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 시장이 AI가 제기하는 파괴적 위협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려면 올해 초 플로리다 소재의 기업 '알고리듬'이 촉발한 매도 사태를 보면 된다.
노래방 기계 제조업체였다가 2024년에 AI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알고리듬은 지난 1월 시가총액 200만 달러(28억 원)로, 회사의 IR 담당자인 브렌던 홉킨스에 따르면 나스닥에서 가장 가치가 낮은 회사였다.
그러나 지난 2월 게리 앳킨슨 최고경영자(CEO)가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AI 소프트웨어가 전 세계 트럭 운송 산업 여정의 30%를 차지하는 낭비적인 이동을 근절할 수 있다고 발표하자, 미국 운송 관련주가 급락했다.
현재 앳킨슨은 그 계산은 단지 예시였을 뿐이며 전 세계 트럭 운전사들이 가장 가치 있는 데이터를 작은 AI 스타트업에 넘겨주기 위해 몰려들 것이라는 생각은 터무니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앳킨슨은 이것이 극심한 시장 불안의 사례로서 교훈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누가 AI에 의해 파괴될 차례지?'라며 주변을 살피고 있죠."
투자자들이 알고리듬이 제기한 위협처럼 터무니없는 이론적 위협에 주로 반응했을지라도, 챗GPT의 기반 기술이 광범위한 산업 부문에서 격변을 일으킬 것이라는 두려움이 올해 빠르게 확산된 것은 사실이다. 그 영향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느껴졌다. AI가 코드 작성 방식을 변화시키면서 우려가 한동안 커져왔던 분야다.
그러나 2026년은 이러한 우려가 더 넓은 범위로 확산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촉매제는 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의 소프트웨어 코딩 에이전트를 광범위한 사무직 업무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로 인해 일주일 만에 소프트웨어 주식에서 8300억 달러(1200조 원)가 증발했다.
갑자기—AI 열혈 팬들의 말을 믿는다면—AI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 인간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성급한 투자자들은 보도자료 하나에도 즉각 매도로 대응했다.
또 다른 격동은 투자 자문가에게 서비스를 판매하는 비상장 기업인 알트루이스트Altruist가 지난 2월 AI 기반 세무 계획 도구를 출시했다고 발표한 후에 일어났다.
제이슨 웽크 알트루이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멕시코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해변에서 아침 달리기를 막 마쳤을 때 휴대전화에 문자가 빗발쳤다. "처음에는 심한 농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말한다.
그러나 찰스 슈왑과 같은 자산관리 회사의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보면서 그는 현실을 직시했다. "원 세상에, 시장이 정말 공격적으로 반응하고 있구나 싶었죠."
이러한 극심한 반응은 AI가 기업에게 꾸준한 이익을, 노동자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을 제공하던 서비스업 전반과 직업 계층을 자동화로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더 큰 우려의 징후였다.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예전에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 더 이상 많은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거죠." 웽크 CEO는 말한다.
그 영향이 얼마나 넓게, 어떤 형태로 느껴질지는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 임원들도 이해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PC나 인터넷과 같은 범용 기술인 생성 AI는 이론적으로 광범위한 문제에 적용될 수 있다.
가장 명백하게는 법률 리서치 같은 분야에서 인간의 두뇌를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작하는 능력이 경쟁 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산업에서 훨씬 더 광범위하게 느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자신의 AI 회사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의 기술로 제조업 회사들을 재정비하여 적응이 느린 다른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나갈 희망으로 대규모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테크 업계에서 AI로 인한 파괴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1990년대의 기억을 되살렸다. 당시 인터넷 첫 물결을 탄 스타트업들은 많은 기존 기업에 임박한 위협으로 여겨졌고 '닷컴화'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만연했다.
생성 AI는 본질적으로 훨씬 더 파괴적일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디지털 혁명의 경험은 여전히 교훈을 줄 수 있다.
기존의 작업 방식이라는 굴레에 얽매이지 않았던 그 시대의 민첩한 선두주자들 중 다수는 더 큰 시장이 그들의 혁신을 채택하기 전에 자금이 바닥났지만 극소수는 역사상 가장 큰 기업이 되었다. 당시 '공룡'의 운명을 맞을 것이라 여겨졌던 대기업들에 대한 많은 우려들은 시기상조였음이 입증됐다.
지난 몇 달간의 광적인 시장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 파괴적 기술의 시대에서 승자와 패자를 예측하기는 마찬가지로 어려울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최초의 온라인 신용카드 회사인 넥스트카드의 임원이었던 레베카 린은 인터넷의 등장을 스타트업이 이전에 진입할 수 없었던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해준 '새로운 유통 채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AI는 "우리가 오랫동안 해결하고 싶었지만 기술이 없었던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제시해주었죠." 현재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회사인 캔버스프라임의 상무인 린은 덧붙인다.
