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모디 총리의 놀라운 부활

과반 의석을 잃은 지 2년 만에 인도인민당(BJP)은 야권의 아성들을 잠식하며, 모디 총리의 네 번째 임기를 준비하고 있다

2026년 5월 9일(현지시간) 인도 콜카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새로 선출된 수벤두 아드히카리 인도 웨스트벵골주 총리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예의를 표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2년 전 선거에서 패배한 모디 총리와 집권 BJP가 어떻게 다시 부활했고 재집권의 길에 오르기 시작했는지를 설명한 파이낸셜타임스 5월 9일자 '빅리드' 기사입니다. 인도는 페이비언 사회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결합한 방식으로 오랫동안 민주주의를 유지해온 나라입니다. 그럭저럭 공정하게 선거를 치러오면서 최근에는 6% 전후의 경제성장률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디 총리와 BJP가 경제발전과 함께 불관용적인 힌두 민족주의를 밀어붙이고 있어서 인도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일종의 연성의 '개발독재'의 움직임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고속 철도를 만들고 산업을 근대화하고 있으면서 한 때 힌두 민족주의에 불만을 품고 있던 무슬림 조차도 모디와 BJP를 지지하기 시작합니다. 인도 민주주의의 향방이 아직은 안갯속이지만 모디 총리가 인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총리라는 점은 분명해보입니다. 앞으로 미국, 중국과 함께 전 세계를 지도해나갈 인도에 대해서는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인민당(BJP) 사무실 밖 콜카타 거리의 보도는 당의 상징색인 주황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지지자들은 인도에 남아 있던 마지막 야권 거점 가운데 하나를 함락한 것을 축하하며 사프란색 가루를 거리 곳곳에 뿌렸다.


"이제 이것이 벵골의 색입니다." 서벵골주에서 종교 소수자 담당 조직을 이끄는 55세의 무슬림 BJP 관계자 알리 하산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벵골 없이는 BJP도 완성되지 않았다. 이제 모디는 벵골을 '황금의 벵골'로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 지역의 과거 영광을 언급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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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 가운데 하나를 최근 이어진 BJP의 지방선거 승리 행렬에 추가했다. 이는 불과 2년 전 의회 과반을 잃었던 모디 총리와 그의 정당이 이뤄낸 놀라운 회복을 보여준다. 이제 BJP는 북부와 서부라는 전통적 기반을 넘어선 지역에서도 승리를 거두고 있으며, 모디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런던 채텀하우스의 인도 전문가 치에티그즈 바즈파이는 "2024년 선거 결과만을 보고 모디와 BJP를 퇴조했다고 평가한 것은 성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모디가 2029년 네 번째 임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모디의 정치적 복귀는 쉽게 규정하기 어려운 그의 독특한 포퓰리즘의 산물이다. 그는 인도를 기업친화적인 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해온 강한 민족주의자이지만, 동시에 복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인프라 건설도 추진해 왔다. 그는 글로벌사우스를 대변하는 능숙한 외교가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과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유럽연합(EU)과 대규모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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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BJP의 꾸준한 세력확장은 인도의 세속적 다당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는 반대세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은 모디가 인도의 무슬림과 기독교 소수자를 희생시키면서 힌두민족주의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여 왔다고 말한다.


비판자들은 정부가 인도 대법원과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같은 핵심 기관들을 장악하며 야권에 불리하도록 정치적 운동장을 자기 쪽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반대 의견에 대한 점점 커지는 불관용이 과거 활력이 넘쳤던 인도의 언론과 시민사회에 위축 효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한다.


서벵골 선거 이후 패배한 주 총리 마마타 바네르지는 BJP가 비열한 수법을 동원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사임을 거부했다. 그는 이번 주 콜카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나를 해임하게 하라"며 "민의가 도둑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모디의 반대세력 역시 자신들의 실패에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프라탑 바누 메타는 "공통의 플랫폼 아래 야권이 단결하지 못한 무능"을 비판하며 "2024년 선거에서 야권은 기회를 잡았지만 그것을 허비했다"고 말했다.


2024년 인도 총선 결과는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모디는 세 번째 연속 의회 과반 승리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BJP가 기존 303석 가운데 63석을 잃었고 연립정부에 의존해 권력을 유지해야 했다.


야권 지도자들은 환호했다. 라훌 간디는 선거 직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정치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모디의 BJP가 "치명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년이 흐르고 BJP가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이어가면서, 그러한 평가는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모디의 정당은 인도 36개 주와 연방 직할지 가운데 22곳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는 수십 년 만에 보기 드문 수준의 정치적 우위를 의미한다.


이 성공의 핵심에는 75세의 모디라는 인물과 그의 정치적 역량이 있다. 독신이며 자녀가 없고 금욕적 생활로 알려진 그는 유명한 워커홀릭으로, 전국을 쉼 없이 돌며 인도가 부상하는 글로벌 강국이자 자랑스러운 힌두 국가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반복해서 강조한다.


지난 2년 동안 그는 과거 동맹이었던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과의 관세전쟁부터 이란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까지 여러 국제적 위기를 견뎌내며 다시 인도의 지배적 지도자로 부상했다.


메타는 "그는 놀라운 정치인"이라며 "분위기를 읽고 메시지를 조정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자신의 실수에서 배우려 하고 24시간 내내 일한다"고 말했다.


2024년의 패배 이후 BJP는 다시 전략을 재정비해 강력한 선거기계로 거듭났다.


