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위자가 2025년 11월 2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사흘간의 전국 총파업 마지막 날 연금 삭감과 노동 시장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부자에게 세금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2025.11.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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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포브스(Forbes)지가 첫 번째 세계 억만장자 명단을 발표했을 때, 그 명단에는 단 140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2025년 명단에는 3000명 이상이 등장했으며 이들의 자산 총액은 16조 달러(22조 원)에 달했다.
중국의 부상과 30년 넘게 이어진 인플레이션 같은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숫자와 가치 모두에서 엄청난 증가이다. 2025년 4월 세계 최고 부자로 선정된 일론 머스크의 순자산은 3420억 달러(480조 원)로 추정되었는데 이는 1987년 명단에 오른 전체 인원의 자산 2950억 달러(413조 원)보다 더 크다.
파리경제대학과 UC버클리의 경제학 교수 가브리엘 쥐크만Gabriel Zucman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 0.0001%의 평균 자산은 1987~2024년 사이 연평균 7.1% 성장한 반면 일반 성인의 경우 3.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초부유층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취하는 게 우선입니다." 주크만 교수는 말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일 뿐만 아니라 세금을 가장 적게 내는 사람들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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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유층에 대한 세금 문제는 장-바티스트 콜베르Jean-Baptiste Colbert의 말마따나 "거위가 비명을 가장 적게 지르게 하면서 가장 많은 털을 뽑는 것"보다도 어려운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소득세와 사회보장 기여금, 그리고 부가세가 주요 세입원인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세금은 부동산, 투자 또는 기업 지분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초부유층의 자본, 자산을 커버하지 못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소수인 매우 부유한 개인에게 더 높은 자본세를 부과하면 종종 그들의 행동 변화를 유발하여 징수액을 제한하거나 심지어 감소시키기도 한다. 반면, 훨씬 더 규모가 크고 이동성이 적은 집단인, 적당히 부유한 계층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는 것은 보통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부유세의 역사가 아주 좋은 예를 제공한다. 1980년대 중반, OECD 국가의 약 절반이 가장 부유한 거주자들에게 연간 순자산세를 부과했다. 오늘날 유럽에서는 스페인, 노르웨이, 스위스만이 개인의 전체 순자산에 대한 세금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 정부가 거두는 세수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부자들은 이동성이 매우 높고 자신의 부를 만들어준 국가에 대한 애착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거주지를 옮길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 전 OECD 조세국장 파스칼 생타만Pascal Saint-Amans은 말했다. "대부분의 억만장자에게 '당신의 충성심은 어디에 있습니까? 국가입니까, 돈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제 충성심은 돈에 있습니다'라고 답할 겁니다."
부유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조차 그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이 문제는 최근 노르웨이 선거 캠페인에서 논쟁의 중심이었으며 중도 우파 정당은 이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오랫동안 초부유층이 선호하는 거주지였던 스위스는 새로운 상속세 논의로 일부 부유한 거주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영국에서는 노동당과 보수당 정부 모두 수백 년 된 '비거주자1non-domiciled' 세금면제 제도를 해체하여 유명 인사들의 이탈을 초래했으나 초기 세금 데이터로는 비거주자들의 대규모 탈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선진국들이 부유층으로부터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할 방법을 모색하는 동안, 다른 국가들은 새로운 재정 제도로 그들을 환영하는 레드카펫을 깔아주고 있다.
이런 정책 덕분에 아랍에미리트(UAE)와 이탈리아는 모두 부유층이 유입했고, 이미 부유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00만 달러(약 70억 원) 규모의 골든비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부자들에게 매력적인 조세 제도를 제공하는 것이 정부에게는 일종의 묘책처럼 되고 있어요." 생타만 전 국장은 '부자를 유치하기 위한 세금 낮추기 경쟁'을 법인세율 낮추기 국제 경쟁을 완화하려는 OECD의 노력과 대조하며 말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가 '단절된 엘리트'를 양산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국경이 개방되고 자본시장이 자유화된 민주주의 국가들은 억압적인 국가들보다 결과적으로 발생하는 상위 계층의 유목민화에 "더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스페인 변호사 레온 페르난도 델 칸토León Fernando Del Canto는 최근 '택스 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대부분의 민주주의 정부에게 사적 부에 대한 과세와 필수 서비스 삭감 사이의 선택은 "더 이상 단순한 경제적 딜레마가 아니라 정치적, 도덕적 판단의 문제"라고 썼다.
