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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가 중국의 철통 감시·검열로 잊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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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수도 라싸에 위치한 포탈라 궁. /사진=로이터/뉴스1

2024.09.27 14:23

The Wire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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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권 탄압과 감시·검열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입니다. 여러 연구자들과 언론인, 작가들의 노력으로 신장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도 받고 있죠. 그런데 상대적으로 상황이 유사한 티베트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중국 전문매체 더와이어차이나의 2024년 9월 15일자 기사는 중국의 디지털 감시·검열이 티베트에서 최대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인도와 국경분쟁도 있어서인지 티베트는 중국 당국에서 오랫동안 공을 많이 들여온 지역입니다. 기사는 주로 중국 당국의 온라인 검열 및 감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만, 이에 더해 한족 인구의 확대도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2006년 칭짱(靑藏: 칭하이와 티베트) 철도를 완공하고 2023년부터는 시속 160km의 준고속열차를 운행하면서 국경지역인 티베트에 대한 물리적 연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티베트를 조금씩 중국경제와 일체화시키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티베트 안에서는 외지인인 한족들과 티베트인들의 경제격차 그리고 차별 등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그럴수록 검열과 감시를 강화할 것입니다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티베트인에 대한 적극적 포용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중국 당국이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티베트인들의 저항이 어떤 형태로든 분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던 티베트 문제에 대해 이 기사가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군요. 중국 당국이 티베트인들을 포용해낼 수 있는지 아니면 차별하고 억압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그 어디에서도 티베트 최고 관광 명소의 2022년 2월 25일 오후 사진은 찾을 수 없다. 1600년대에 지어진 달라이라마의 1000개 방이 있는 전통적 겨울별장 포탈라 궁전은 관광객들로 붐비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곳은 웨이보와 위챗 같은 중국 SNS에서 수많은 사진의 장엄한 배경이 된다. 매년 약 3700만 명의 관광객이 산 중턱에 궁전이 세워져 있는 티베트의 수도 라싸를 방문하며 방문객의 대다수는 중국에서 오는데, 중국은 1950년부터 티베트 자치구를 통치해오고 있다.


그러나 그 인기에도 불구하고 2022년 2월 25일 오후의 궁전 정면 사진은 단 한 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이날 중국의 유명 TV 음악쇼에 자주 출연하던 25세의 티베트 남자가수 체왕 노르부Tsewang Norbu(1996~2022)는 궁전 경내 구석에 있는 바르포칼링 스투파(탑)에 올라가 "자유 티베트"를 외치며 몸에 불을 질렀다.


적어도 전문가들은 그날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사건은 중국뿐만 아니라 티베트의 디지털 역사에서도 사라졌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분신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인정했지만 노르부가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대신 오랫동안 정신 질환을 앓아왔으며 "여러 번 자살을 시도한" 남성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티베트 언론인과 연구자들은 티베트 내부 소식통과 중국 SNS, 국영 미디어에서 얻은 정보를 취합하고 검열 또는 삭제되는 내용을 모니터링하여 그날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데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라디오프리아시아(RFA)가 2022년 3월 4일에 최초로 이 소식을 전했다.



"체왕 노르부는 정말 인기 있는 티베트 가수였습니다. 그는 티베트의 가장 유명한 명소 앞에서 수많은 관광객과 티베트인들을 앞에 두고 이런 일을 감행했습니다"라고 비영리단체인 '자유 티베트를 위한 학생들'의 티베트계 미국인 첼라 조크상은 말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인터넷에서 노르부에 대한 모든 언급을 삭제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무섭습니다."


중국은 디지털 검열과 통제로 유명하지만 티베트의 검열 상황은 차원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불과 몇 달 후 베이징에서 또 다른 고독한 항의자가 행동을 취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자. 10월, 펑리파는 시통 육교에서 "자유"와 코로나19 봉쇄령의 종식,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펼쳤다. 그의 시위는 중국 SNS와 전 세계에 널리 퍼졌다. 펑리파는 아직 구금 상태이지만, 그의 이름과 주장은 잘 알려져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행동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그의 육교 현수막 시위는 12월에 중국 공산당으로 하여금 코로나19 정책을 극적으로 변경하도록 만든 '백지' 시위의 효시로 여겨지고 있다.


