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러시아 군인들을 2024년 12월 방문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2025.02.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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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기관이 유럽과 그 외 지역에서 서방을 겨냥한 은밀한 공격 작전을 구사하는 비밀 공작부대를 신설했다고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말한다.
특수임무국Department of Special Tasks으로 알려진 이 부서는 '수족관'이라고 불리는 모스크바 외곽의 광대한 유리와 철강 건물로 이루어진 러시아 군사정보부 본부에 위치하고 있다. 본 기사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특수임무국 작전에는 암살 기도, 방해공작 및 비행기 내 발화장치 설치 음모가 포함됐다.
관계자들은 특수임무국의 창설이 러시아가 서방에 대해 전시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수임무국은 2023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에 대응하여 설립되었으며 최근 몇 년간 러시아가 실행한 가장 대담한 비밀 작전에 참여했던 베테랑 요원들 이 소속돼 있다고 유럽의 기관장급 정보 관계자 두 명과 미국, 유럽, 러시아 안보 관계자들이 말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노드스트림 파이프라인 파괴, 모스크바 고위 관리들의 암살, 서방제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공격 등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서방이 공모했다고 본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이 노드스트림 파이프라인 파괴의 배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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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서방이라는 집단'과 갈등 상태에 있다고 믿고, 그에 따라 핵 공격 위협과 군사력 증강 등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차장보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담당하는 제임스 아파투라이가 말했다.
"평소처럼 완전히 근거 없는 비난입니다."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가 말했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이 러시아어 약자 SSD로 부르는 특수임무국은 독일 방산업체 최고경영자 살해 시도와 물류 대기업 DHL이 사용하는 비행기에 발화장치를 설치하려는 음모 등 최근 서방에 대한 여러 공격의 배후로 여겨진다.
SSD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다양한 요소들을 통합했다. 러시아 최대 정보기관인 FSB로부터 일부 권한을 이양받았으며 서방 정보 및 사법 당국자들이 2018년 영국에서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을 독살한 배후로 지목한 29155부대를 흡수했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에 따르면, SSD는 최소한 세 가지 광범위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해외 암살 및 방해공작 수행, 서방 기업 및 대학교 침투, 외국 요원 모집 및 훈련이다. SSD는 우크라이나, 개발도상국, 그리고 세르비아와 같은 러시아에 우호적으로 여겨지는 국가들로부터 요원을 모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일부 특수부대를 훈련시키는 세네즈Senezh라고 불리는 엘리트 특수작전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SSD의 작전을 감독하는 인물은 두 사람, 안드레이 블라디미로비치 아베리야노프 대장과 그의 부관인 이반 세르게예비치 카시아넨코 중장이다. 러시아의 체첸 전쟁 베테랑인 아베리야노프는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14년 탄약 창고 폭파 작전의 용의자로 체코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크름(크림)반도 점령과 병합에 참여한 그에게 러시아 최고의 영예인 러시아 영웅 메달을 수여했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그의 바로 밑 부하인 카시아넨코가 영국에서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를 독살하는 작전을 지휘했다고 본다. 두 피해자 모두 독극물 공격에서 살아남았으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세 번째 피해자 여성은 공격자들이 버린 독이 묻은 향수병을 집어든 후 사망했다. 러시아는 독극물 공격과의 연관을 부인했다.
카시아넨코는 또한 유럽 내 비밀공작을 감독하며 바그너그룹의 창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23년 사망한 후 그룹의 아프리카 내 준군사 작전의 지휘권도 인수했다. 카시아넨코의 역할에 대한 세부사항은 본 기사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다.
카시아넨코는 1975년 당시 소련의 일부였던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다. 내부적으로 KIS라는 이니셜로 알려진 그는 러시아 공군에서 복무한 후 GRU이라고 불리는 러시아 군사정보부에 합류했다.
유럽 정보 당국자들에 따르면, 페르시아어를 구사하며 한때 파견 외교관을 가장해 테헤란에서 활동했던 카시아넨코는 최근 러시아에서 이란으로의 기술 이전을 촉진하는 데 관여했다. 이란은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드론과 미사일을 제공하고 있다.
카시아넨코는 이전에 탐사 전문기자인 크리스토 그로제프가 온라인 뉴스 매체 인사이더에 발행한 기사에서 정체가 파악되었던 적이 있다. 그로제프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통치에 관한 최근 다큐멘터리 '할리우드게이트'의 한 장면에서 GRU 요원들을 우선 식별해냈고 말했다. 그는 그 후 요원 중 한 명의 전화 기록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그가 카시아넨코와 접촉하고 있었음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카시아넨코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었던 것이다.