당은 대규모 현장 조직을 총동원했고, 600만 명 규모의 전국적 힌두 민족주의 조직인 라슈트리야 스와얌세박 상의 지원도 적극 활용했다. 또한 방문 유세 전략을 정교화하고, 기존에 기반이 약했던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모디는 끊임없이 전국을 돌며 유세에 등장함으로써 스스로 본보기를 보였다. 지난달 선거에서 BJP가 의석을 더욱 늘린 북동부 아삼주에서, BJP 의원이자 당 고위 관계자인 바이자얀트 판다는 "모디 총리는 총리 재임 기간 동안 80회가 넘게 아삼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그의 전임자인 만모한 싱은 상원에서 아삼을 대표했음에도 10년 동안 10번 방문하는 데 그쳤다"고 덧붙였다.


반면 야권은 지도부와 정책을 둘러싼 내홍에 시달렸다. 분석가들은 야권이 현장 조직 구축을 소홀히 했고, 명확한 메시지 아래 단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한다. 치에티그즈 바즈파이는 "국민회의당과 다른 야당들이 반(反) BJP 구호 외에 무엇을 제시할 수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 결과, 야권은 모디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제공했고, 모디는 집권 12년 동안 인도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중 하나로 만든 성장세를 활용할 수 있었다.


워싱턴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속 인도 전문가 아르빈드 수브라마니안은 모디가 세 가지 큰 성과를 자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인도의 고속도로, 공항, 철도 연결망을 대대적으로 확장한 것이고, 두 번째는 공공 디지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기술 스타트업과 다국적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새로운 복지주의"라고 수브라마니안은 말한다. 정부는 저비용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보급하고 수억 명에게 은행계좌를 개설하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직접 현금지원이 가능해졌다.


수브라마니안은 "사회적 보호가 대대적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금지원을 통해 모디는 혜택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자신이 제공했다는 사실을 국민이 분명히 기억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전반적인 경제 성과는 엇갈린다고 평가한다. 최근 성장률은 다른 주요 경제국들과 비교하면 인상적이지만, 영국으로부터 독립 100주년이 되는 2047년까지 인도를 선진국으로 만들겠다는 모디 총리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슈미타 샤르마 데베슈와르 TS 롬바드 수석 인도 이코노미스트는 "개혁 성과는 다소 실망스럽다"며 "개혁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고 민영화 분야에서는 거의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로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그러나 소비 붐을 누리는 중산층이 성장하고, 복지정책 덕분에 최하위 계층이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면서 많은 유권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크게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BJP 부활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는 힌두 민족주의를 거리낌 없이 내세운 점이다. 반대 세력은 이것이 소수 집단에 대한 박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구의 최대 3분의 1이 무슬림인 서벵골과 아삼에서 BJP는 "침입자"에 맞선다는 구호를 내세워 끊임없이 선거운동을 벌였다. 이들이 말한 침입자란 인접국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불법 이민자들로, BJP는 이들이 두 지역의 민족 구성을 힌두 다수파에 불리하게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BJP 승리 이후 모디의 강력한 내무장관이자 당 선거전략 책임자인 아미트 샤는 X에 "벵골 시민들은 침입자들과 그들의 동조 세력에게 유화 정책을 펼치는 정당들이 결코 잊지 못할 교훈을 안겨주었다"고 적었다.


야권 정치인들과 독립 분석가들은 선거환경이 점점 BJP에 유리하게 기울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 전에 유권자 명부에서 대규모 삭제가 이뤄졌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서벵골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특별 집중 수정' 작업을 통해 약 900만 명, 전체의 약 12%가 명부에서 삭제됐다.


당국은 사망자와 불법 이민자를 정리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지만, 비판자들은 이러한 삭제가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콜카타 소재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사바르연구소의 광범위한 분석에 따르면, 유권자 명부 수정은 서벵골에서 BJP의 승리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인도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유권자 배제 사례 가운데 하나가 마마타 바네르지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요 야당인 인도 국민회의의 고위 관계자인 프라빈 차크라바르티는 자신의 당이야말로 독립 이후 인도의 자유주의적 세속주의 원칙을 여전히 지키는 유일한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 헌법은 우리 정치의 근본 토대"라며 "BJP는 헌법을 믿지 않는다. 양측의 차이는 이보다 더 분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디의 정당은 이런 주장을 일축한다. BJP의 바이자얀트 판다는 "국민회의당은 점차 중도좌파 노선에서 벗어나 친(親) 무슬림 정당으로 변했다"며 "예를 들어 아삼에서 당 소속 의원 19명 가운데 18명이 무슬림"이라고 말했다. 그의 견해로는, 야권은 힌두 다수파에게 불리한 정책을 추진한 데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


국민회의당과 다른 야당들은 이제 더욱 험난한 길을 마주하고 있다. 서벵골 선거는 모디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지역이 인도 내에 거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과거 야권의 충성 지지층이었던 일부 무슬림 유권자들마저 이제는 BJP로 이동하고 있다.


콜카타 인근 후글리 지역에서 두 자녀와 남편,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42세 무슬림 여성 룩샤나 비비는 동부 지역에서 BJP를 새롭게 지지하게 된 유권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모디가 한 일은 인도 전체를 위한 것이었다"며 "과거 인도는 무시당했지만 이제 사람들은 인도를 큰 존경심으로 바라본다. 그것은 모디 덕분"이라고 말했다.


모디가 2029년 네 번째 임기를 검토하는 가운데, 선거 지도는 — 콜카타 당사 밖 거리가 그러하듯 — 점점 더 사프란색으로 물들고 있다.


치에티그즈 바즈파이는 "BJP는 더 이상 힌디어권 지역만의 정당이 아니다"라며 "최남단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이제는 전국 정당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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