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일본식 경제침체에 빠지나

일본은 부동산 거품 붕괴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며 수십 년을 잃어버렸다. 똑같은 현상이 시진핑의 야심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2026년 10월 22일 중국 베이징 첸먼 쇼핑가에서 음료가 담긴 쟁반을 든 매장 직원이 손님을 기다리며 하품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 이야기는 이제 너무도 익숙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만, 이런 일본의 길을 중국이 밟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일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10월 21일자 '빅리드'는 바로 중국의 '일본화'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상세한 이야기는 독자 여러분이 직접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은 부동산 버블로 표현되는 '과소소비(underconsumption)' 문제와 이 버블이 터지면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산이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일본은 외부적 압력에 의해 환율을 조정당했던 플라자합의가 있었지만, 중국은 일본과 달리 미국에 대한 대응력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불상사는 없을 것이고, 따라서 '일본화'를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도 소개합니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으면서 한국 경제도 '일본화' 가능성이 없을까 자문하게 됩니다. 우리도 국내수요가 공급을 못 따라가면서 경제학적 저축, 즉 '생산하고 소비되지 않은 부분'이 많이 쌓이고, 이것이 곳곳에서 자산 버블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한국은 아직 재정이 건전한 편이어서 긴급한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재정정책으로 위기를 타파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일본, 중국과 마찬가지로 자산 버블을 쌓아 나가다가 이것이 터진다면 우리 경제 역시 '일본화'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처럼 엄청난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수익이 흘러들어오는 경우 이것이 경제의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욱 커집니다.


중국의 '일본화' 가능성, 그리고 한국의 '일본화' 가능성을 이 기사와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상하이에서 일하는 반도체 엔지니어 쉬Xu 씨는 중국의 새로운 경제 체제에서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을 느껴야 마땅할 것이다. 국가 미래에 핵심적이며 수십 년간 막대한 정부 보조금이 쏟아지는 분야에서 고소득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날이 아무리 창창해 보여도 올해 29세인 쉬 씨는 선뜻 지갑을 열기를 주저한다. 높은 청년 실업률과 부동산 가격 하락, 허술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자신이 버는 소득이 날이 갈수록 더욱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쉬 씨는 소비 "하향화"와 비관론의 분위기가 어디에나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저 역시 지금 압박을 더 많이 받고 있어서 밖에 나가 돈을 쓰고 싶은 마음이 덜해요." 쉬 씨는 덧붙였다.


이처럼 자신감이 증발해 버리는 현상은 소름 끼칠 정도로 익숙하다. 쉬 씨를 비롯한 수백만 명의 눈에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은 갈수록 일본을 닮아간다. 1990년 부동산 거품이 꺼진 뒤 장기간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던 시절의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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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구조 악화, 고질적인 디플레이션, 소비 부진부터 활기를 잃은 주식 및 부동산 시장에 이르기까지 유사점은 도처에 널려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공공 및 민간 총부채 또한 국내총생산(GDP)의 약 300%에 달해 일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를 괴롭혔던 정책적 패착을 피하기 위해 일본의 경험을 면밀히 연구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갑을 닫는 소비자와 디플레이션 압력 같은 일본식 장기 침체의 징후는 중국 전역에서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경제학자 고故 이토 다카토시가 처음 고안한 지표를 최신화한 '일본화' 지수에서 중국은 지난 5년간 줄곧 일본 본국보다도 더 '일본화'된 상태를 기록했다.


이 모든 상황 위로 경제학자들이 인구 구조의 철칙이라 부르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일본 인구는 2009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반면, 중국의 인구 감소는 2022년에 시작돼 훨씬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 전망을 한층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관리자라는 시진핑 주석의 평판을 위협한다. 과거 일각에서 일본이 그럴 것이라 믿었다가 주저 앉았듯, 중국이 향후 10~20년 안에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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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후 일본의 침체를 떠올리게 하는 또 다른 대목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아시아 전역에서 은행의 관대한 대출에 기대어 연명하는 "좀비" 기업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현상은 막대한 보조금이 투입되는 중국 제조업 경제 전반에서 이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우대하는 산업을 제외하면 기업들은 갈수록 투자를 꺼리고 가계는 돈을 쓰는 대신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199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취업 빙하기"나 "가격 파괴" 같은 신조어들도 중국의 일상 언어로 스며들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데이터에서 '일본화'의 신호를 읽는다면 쉬 씨는 아침과 점심,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를 체감한다. 중국 전역의 식당들은 10위안(2000원) 미만의 식사 메뉴를 내놓으며 경쟁하고 있다.


