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치

독일 경제, 이대로 무너지나

독일의 3대 주요 산업은 모두 위기에 처했고 경제는 혼수 상태다. 정치인들은 마침내 독일 경제의 새로운 현실에 눈뜨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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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go Joseph

2024.11.29 15:05

Finan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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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경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독일은 러시아의 싼 에너지와 중국 시장, 이 두가지에 의존해 오랫동안 경제성장을 이뤄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러시아의 싼 에너지는 막혔고, 중국은 이제 제조업의 경쟁자로 급부상했습니다. 독일의 값비싼 자동차는 적당한 품질에 싼 가격을 내세운 비야디(BYD) 등의 공세 앞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독일이 강점을 가진 내연기관 자동차는 언젠가 전기자동차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습니다. 냉장고의 전기모터가 아무런 고장없이 24시간, 365일을 작동하듯 전기자동차는 고장 없이, 그리고 아주 적은 부품으로 움직입니다. 이러한 미래의 자동차에 비해 내연기관 자동차는 불필요하게 비싸고 구조가 복잡합니다. 이 사라질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에 독일 경제는 크게 의존해왔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든 ZF 트랜스미션이든 이제는 과거의 것이 될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독일이 강한 또 하나의 산업인 화학공업도 중국산 저가 제품 앞에서 무너지고 있습니다. PADO가 몇 차례에 걸쳐 번역소개했듯 중국 대학과 연구소들은 응용과학 부분에서 이제 미국과 유럽을 추월해가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경제인 독일은 미래에 대한 장기 비전을 아직 못 찾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독일의 문제는 사실 한국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막강한 제조업 및 연구 역량 앞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 비전을 가져야 할까요? 파이낸셜타임스 11월 5일자 기사가 조명하는 독일 경제의 위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컨설턴트 안드레아스 뤼터는 모든 것을 겪여봤다. 닷컴 버블, 9/11 테러, 글로벌 금융 위기, 유로존 위기, 코로나19까지. "하지만 지금 독일 재계에선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상황입니다." 알릭스파트너스 독일 지사 대표인 뤼터가 말했다.


독일 산업의 핵심인 자동차, 화학, 엔지니어링 업계가 모두 동시에 침체기를 겪고 있다. 뤼터의 회사는 구조조정 수요가 너무 많아 고객들의 의뢰를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지난 3년간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위기에 빠져들었다. 2021년 말 이후 의미 있는 분기별 실질 GDP 성장을 보지 못했으며 연간 GDP는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을 제외한 산업 생산은 2017년에 정점을 찍은 이후 16% 하락했다.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기업 투자는 최근 20분기 중 12분기 동안 감소했으며 현재 투자는 팬데믹 초기 쇼크 시기 수준이다. 외국인직접투자도 급격히 감소했다.


앞으로도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IMF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독일 GDP는 내년에 단 0.8%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 선진국들 중에서 이처럼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는 이탈리아 뿐이다.



독일이 유럽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제조업 분야에서 상황은 특히 암울해 보인다. 폭스바겐은 사상 최초로 자국 내 공장 폐쇄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때 독일 산업력의 상징이었던 212년 역사의 티센크루프는 철강 부문의 미래를 둘러싼 이사회 내 갈등에 빠져있으며, 수천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 타이어 제조사 콘티넨탈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0억 유로(28조 원) 규모의 자동차 사업부문을 분리하려 하고 있다. 2024년 9월에는 225년 된 가족 소유 조선소 마이어베르프트Meyer Werft가 4억 유로(5600억 원)의 정부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파산을 면했다.


도이체방크의 독일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빈 빙클러는 최근 독일의 "산업 생산 하락은 독일 전후 역사상 가장 두드러진 침체"라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전문가가 한둘이 아니다. "독일의 비즈니스 모델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에요." 독일산업연맹(BDI) 회장 지그프리드 루스부름Siegfried Russwurm이 9월에 경고했다. 그는 2030년까지 독일의 현재 산업 생산량의 5분의1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탈산업화는 실체적 리스크입니다."