예를 들어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2024년에 이와 같이 말하며 광고계에 충격을 주었다. "오늘날 마케터들이 대행사, 전략가,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를 이용하는 업무의 95%는 AI에 의해 쉽고, 거의 즉각적이며, 거의 비용 없이 처리될 겁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이론적으로 현재 사람들이 하는 많은 일을 맡을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로 그렇게 되리라는 의미는 아니다. 현실 세계는 변화에 완강히 저항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가 기득권과 문화적 습관이 시장 구조의 적응을 더디게 하거나, 규제가 가로막거나, 또는 경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변화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 개발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든 간에 말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현금이 바닥나고 그들의 서비스를 위한 시장이 아직 거의 없다는 현실에 부딪혔을 때 닷컴 버블은 빠르게 터졌다. "분명히 예상했던 것보다 파괴가 덜했고, 파괴가 일어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죠." 닷컴 붐 당시 투자회사 워버그 커스의 부회장이었던 빌 제인웨이는 말한다.
그는 당시 전자상거래와 같은 새로운 기능이 하룻밤 사이에 나타나 기존 소매업체들을 파괴할 수 있다고 상상하기 쉬웠지만 온라인 상거래는 대량의 거래를 물리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에서 벽에 부딪혔다고 지적한다.
전자상거래가 처음의 비전을 이룩하기까지는 여러가지의 새로운 보완 기술과 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했다. "저는 모든 것을 범용 AI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에요." 제인웨이는 덧붙인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무직 업무가 이루어지는 개방적이고 비정형적인 환경을 AI가 얼마나 잘 탐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AI의 채택을 심각하게 늦출 수 있다.
AI 회사들은 현재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AI 코딩 에이전트가 이 기술이 더 넓은 용도로 사용될 준비가 되었음을 증명한다고 하지만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의 크리스 브래들리는 범용 에이전트가 웨이모가 운영하는 무인택시와 더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무인택시는 마침내 일부 도시의 도로에서 운행을 시작했지만 이는 수년간의 훈련과 개선을 거친 후에야 가능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인간 운전자가 숙달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는 없다.
AI 에이전트에게는 여전히 많은 장애물이 남아있다. 환각 현상—부정확한 응답과 함께 나타나는 잘못된 확신의 표시—의 문제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AI 기술에 안전장치를 구축했다.
예를 들어 알트루이스트의 세무 소프트웨어는 실제 세금 계산을 보다 전통적이고 결정론적인 소프트웨어에 넘기기 전에 AI 에이전트를 사용하여 고객의 세금 상황을 조사한다.
"우리는 대형언어모델(LLM)이 계산을 하도록 놔두지 않아요." 웽크는 말했다. "최종 결과에서 AI가 데이터에 대해 환각을 일으킬 수는 없게 되죠." 그렇다고 해서 에이전트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그는 덧붙인다. "심층 조사 과정에서 디테일을 일부 놓칠 수 있을까요? 그런 건 언제나 발생 가능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성 AI를 전략적 비즈니스 무기로 전환하려는 맹목적인 경쟁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한 측면 일부는 기성 대기업보다 새로운 파괴자에게 강력하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는 이전보다 훨씬 적은 인원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능력이다. 벤처캐피털 회사 세콰이어의 전 회장인 마이클 모리츠는 미래에는 "회사를 시작하고 키우는 데 훨씬 적은 인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신규 사업에 이점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다만 그는 요즘 자주 거론되는 AI가 1인 기업을 탄생시키리라는 생각은 "무분별한 과장"이라고 본다).
기성 기업의 경우, 전체 비즈니스 모델을 재고하고 현재 수입원을 훼손하는 리스크는 기존의 수익 모델을 고수하게 하는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한다.
그 중 다수는 전문 서비스 회사의 시간당 수수료부터 소프트웨어 회사의 사용자당 구독료, 광고 대행사가 수수료를 계산하는 데 사용하는 '정규직 환산 인원'(FTE)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노동력 사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새롭고 자동화된 서비스가 부상함에 따라 이것들이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맥킨지의 브래들리는 많은 대기업 경영진들이 AI를 너무 좁게 보고 있으며 단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방법과 일부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대신 그들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을 재창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천재들로 가득 찬 데이터센터'와 동등한 것으로 AI 기술을 보면서 시야를 더 확장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벤처투자가인 린은 법률 리서치 회사인 케이스텍스트Casetext의 예를 든다. 이 회사는 오픈AI의 GPT-4 챗봇을 일찍 접한 후, 자사 AI를 법률 의견서 작성에 집중시키기 위해 "전체 제품 로드맵을 태워버렸다". 이 결정은 2023년 톰슨로이터에 6억5000만 달러(9100억 원)에 매각되는 길을 열었다.