"손님들은 요리 자체의 맛이나 품질보다는 그저 배를 채우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요." 쉬 씨는 말했다.


이 역시 디플레이션이 고착화하면서 갈수록 줄어드는 소비 지출을 유치하기 위해 외식업계가 마진을 깎아먹는 출혈 가격 전쟁에 돌입했던 일본을 연상시킨다. 일본 대표 규동(소고기덮밥) 체인점의 기본 규동 한 그릇 가격은 1990년 말 400엔(현 환율 기준 34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했다. 가격이 다시 400엔에 도달한 것은 2021년에 이르러서였다.


"당시 일본의 대응을 향한 비판은 너무 미흡하고 너무 늦었다는 것이었어요. 필요한 과감한 조치를 취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고통을 감수하기도 꺼렸죠." 중국과 일본 경제의 비교를 전문으로 하는 싱크탱크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IA)의 쓰가미 도시야 연구원은 설명했다.


"중국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증상만 치료하고 있어요. 사실 중국의 문제는 점점 커지고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쓰가미는 덧붙였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중국의 공장 출하 가격이 최근 3년 넘게 이어진 하락세에서 벗어났지만 경제학자들은 수요 부진이 여전히 경제를 좀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서고 있으며 올해 8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은 사상 처음으로 순감소를 기록했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진 지 5년이 지난 지금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 경제가 첫 번째 '잃어버린 10년'의 중간 지점을 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아가 이런 침체가 20년, 심지어 30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그러나 두 나라 경제는 크게 다르다는 반론도 있다. 앤드루 틸턴Andrew Tilton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제조업 부문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3분기 GDP의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은 상당 부분 수출 증가가 견인했다.


또한 중국은 일본의 거품이 꺼졌을 당시보다 현재 발전 단계가 낮아 성장 여력이 더 남아 있으며, 환율을 둘러싼 미국의 정치적 압박에도 당시 일본보다 더 잘 버틸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자벨 마테오스 이 라고Isabelle Mateos y Lago BNP파리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사점도 존재하지만 이러한 차이점이 훨씬 더 중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1980년대 초 일본의 약 두 배에 달할 정도로 놀라울 만큼 높은 가계 저축률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면 내수 경기를 부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말했다.


그럼에도 10년 전과 비교해 급변한 분위기는 놀라울 정도다. "중국이 앞으로 20년가량 연간 7%, 8%, 심지어 10%씩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던 때가 그리 오래전이 아니에요."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애덤 슬레이터Adam Slate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그런데 이제는 갑자기 10년 안에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3%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요. 전망이 아주 크게 달라졌죠."




중국의 부동산 거품은 역사상 최대 규모로, 1980년대 후반 일본의 투기 광풍마저 능가했으며 정점 당시에는 중국 경제의 3분의1을 차지했다.


맥쿼리에 따르면 2021년 거품 붕괴 이후 중국의 부동산 경기는 급격히 위축돼 신규 주택 착공이 정점 대비 78% 줄었다. 이는 2005~2009년 미국의 하락 폭(73%)이나 1996~2025년 일본의 감소 폭(65%)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 붕괴는 리처드 쿠Richard Koo 노무라총합연구소(NRI)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말하는 "대차대조표 불황"을 촉발했다. 그가 1990년대에 처음 고안한 이 용어는 일본 기업과 개인이 투자나 소비를 위해 돈을 빌리기보다 부채 상환에 주력하는 경향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그러면 수요 부진과 디플레이션이 부채 부담을 더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투자 기회는 줄어들고 노동시장은 경직되며 임금은 정체된다.


과거 일본에서 그랬듯 중국에서도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 대출 수요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중국의 9월 위안화 표시 총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쳐 8월(4.9%)보다 낮아지며 사상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장샤오시Xiaoxi Zhang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Gavekal Dragonomics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여건 악화로 인해 지난해 대출을 연체한 성인 인구 비율은 최대 10.6%에 달해 전년(약 7.8%)보다 크게 늘었다.


