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슈 경제

미국에 불고 있는 도박 열풍

법과 기술의 변화가 도박산업을 키우고 있다

기사이미지

/사진=로이터/뉴스1

2024.12.27 15:09

The Economist
icon 11min
kakao facebook twitter

도박하는 마음 밑바닥에는 "신은 나를 특히 아낀다"라거나 "나는 행운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도박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도박꾼들이 모아놓은 판돈을 나눠가질 뿐입니다. 물론 도박장 운영자가 판돈을 내놓지도 않고 판돈 일부를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복권이나 슬롯머신같은 것은 수익률이 정해져 있습니다. 결국 도박꾼들은 복권이나 도박을 시행하는 주최자에게 판돈을 상납하게 되어 있어서 도박꾼 전체로는 항상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만, 도박꾼 개개인은 '자신의 행운'을 믿고 있기에 계속 참여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행운'을 믿는 것은 어쩌면 미국을 만든 프로테스탄티즘 이념에 반합니다. 진정한 프로테스탄트라면 불행이든 행운이든 신이 주시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도 이제는 다양한 인종과 종교를 가진 나라가 되어가고 있고, 이와 함께 전통적인 프로테스탄티즘의 금욕주의도 풀리고 있습니다. 또 미국 사회가 금융버블이 계속 쌓이면서 '투자' '투기'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에서도 속칭 '단타'라고 부르는 투기성 단기 투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는 도박과 비슷합니다. 이런 투기성 투자를 넘어 본격적인 도박도 이젠 온라인으로 확대되고 있고, 베팅의 대상이 스포츠, 정치 등 모든 것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방 정부도 세수 확충을 위해 도박을 활성화, 양성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12월 7일에 발행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도박 열풍을 커버스토리로 다뤘습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 도박 산업이 미국에서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지 독자 여러분도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뉴요커들이 과거에 도박을 하고 싶다면 몇 가지 특별한 선택지밖에 없었다. 주에서 운영하는 복권, 자선단체가 주최하는 경품 추첨,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운영하는 카지노, 경마장이 운영하는 슬롯머신, 지방정부가 주관하는 경마 베팅, 혹은 뉴저지의 애틀랜틱시티 같이 도박이 좀 더 자유로운 장소로 떠나는 여행 등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랬던 뉴욕이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도박에 관대해졌다. 뉴욕시 인접 지역에서는 아직 금지되어 있지만, 뉴욕주의 첫 상업용 카지노들이 2016년에 문을 열었다. 2022년에는 온라인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되었으며, 내년이나 그 다음 해에는 뉴욕시나 그 근처에서도 카지노 운영허가가 3건 이뤄질 예정이다.


래퍼인 제이지(Jay-Z)는 대형 카지노 체인인 시저스Caesars 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타임스퀘어에 가상의 카지노 단지를 홍보하고 있다. 보스턴, 라스베이거스, 마카오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아랍에미리트(UAE)에도 카지노를 건설중인 윈Wynn 리조트는 뉴욕 시내 펜실베이니아 역(Penn Station) 근처에 학교, 공원, 저소득층 주택―공공의식이 투철한 사람들에 어필하려고 이런 것들도 포함시켰다―을 포함한 고급 개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 뉴욕 메츠 야구팀의 구단주 스티브 코헨은 퀸스에 위치한 메츠 구장 옆에 80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의 도박 중심지를 건설하려 한다. 곧 뉴요커들은 마음껏 베팅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도박(업계에서는 스스로를 "게이밍"이라고 완곡하게 부른다)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인의 약 40%가 스포츠 베팅을 하고 있는데, 이는 2018년까지 네바다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불법이었다. 팬듀얼FanDuel과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같은 앱을 통해 스포츠에 베팅한 금액은 2018년에 70억 달러(약 10조원)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거의 1500억 달러(약 2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련 기업들에게 약 140억 달러(약 21조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온라인 카지노의 수익은 스포츠 베팅 수익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거의 동일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10월에는 선거 결과에 베팅하는 것도 가능해져 11월 5일인 미국 선거일 전에 베팅이 급증했다.