"거대한 규모의 부가 과세되지 않고 방치되는 동안 장애인이나 노인을 위한 안전망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정당화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델 칸토 변호사는 지적했다.
정치인들이 "부자 증세"나 부유층이 "공정한 몫을 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이 과세하겠다고 생각하는 구체적인 부의 수준을 명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 대중 또한 "부자"를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특히 부에 관한 신뢰할 만한 데이터는 구하기 어려워, 재무 부처와 전문가들이 좋은 정책의 기초가 되는 비용-편익 분석을 수행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억만장자와 단순한 백만장자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러한 차이를 이들에 대한 과세 방식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가 소수의 억만장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집값이 크게 올랐고 앞뒤 세대보다 더 관대한 연금 혜택을 받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후자의 집단은 본국과 더 많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고 이동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과세하기 더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중산층 베이비부머 집단을 겨냥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더 어렵다"고 그 전문가는 덧붙였다.
"모두가 누진세에 찬성하기 때문에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한계가 없다는 점이죠." 영국세무사협회의 존 바넷John Barnett은 말했다. "어느 시점에 마지막 지푸라기가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게 될까요?"
초부유층은 정치적으로 더 쉬운 타겟이지만 세금을 회피할 유인이 가장 크고 최고의 변호사와 회계사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은 이동성이 매우 높다. 철강왕 락슈미 미탈, 시멘트 억만장자 나세프 사와리스, 미술품 딜러 이완, 마누엘라 비르트 부부는 비거주자 제도 변경 이후 영국을 떠났거나 떠날 의사를 밝혔다. 부유세 비판론자들은 초부유층이 나라를 떠나면 그들의 소비와 자선 활동도 함께 떠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쥐크만 교수에 따르면 소득 기반 세금은 초부유층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데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그는 자신의 연구진이 미국 국세청(IRS)에 제출된 익명화된 납세 신고서를 바탕으로 수행한 연구를 인용했다.
연구 결과, 미국 상위 400명의 최고 부유층은 2018~2020년까지 개인 소득세, 상속 및 증여세, 법인세를 포함하여 소득의 23.8%에 해당하는 총 유효세율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더 광범위한 미국 인구의 세율은 30%였으며 소득이 가장 높은 근로자들의 경우 45%까지 상승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쥐크만 교수는 부동산, 주식, 기업 대주주 지분 등 총자산이 10억 달러(1조4000억 원) 이상인 사람들에게 매년 2%의 '글로벌' 세금을 부과할 것을 주장해 왔다.
"세금을 늘리려고 할 때 이 방식은 가장 표적화된 조치라 할 수 있죠." 그는 조세 투명성의 발전, 은행 비밀주의의 종식, 조세 당국 간의 금융 정보 교환으로 인해 부자들이 부를 숨기기가 이제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이며 말했다.
이 아이디어는 작년 G20에서 논의되었으나 모든 회원국의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쥐크만 교수는 현재 고국인 프랑스에서 자신의 제안을 채택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직 FT 기자이자 현재 런던퀸메리대학교 명예연구펠로우인 노마 코헨Norma Cohen은 역사적으로 자산 기반 세금이 많은 정부의 주요 세입원이었다고 지적한다.
영국의 소득세는 복지국가의 출현과 밀접하게 연관된 "20세기 중후반의 현상"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영국에는 소득세 납세자가 거의 없었어요." 코헨 연구원은 말했다. "영국은 상속, 토지 등 다른 것들에 세금을 부과했고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는 훨씬 덜했지만 관세도 부과했죠."
하지만 세무 전문가들은 현대 사회에서 자산 기반 과세의 비중을 늘리는 데에는 난관이 많다고 한다. 행정과 집행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부를 정의하고 자산 가치를 평가하는 것, 특히 공개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 또한 현실적인 어려움이다.