2024년 12월, 유럽연합은 SSD의 명칭으로 특정하진 않고 SSD 소속의 한 부서를 유럽과 그 밖의 지역에서 "쿠데타, 암살, 폭탄 테러, 사이버공격"을 획책한 혐의로 제재했다. 같은달 미국은 유사한 혐의로 SSD 구성원들을 기소했다. 국무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공격 혐의를 받는 다섯 명의 구성원에 대한 정보에 최대 1000만 달러(145억 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있다.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에 따르면 SSD의 적대적 활동은 2024년 여름에 절정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줄어들었다. 유럽의 기관장급 정보 관계자 두 명에 따르면 이는 러시아가 새로 집권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일 수 있다.
2024년 5월, 우크라이나 보안 기관은 러시아가 여러 슈퍼마켓과 카페에 불을 지르려는 음모를 저지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리 시조프 소령이 이 음모를 지휘했다고 말했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현재 SSD의 일부인 세네즈 소속 장교인 시조프가 며칠 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쇼핑몰에 불을 지르는 또 다른 작전을 지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이 방화 음모들에서의 역할로 인해 EU 제재를 받았다.
이후 2024년 7월, DHL을 통해 발송된 서로 비슷한 발화장치들이 독일 라이프치히와 영국 버밍엄의 운송 허브에서 발화했다. 독일 국내 정보기관장을 지냈던 토마스 할덴방은 2024년 10월 의원들에게 만약 이 장치들 중 하나가 비행 중에 발화했다면, 비행기를 추락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결 비행편이 지연되었고 장치가 공항에 있는 동안 발화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보안 당국자들은 2024년 7월에 발화한 발화장치들이 북미행 비행기에 유사한 장치를 설치하기 위한 시험 작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안에 정통한 당국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2024년 8월에 주요 운송 회사, 항공사, 공항에 조용히 경고가 전달되었고 그 중 일부는 보안 검색을 강화했다.
2024년 늦여름에 발견된 이 음모의 세부사항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최초로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들에 따르면, 위협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과 중앙정보국(CIA) 국장 윌리엄 번스가 2024년 8월에 러시아 지도부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 통화 내용은 뉴욕타임스가 최초로 보도했다.
설리번은 푸틴의 보좌관이자 전 주미 대사인 유리 우샤코프에게 전화를 걸었으며 번스는 그의 카운터파트인 세르게이 나리슈킨과 러시아의 최고 안보 책임자인 세르게이 쇼이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사안에 정통한 세 사람이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푸틴에게 정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소수의 관계자인 쇼이구와 우샤코프 모두 DHL 음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서방과 러시아 당국자들에 따르면 SSD는 전반적으로 푸틴의 명령 하에 운영되지만 지휘관들이 특정 작전에 대한 사전 승인을 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유럽, 미국, 러시아 정보 당국자들에 따르면 SSD는 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작전을 수행하는데 이는 독일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핵 확전에 대한 불안감 증대, 일부 정치인과 유권자가 갖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공감 때문에 독일을 나토(NATO)의 약한 고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정보 및 보안 당국자들에 따르면 2024년 5월 SSD 요원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인 딜Diehl이 소유한 베를린 공장에 불을 질렀다.
같은 시기에 미국 정보기관은 우크라이나로의 최대 포탄 공급업체이자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크라이나에 탱크 공장을 세우고 있는 라인메탈의 최고경영자 아르민 파퍼거를 포함한 유럽 방산업체 지도자들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발견했다고 독일에 알렸다.
유럽 다른 지역에서도 공격이 있었다. 2024년 6월, 프랑스 당국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중 국적자의 호텔 방에서 급조된 폭탄이 폭발한 후 그를 체포했다. 프랑스 당국은 그가 대형 인테리어 용품점을 폭파하려 계획했다며 테러 관련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일부 의원들과 보안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작전에 대응하여 서방도 비밀 작전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전 CIA 준군사요원인 닉 톰슨은 미국이 러시아의 추가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 내부와 주변에서의 활동을 포함하여 자체 비밀 활동을 강화하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톰 코튼(공화당, 아칸소) 상원의원도 같은 주장을 했다. 그는 최근 청문회에서 CIA가 "비밀 작전에서 더 대담하고 혁신적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토 당국자인 아파투라이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대응하여 "사회 전반에서" 전시戰時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공격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위험하리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금)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광물 관련 협정에 서명할 예정인데 이는 휴전 협상의 전초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사 휴전이 트럼프의 희망처럼 빨리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러시아의 각종 공격행위가 일거에 멈출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러시아는 특수부대와 정보전·사이버전·심리전을 조합한 '하이브리드전쟁'으로 유럽과 미국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3년에 신설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특수임무국'(SSD)은 앞으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쟁의 최전선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 최대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CEO 암살 기도부터 화물기 폭발 작전까지, 이들의 작전은 이전보다 훨씬 대담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안보부터 경제까지 유럽과의 협력이 절실한 한국도 러시아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