴을 파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곳의 내부 모습. 2023.10.2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터널 전투 전문의 특수부대 병사들은 작전 환경이 특수하기 때문에 심리 테스트를 거쳐 선발되어야 한다. "모든 병사들이 터널 전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상에서는 최고의 병사였다고 해도 터널 안에 들어가는 것이 심리적으로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스펜서의 말이다. "어떤 병사들은 터널 전투의 압박감 속에서 시간 및 방향 감각을 완전히 상실해 그러한 공간에 대한 인지적 문제로 전투능력을 완전히 상실해버릴 수 있습니다."


과거 보병 소대장으로 훈련을 통해 터널 전투를 경험해본 바 있는 밀스 대위는 이스라엘이 펼치는 전투의 규모를 봤을 때 대부분의 지하 전투는 전문 터널 전투 부대가 아닌 훈련이나 장비 모두 부족한 예비군들에 의해 수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미 고도의 터널 전투 훈련을 받았고 관련 장비도 갖추고 있는 부대들 조차 터널의 좁은 공간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일이다. "우리는 '정밀 전투'에 대해 많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정밀 전투를 펼치고자 한다면 정밀 정보가 필요합니다. 당신들이 지금 들어가는 곳을 전혀 모르고, 부대의 맨 앞 사람이 직접 알아봐야 한다면, 당신들은 큰 댓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밀스 대위의 지적이다.


따라서, 현재 이스라엘은 무엇을 얻으려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하는 위험에 자신을 몰아넣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군은 인적 피해에 민감합니다. 이스라엘군이 개발하는 것들은 모두 자신들의 귀한 보물인 자국민을 보호하려는 것들입니다." 예컨대, 메르카바 전차는 세상에서 가장 두껍게 장갑을 두르고 있는 전차다. 승무원의 생존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가자 진격작전에서 "이스라엘군은 엄청난 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비용이 아주 클 것입니다. 하지만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선 각오해야 합니다."


물론 상대방쪽에도 많은 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가자 지구의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전쟁으로 85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이 사망했다. 과거 어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보다 사망자가 많다.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여성과 아이들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이스라엘에게 좋을 것이 없다. 해외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번지고 있다.


"그들은 다른 좋은 선택지가 없을 것입니다." 밀스 대위가 이스라엘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극입니다. 내 생각에 더 악화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진격해 들어가는 것 말고 무슨 선택지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침공해서 보복하는 것이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지도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제프 와이즈는 항공, 모험, 심리, 과학에 대해 주로 글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로 뉴욕매거진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1968년 창간된 미국의 격주간지로 뉴요커와 함께 뉴욕을 대표하는 매거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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