베팅에 베팅하기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온라인 스포츠 베팅 및 온라인 카지노 1위 업체는 2030년까지 온라인 도박이 연간 약 600~700억 달러(약 88~103조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34배에 해당한다. 이 온라인 도박에 연간 약 850억 달러(약 125조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기존 (오프라인) 카지노 사업까지 더하고, 뉴욕이나 텍사스처럼 새로운 운영허가를 검토 중인 주들이 허가하는 경우 이 수치는 더 상승할 것이다.



좀 더 난해한 베팅도 있는데, 규제 당국의 눈에는 공식적으로 도박이 아니지만 비슷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주식 가격의 단기 변동에 베팅하기 위해 몇 시간 안에 만료되는 선물 및 옵션 계약에 몰두하는 단기 투자가 그 예다. 이러한 거래 대부분은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지만, 일부는 초기 투자금의 10배 또는 100배의 수익을 낸다. 같은 맥락에서 특정 암호화폐에 대한 열광도 고위험 도박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프라인 및 온라인 카지노, 스포츠와 선거에 대한 베팅 등을 모두 합산하면 2024년 미국인들은 약 7000억 달러(약 1031조원)를 베팅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5년 전 4000억 달러(약 589조원)에서 증가한 수치다. 또한 단기 주식 움직임에 매년 수천억 달러를 더 베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을 촉진한 요인은 여러 가지다. 법률적 변화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모바일 폰, 위치추적 기술, 피어투피어peer-to-peer(P2P) 베팅 등 기술 발전도 새로운 도박 형태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은 과거의 도박꾼과 다른 성향을 가진 젊고 부유한 도박꾼들을 끌어들였다. 온라인 카지노와 암호화폐 거래 같은 활동은 경제가 좋을 때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복권은 경제가 어려울 때 더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그 결과, 도박 붐이 예상만큼 많은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지는 않는 듯 보이지만, 일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는 있다.


어쨌든 미국 전역의 주 정부들은 비용보다 혜택이 더 크다고 믿는 것 같다. 2018년 5월 14일, 뉴저지 주의 요청에 따라 연방대법원은 스포츠 베팅을 네바다 주로 제한한 법을 폐지했다. "저는 때때로 사람들이 이 날을 회사 공휴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우리 회사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날이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미국 최대 온라인 스포츠 베팅 서비스인 팬듀얼을 포함한 수많은 베팅 사이트를 가지고 있는 플러터Flutter의 CEO 피터 잭슨이 말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 이후 6년 동안 38개 주와 워싱턴DC가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했으며, 이는 주별로 법을 변경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빠른 속도다.


미국은 도박에 대한 오래된 혐오감을 떨쳐버리고 있다. 뉴잉글랜드의 초기 청교도 정착민들은 집에서도 카드나 주사위를 소지하는 것까지 금지했었다. 두 번째의 규제 물결은 1900년대 초 금주(禁酒)를 포함한 "금욕" 캠페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많은 주에서 경마와 복권부터 시작하여 느리고 단편적인 자유화가 이루어졌다. 오랫동안 네바다 주는 카지노를 허용한 유일한 주였다. 1987년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아메리카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도박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부 주에서는 선상 카지노도 허용하고 있다. 그 결과 뒤죽박죽의 도박산업과 억눌린 많은 수요가 생겨났다.