이러한 암울한 예측들은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시기에 나왔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불안정한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당들—사회민주당, 녹색당, 자유민주당—간의 관계는 최악이며 정책적 차이가 너무 깊어 많은 이들이 연립정부가 몇 주 안에 붕괴되어 조기 선거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1


정치적 중도가 약화되면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강경 좌파인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 같은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급부상했고, 이들의 과격한 수사는 합의와 타협에 기반한 섬세한 균형의 정치 체제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제학자들과 기업인들은 독일의 경제적 어려움의 원인으로 높은 에너지 비용, 높은 법인세, 높은 노동 비용, 그리고 그들이 '과도한 관료주의'라고 표현하는 문제를 지목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숙련된 노동자의 부족과 수십 년간의 인프라 투자 부족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었다. 한편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불안감을 느끼는 독일 소비자들은 현재 소득의 11.1%를 저축하고 있다. 이는 미국인들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며 이로 인해 경제는 더욱 침체되고 있다.


모두가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독일은 쇠퇴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2024년 9월 말 연설에서 주장했다. 그는 실업자 수가 280만 명으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강력한 노동시장과 독일 기업들의 탄탄한 재무상태를 언급했다. "독일의 실제 비즈니스 입지는 현재의 평판보다 더 좋습니다." 나겔이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경제전문가위원회는 독일이 저성장과 부진한 경제 실적이라는 '뉴 노멀'을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위원회는 잠재성장률—경제가 경기과열(인플레이션)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속도—이 노동력 부족과 낮은 생산성 증가로 인해 이미 낮은 수준이었던 1.4%에서 0.4%로 하락했다고 추정한다.


독일이 유럽연합(EU)에서 수년간 개혁과 재정준칙에 대해 거들먹거리며 훈계해 온 것을 생각하면 유럽의 다른 국가들이 '샤덴프로이데'(남의 불행을 즐기는 감정)를 느끼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유럽연합 최대 순기여국이 위기에 처하면 유럽연합 전체가 고통을 겪게 된다. 독일의 수입품 거의 3분의2가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오며 독일은 유럽연합 GDP의 4분의1을 차지한다. 독일의 경제난은 프랑스의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과 결합되어 유럽연합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15년 동안 독일 경제는 강한 순풍을 받으며 순항했죠." 뮌헨 소재 경제연구소 IFO의 클레멘스 푸에스트Clemens Fuest 소장이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 개혁, 낮은 금리, 저렴한 러시아산 가스, 활발한 세계 무역이 가능하게 한 강력한 고용 성장, 예산 흑자, 풍부한 산업 이익을 지적했다. "이제는 매우 강한 역풍을 맞고 있어요."




10월 말의 어느 날, 독일 북서부 크레펠트의 라인강 옆 화학 공장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달걀 같은 유황 냄새가 공기 중에 감돈다. 이 공장에서는 1877년부터 화학물질이 생산되어 왔다.


시설 내부에서 관리자 미하엘 푀싱은 280명의 직원들이 검은 티타늄 광석을 끓는 황산에 녹여 이산화티타늄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 물질은 페인트, 플라스틱, 알약에서부터 섬유와 치약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하얗게 만드는 데 사용된다.


"화학적으로는 매우 단순한 공정이에요." 이곳에서 20년 이상 일해 온 푀싱이 말했다. 그는 그 세월 동안 중국이 이 화학물질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 되는 것을 목도했다. 현재 영국 화학 그룹 베네이터가 소유한 이 공장을 가리키며 그는 덧붙였다. "이런 것을 만드는 데는 돈만 있으면 돼요."


하지만 이젠 그 돈이 심각한 제약이 되어버렸다. 2024년 5월 베네이터는 근처 뒤스부르크에 있는 유일한 다른 독일 이산화티타늄 생산 공장을 폐쇄했고 약 350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베네이터의 최고운영책임자 마호메드 마이터는 그 공장이 재정적으로 유지가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수입 에너지에 의존하는 화학 산업—독일의 최대 제조업 부문 중 하나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가스 가격이 정점을 찍고 그 이상으로는 오르지 않는 추세이지만 올여름에도 여전히 전쟁 전보다 3배나 비쌌다. 독일의 화학물질 생산량은 2018년보다 18% 낮다.


팬데믹 이후 유럽 산업의 회복이 여전히 더딘 가운데 이산화티타늄에 대한 수요는 약세를 유지했고, 이 안료의 중국산 수입 과잉으로 상황이 최악에 달했다. 올여름 유럽연합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도입했다. 하지만 마호메드 마이터는 "좀 늦었죠"라고 말한다.