런던 소재 재정연구소(IFS)의 부소장 데이비드 스터록David Sturrock은 부에 대한 과세가 "부의 축적을 저해할 것"이며,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저축하고 투자하도록 설득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역행한다고 경고한다. "경제 활동을 왜곡하거나 저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수를 늘리는 게 필요하죠." 그는 덧붙였다.
부자들이 자산을 단순히 다른 곳으로 옮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대안은 국적포기세exit tax이다.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은 세법상 거주지를 변경하는 사람들의 미실현 자본 이득에 대해 과세하는 14개 OECD 국가에 속하며, 미국은 국적을 포기하는 개인에게 세금을 부과한다.
"조세 도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적게 일어나지만 분명히 발생합니다." 영국 싱크탱크 센택스의 대표이자 워릭대학교 교수인 아룬 아드바니Arun Advani는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들이 세금 없이 이민을 가도록 허용하는 것은 정책적 선택입니다."
올해 발표된 자본 과세에 관한 OECD 워킹 페이퍼는 국적포기세가 세수 유출을 억제하고 세금 목적의 이주를 막을 수 있다는 데 동의했지만 이러한 목표는 "인재와 기업가 유치 및 유지"와 같은 다른 정책 목표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위스는 자국 국민의 필요와 떠돌아다니는 글로벌 부유층의 필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어느 나라보다 익숙한데, 스위스는 거주를 희망하는 부유한 외국인을 위해 포르페forfait라고 불리는 정액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부유한 외국인 개인은 이러한 과세 기준을 선택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소득과 부에 대해 지불할 정확한 총 세금에 관해 지역 칸톤(주) 당국과 맞춤형 계약을 맺는 것이 포함된다. 포르페 선택 자격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모든 칸톤은 해당 개인의 전 세계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잔액을 기준으로 0.1%에서 1% 범위의 세율로 순자산세를 부과한다.
포르페 제도의 이용자는 스위스 내에서 일할 수 없으므로 활동 중인 기업가나 사업가보다는 이미 부를 축적한 사람들에게 더 적합하다. 이곳의 부유세는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세수를 거두지만 여전히 전체 세수의 5% 미만을 차지한다.
PwC 스위스의 개인 고객 및 패밀리 오피스 사업을 이끄는 리사 콘웰Lisa Cornwell은 스위스가 이주를 원하는 부유한 외국인에게 "결코 가장 저렴한 곳은 아니지만" 다른 매력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스위스는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신중하죠." 그는 덧붙였다. "돈을 더 낼 수도 있겠지만 도시가 다채롭고 안전하며 깨끗하고 아름다우니까요."
스위스의 부채는 GDP 대비 낮으며 시민들은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살 만한 생활 수준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개혁에 대한 압박이 존재한다. 오는 11월, 스위스는 기존의 칸톤 세금 외에 5000만 스위스 프랑(880억 원) 이상의 상속 및 증여에 대한 연방세 도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세금에는 배우자나 직계비속에 대한 면제가 포함되지 않는다.
이 제안은 극좌파 정당이 내놓았지만 스위스의 세무 자문가와 변호사들은 이에 대한 반응으로 이미 일부 부유한 개인들이 떠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UAE나 이탈리아 같은 다른 국가들은 그들을 기꺼이 환영하고 있다. 전자는 개인 세금이 없으며, 후자는 이탈리아 세법상 거주 자격을 얻으려는 사람들에게 연간 20만 유로(약 3억 원)의 고정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러한 관행은 "온갖 종류의 문제와 공정성에 대한 큰 이슈를 제기한다"고 파리경제대학의 쥐크만 교수는 말했다. "왜 외국 억만장자들이 인프라와 시장 접근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더 적은 세금을 내도록 허용되어야 합니까?"