확률과 배당률

그러나 도박의 확장을 촉진한 것은 진보적인 주 입법자들만큼이나 기술이다. 어쨌든 온라인 스포츠 베팅과 기타 디지털 형태의 도박은 전 세계 여러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년 또는 30년 동안 정말 변화한 것은 기술이 가져온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플러터 CEO 잭슨은 말한다. "20여 년 전에 시작된 벳페어Betfair 거래소는 중간에 북메이커(베팅을 주관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나 조직-역자주) 없이도 사람들이 함께 베팅할 수 있는 최초의 P2P 플랫폼 중 하나였습니다. 사람들이 휴대폰을 꺼내서 상품에 접속할 수 있게 된 지금은 오프라인의 북메이커를 방문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스포츠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베팅하는 경향이 있고, 인기 있는 팀은 우승 후보이기 때문에 배당률이 낮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베팅은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롱숏long shot'(큰 결과를 노린 모험을 건 베팅)과 같은 흥분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미국에서는 '팔레이parlay', 영국에서는 '어큐뮬레이터accumulator'라고 불리는 베팅 유형은 스포츠 베팅 회사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일련의 베팅을 결합하여 더 높은 위험, 더 높은 보상의 (그리고 북메이커에게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복합 베팅을 할 수 있다. 복합 베팅은 정교한 모델을 사용하여 북메이커가 가격을 책정하는데, 예를 들어 캔자스시티 치프스(미식축구팀)가 다음 경기에서 10점 이상 승리하고, 스타 쿼터백인 패트릭 마홈스가 총 300야드 이상의 패스를 던지고, 타이트엔드인 트래비스 켈스가 총 100야드 이상의 패스를 잡는 등 도박꾼들은 원하는 여러 상황의 조합을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베팅은 예측된 상황들이 모두 발생하는 경우에만 배당금이 지급되므로 배당률이 아주 높다. 팬듀얼과 드래프트킹스에서 인기 있는 팔레이 베팅은 25대 1 또는 30대 1의 배당률을 제공한다.



기술 덕분에 스포츠 이벤트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베팅이 이루어질 수 있다. 스포츠 베팅이 합법적인 곳에서 10년 전 베팅을 하려면 집이나 펍에서 경기를 보기 전에 베팅샵을 미리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언제든지 베팅할 수 있다. 시시각각 배당률이 업데이트된다. 팬들은 이를 좋아한다. 올해 미식축구 시즌 개막일에 미주리주에서는 스포츠 베팅이 여전히 불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베팅 앱이 미주리주의 한 경기장에서 약 2만1000건의 온라인 베팅 시도를 감지했다. (미주리주 유권자들은 11월 주민투표에서 스포츠 베팅 합법화를 승인했지만, 찬성률이 50.1%로 근소하게 과반을 넘어 재검표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박꾼들의 열광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스포츠 베팅이 얼마나 수익성이 있을지 초기에는 분명하지 않았다. 2018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을 때 '홀드' 비율(총 베팅 금액에서 회사가 수익으로 가져가는 비율)은 5% 정도에 불과했다. 카지노의 테이블 게임은 15~20%, 슬롯머신은 9% 정도로 수익율이 더 높다. 게다가 대형 스포츠 베팅 업체의 수익은 대부분 무료 베팅의 형태를 취하는 광고와 프로모션에 빠르게 투입되었다. 추수감사절 기간 동안 팬듀얼은 고객이 5달러를 입금하고 베팅하여 이길 경우 150달러만큼 무료 베팅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선거 전에 팬듀얼과 드래프트킹스는 미주리 주민들에게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4000만 달러(약 59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최근까지 두 회사 모두 수익을 내지 못했다.


대표적인 카지노 운영기업인 라스베이거스샌즈와 스포츠 베팅 기업 플러터의 시가총액 비교. /그래픽=The Economist

대표적인 카지노 운영기업인 라스베이거스샌즈와 스포츠 베팅 기업 플러터의 시가총액 비교. /그래픽=The Economist


하지만 경제성이 개선되고 있다. '홀드' 비율은 '롱샷'인 팔레이에 대한 열기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해 약 10~11%까지 올랐다. 플러터는 작년에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플러터는 2018년에는 팬듀얼의 지분 58%를 인수하는 데 1억5800만 달러(약 2300억원)를 지불했고, 2020년에는 41억 달러(약 6조원)를 들여 지분을 95%로 늘렸다. 하지만 이제 이 두 금액은 모두 푼돈처럼 보인다. 팬듀얼은 미국 온라인 스포츠 베팅 시장에서 5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플러터는 2024년에 이 사업을 통해 약 70억 달러(약 10조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도박 회사들이 주춤하는 동안 플러터의 시가총액이 급등했고(차트 참조), 이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게이밍' 회사가 되었다.