중국과의 뒤바뀐 관계가 독일의 현재 겪는 어려움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이다. 과거 수익성 높은 수입 시장이었던 중국이 독자적인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변모하면서 독일 경제의 중추 산업들을 한계점 이상으로 압박하고 있다. 2020년에는 중국이 독일 수출의 8%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그 수치가 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독일의 자본재를 수입하는 대신 경쟁자가 되었어요." DWS(독일의 자산관리회사)의 이코노미스트 엘케 슈파이델-발츠Elke Speidel-Walz가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아마도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 산업, 특히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BMW라는 3대 자동차 제조사들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 20년 중 대부분의 기간에 독일제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중국의 수요는 끝없어 보였고, 그 수익률은 본국보다 훨씬 높았다.


"손쉬운 수익이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로 하여금 수년간 '똑같은 일만 반복하게' 만들었어요." 포르쉐가 소유한 컨설팅 회사 포르쉐컨설팅의 대표 에버하르트 바이블렌이 말했다. 그러나 이제 이 전략은 심각한 역효과를 내고 있다. BYD, 니오, 샤오펑과 같은 중국의 순수 전기차 브랜드들은 기술적으로 정교한 차량으로 중국 운전자들을 유혹했고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일 기업들이 강력한 브랜딩, 탄탄한 재무상태, 막대한 예산 투자—게다가 유럽연합의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대 45퍼센트 관세 부과 결정까지—덕분에 유럽에서는 시장 점유율을 방어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치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다르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에 따르면 독일의 자동차 생산은 2016년 570만 대로 정점을 찍었다. 작년에는 그 수가 410만 대로 4분의1 이상 감소했다. 2018년 이후 이 산업에서 일자리 6만4000개가 사라졌는데 이는 독일 자동차 산업 인력의 거의 8%에 해당한다. 그리고 수만 개가 더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독일 전기차에 대한 낮은 수요는 또한 내년부터 많은 브랜드들이 유럽연합의 점점 더 엄격해지는 이산화탄소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 무거운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의 미래는 향후 2~3년 안에 결판날 겁니다." 바이블렌이 경고했다.


주요 브랜드들이 부정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독일 자동차 산업 노동자의 3분의1을 고용하고 있는 부품 공급업체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필요한 부품의 수가 훨씬 적다. 이는 전문 엔지니어링 기업들에게 명백한 연쇄 효과를 미치고 있다.


"독일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던 변속기와 연소 기술이 대체되고 있습니다." 독일 제2위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최고경영자 홀거 클라인이 말했다. 1915년에 설립된 ZF—원래 이름은 첫 제품이었던 '기어 공장'을 의미하는 독일어와 고향 도시 이름을 따서 잔라트파브릭 프리드리히스하펜Zahnradfabrik Friedrichshafen이었다—는 2023년에 466억 유로(65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적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ZF는 수십억 유로를 들여 미래에도 경쟁력 있는 기술들을 확보했다. 2020년 미국의 브레이크 시스템 전문 기업 왑코Wabco를 인수하기 위한 70억 달러(9조 원)의 부채 조달 거래도 그 중 하나다. 18개월 만에 전기 모터 생산을 두 배로 늘리는 데 도움이 된 연구개발 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ZF는 2024년 전망을 두 차례나 하향 조정했다. 현재는 매출이 12%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40% 급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ZF는 2028년까지 독일에서 일자리를 최대 1만4000개 줄일 계획이다. 자국 내 인력의 4분의1에 달하는 규모다.


"유럽 자동차 산업이 지금까지 직면했던 것 중 가장 험난한 시기예요." 클라인이 말했다.




독일의 경제학자들과 기업 리더들은 오래전부터 이 위기를 인식해 왔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 숄츠 총리는 문제가 있음을 부정하는 듯 보였다. 실제로 2023년 3월에 그는 수천억 유로 규모의 녹색기술 투자 덕분에 두 번째 경제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독일은 한동안 1950년대와 60년대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그가 단언했다.


2024년 초, 총리는 '상인들은 항상 불평한다'는 독일의 옛 속담을 인용하며 산업 쇠퇴에 대한 경제단체들의 심각한 경고를 일축했다. 수개월 동안 그와 그의 각료들은 경제가 2024년 하반기에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희망을 붙들고 있었다. 일부는 심지어 독일 남자 축구팀이 유로2024 대회에서 우승하면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를 걸기도 했다.