노르부와 펑리파의 이러한 차이는 중국의 디지털 감시 및 검열이 티베트에서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는 어둡고 잘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드러낸다. 실제로 몇몇 전문가들은 티베트 자치구가 일종의 '성공 사례'로 부상했으며, 티베트의 정책이 신장 위구르 지역 등 중국이 통제하고자 하는 다른 지역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비영리단체인 '티베트를 위한 국제 캠페인'의 연구 분석가인 텐진 노르가이는 티베트와 신장의 관리들이 정기적으로 모범 사례와 교훈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2023년 6월에는 신장 대표단이 티베트에서 열린 "장기적 평화와 안정"에 관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티베트 당서기 왕쥔정은 "사회 안정과 법치주의 증진"을 위한 지역 간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당국은 티베트가 제대로 통제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장 관리들이 세계의 주목을 끌지 않으면서 사회를 관리하고 억압하는 방법에 대해 티베트 관리들로부터 배우기를 원합니다"라고 노르가이는 말한다.


신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수용소와 위구르 문화유산 파괴에 대한 보도는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으며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에도 포함되었다. 한편, 한때 할리우드 유명인사와 정치인들의 뜨거운 관심사였던 티베트의 상황은 이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통치에 항의하는 승려, 비구니, 학생들의 사진이 전 세계로 퍼진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을 이러한 변화의 시발점으로 꼽는다. 샌프란시스코, 런던, 파리의 올림픽 성화 집회와 여러 중국 대사관 및 영사관 앞에서 티베트의 대의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연대' 시위를 벌였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은 성명을 발표하여 "티베트인에 대한 지속적인 폭력 혐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티베트인들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중국에 촉구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2011년과 2012년에 티베트의 활동가들은 수년에 걸친 티베트 봉쇄에 항의하기 위해 분신자살을 시작했다. 한 극적인 동영상에는 팔덴 초엣소라는 35세의 티베트 비구니가 분신자살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배경에는 달라이라마에게 기도를 올리는 티베트인들과 존경의 상징인 티베트 스카프를 초엣소의 목에 걸어주는 한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비영리 단체인 티베트행동 연구소에서 일하는 인도 거주 티베트 난민 롭상 갸토 시더는 "티베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동영상 중 하나"라고 말한다. "보기는 어렵지만, 이런 영상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실제로 이 영상은 단 하루 만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 여파로 미 의회 의원들은 티베트에 대한 실태조사단 파견을 추진했고, 유럽의회는 중국에 인권을 존중하고 달라이라마와 대화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노르부와 같은 행동은 검열을 피하지 못했다. 티베트 내부나 해외에서 티베트 독립을 위한 가시적인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원하는 바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프리덤하우스의 연구책임자 야추 왕은 "인권 이야기에는 이미지, 동영상, 개인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정교한 검열 및 감시 수단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미지를 확보할 수 없으며, 이는 그들의 곤경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끄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15년 전에는 티베트에 대한 정보가 훨씬 많았습니다"라고 호주에서 활동하는 티베트 전문가인 가브리엘 라피트는 덧붙인다. "중국은 신장보다도 티베트를 폐쇄하는 데 더욱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통제방법

여러 면에서 체왕 노르부는 중국 소수민족의 모범적인 구성원이었다. 그의 부모는 공산당과 관련된 단체에서 일했고, 그는 국가가 승인한 음악 단체에서 노래를 불렀다. 또 웨이보에서 5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티베트어, 중국어, 영어로 된 그의 노래는 중국 및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1950년 티베트가 인민해방군에 의해 점령된 이후, 특히 1959년 달라이라마가 인도로 망명한 이후 티베트에서는 주기적으로 시위가 일어나고 중국 통치로부터의 자치권 강화 또는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여왔다. 노르부가 지나치게 친중적인 노래는 피했고 노르부의 삼촌이 정치범이었던 점을 볼 때, 노부 자신도 그러한 목소리에 동조했을 수 있다는 조짐이 있었다.


호주 커틴 대학교의 티베트 연구자이자 분신자살에 관한 책은 노르부의 행동이 "신세대 티베트인, 특히 '붉은 깃발'(공산당) 아래서 성장한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례로 부각되기 때문에 자유 티베트 운동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운동에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는지, 심지어 노르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티베트 자치구는 2008년 중국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발한 이후 독립적 언론의 출입이 완전히 차단된 지역이다. 기자들은 신장을 포함한 중국의 다른 지역은 여행할 수 있지만, 티베트는 정부가 승인한 여행으로만 방문할 수 있다.