중국 공식 통계상 도시 실업률은 기이할 정도로 안정적인 약 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8월 청년 실업률은 18.9%로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 지방정부들 역시 부동산 호황기에 성과가 떨어지는 사업에 수천억 달러를 빌린 뒤 이제는 부채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구이저우성 한 곳만 해도 2017년부터 2023년 사이 세계 최고 높이의 교량 건설을 비롯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연간 약 7700억 위안(155조 원)을 쏟아부었다. 이제 그렇게 돈을 쏟아붓던 시대는 끝난 듯하다.


민간 부문에서는 정부 우대를 받는 첨단기술 분야나 수출 산업의 기업들이 여전히 차입을 이어가고 있지만 부진한 내수 경기에 노출된 기업들은 돈을 빌리지 않고 있다.


중국의 신용 수요 부진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1.7%에 불과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로, 노무라의 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전혀 말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표현한다. 투자자들이 중국 내 다른 투자처에 확신을 갖지 못한 채 국채에 현금을 묻어두면서,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채 수익률이 "적어도 3~4%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차대조표 불황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이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려 했던 일본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대신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 은행권에 쌓인 저축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의 경우 완화적 통화정책은 기업들이 사업 모델의 근본적 결함을 고치지 않은 채 간신히 연명하도록 부추겼을 뿐이며 결국 자본 배분의 왜곡을 초래했다고 그는 덧붙인다.


시진핑 행정부는 텔레비전과 가전제품 등 소비재의 일회성 구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일부 소비 지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가계 소득을 늘리기보다 소비 시점만 앞당기는 데 그쳤다.


"중국 내 많은 이들이 재정 부양책의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그] 입장을 완전히 바꾸지 않고 있어요." 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일부 조치를 내놓긴 했지만 디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요."




경제학자들은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책 동원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중국의 견조한 수출 실적을 꼽는다.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는 사상 어느 국가에서도 기록한 적 없는 최대 규모인 1조2000억 달러(1610조 원)에 달했으며, 올해도 그 수준에 도달하거나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책 당국자들은 수출 실적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사이 중국은 지정학적 패권을 두고 미국과 경쟁하면서 반도체 제조와 인공지능(AI) 같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정부 고문은 최고 지도부가 첨단기술에 대한 장기 투자를 통해 과거 일본의 거품 붕괴 이후에는 볼 수 없었던 결실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고문은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지목한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 동안 대만과 한국에 입지를 내주었던 산업이다.


"그러니 중국은 달라요. 중국은 의도적으로 이렇게 한 것입니다." 자문위원은 덧붙였다. "우리는 [부동산] 거품이 저절로 꺼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어요. 우리가 의도적으로, 그리고 선제적으로 거품이 꺼지게 만든 것이죠."


그는 중국 정부가 장기적 이익을 얻는 대가로 현재 내수 심리 위축이라는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는 이번 [부동산 침체] 상황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세계 제조업에서 일본이 금액상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23%에서 2010년 11%로 추락했다. 반면 중국의 비중은 2024년에도 여전히 28%에 달했다.일부 경제학자들은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 일본의 세계 제조업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중국 수출 기업들은 오히려 점유율을 늘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2018년 미·중 무역 갈등이 시작된 이후 중국의 전체 수출은 약 52% 증가했고 상품 무역수지 흑자는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래리 후Larry Hu 맥쿼리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구 보고서에서 밝혔다.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느라 1990년부터 2010년 사이 기업 설비투자가 약 14% 감소했던 일본과 이러한 모습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진단했다. "그처럼 설비투자가 줄곧 부진했던 점을 보면 일본이 왜 이후 인터넷과 반도체 분야의 기술 변화 물결을 상당 부분 놓쳤는지 설명이 된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같은 주요 교역 상대국들이 저가 수출품 공세에 더욱 강경하게 반발하고 있어 중국의 제조업 수출 호황이 결국 지속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들도 있다.