"벤처 투자를 받은 회사에게도 충분히 어렵지만 거대 기업에게는 정말 불가능한 일이죠." 그는 덧붙였다. 대기업들은 사업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술로 '계층을 추가'하고 '주변부를 최적화'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부상과 같은 과거의 파괴의 물결은 기술혁명에 대한 열광 속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기존 기업들에게 보통 더 많은 여지를 남겼다. 많은 시장이 파괴자들이 예측하는 것만큼 빠르게 변하지 않아 기존 기업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며, 때로는 이들이 파괴적인 스타트업들을 인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월마트는 오랫동안 아마존의 부상으로 가장 큰 희생양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월마트는 2016년에 온라인 소매업체 제트닷컴을 33억 달러(4조6200억 원)에 인수한 것을 포함하여 전자상거래 중심으로 사업을 재건하기 위한 수년간의 투자 끝에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 2년간 두 배로 성장한 후,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1470조 원)를 넘어섰다.
AI가 광고 대행사를 빠르게 쓸모없게 만들 것이라는 올트먼의 예측에 대해 일부 업계인들은 너무 단순하다며 일축하지만 그들 역시 광고 콘텐츠 생성 방식과 캠페인 기획 방식 같은 것들을 변화시킬 것이리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미디어 및 마케팅 자문 회사인 매디슨 앤 월의 대표 브라이언 위저는 광고 대행사들이 수년간 AI 파괴에 취약한 FTE와 같은 사람 중심의 과금 모델에서 벗어나 구독 및 소프트웨어와 같은 수익 모델로 고객을 전환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한다. 그러한 변화에 저항한 것은 바로 그들의 고객들이었다.
그는 대행사들의 주 수입원이 된 미디어 구매1가 이미 수년간의 AI 채택으로 재편되었다고 덧붙인다. "이것이 우리가 이미 살고 있는 세상이에요. 점진적으로 더 AI 기반이 되고 있죠." 위저 대표는 말했다. 만약 그들이 계속 투자하고 적응한다면 많은 광고 대행사들이 이 변화의 물결을 계속 탈 수 있으리라고 그는 덧붙인다.
AI 효율성을 휘두르는 경쟁사와 고객 모두가 기존의 수익원을 없애버리기 때문에 적응에 실패하는 회사들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제에는 소비자들이 더 나은 것을 모르거나, 게으르거나, 인프라가 그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돈을 버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웽크는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하여 디지털 세계를 끊임없이 샅샅이 뒤지기 시작하면 이러한 보호받는 수익성 있는 틈새 시장 중 다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말한다. "AI는 사람들이 숨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실리콘밸리 투자 회사 리버사이드 캐피탈의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바렐라스는 바로 그 힘이 비즈니스 세계 전반에 걸쳐 무자비한 평준화 장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AI는 똑똑한 사람들을 더 똑똑하게 만들 겁니다." 그가 말했다.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 수 없는 사람들이 희생자가 될 거예요."
그러나 과거 극심한 변화의 시기에서 얻은 교훈에 비추어보면, 소수의 새로운 AI 거인들이 AI 기술로 가장 눈에 띄는 승자가 되기 위해 부상하는 동안에도 오늘날의 업계 기득권 대부분은 그럭저럭 헤쳐 나갈 것이다.
경제사는 "대부분의 산업 변화는 매우 큰 신생 기업들이 큰일을 해내면서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브래들리는 말한다. "그리고 나서 경제의 나머지 부분은 그럭저럭 굴러겁니다." 그 '그럭저럭 굴러가는' 이면에는 격변, 이탈, 파괴가 적잖을 것이다.
생성 AI 기술, 특히 이 기술을 활용한 코딩 기법이 발달하면서 미국의 유수 소프트웨어 회사의 주가가 폭락한 현상을 기억하실 겁니다. 모두가 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으니 이런 기성 소프트웨어 공룡 기업들의 앞날이 불투명하지 않겠느냐라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지요. 실제로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 코딩의 등장 이후에 대부분 과거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파이낸셜타임스는 여기 소개하는 4월 3일자 특집 기사에서 과거 닷컴 혁명 시절의 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새로운 기술혁명이 실제로 기업과 투자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봅니다. 역사가 주는 교훈은 신기술이 주는 가능성에 들뜬 사람들의 장밋빛 미래와는 많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기술 발전의 역사와 기업이 받는 영향 등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도 좋은 기사이지만 '역발상 투자'를 지향하고 계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