그러나 기자의 부재는 티베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데 있어 첫 번째 장애물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티베트나 신장 같은 곳에서는 탄압이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취재원들 사이에 극심한 공포와 자기 검열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디지털 검열과 생체 인식 데이터를 포함한 첨단 기술 감시도 존재한다. 촘촘한 카메라 네트워크와 수많은 경찰서가 지켜보고 있으며, 검문소에서 티베트인과 위구르인들은 종종 자신의 휴대폰을 제출해 스파이웨어로 확인된 중국 정부 앱을 설치하도록 강요받기도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티베트인들은 달라이라마의 사진이나 왓츠앱(WhatsApp, 미국산 메신저앱)과 같은 금지 앱을 휴대폰에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어 처벌을 받아왔다. 설상가상으로 한 개인의 행동으로 인해 가족 전체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인도에 거주하는 티베트 난민이자 티베트 인권민주주의 센터(TCHRD)의 사무국장인 텐진 다와는 만연한 공포감 때문에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요즘 티베트 내부의 티베트인들은 우리와 대화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정부가 항상 그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티베트에서 직접 정보를 얻을 수 없습니다. 티베트인들의 자기 검열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뉴스1

/사진=로이터/뉴스1


프리덤하우스의 야추 왕은 "한족도 언론의 자유를 행사한 것에 대해 확실히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일반 티베트인이나 위구르인들은 외국 언론과 단지 대화했다는 이유만으로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합니다. 차원이 다릅니다."


한편 외부에서 중국 내부를 취재하는 사람들은 몇 가지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자 리자 린은 내셔널프레스 패널 토론에서 8년간 상하이 근무한 후 현재 거주지인 싱가포르에서 중국 소식통들을 만났을 때 차이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중국에 있을 때보다 이곳 싱가포르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하지만 티베트에는 이러한 소통의 창구가 없다. 오랜 기간 동안 티베트 활동가이자 티베트 중심의 공동 연구 네트워크인 터콰이즈루프의 공동 창립자인 케이트 손더스 같은 사람들에게 네팔과 인도로 건너오는 티베트인들은 주요 정보원이었다.


"2000년대부터 2009년경까지 티베트에서 수천 명이 새로 도착했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하며, 많은 사람들이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을 받으러 오거나 해외에서 새로운 삶을 살려는 난민이었다고 지적한다. "유랑자, 어린이, 노인들과 대화하는 것은 티베트 단체와 미디어가 티베트의 삶이 어떤지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티베트인들은 점점 더 해외여행을 위한 여권을 발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강화된 국경통제 시스템으로 인해 티베트 난민과 남아시아의 난민 공동체를 연결하던 히말라야 횡단 통로가 폐쇄되었다. 2023년에 인도와 네팔에 도착한 티베트 난민은 2010년의 3천명에서 현저히 줄어든 15명에 불과했다.


손더스는 "중국이 인도와 네팔로 통하는 관문 전체를 폐쇄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한다.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부서의 부국장 마야 왕은 인적 정보 소스가 없으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비디오 게임으로 치면 중국도 이미 레벨 156에 해당하는 정말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하지만 티베트와 신장은 그것의 두 배입니다."

오직 오픈소스 정보

많은 티베트 난민 2, 3세대와 마찬가지로 텐진 담둘은 국경 너머 친척들과의 연결이 거의 없이 인도에서 자랐났다. 하지만 28세의 그는 오픈 소스 정보(OSINT)를 사용해 티베트의 인권이나 정책에 관한 정보를 밝히는 새로운 세대의 티베트인 중 한 명이다.


뉴델리에 본부를 둔 비폭력대안재단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담둘은 "오픈소스 정보는 티베트 내부의 티베트인들이 무엇을 경험하고 느끼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티베트 커뮤니티에서 이 방식이 점차 부각되고 있습니다."


담둘은 다른 두 명의 티베트 난민과 함께 중국 문서, 온라인 지도, SNS를 분석하여 중국이 "남티베트"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인도 일부 지역의 마을 이름을 어떻게 변경했는지 파악하는 첫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별히 복잡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이 프로젝트는 분쟁 중인 인도 영토에 대한 중국의 주장을 강화하려는 시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고 인도 정부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담둘에게 오픈소스 정보 연구는 다른 곳에서도 쉽게 복제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특히 가치가 있다. "우리는 위구르족, 대만인, 홍콩인 등 우리 티베트인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공산정권에 의해 억압받는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실제로 티베트의 구금시설에 관한 최근 랜드연구소 유럽지부 보고서는 신장 보고서의 선례를 따랐다. 랜드연구소는 조명 데이터를 사용하여 구금 시설의 넓이와 규모를 추정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야간 조명의 증가 패턴을 발견했으며, 이는 구금과 투옥 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 연구소는 이전에 지리 공간 데이터와 야간 조명 측정을 사용하여 신장의 구금 시설의 진화를 분석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이 티베트 상황에서도 의미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결정했고, 실제로 그렇게 해봤습니다"라고 랜드연구소 유럽지부 연구원이 이메일을 통해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을 요청했다.)