더 큰 베팅들

앞으로 더 많은 도박이 합법화될 것이다. 몇몇 주에서는 스포츠 베팅을 허용한 것처럼 포커, 블랙잭, 슬롯머신 등 온라인 버전의 카지노 도박도 합법화했다. 'i게이밍'이라고 불리는 이들 도박은 코네티컷, 델라웨어, 미시간, 뉴저지, 펜실베니아, 로드 아일랜드 및 웨스트 버지니아에서만 합법이다. 휴대폰의 위치 소프트웨어는 매우 정확하기 때문에 i게이밍 앱의 사용은 실제로 이러한 주로 제한된다. 하지만 이만큼의 도박꾼들만으로도 2024년 첫 9개월 동안 약 60억 달러(약 8조8000억원)의 수익을 창출했으며, 이는 스포츠 베팅 회사들의 수익 전체의 약 60%에 해당한다. 더 많은 주에서 이러한 도박을 합법화하면 비즈니스도 그에 맞춰 성장할 것이다. 도박꾼이 도박장보다 더 영리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돈을 벌기가 더 쉽다. 또한 룰렛 휠을 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스포츠 경기보다 훨씬 짧기 때문에 더 자주 베팅할 수 있다. 스포츠 베팅과 i게이밍은 이미 미국 전체 도박 수익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다른 잠재적 성장 분야는 선거 베팅이다. 선거 도박은 전통적인 도박이나 스포츠 도박에 비하면 여전히 무시할 정도로 작은 규모지만, 이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부과한 거의 전면적인 금지 조치가 금년 10월까지 엄격히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0월에 연방 판사가 이 금지 조치를 철폐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플랫폼인 칼시Kalshi는 올해 선거에 5억 달러(약 7300억원)의 베팅을 처리했으며, 이 중 3억 달러는 선거일 주간에 이루어졌다.


미국인들의 위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가장 좋은 증거는 아마도 단기 옵션의 붐일 것이다. 이러한 파생상품은 복권처럼 작동한다. 투자자는 특정 상황에서만 가치가 있는 계약을 확보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제조 회사인 엔비디아의 주식(현재 약 145달러에 거래됨)이 일주일 안에 15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다. 이 주식에 대한 명목 익스포저(노출 금액)은 70주, 1만달러일 수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160달러까지 상승하면 투자자는 70주를 150달러에 매수하여 차액(700달러)을 챙길 수 있다. (명목상) 1만달러를 투자할 경우 이러한 옵션의 (실제) 비용은 60달러에 불과할 수 있다.


2020년 초에는 이러한 파생상품의 소매 거래 비중이 전체 옵션 계약의 약 3분의 1에서 40% 이상으로 급증했다. 2021년 초에는 소셜미디어에서 주식 팁과 투자 "포르노"(큰 수익 또는 손실)를 공유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톱GameStop이라는 회사의 옵션이나 주식을 구매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그 비중이 다시 50% 가까이 증가하여 몇 주 만에 주가가 30배나 올랐다.


정치 컨설턴트이자 전직 프로 포커 플레이어였던 네이트 실버Nate Silver는 단기 옵션을 일종의 도박으로 간주한다. 그는 '리스크 테이킹'에 관한 책을 집필하던 중 단기 옵션에 빠져있던 투자가인 런보 리Runbo Li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데이터 과학 분야에서 일해 온 리는 2017년부터 주식 시장에 옵션을 이용해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는 첫 거래인 엔비디아 주식 매수 옵션에서 큰 수익을 올렸고, 이후 거액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약 100만 달러(약 1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리는 실버에게 "단기 옵션 투자가 아니었으면 아마도 스포츠 도박 같은 다른 것을 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는 옵션 거래가 투자라는 외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합리화하기가 더 쉬웠습니다." 실버는 "옵션 거래는 전문적인 일이라는 인식 때문에 그만두기 어렵게 되었던 것이죠"라고 말한다.