결국 독일 대표팀은 8강에서 탈락했고 경제지표는 계속해서 어두워졌다. 2024년 10월, 각료들은 독일이 2000년대 초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경기 침체에 있음을 인정했다. 한편 내분이 잦던 숄츠의 연립정부는 정부가 얼마나 많은 공공부채를 질 수 있는지를 규정하는 독일의 헌법상 '부채 브레이크'에 대한 근본적인 의견 차이로 인해 더욱 마비된 것처럼 보인다.


2024년 여름, 화제가 된 신랄한 연설에서 도이체뵈르제Deutsche Börse(독일 증권거래소)의 최고경영자 테오도르 바이머는 독일 재계 엘리트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절망감을 표현하며 독일이 "개발도상국"이 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부가 국제 투자자들에게 "어리석은" 것으로 보이고 있으며 나라를 "고물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먹구름이 몰려오자 숄츠의 표현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2024년 7월 그의 내각은 기업의 투자 촉진과 근로자들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위한 인센티브, 그리고 일부 산업 기업에 대한 에너지 보조금을 포함하는 성장 촉진을 위한 일련의 개혁안을 채택했다. 아직 이러한 조치 대부분이 시행되지는 않은 상태다.


숄츠는 또한 "새로운 산업 의제"를 약속했고 2024년 10월에는 산업 일자리 보호를 논의하기 위해 기업 대표들과 노조 대표들을 정상회담에 소집했다. 하지만 자신이 이끄는 연립정부의 불화가 얼마나 심한지 보여주듯, 숄츠 총리는 녹색당 소속의 자신의 경제부 장관 로베르트 하벡도, 같은 날 자신의 라운드테이블을 따로 개최한 자유민주당 대표이자 자신의 재무부 장관인 크리스티안 린트너도 초대하지 않았다.


기업 지도자들은 연립정부의 불화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현 정부가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기업들은 현재 독일 정부가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리라고 신뢰할 수가 없어요." 알릭스파트너스의 뤼터가 말했다.


이는 기독민주당(CDU, 기민당) 대표이자 많은 독일인들이 다음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많은 유권자들이 독일이 현재 겪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기민당과 전 당대표 앙겔라 메르켈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기민당은 여론조사에서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


메르츠는 책임을 직접적으로 숄츠에게 돌리려 했다. "집권 3년 동안 30만 개의 산업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 말했다. "이것은 이전 정부들의 유산이 아닙니다... 이는 지난 3년간 숄츠 총리의 경제 정책이 가져온 결과예요."


보수 성향인 기민당의 메르츠 대표는 그가 "성장의 핵심 장애물"이라고 표현하는 관료주의적 부담을 줄이고, 기업 세금을 낮추며, 산업체에 대한 전기 요금을 절반으로 줄여 독일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의제 2030'을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독일이 전후 최고 실업률에 시달리며 유럽의 병자로 여겨졌던 2003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밀어붙인 '의제 2010'이 메르츠의 모델이다.


일각에선 적절한 정책만 있다면 독일이 실제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메르츠의 낙관론을 공유한다. "강력한 노동시장과 건전한 공공재정 덕분에 이 나라는 여전히 2000년대 초반보다 훨씬 더 나은 상황에 있어요." 베렌베르크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홀거 슈미딩이 주장했다.


슈미딩은 또한 독일이 통일 비용, 증가하는 장기 실업, 국제 경쟁력 상실로 고군분투했던 1990년대 중반을 거론한다.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당시보다 지금이 더 높습니다." 그는 말했다. 또한 2025년으로 예정된 연방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다음 정부는 상황을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낙관론자들은 또한 특히 녹색 전환과 관련된 새로운 부문에서 독일의 강점을 강조한다. "독일은 기후 기술, 산업 자동화, 보건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을 구축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어요."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매니징 파트너 미하엘 브리글이 말했다. 그는 이러한 분야들이 "예측 가능한 미래에... 경제 성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부 장관 하벡(녹색당)도 자신감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지난 10월 정부의 하향 조정된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그는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강점으로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며 "여러 세대를 걸쳐 멀리 내다보는" 혁신적인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는 연구 기관들, 그리고 고도로 훈련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현재 환경이 "불만족스럽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역사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우리는 이번에도 위기에서 벗어날 겁니다."


1888년 창간된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 경제지. 특유의 분홍빛 종이가 트레이드마크로 웹사이트도 같은 색상을 배경으로 쓰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도 자유주의 성향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지식을 갖고 있는 화이트 칼라 계층이 주 독자층입니다. 2015년 일본의 닛케이(일본경제신문)가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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