손더스의 비영리단체 터콰이즈루프도 오픈소스 정보를 활용한다. 지금까지 리튬 채굴, 수력발전댐 건설, 스파이웨어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모두 티베트 현지인의 인터뷰나 도움 없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리튬의 경우 위성 데이터를 사용하여 광산과 가공 센터의 위치를 파악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확장되었는지 분석했다. 그런 다음 중국 정부 파일, 비즈니스 문서, 과학 연구 및 무역 데이터를 샅샅이 뒤져 생산 규모를 추정하고 관련 중국 기업과 테슬라(Tesla) 및 비야디(BYD)와 같은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연관성을 파악했다.


손더스는 "티베트 내부의 티베트인들과 직접 대화한다는 위험한 방식에 덜 의존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오픈소스 정보의 가장 성공적인 사용 사례 중에는 벨링캣이나 헤일로 트러스트 같은 단체가 오픈소스 데이터와 현지의 익명 정보원으로부터 시그널(Signal) 같은 보안 통신 플랫폼을 통해 전송 받은 데이터를 결합시켜 작성한 것이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을 수출하는 불법 유령 선박을 추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티베트나 신장 지역에서는 사용 불가능한 방법이다.


"정보를 삼각측량(즉 크로스체크)하는 것이 어렵다"고 손더스는 말한다. "누구나 기술적인 방법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터콰이즈루프가 발견한 사실 중 하나인데, 우리는 여전히 티베트 현지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진 티베트인들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오픈소스 정보 보고서가 언론에 보도되기는 하지만, 티베트에서 나오는 인간적인 이야기, 이미지, 동영상에 비하면 그 효과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티베트워치의 선임 연구원 텐진 초이키는 오픈소스 정보는 "인간과 결합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르부 같은 사람이 행동을 취하게 된 배경인데, 이는 오픈소스 정보가 채워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노르부의 젊은 나이, 유명인 신분, 장소 선택으로 인해 그의 행동은 티베트에서 알려진 160건의 분신자살 중 단연 관심을 끌었다. 그의 이야기가 단 일주일 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된 데에는 이러한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초이키는 이 사건이 티베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우리가 아직 얼마나 잘 알지 못하는지를 새삼 일깨워준다고 말한다.


초이키는 "정보의 조각을 입수해도 완전히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 정보를 그냥 보관하고 있다가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나 추가적인 조각 정보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2015년 9월에 또 다른 티베트 청년 슈르모는 외딴 마을에서 자살했다. 티베트워치가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고 공개하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고, 그 후에도 슈르모의 시신과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등 슈르모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슈르모의 사진이나 그의 행적이 담긴 사진도 없다.


호주 커틴대학교의 남로약 둥서는 "디지털 시대에는 이러한 사건이 대중의 기억에서 순식간에 지워져 이미지나 동영상에 희생의 흔적이 전혀 남지 않는 것은 매우 슬픈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다른 질문들도 제기된다. 슈르모나 노르부 같은 사람이 또 있는 건 아닐까? 티베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우리는 얼마나 모르고 있을까? 중국 공산당은 (그럴리야 없겠지만) 언제쯤 그만 둘까?


"이러한 인멸(湮滅) 작업은 정치적 독재와 기술적 독재 사이의 연관성을 강조합니다"라고 남로약 둥서는 말한다. "이것들이 하나가 되는 경우, 인류 사회에 미칠 결과는 끔찍합니다."



니틴 코카는 인권, 기후변화, 기술 및 공급망 문제에 대해 주로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다. 미 서던캘리포니아대(남가주대)에서 학사, 컬럼비아대에서 국제관계 석사를 취득했고, 현재는 주로 미 캘리포니아, 인도네시아, 일본에 거주하며 복스(Vox), 알자지라, 워싱턴포스트, 포린폴리시, 더와이어차이나 등에 기고하고 있다. 그는 퓰리처센터의 펠로우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 중국 특파원 출신인 데이빗 바르보자가 2020년 만든 중국 전문 온라인 주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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