부유한 국제 가족들에게 자문을 제공하는 영국의 세무 변호사 에마 체임벌린Emma Chamberlain은 "부유층에 대한 분노감"과 "우리가 뜯어낼 수 있는 만큼 뜯어내야 한다"는 대중적인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부유세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고려할 때, 많은 전문가들은 새로운 세금을 서둘러 도입하기보다는 재산, 증여 및 상속, 자본 이득에 대한 기존의 부과금을 개혁할 것을 옹호한다.
"우리에게 부유세가 필요할까요? 제 대답은 '아니요'입니다." 셰필드대학교 회계학 교수 리처드 머피Richard Murphy는 최근 블로그에서 말했다. "도입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제대로 정착되기까지 오랜 학습 과정이 필요할 테니까요."
그는 영국 세무당국에 "이미 보고된 부와 소득에 대한 세율, 공제 및 감면을 변경하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임벌린 변호사는 세율을 높이거나 새로운 과세 대상을 찾는 것은 세수를 제한하는 "많은 회피"를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저는 영국 정부가 더 긍정적인 내러티브로... 부유세, 국적포기세, 추가적인 상속세 변경 같은 것들을 배제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그는 덧붙였다. "스위스에서 부유세가 효과가 있는 것은 그 세율이 아주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령화로 인한 보건 및 복지 비용 증가와 국방비 지출 증가에 직면한 유럽 국가들의 경우, 그 메커니즘이 아무리 까다롭더라도 누구에게 어떻게 과세할 것인가의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퀸메리대학교의 코헨 연구원은 2050년이 되면 "[영국]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약 25%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더 적은 수의 근로자가 더 많은 은퇴자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근거하여 소득세 이외의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미국 싱크탱크 택스파운데이션의 회장 대니얼 번Daniel Bunn은 "정부들이 지출 [감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있지만 정부는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IFS의 수석 경제학자 스튜어트 애덤Stuart Adam은 말했다. "경제가 조금이라도 성장한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상황이 훨씬 수월해질 겁니다. 저성장과 고령화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부유층의 막대한 자산은 여전히 유혹적인 표적이며 생타만 전 국장은 초부유층이 역사적 기준으로 보아도 아주 부유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100년 뒤에 이 시대를 돌이켜보면 '이 시대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었어. 수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부자가 되어 수십억이 아니라 수천억을 소유하게 내버려 뒀다니까'라고 말할 겁니다." 그는 말했다. "소수의 개인이 세상을 움켜쥐고 있는데 이건 잘못된 일이에요. 포퓰리즘을 부채질하고, 상황을 더욱 고착화시킬 뿐입니다."








최근 '민주적 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에 세상이 깜짝 놀랐습니다. 글로벌 자본주의의 중심인 뉴욕에서 사회주의적 정책과 슬로건이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맘다니는 자신의 사회주의적 공약을 위한 재원으로 '부자 증세'를 주장했습니다. 원칙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좀 더 '누진적'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데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9월 17일자 기사가 바로 이 지점을 다룹니다.
일반 노동자는 노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소득'으로 생활하며 특정 국가에 붙박이로 지내는 편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일자리를 얻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반면 초부유층에 가까워질수록 노동보다는 부동산, 주식 같은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생활합니다. 매우 '모바일'해서 자신들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생활 근거지를 옮길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자본주의가 발달해오면서 '초부유층'이 가지고 있는 부의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이들은 일반 노동자들과는 달리 쉽게 거주 국가를 떠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서 PADO에서 소개한 바 있는 뉴욕시의 재정난에 대한 기사 또한 그동안 뉴욕시 재정에 한몫을 했던 금융 대기업, 고소득자들이 조세 부담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죠. 기술적으로는 초부유층(억만장자)에는 못미치는 부유층(백만장자)과 일반 노동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기가 더 쉽지만 여기엔 또 정치적 리스크가 있습니다.
많은 자산을 쥐고 있는 초부유층을 불러들여 그들에게서 어떻게 세금을 거둬들일지 많은 정부들은 묘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한 나라가 초부유층에게 제공하는 혜택(benefit)이 세금이라는 비용(cost)을 넘어서도록, 그래서 그 나라 거주의 혜택이 플러스(+)가 되도록 세제를 디자인 하는 것입니다. 한국은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