일본은 수출이 호황을 누리던 1985년 엔화 절상을 용인함으로써 사실상 경제 구조조정을 강요받았다. 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등과 맺은 이른바 플라자 합의 덕분에 일본의 교역 상대국들이 일본산 제품에 시장을 계속 개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의 선전 매체들은 이 합의를 굴복으로 묘사한다. "일본의 굴복에는 경제적 요인 못지않게 대미 안보 의존도가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그로 인한 충격이 일본의 자산 붕괴와 장기 경기 침체를 촉발했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지난달 이렇게 보도했다.


"일본은 [자국 통화 약세를 둘러싼] 미국의 정치·정책적 압박에 중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반응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틸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일본과 같은 선거 제도의 제약이 없는 중국은 일본보다 더 오랫동안 자원을 가계 부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계속 돌릴 수 있어요."


맥쿼리의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설령 수출이 현재 수준을 지속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중국 정부에는 여전히 소비를 진작할 만한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5년간의 고통스러운 조정을 거치며 정책 당국자들은 부동산 거품을 빼냈다."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적었다. "이제 낮은 물가상승률과 저금리, 저평가된 통화 덕분에 강력한 주택 부양책을 내놓는 등 정책 기조를 전환할 여력이 충분하다."




그러한 전환이 쉬우리라고 모두가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두 세대가 1980년대 거품 붕괴의 여파를 견뎠듯, 지금은 중국의 청년 세대가 내수 경기 둔화의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앤드루 배트슨Andrew Batson 게이브칼 애널리스트는 2022년 이후 약 7400만 명의 중국인이 학업을 마치고 노동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추산한다.


배트슨 애널리스트는 경기 부진으로 인해 이 "잃어버린 세대"의 상당수가 자신의 미래 전망에 환멸을 느끼게 될 것이며, 이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일본화'가 중국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줄지 판단할 때 인구구조의 부담보다도 이러한 심리적 먹구름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가계와 기업이 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기대 경로expectation channel'는 일본에서 소비와 투자 위축이 다시 기대치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낳았다.


중국 부동산 거품에 관한 저서를 펴낸 경제학자 주닝朱宁은 젊은 세대가 "주택 구매가 경제적으로나 투자 측면에서나 합리적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들이] 경험한 것이라곤 불과 5년 만에 집값이 30~40% 폭락한 것뿐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주닝은 약 2억 명의 중국인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투자 기회를 찾는 일부 가계에 주식시장이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에게 더 큰 의문은 중국의 투자율이 여전히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거품이 과연 완전히 꺼졌는가 하는 점이다.


재화와 서비스 생산을 위한 자산 취득을 뜻하는 총고정자본형성(GFCF)은 2024년 GDP의 40%로, 일본(28%)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2%)을 크게 웃돌았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GDP의 11%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광의의 재정적자가 이를 뒷받침한 결과다. 이 부채가 언제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부채가 여전히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아직 본격적인 조정을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봐요." 마이클 페티스Michael Pettis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선임연구원은 말했다. "올해 후반에는 투자 증가율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중국 지도부가] GDP 성장률이 목표치에 못 미치는 4%로 나오는 상황을 용인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본의 경우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붕괴한 뒤인 1991년에 비교적 명확하게 조정이 시작됐다. "중국에서도 시작 시점을 그렇게 명확히 짚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페티스 선임연구원은 덧붙였다.


중국의 조정은 주택 부문의 과도한 차입을 단속한 뒤인 2022년에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고, 주식시장 붕괴로 금리를 낮추면서 주택 호황의 마지막 국면이 시작된 201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볼 수도 있다. 더 최근에는 제조업 분야에서 투자 붐이 일었다.


1979년 출간된 기념비적 저서 '재팬 애즈 넘버원Japan as Number One'은 일본 경제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의 물결을 일으켰다. 그러한 예측은 일본이 첫 번째 잃어버린 10년에 진입한 뒤에도 한동안 이어졌다.


중국에 대해서도 최근까지 이와 비슷한 예측이 쏟아졌지만 이제는 뜸해졌다. 중국이 '일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미국과의 경제 규모 격차를 좁힐 가능성도 희미해질 것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슬레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10년간 중국의 성장률이 지난 10년 평균의 절반 수준인 2~2.5%로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1990년대 일본의 도전이 힘을 잃었듯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시 주석의 희망도 갈수록 요원해질 수 있다.


"미국을 추격하는 과정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접어들 겁니다."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