이는 모든 새로운 도박이 얼마나 해로운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고무적인 점은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종류의 도박들이 경기순응적이라는 점인데, 이는 경제가 좋을 때 사람들이 더 많이 이 도박들에 빠진다는 의미다. 최근 몇 년간 경제가 얼마나 좋았는지를 고려할 때, 이러한 도박의 성장은 깊은 사회적 병증을 암시하기보다는 단순히 미국인들이 느끼는 번영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 도박의 성장이 무해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주별로 합법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합법화된 주의 가구와 그렇지 않은 인근 주 가구의 재산을 비교함으로써 그 영향을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다.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스콧 베이커 등의 논문에 따르면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된 후 도박을 하는 가구는 연간 약 720달러(약 106만원)를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요행을 바라는 한방

스포츠에 베팅하는 사람들이 일반인보다 부유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스포츠 베팅은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다른 소비(실제로 스포츠 베팅과 함께 엔터테인먼트에 지출되는 돈은 증가함)보다는 투자를 구축(驅逐)하는 효과를 보인다. 스콧 베이커 등 논문 저자들은 스포츠에 1달러를 베팅하는 가구가 1달러를 베팅할 때마다 투자 계좌에 1달러 미만을 덜 넣어두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투자 중 극히 일부만이 단기 옵션을 제공하는 암호화폐 플랫폼이나 중개업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베팅을 하는 가구에서는 신용카드 빚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는 이미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가구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UCLA의 브렛 홀렌벡과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포잇 라센, 데이비드 프로세르피오의 또 다른 논문에서는 신용점수 및 파산과 같은 문제를 살펴본다. 이들은 베팅의 합법화 이후 신용점수에 작지만 부정적인 영향(신용점수는 약 0.3% 하락)이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한 가구가 파산할 확률이 25%나 증가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위험은 처음에는 매우 작지만, 이 정도 규모로 증가하면 온라인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한 주에서 연간 3만 건의 파산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논문에서는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된 주에서 가정폭력 사건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안타깝게 들릴지 모르지만, 많은 주 정부는 도박이 가져올 수 있는 추가 수익을 위해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를 오랫동안 묵인해왔다. 예를 들어, 주 정부 복권은 부유한 가구보다 저소득층 가구에서 훨씬 더 자주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주 정부는 복권에 지출된 금액의 약 30%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스포츠 베팅 회사보다 훨씬 높은 '홀드' 비율로 도박꾼들에게 주 복권은 훨씬 나쁜 도박이다. 하지만 50개 주 중 45개 주에서 이러한 복권을 운영하고 있다.


주 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주 정부 금고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오는지다. 이는 각 주의 법률 내용에 따라 다르다. 지금까지 거둔 금액은 주 예산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특히 뉴욕과 같이 팬데믹으로 인해 세금 징수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에서는 꽤 의미 있는 금액이다. 뉴욕주의 세입은 향후 3년간 지출에 비해 2%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주는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했을 때 게이밍 수익의 51%에 달하는 가장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스포츠 베팅은 2022년에야 뉴욕주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 주 세입의 약 0.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주 재정난을 고려할 때 입법자들이 포기하고 싶지 않은 액수다.


사실, 예산 부족 때문에 뉴욕의 정치인들이 판을 두 배로 키우려 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아마도 주 공무원들에게 카지노 사업자 선정 절차를 무기한으로 끌지 말고 약속한 카지노 영업허가를 신속하게 발급하도록 독려할 것이다. 뉴욕의 도박 업계는 최근 '호텔 및 게이밍 근로자 협회'로 이름을 바꾼 지역 노조를 확보했다. 지역 사업가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즈니스 협회인 뉴욕파트너십의 캐시 와일드는 "비즈니스에서는 누구나 자기가 아닌 새로운 납세자를 좋아합니다"라고 말한다. 여전히 반빈곤 운동가들보다는 주로 다양한 종류의 님비(NIMBY)들의 반대가 있다. 하지만 와일드는 다음 주 선거를 앞두고 늦어도 2025년 말이나 2026년 초에는 영업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맨해튼에 곧 카지노가 생길까? "저는 생긴다는 쪽에 베팅할 것 같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많은 돈이 걸려 있습니다."

1843년 창간돼 국제정세와 정치, 경제, 사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간지. 정통 자유주의 성향의 논평, 분석이 두드러지며 기사에 기자의 이름(바이라인)을 넣지 않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PADO가 가장 탐독하는 매거진이기도 합니다.
 
clos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